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혁 작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제2권
제7장 포수대
10. 어린 장사꾼과 부자
어느 날, 한길수가 병수와 철규를 데리고 말을 팔러 우시장 장터로 갔다.
한길수는 번대 머리에 중절모자를 눌러쓰고 개화장까지 척 짚고 자위대 대원까지 끌고 나섰다. 돈주머니를 찼던 옆구리에 권총을 척 찼고 외눈깔박이로 된 것이 이전 한길수의 행차보다 달랐다.
그는 걷기 싫어 자전거를 가져오라고 한 후 자위대원 둘을 떼 두면서 병수와 철규가 모는 소와 말을 잘 지키면서 우시장 장터까지 오라고 했다.
병수와 철규는 자전거를 타고 바람결처럼 달려가는 길수와 자위대원의 뒤꽁무니를 보면서 두덜거렸다.
지어 자위대원들도 볼 부은 소리를 했다.
“쳇. 재수 없어. 우린 걸어서 언제 가겠냐?”
철규가 뒤 덜미를 긁적거리다가 말했다.
“이보시오, 우리도 말과 소라도 타구 갑시다. 아무튼 남에게 팔아야 될 소가 아닙니까?”
자위대원 똘만은 철규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허허, 요놈이. 옳다. 우리라고 다리 아픈데 걸어가겠니?” 하고 말하면서 토성 안 쪽을 돌아다보았다.
“대문이 꼭 닫겼네. 우리 둘이 말을 타고 자네들은 소를 타게.”
똘만의 말대로 자위대원들은 말을 타고 병수와 철규는 소를 타고 우시장으로 떠났다.
그들은 소와 말을 타고 닫다가도 걷고 걷다가도 달았기에 점심 전에 우시장에 이르렀다. 골목마다 이전에 비해 게다짝을 걸고 딸까 닥거리면서 다니는 일본인들이 눈에 뜨이게 많아졌다. 하얀 백의를 입은 조선인들 속에 상시 옷 같은 화복을 입은 일본인들이 섞여있는 골목은 정말로 조밭에 가라지가 섞인 것 같고 꽃밭 속에 쑥대가 섞여 넘실대는 것 같았다.
드디어 그들은 우시장 장터에 이르렀다. 이 도시의 이름을 우시장이라고 단것은 말 그대로 소장마당이 소문났기 때문이다. 소문대로 우시장 소장마당에는 숱한 살이 피둥피둥 진 소들과 말들이 말뚝에 매여져있었고 숱한 장군들이 한창 흥정을 하느라고 야단법석 했다.
어떤 소는 “음메—” 하고 영각소리 울리었다.
덩치 큰 수소는 다른 수소만 보면 앞발로 흙을 긁어 잔등에 퍼 치며 싸움질하자고 뿌리를 곤두세우고 생 지랄이었다. 어떤 수소는 암소가 지나가면 노려보며 덮쳐들다가도 말뚝에 매놓은 고삐에 끌리어 입을 짝 벌리며 대가리를 쳐들고 눈알을 흡떴다. 어떤 둥글소는 암소를 쳐다보다가 아예 매놓은 말뚝에 매달리다가 뿌리로 말뚝을 떵떵 들이받기도 했다.
늦어 가다나니 소와 말을 맬 자리가 없었다. 한참 소와 말 고삐를 잡고 있는데 요행 어떤 소장사군의 소가 팔리면서 말뚝 하나가 나졌다. 하여 눈치 빠른 철규가 제꺽 손에 쥐고 있던 말을 끌어다가 말뚝에 고삐를 매놓았다. 이렇게 한참 싱갱이 질 하며 눈치노름을 하여 겨우 말 두필에 소 한 마리를 말뚝에 매놓았다. 이제 소 두 마리만 말뚝에 고삐를 매놓으면 됐다.
(팔리겠으면 팔리구. 나 하구 무슨 상관인가? 배고픈데 점심도 먹지 못한 판에 말뚝에 매놓고 편안히 앉아 쉬자.)
소나 말을 하나도 팔지 못하였는데 점심때가 돼버렸다. 길수는 불룩해진 배를 어루만지면서 자위대원들을 데리고 점심 먹으러 가면서 병수와 철규에게 부탁했다.
“소와 말을 잘 지켜라. 이 놈의 소장마당은 생사람 눈을 빼먹는 곳이야.”
"네?"
철규는 눈이 데꾼해지었다.
병수는 “예, 예.” 하고 꿉썩거리었다.
그러나 천진한 철규는 핼끔핼끔 길수의 눈치를 보면서 소고삐로 땅바닥을 두드리면서 두덜거렸다.
“배고픈데 소만 지키라고?”
“요놈새끼, 뭐라고? 소만 잃어버려 봐라. 네 놈 목을 쑥 뽑아버리겠다.”
