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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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수상록 51)《천하제일미》ㅡ권력맛
2017년 05월 06일 08시 51분  조회:3262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천하제일미》ㅡ권력맛
 
                                                           진 언
 
    천하제일미란 특정된것일가? 신선도 담을 뛰여넘어 들어와 먹는다는 전설에서 이름지어진《불도장(佛跳墙)》료리를 천하제일미라고 칭하여왔다. 하지만 실제상 천하일미란 불확정적이라 해야 할것이다. 맛있는 음식이 한두가지가 아니고 사람들의 구미가 천차만별이요 저마끔임에랴, 거두절미하고, 며칠씩 굶다가 어쩌다 얻어먹는 음식이 게걸이 감식이라 더없는《천하일미》이기도 하다.
    이는 미각문제이고 통감적으로 누구나 한번 맛보면 평생 싫증나지 않고 먹을수록 냠냠거리고 로망이 들어도 버릴수 없고 죽어서도 맛보고싶은《천하제일미》는 바로《권력의 맛》이 아닐가싶다. 미관말직도 못했으니 권력의 맛을 전혀 모르지만 누구나 맛보고싶어하는 일미이리라. 권력맛이 달콤한지, 신지, 쓴지, 짠지, 느끼한지, 아니면 그 오미가 혼합된 맛인지 체험자들만이 알수 있겠지만 곁에서 보아도 분명 천하제일미 임에는 틀림이 없을것이다. 아니면 둘이 먹다 하나죽어도 모를 지경이겠는가?
    권력의 맛은 자기의 의지로 다른 사람을 강압적으로 지배할 때 다시없는 느끼는 심리적향수일것이요 자기 의지에 따르는 사람이 많을수록 권력의 맛이 진해질것이며 대방이 피지배, 피복종을 원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권력의 맛은 진동하게 될것이다. 천하일미야 흔하랴만 권력한자락 잡기으면 권력의 맛은 도처에서 맛볼수 있고 무시로 맛볼수 있을것이고 천하에 산해진미인들 그 맛에 비할손가,
    권력의 맛이 가지각색이겠으나 그 기본맛은 니체가 말한《“자아확장”을 방애하는 모든것을 정복하는》맛일것이고 또《권력만이 생활의 최고원칙》이라는 맛일게다. 그 리고 권력의 맛을 볼때는 위엄이 뚝뚝 흐르는 틀을 피우며 혼자 향유한다. 권력과 평등은 한지붕아래서 살수 없는법이다. 아무리 천하일미라도 끼리끼리 나누어 맛볼수 있지만 권력의 맛이라는 이 천하제일미는 한결같이 독점하는것이 관례이다.
    아니면 동서고금에 권력쟁투에 골육상잔이 비일비재하고 독재천하가 가장 리상적 인것이 되고 매관매직이 그처럼 극성을 부렸겠는가? 조선조때 사또님 납시면 뭇별들 이 달을 둘러싸듯 라졸들이 일산을 펼쳐들고 좌우에서 옹위하고 앞에서 부르면 뒤에서 호응하고 투숙하면 주지육림에 흥청이고 기생이 수청들고…
    권력이란 토템같아서 죽기내기로 숭배하고 굴종한다고 할수 있지만 다 권력의 맛에서 기인된 심리이요 그에서 인기된 작태들이다. 흔히 권력은 선택된것이 아니라 부여된것이라 한다. 아이러니컬한것은 백성이 권력을 주고 도처에서 그 맛을 보도록 보장해주지만 당사자는 스스로 숙명적으로 복받서 그리된것처럼 양양자득한다는것이다.
    농촌에는 돼지임재(임자)보다 돼지매재(돼지몰이)가 더 우쭐거린다는 속어가 있었다. 권력자도 아닌데 권력봉을 휘두르는 흉내를 내니 지고무상의 보좌에 높이앉아 천하를 호령하던 봉건통치자들의 권력맛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권력맛을 볼수있으면 천하의 모든 맛을 볼수 있다는 말은 마구지어낸 말이 아니다. 천하를 취하고 나서 천하위에 앉아 향수하던 그 관습의 관성은 지금까지 효력을 잃지 않고있으리라.
    천하제일미는 혀를 취하게 하고 위를 기쁘게 하지만 권력의 맛은 권세와 위력이라는 두가지의 별미를 맛보게 할것이다. 실체로 말할 때 권력은 쌍날검으로서 나라를 진흥시키고 력사를 창조하여 천추공덕을 쌓을수도 있고 나라를 망치고 백성을 도탄에 빠뜨릴수도 있다. 권력은 하늘과 땅을 감동시킬수도 있고 귀신을 떨게 할수도 있으며 그 권세가 날아가는 새도 떨굴수도 있고 일패도지하여 부귀영화가 일장춘몽이 되여질수도 있다. 례컨대 황제보좌아래 문무백관들은 살얼음판우를 걷는 그런 심정으로 “진충보국” 했지만 황권이라는 소가죽에 털에 불과하였던것이다.
