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덕재는 이날도 망아산 소나무숲 속 별장에 숨어 이른 아침부터 꿍꿍이를 꾸미며 막후조종하고 있었다.
그는 핸드폰을 들더니 싯누런 말 이빨을 악물고 침을 튕기면서 고래고래 고함쳤다.
“류기야, 좀 명심해라. 리종호가 아파트를 팔아 책을 낸 사건은 엄중한 형사죄야. 류려평의 말에 의하면 종호, 그 놈은 나영이란 년과 산 중혼죄도 있어. 한국에 있을 때 류려평하구 리혼도 하지 않고 나영이란 년을 집에 끌어들여 동거했단다. 류려평 고모를 보고 그걸 꽉 물고 늘어지라고 해라. 종호새끼 꼼짝달싹 못하게 말이야. 으흐흐흐.”
류덕재는 별장 큰유리창 밖의 소나무숲을 둘러보면서 목소리를 좀 낮췄다.
“응? 응, 그래. 류려평 고모하구 종호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라. 종호 놈새끼한테 중혼죄랑 아파트를 팔아 책을 낸 사건이랑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란 말이야. 종호를 류려평과 한 집 경제공동체 경제공범이라고 위협공갈해라. 시퍼런 칼날처럼 선뜩선뜩한 말로 위협해라. 그래야 그 놈이 류려평 고모와 큰아버지를 미친 개처럼 물지 못하지. 류대대장은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믿어. 어허허. 그래, 그래. 수고해라.”
류덕재는 류기를 시켜 류려평한테 짝통핸드폰을 주었기에류려평과도 직접 통화할 수 있었다. 구류소 규칙에는 원래 죄수들한테 핸드폰을 반입할 수 없다고 명확한 규정이 있었다. 교활한 류덕재는 류려평이란 꼬리를 잘라버리려고 막부득이하지 않고선 류려평과 직접 통화하지 않았다. 그는 쩍하면 류기한테 호령하면서 막후조종했다.
류기는 대대장으로 제발된 뒤에는 어쩐지 점점 비선실세인 큰아버지 류덕재가 자기를 쥐고 흔드는 것이 언짢아졌다. 더구나 류덕재 말을 다 듣다간 법에 걸려 벼슬길이 막힐가 봐 저으기 겁났다.
류덕재는 사처에 전화질해 막후조종하다가 잠시 멈추었다. 그는 이번에는 종호가 저승사자한테 제공했다는 유판을 핸드컴퓨터에 꽂고 살펴 보기 시작했다.
그 유판은 류기가 최혜영한테서 인계받은 것인데 류기가 원 유판은 자기한테 두고 복제품 유판을 류덕재한테 제공한 것이었다. 최혜영도 유일한 증거인 그 유판을 복제해둔 후 왕춘영과 류기한테 인계했던 것이다.
류덕재와 왕춘영과 류기도 그 유판을 핸드컴퓨터에 저장해두고 연구하고 있었다.
왕춘영과 류기는 류려평 모녀가 면회실에서 한 대화에서 젤 관심이 가는 대목은 “려향아, 넌 류덕재의 사생아, 친딸이다.”라고 한 말이었다.
“류덕재, 당신 꼬리 끝내 드러났구만. 평소에 류려평과 오누이구 뭐구 잔뜩 떠들어대던게 사생아까지 낳았댔어? 색마 같은 놈, 날 속이려고? 짐승 같은 놈, 종친 여동생마저 짓밟았어? 네놈 색마는 내하구 려평 언니 내놓고 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을 돈을 주고 해쳤어? 네놈 여비서들만 해도 몇을 바꿨어? 거의 반년에 한번 여비서 바꿨지? 그 숱한 여비서들의 운명은 보나마나 내처럼 비참했겠지? 네놈은 가난하게 셋집살이 하는 나를 금전을 미끼로 나꿔채서 야욕을 채웠지? 좋은 끝장이 있는가 두고 보자.”
왕춘영은 가난의 핍박에 의해 량산에 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남들보다 부유해지자 류덕재한테 짓밟힌 정조가 고통스럽고 파탄난 가정으로 해 속이 비길데 없었다.