길수는 을러메고 나서 자위대원들을 끌고 가버렸다. 그는 점심도 점심이거니와 우시장 기생집의 옥설과 놀고 싶었던 것이다.
장터에는 병수와 철규만 남아 배를 촐촐 굶으면서 소와 말을 지켰다.
철규는너무 배고파 배를 끌어안고 수척한 얼굴마저 찡그리었다.
병수는 보다 못해 소고삐를 철규에게 주면서 부탁했다.
“내 가서 기름떡을 얻어와야겠다. 소 고삐를 단단히 쥐고 있어라. 소를 잃어버리는 날엔 우린 죽은 목숨이다.”
“예. 알았습구마.”
병수가 떠나간 후 비단솜옷을 입은 한 부자가 다가와 수소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철규에게 물었다.
“얘, 소 주인은 어데 갔냐?”
“점심 먹으러 갔습구마.”
부자는 소를 사지 못해 아쉬운 듯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철규는 배고파 병수가 간 쪽만 바라보면서 부자가 자꾸 묻는 것마저 시끄러워 했다.
그런데도 그 부자는 살진 수소가 욕심나 빙빙 맴돌면서 자꾸 물었다.
“얘, 네 주인이 이 소를 얼마에 판다더냐?”
“한 백 원에 판다던데.”
비싸게 말해 부자를 쫓아 보낼 속셈이었다.
“오, 너무 비싸구나. 주인이 어데 갔냐?”
부자는 주인을 찾아낼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뒤이어 철규 밖에 없는 것을 보고 말뚝의 소고삐를 슬슬 풀었다.
“왜 이럽둥?”
“요 망할 놈 새끼! 입 다물지 못할까?”
부자는 자기 팔에 매달린 철규를 탁 밀쳤다.
“이게 누구 손지 알고 이럽둥?”
“누구 소냐?”
부자는 소고삐를 풀던 손을 주춤 멈추더니 철규 쪽에 살진 낯을 돌렸다.
“우시장 자위대장 한길수네 소입구마.”
“엉?!”
악명 높은 한길수의 소라고 하자 부자는 잔등에 식은땀을 쪽 흘렸다. 그러나 어린 애밖에 없다는 현실에 다시 도둑놈의 침착성을 되찾았다.
“에끼, 이 놈 새끼, 한대장은 내 잘 안다. 겁낼게 뭐냐?”
부자는 살진 머리통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주위를 슬슬 살폈다.
“야, 이 놈아, 주인이 백 원에 판다는데 좀 눅게 팔면 안 되겠니?”
“내 어찌 소를 팝둥?”
철규는 이런 생각이 피뜩 떠올랐다.
(저 놈 소를 제꺽 눅게 팔아 엄마 병을 치료해주었으면 얼마나 좋겠니?)
철규는 발딱 일어났다.
“한 50원에 사겠습둥?”
“그럼 오죽 좋겠느냐? 그런데 서울깍쟁이도 울고 갈 한영감이 그렇게 눅게 팔겠냐?”
“내게 50원 내놓고 소를 풀어 갑소.”
부자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이게 웬 떡이냐?)
부자는 동전을 스무나문 잎 꺼내 대충 세는 척하다가 돈주머니에 넣어 철규에게 주고 소고삐를 풀려고 했다.
철규는 돈주머니를 제꺽 호주머니에 넣고 다급히 소 고삐를 잡았다.
“이보소. 우리 주인 오기 전엔 소를 풀어가지 못합구마.”
“이 자식, 왜 이래?”
“안 됩구마. 못 갑구마.”
숱한 장군들이 이쪽을 눈길을 보냈다.
철규가 소고삐를 놓지 않자 부자는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 철규가 잡은 소고삐를 썩 뚝 잘라 버리고 소를 몰고 달아났다.
철규는 부자를 쫓아가면서 소리쳤다.
“어디로 가?! 우리 주인에게 어디 혼나 봐라!”
철규가 소리 칠수록 부자는 고삐로 소잔등을 쨩쨩 치면서 부랴부랴 장마당을 떠나갔다.
철규는 부자를 쫓아가는척하면서 장마당을 벗어났다. 그는 사위를 두리번두리번 살펴도 사람이 보이지 않자 뉘 집 동쪽의 재무지에 덮인 눈 속에 동전을 파묻어 놓았다. 그리고는 황급히 장마당으로 달아 왔다.
그제야 장마당에 병수가 돌아와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기름떡 한 장을 내밀면서 황급히 철규에게 물었다.
“수소 한 마리는 어쨌느냐?”
철규는 기름떡을 뜯어먹으면서 병수의 귀에 대고 종알거렸다.
“어떤 부자가 빼앗아가지고 달아났습니다.”
