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http://www.zoglo.net/blog/fanghongguo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감사하기
2008년 08월 31일 06시 33분  조회:4271  추천:84  작성자: 방홍국


감사 하기

방홍국



묵묵히 길가에 서서
해볓을 가려주는 나무에 감사한다

뙤약볕 아래서 기음을 매는 농부에 감사한다

마르지 않고 흘러주는
숲이 우거진 산속 계곡에 감사한다

쉴새없이 재봉틀 돌리는 아재에게 감사한다

안기고 또 안겨도
결코 싫어서 피하지 않는 뒷산에 감사한다

달빛에 총을 들고 전방을 주시하는 군대아저씨에 감사한다

더우면 들어오라 손짓하고
추우면 들어오지 마라 말리는 바다에 감사한다

오늘도 30년 똑 같은 길에 운전하는 버스기사에 감사한다

뿌리채 뽑혀 와도
불평없이 내집 탁자위에서 꽃을 피는 철쭉에 감사한다

이른 아침 대문가에 쓰레기 봉투를 수거하는 아저씨에 감사한다

난동 한번 부리지 않고
언젠가는 내 입에 들어 올 저 소와 돼지에 눈물겹도록 감사한다

아득한 옛날 참삶을 보여 준 도연명에 감사한다

이 못난 나를
찾아주고 만나주고 거부하지 않는 감사한 사람들

가끔은 나를
욕 하고 배신 하여
나를 더욱 철들게 하고 너그럽게 하고 인내하게 하여준 사람들도 밉지는 않다

흔쾌히 나의 반쪽이 되어 준 내 아내
유쾌히 나의 분신이 되어 준 내 아들

비뚠길 가던 나를 잡아 준 형님
단칸방 신혼살림에 나를 재워주고 공부시켜 준 누이

생각할줄 알고
말할줄 알고
일할수 있는 이 몸을
낳으시고 키워 주신
하늘에 계신 우리 엄마,아버지

 

2008년 8월 29일 서울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2 춘섭이네 2015-01-16 0 4570
91 2015-01-16 2 3904
90 사부곡 2015-01-04 6 4718
89 겨울 바람(동시) 2015-01-02 1 3856
88 아재 생일 2014-12-30 4 4960
87 윤동주는 누구시길래 2014-12-22 5 4746
86 조선족,주눅 들지 말자! 2014-12-18 16 11204
85 못난 부모 2014-11-29 3 5373
84 어린 삼촌과 조카 2014-11-25 2 4180
83 하늘그림 2014-11-03 1 3927
82 시랑송회 2014-10-31 7 3747
81 保质期 2014-10-23 0 8079
80 믿음 2014-10-11 1 4013
79 기적소리 2014-10-06 0 3422
78 가을 날 2014-09-15 1 3436
77 제비 2014-05-21 3 3418
76 余额宝 할까 말까? 2014-04-29 2 3952
75 어찌 다시 제주가는 뱃길에 오를꼬 2014-04-18 1 3604
74 한국 2014-03-09 3 4674
73 늙어지지 않으면 2013-12-12 2 4181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