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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같은 민족의 얼
2005년 07월 15일 00시 00분  조회:3344  추천:57  작성자: 차대형

이른 아침 창가로 비껴드는 밝은 햇살은 언제나 상쾌하기 그지없다.
햇살은 '부챗살처럼 퍼져서 내쏘는 햇빛'을 이르는 말로 사람에게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명랑한 마음과 신체 리듬을 유지시키는 구실을 하고, 식물에는 양분을 공급하는 광합성 작용을 일으키는 등 지구상 모든 생물체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될 생명의 근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햇살은 물리적으로도 참 묘한 특성을 지닌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햇살이란 파장 1㎜(밀리미터)∼1㎚(나노미터), 즉 적외선부터 가시광선을 지나 자외선까지의 전자기파이자 광자의 흐름과 활동으로 설명되는 이중성적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정의를 내린다. 하지만 19세기 초까지 과학자들은 햇살의 특성에 따른 '입자설'과 '파동설'로 200여년 동안 논쟁을 해왔다. 빛은 빠른 속도로 직진하는 알갱이 같은 입자의 흐름이라는 입자설은 물체에 빛을 비추면 그 뒤에 그림자가 생기는 사실 등을 통해 쉽게 설명된다. 빛에 관한 연구를 모은 '광학'을 출간한 뉴튼이 입자설을 주장한 대표적 과학자이다. 반면 소리가 공기 진동으로 전파되는 것처럼 빛도 진동으로 전파되는 파동이라는 파동설은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호이겐스가 주장했다. 입자로는 설명되지 않는 빛의 회절, 간섭현상 등 때문에 파동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후 맥스웰은 '빛이 전자기파의 일종'이라고 밝혀 파장설을 이었고, 아인슈타인은 빛을 쬐어 전기를 생산하는 광전효과를 설명하며 '빛은 에너지 입자의 흐름'이라는 새로운 광양자설을 내세웠다. 결국 빛은 전자기파로서의 파동성과 광양자로서의 입자성을 동시에 지닌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고, 1927년 전자의 파동성이 실증됨으로써 이러한 이중성은 아무런 모순 없이 설명되고 해석될 수 있게 됐다.
햇살의 오묘한 특성을 살펴보면서 한 민족의 '얼'이 그 민족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생명의 근원이라는 점에서 햇살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민족의 '정기', '넋', '혼'으로 말할 수 있는 '얼'은 단순한 한마디 설명으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고, 민족의 '정신', '사상', '문화'를 포괄하는 복합성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얼을 잘 살려내 제대로 분석하고 설명하고 재해석해낼 수 있을 때 그 민족 구성원은 활기차고 진취적인 삶을 펼칠 수 있게 되고, 민족의 특성을 이어가는 원동력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게 돼 민족의 생존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결국 민족의 얼은 민족의 사상과 문화를 일깨우고 꽃피우는 역할을 하는 햇살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햇살 좋은 날 햇살 가득한 집에 살고 싶은 마음처럼 민족의 얼이 살아 움직이는 오늘, 민족의 얼이 차고 넘치는 한겨레 사회에서 더불어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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