    권력은 한 나라의 집정에서 필요악이다. 그러나 천하제일미에 취해 있을 때 한번쯤은《집정자가 민심을 따라야지 민심을 거슬리면 일패도지하니라》고 한 관자의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을것이다. 권력의 맛에 중독되여 민심을 등지고 유아독존하며 횡포무도하던 집정자들치고 거꾸러지지 않은 자가 없었다. 이것은 흥망성쇠의 섭리이기도 하거니와 력사의 주기률이기도 하다.
    연구가들에 따르면 편협한 사람일수록 권력의 맛에 집착하는데 안전감이 극히 낮으므로 뇌리에는 노상 남을 지배하는 강자가 되려는 욕망으로 가득차 있기때문이란다. 편협한자가 한번 권력의 맛을 보면 늙어 로망이 날때까지 그냥 맛보려 하다보니 인간으로서의 근본인 리성마저도 상실하게 된다. 력사가 이를 증명하였다.
    력사적관성인지 몰라도 권력이란 단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곧 사악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된다. 권력의 맛은 스스로의 심신을 해친다. 권력맛에 미치면 골육도, 형제 자매도, 혈전만리를 누비며 생사고락을 함께 하던 부하도 안중에 없다, 봉건시대 리씨조선의 왕궁비사도 그렇고 현재 세계각국에서의 권력쟁투가 이를 증명한하고도 남는다. 어찌하여 사람들은 권력의 맛에 그리도 매료될가? 나로서는 알길없다.
    권력욕을 고상한 권력욕과 착오적권력욕으로 나누고있다. 그러나 전통관념상에서는 권력이란 다른 사람을 공제하고 심지어 생사여탈권으로 인지되고있다. 그래서 인류에게 있어서 권력과 금전은 최대의 가치오구(误区)였다. 하여 예로부터 항간에 “대장부는 하루라도 권력이 없으면 안되고 소장부는 하루라도 돈이 없으면 안된다”는 말이 류전되여왔다. 권력욕과 명예(명성)욕은 인간의 직접적가치추구인데 어쩌랴,
    그러나 권력맛의 일종인 매관(买官)은 탐욕의 늪에서 자맥질하는것이며 권력의 맛을 보려고 매직(卖职)하는자는 허위적자신감의 충족이며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이는 허영심의 변종이다. 권세가가 치솔질할 때 치솔을 흔들지 않고 턱을 흔들든, 젓가락으로 이발을 쑤시든 다 제멋이라 하겠지만 애비의 권세를 믿고 횡행한 현대판 “고아내류”들로 말하면 수호전에 고구를 욕질할 리유가 전혀 없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뿌리에 달린 감자와 같다.
    긴말은 여기서 접어두고, “권력, 권세”에서 권(权)의 본래의 의미는 “저울을 뜨다”로서 평가와 분배의 행위이다. 저울질에서 전제는 공평이고 저울뜨는 목적은 분배이며 평가와 분배의 기초는 공정성이라고 풀이하고있다. 리론적으로 말할진대 만약 가치추구의 각도에서 권력욕은 십분 숭고한 추구라고 말할수 있는것이다. 권력욕의 진실한 목적은 “가치있는 사람이 되려는것”이기때문이다.
    권력욕에는 세상의 오욕과 칠정이 다 들어있을것이고 치욕과 영광이 엇갈리고 곧 불안과 자족이 범벅이 될것이다. 옛글에“부유함을 으뜸으로 여기는 자는 록을 사양 할줄 모르고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자는 명예를 사양할줄 모르며 권력에 매료된 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루를 쥐여줄줄 모른다. (以富爲是者,不能讓祿, 以顯爲是者, 不能讓名, 親權者 不能與人柄)”라는 구절이 있다. 권력이란 천하제일미에 자기를 잃었다면 인간미도 잃게 되고 권력맛을 독점하면 인성마저 구겨박게 될것이 자명하다.
    자고로 권력쟁탈은 진흙탕을 거치지 않으면 승패가 나뉘지 않는다. 력사는 영달에 일락천장이 그림자처럼 붙어다닌다. 과식은 불식이요 백사에 과유불급이다. 변질한 권력의 맛에 중독되면 인성도 잃어 도루묵이 되면 죽을맛일게다.“세상에는 우리의 침울한 두눈으로 발견할수 있는 이상의 행복이 있는 법이다. -니체 ”그러나 그게 곧 권력맛을 보는데만 있는 행복이 아니다. 옛사람들이 이르되 화속에 복이 있고 (禍中福), 복속에 화가 있다고 (福中禍) 하였거늘…
                         
                                               2011년 9월 1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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