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청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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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풍각쟁이
2014년 04월 10일 15시 25분  조회:9676  추천:23  작성자: 주청룡
풍각쟁이란 사전의 해석을 보면 “구사회에서 시장이나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여 돈을 구걸하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또는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하였다. 한어로는 “卖唱(儿)的”이라고 한다. 사전의 해석을 보면 풍각쟁이란 고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속된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는것을 알수 있다.
 
구사회에서 풍각쟁이들을 보면 대부분 일하기는 싫고 하니 자기의 약간의 노래재간이나 간단한 악기를 다루는 재간을 가지고 장마당이나 생일, 결혼, 환갑 등 잔치집들을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고 돈을 구걸하였다.
 
현대사회에서도 풍각쟁이들을 볼수 있는데 대도시를 다니다 보면 거리에서나 지하도에서 기타 같은 간단한 악기를 다루고 노래를 부르면서 돈을 구걸하는 사람들을 간혹 볼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맹인이거나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자들이다.
 
하지만 현시대에는 또 다른 류형의 “문명”한 풍각쟁이들이 있다. 돌생일, 결혼, 환갑 등 례식장에 가보면 례식사회자의 사회하에 악사가 전자풍금으로 연주를 하고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것이 례식에서 빼여놓을수 없는 프로이다.  례식장에서 하객들이 노래를 부르는것은 례식당사자에 대한 축하의 의미에서이다. 그렇지만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축하의 의미라고 말하기 바쁘다. 왜내하면 당사자와 가수사이는 서로 이름도 면목도 모르는 사이이기때문이다. 이름도 면목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감정이 있어 축하를 할수 있겠는가? 가수는 노래 한수를 부르고 200~300원(지어 400원을 요구하는 가수도 있다)을 챙긴후 줄행랑을 놓듯이 부랴부랴 례식장을 떠난다. 또 다른데로 돈벌이를 떠나는것 같다. 하여 사람들은 이런 가수들을 “현대(판)풍각쟁”이라고 한다.
 
구사회의 풍각쟁이와 “현대풍각쟁이”의 구별이라면 구사회의 풍각쟁이는 노래를 한 다음 돈을 달라고 구걸하지만 현대풍각쟁이는 좀 문명스럽다. 돈을 달라고 구걸하지 않는다. 아니 가수가 문명하다기보다 주인측이 더 문명스럽다. 주인측이 먼저 주동적으로 돈을 주니 말이다.
 
례식장을 다니면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을 보면 모두 그닥 명성이 높지 않은 가수들이다. 명성이 있는 가수들은 이런 곳에 다니면서 노래를 부르는것을 낯이 깎인다고 생각한다. 바로 현대풍각쟁이로 되지 않는다는것이다.
 
예전의 전국체육운동대회개막식에는 유명가수들을 청하였지만 지난해 심양에서 열린 제 12회 전국체육운동대회에서는 경비를 절약하기 위하여 유명가수들을 청하지 않고 대형 문예공연 대신 국민건강운동을 선보였으며 개막식 노래와 주제곡도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불렀다.
 
 마찬가지로 례식장에 꼭 노래 한수에 200~300원을 주면서 면목도 모르는 가수를 청하여 기형적 소비를 할 필요가 있는가?  오히려 하객들이 나와 자유오락으로 노래와 춤을 추면서 축하한다면 그것이 례식장의 분의기를 더 돋구고 축하의 의미도 더 있지 않는가? 청아한 명가수의 노래가 례식장의 분위기를 더 돋군다면 가수의 직접출연보다 감상효과에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무상으로 할수 있는 명가수의 노래록음을 풀어놓아도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여하튼 례식장의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전제하에서 관례를 타파할것은 타파하고 비용을 절약할수 있는것은 될수록 절약하면서 기형적 소비를 절제 하였으면 좋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해란강 4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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