“야, 이놈 새끼, 이걸 어찌니? 우린 목이 날아났다.”
병수는 목을 매만지면서 풀썩 물앉았다.
“겁도 많기도 많습구마.”
철규는 병수의 귀에 대고 쏘근거렸다.
그러나 병수는 질겁해 물앉은 채 와들와들 떨었다.
“개소릴 치지 말라. 그러고도 살아 남을 거 같니? 난 도망갈 테다.”
병수는 진짜 장마당에서 달아나 어디론가 바람결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철규는 말뚝에 매지 않은 나머지 소 한 마리의 고삐와 부자의 비수에 썩 뚝 잘린 소고삐를 한손에 쥐고 한손으로는 눈을 싸쥐고 머리를 숙인 채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한참 후에 기생집에서 실컷 논 한길수가 자위대원들을 데리고 장마당에 나타났다.
그는 철규의 모양을 보고 우스워하면서 소와 말을 세여 보았다.
“아니, 요 놈 새끼야, 소는 어찌 하고 눈을 싸쥐고 앉아 있느냐?”
그제야 철규는 눈을 싸쥔 채 일어나면서 종알거렸다.
“주인님, 생사람 눈을 빼먹는 세상이라기에 눈을 싸쥐고 있습구마.”
“요놈새끼, 소는 어쩌구 빈 소 고삐를 쥐고 있니?"
한길수는 불그락푸르락 해 세길네길 뛰며 고함쳤다.
"소를 어쨌니? 엉? 요놈 새끼, 가죽을 벗겨놓지 않는가 봐라.”
철규는 한길수의 독기서린 외눈깔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그래도 병수 삼촌의 말대로 소고삐를 단단히 쥐고 있었으니 그렇지. 안 그럼 나머지 소도 잃어버릴 줄 압소.”
“에끼, 요 놈 새끼, 주둥이만 까진 놈 새낄 어쩌겠니?”
길수는 철규를 한바탕 욕지거리를 하면서 발길로 걷어찼다.
그때 장군들이 몰려 왔다.
“어떤 뚱뚱한 부자가 와서 소를 빼앗아 갔습구마.”
철규는 발길에 채워 대굴대굴 굴면서도 익살을 피웠다.
“옳습구마. 내 그 뚱뚱보를 말리면서 소고삐를 놓지 않으니 비수로 소고삐를 베 버리구 소를 끌고 달아났습구마. 아이고, 그놈을 쫓아가면서 소를 놔라고 했는뎁슈. 더 따라오면 비수로 찍어죽이겠다고 을러메지 않겠습둥? 난 나머지 마소를 잃어버릴 가봐 장마당에 되달아 왔댔습구마.”
철규는 속으로 병수 삼촌과 함께 달아나지 않은 것을 못내 후회했다.
“요놈새끼야, 병수는 어데 갔니?!”
똘만은 눈을 가슴츠레 뜨고 주위를 살펴보다가 길수에게 의문을 들이댔다.
“혹시 그 놈이 소를 풀어가지고 도망가지 않았는지?”
“엉? 그래, 빨리 자전거를 타고 그 놈을 당장 붙잡아라. 소를 끌고 멀리는 가지 못했을 거야!”
“예!”
한길수는 자위대원들을 보내놓고서도 시름이 놓이지 않아 똘만을 불러 세웠다.
“헌병대에 돌아가 넌 오토바이를 타고 큰 길을 따라 쫓아가라.”
“예. 알았습구마.”
땅딸보 똘만은 자전거에 뛰어올라 부랴부랴 우시장 경찰국 사무청사 쪽으로 달려갔다.
철규는 집에 돌아가 혼 낼 궁리를 하면서 길수는 먼저 자위대에 헌병대까지 동원해 수소와 병수부터 찾아내자고 날뛰었다.
한참 후에 똘만과 자위대원이 장마당으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다.
“주인님, 소를 찾았습구마.”
길수는 우멍 눈의 주름살이 쫙 펴졌다.
“그래? 병수는?”
똘만은 땀을 훔치면서 도리멀리 질 했다.
“찾지 못했습구마. 명천에 사는 놈이 둥글 소를 끌고 큰길로 돌아가는 걸 헌병대오토바이를 타고 쫓아가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그놈의 말이 어린 애에게서 소를 50원에 사갔다고 합더구마.”
“뭐라고? 그럼 병수가 도둑질 한 게 아니란 말이지?”
순간 길수는 의심에 가득 찬 외눈깔박이로 쪼그리고 앉아 흐느끼는 철규를 내려다보았다.
“요놈새끼, 소를 팔았단 말인가?”
그러자 철규는 핼끔 길수를 쳐다보더니 쿨쩍이며 말했다.
