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필
http://www.zoglo.net/blog/f_waiguo07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 방문자가 없습니다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누가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것인가
2005년 07월 07일 00시 00분  조회:2802  추천:47  작성자: 차대형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다보면 한 주인공이 슬픔과 비통에 잠겨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어느새 다가와 그 눈물을 닦아주는 아름다운 손을 볼 수 있다. 그럴 때면 관객들은 마치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듯한 느낌으로 그 감동적인 장면을 기억하곤 한다.
인간의 삶 속에는 많은 눈물이 고여 있다.
그것이 아름다운 사랑 때문이든, 아니면 지긋지긋한 가난이나 전쟁, 질병, 죄악 등 그 무엇 때문이든 마를 날 없는 숱한 눈물로 채워져 있는 게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오늘을 살아가는 중국동포와 한국동포의 눈 속에도 그득한 눈물이 맺혀 있다.
거세게 몰아닥친 개방 영향으로 중국동포들은 정든 고향을 등지고 한국이나 미국 일본 등으로 떠나는가 하면 좀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연해 남방지역으로 속속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들이 그곳에서 정착해 돈을 벌기까지 먼저 놓인 것은 눈물바가지였다. 외로움과 설움과 멸시와 분노의 눈물이 끊이질 않은 것이다. 아직도 그 눈물바가지를 채우지 못해 날마다 하염없는 눈물로 지새는 동포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한국동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중 수교 직후 중국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섣불리 뛰어든 초기 투자자들의 90% 이상이 실패하고 철수하고 말았다. 이후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설비 이전의 장점과 값싼 노동력 확보를 따져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밀려들어왔지만 앞선 기술과 충분한 사전정보를 챙겨오지 못한 기업이나 철저한 자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인들 역시 뼈아픈 눈물을 흘려야 했다.
대체로 이러한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은 종교나 정치 지도자들이 해왔다.
인도의 성자 간디는 “나의 소원은 모든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며 스스로 진리를 위한 고행의 길을 걸었다. 더욱이 그는 영국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는 자신의 동포 인도인의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고자 비폭력 무저항운동을 실천했다.
한국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에서 수많은 지식인과 꽃다운 처녀들이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 행에 올랐다. 그들의 눈에도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고국과는 이역만리 떨어진데다 말도 통하지 않고 유색인종이라는 보이지 않는 차별 속에서 누구하나 붙들고 이야기할 사람조차 없었으니 그들의 고독한 삶이 오죽했겠는가. 그때 비록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상태였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독일 정부 초청으로 방문하면서 이들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 대화의 자리였지만 그 자리에선 말이 없었다. 그저 눈물에 이은 통곡만이 장내를 가득 메웠고 당시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일일이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고 한다. 오늘의 한국이 이들의 눈물 덕분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면 오늘 중국동포와 한국동포들의 눈물은 누가 거두어줄 것인가.
우리는 서로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서로 기댈 수 있는 느티나무와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이 돼야 한다.
서로가 가족이 되고, 서로가 이웃이 되고, 서로가 한겨레가 되어 스스로 눈물을 거두어야 한다. 언제까지 남이 우리의 눈물을 닦아줄 때까지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다.
맺힌 눈물방울을 떨구지 말고 이젠 훔쳐보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0 한가위 보름달 만들 ‘반달 송편’을 빚자 2006-09-20 91 6245
39 ‘끈 떨어진 연’과 ‘박쥐형 문화’ 2006-01-21 116 4102
38 감정은행계좌 채우기 2005-12-22 70 6149
37 김진길 연변조선족자치주 주장께 2005-12-02 82 4520
36 자기부정을 통한 승화가 필요한 연변 2005-11-30 55 4330
35 연변, 우리 민족의 '디아스포라' 2005-11-23 70 4415
34 민족언론이 살아있는 길림 한겨레 2005-11-16 50 4105
33 '불문율' 넘어선 요녕 한겨레 2005-11-12 74 4180
32 우리말글 교육은 민족교육의 핵심 2005-10-27 62 4040
31 한겨레 사회의 ‘레드오션’과 ‘블루오션’ 2005-10-20 84 4566
30 겨레 위해 일할 사람이 필요한 때 2005-10-13 59 4008
29 성공적인 민족의 ‘모내기’ 2005-10-04 51 4384
28 산동 한겨레 사회의 ‘뿌리내리기’ 2005-09-27 67 4445
27 공존지수(NQ) 높여가는 룽바이 코리아타운 2005-09-14 57 4665
26 ‘귤’로 변한 광동 한겨레 사회 2005-09-11 55 4062
25 형상기억합금과 중국 한겨레 2005-08-23 63 4387
24 불신을 극복한 프시케의 사랑 2005-08-17 73 4302
23 윈-윈과 시너지 효과 2005-08-11 64 4181
22 학생이여, 주류사회에 뛰어들라 2005-08-02 110 6048
21 민족 의식 일깨우는 ‘깨달음’ 2005-07-27 48 4172
‹처음  이전 1 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