“아무리 어리다고 억울하게 굴지 맙소. 소도적놈이 철부지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것도 모릅둥?”
그때 옆에서 구경하며 장을 보던 사나이가 끼어들었다.
“아까 보니까 확실히 비수로 고삐를 베면서 위협합디다.”
“그러잖고. 어린 애가 비수를 휘두르는 도적놈을 어찌 하겠소?”
길수는 뭔가 짐작됐는지 머리를 끄덕였다.
“좌우간 요 놈 새끼하구 소를 끌고 가던 놈을 경찰국에 가서 삼조대면시키자. 모든 게 드러날게 아니냐? 둥글소를 끌고 간 놈은 어데 있냐?”
똘만은 자전거를 장마당 눈 바닥에 세워놓으면서 말했다.
“가메다 헌병소대장이 둥글 소와 함께 경찰국으로 끌고 갔습니다.”
“음, 잘 됐다.”
길수는 쾌자를 부르다가 무릎을 탁 쳤다.
“아차, 이젠 둥글소는 잃어버렸구나.”
똘만은 중절모자를 벗어 쥐고 한숨을 땅이 꺼지게 쉬는 주인의 번들 이마를 응시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놈, 경찰국 울안에는 소도적보다 더 무서운 날강도들이 득실거리는 걸 모르느냐? 아, 아냐?”
길수는 손바닥으로 입을 막더니 혀끝을 감빨면서 누가 듣지 않았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넌 자위대원 몇을 데리고 나머지 마소들을 집에 몰아가라. 못 팔면 못 팔았지. 일본 사람들에게 몽땅 먹히겠다.”
그제야 대장의 말속의 말을 알았는지 똘만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소고삐를 말뚝에서 풀었다.
“쥐에게 먹혀서는 아깝지만 고양이에게 쌀을 먹여선 아깝지 않다는데 난 쥐에게나 고양이에게나 다 아깝다. 아까워. 내가 어떻게 긁 어모은 재산이냐?”
“예, 안 됐습구마. 꼭 실수 없이 마소를 집에 끌고 가겠습구마.”
“장마당에 왔다가 둥글 소도 잃어먹고 병수까지 잃어버렸다. 그런데 이 놈은 어디로 갔을까?”
길수는 이를 악물고 자위대월들 서넛과 함께 철규를 끌고 경찰국 사무 청사 울 안으로 갔다.
벌건 벽돌토성을 두른 울안에 들어가자 검정 비단솜옷을 입은 뚱뚱한자가 둥글 소와 함께 늙은 느티나무 아래 묶여 있는 것이 우멍 눈에 안겨왔다.
한길수의 눈에 시뻘건 불티가 마구 튕겼다.
“이 놈 새낀가?”
그는 똘만에게 물으면서 뚱뚱한 부자한테로 다가갔다.
“아니, 왜 이럽니까? 난 그 집 소를 샀을 뿐인데.”
부자의 말에 길수는 우멍 눈으로 뒤에 머리를 숙이고 끌려오는 철규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요 놈 새끼, 이 놈 새끼 맞니?”
“예.”
철규는 부자를 보자 머리부터 숙이며 쥐구멍으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했다.
부자는 철규를 보자 망망한 대해에서 지푸라기라도 만난 듯이 허우적거렸다.
“난 저 애에게 50원을 주고 샀습구마.”
철규는 입이 뽀로통해지더니 도도거렸다.
“난 돈을 받은 적도 없습구마. 자위대 한대장네 소라면서 빼앗아 가지 말라구 했는데 저 부자놈이 비수로 나를 위협하면서 소 고삐까지 잘라놓고 소를 끌고 달아났댔습구마. 어린애라고 깔보구 거짓말 작작 합소.”
부자는 눈을 뚝 부릅뜨고 고래고래 고함쳤다.
“죄꼬만 새끼, 경찰국에서 나가기만 해라. 네놈 대갈통을 잘라버릴테다.”
한길수는 부자의 귀쌈을 찰싹찰싹 갈기면서 욕했다.
“이 죽일 놈 새끼, 네가 감히 내 소를 빼앗아가? 비수로 소고삐를 자르고 어린애라고 업신여겨 비수로 위협까지 했다지? 개를 쳐도 주인을 보고 쳐라. 이놈, 어디 죽어봐라.”
부자는 철규에게서 소를 눅게 사가려다가 헌병대에 잡혀 한길수에게 반 주검이 되게 얻어맞았다.
길수는 도적놈은 붙잡았지만 둥글소를 헌병대에 빼앗기고 말았다. 끼무라 국장이 잃어버렸던 둥글 소를 잃어버린 셈 치고 헌병대에서 잡아먹게 선물하라고 하였던 것이다.
깍쟁이 한길수는 소를 잃고 병수마저 사라져 속을 끙끙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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