류기는 류덕재와 류려평의 사생아 같은데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왕춘영과 마찬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류기는 “류덕재가 려향의 첫돌생일 축의금으로 100만원이나 주었다.”는 사실과 “류덕재는 려향 몫으로 아파트 몇채 주었다.”는 대목을 주목했다.
유판을 열어보면서 류덕재와 왕춘영 그리고 류기 셋이 모두 무척 주목한 대목은 류려평이 려향한테 “조상산소에 외할아버지와 내 인생 전부를 파묻어 두었다. 그걸 파내면 넌 한평생 돈고생을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었다.
류덕재는 그 대목 대화를 들으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니, 류려평도 내처럼 애비 산소에 황금덩이를 파묻어 두었단 말인가?! 왕춘영 말이 저승사자가 수사할 때 류려평의 은행구좌를 다 차압해 들춰봤지만 몇만원 밖에 없었다고 하잖았는가. 그럼 류려평은 얻어먹은 그 숱한 아파트랑 팔아 황금덩이를 바꿔 애비 산소에 파묻었단 말인가?”
그는 중얼거리다가 별장 사위를 둘러보면서 입에 식지를 가져다 댔다. 그는 속궁리를 번개처럼 굴리면서 황금몽을 꾸었다.
(멀어서 날 닮지 않았겠는가? 우리 류씨들이야 말로 대대로 조상의 산소에 효성을 다 했지. 거기에 모든 비밀을 파묻을 때도 많았지. 려향이 진짜 내 딸이면 건 려향이 몫이지. 내 아버지 산소의 건 문도와 둘째아들 문비(文丕) 게구. 만약 려향이 내 딸이 아니면 문제는 달라지지. 류려평 애비 산소에 걸 파내서 내 손에 넣어야지. 내 자손들한테 줘야지. ㅇㅎㅎ.”
왕춘영과 류기도 각기 류려평 산소에 무엇이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저도 몰래 싯누런 빛이 번쩍이는 황금몽을 꾸기 시작하였다.
왕춘영은 일확천금의 황금몽에 저도 몰래 심장이 쿵쿵 높뛰고 가슴이 설레이기까지 했다.
류덕재나 류기, 왕춘영이 각기 다른 시각에 류려평과 려향의 대화를 여러번 되돌려 풀어 봐도 류려평 아버지 류생남 국장의 산소에 무슨 비밀이 묻혀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 시각 류덕재와 려향도 망아산별장에서 유판을 풀어보았다.
류려평은 한국 면회실에서 려향을 마지막으로 본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려향아, 음력 7월 15일도 오래잖은데 회사구 뭐구 다 그만두고 하루 빨리 귀국해라. 최전무고 회장이고 다 아무 것도 아니야. 넌 외할아버지 산소 그걸 파내면 한뉘 올방자를 틀고 앉아 배를 두드리면서 살 수 있다. 종호가 먼저 가는 날엔 끝장이야. 그 놈새끼, 아마 추석 쯤에 들어갈 예산이더라.”
려향은 대소로워 하지도 않았다.
“아마 나도 중국에 조만간에 들어가야 될 거 같습니다. 최전무 말이 본사에서 최전무 보고 강남 S시에 들어가 반도체회사를 재건하라고 하더랍니다. 아마 나도 최전무룰 따라 중국에 들어가야 할 거 같습니다.”
류덕재는 려향을 돌아보면서 의아해 중얼거렸다.
“이건 면회실에서 너네 모녀간의 대화를 한거 같은데 어떻게 돼 이렇게 생생하게 록화돼 여기까지 왔을까?”
려향도 의아해 했다.
“진짜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그때 엄마와 면회할 때 내 아무리 둘러봐도 면회실에는 몰카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우리 모녀간의 대화를 이렇게 촬영했을까? 한국 인터폴들이 못하는 짓이 없군요. 분명 그 놈 여경들이 록화해 저승사자한테 제공했겠죠.”
류덕재는 외까풀눈을 팬들거리면서 중얼거렸다.
“이상해. 이 유판은 분명 종호가 나영한테 줘서 최혜영한테 넘겨준게라는데. 종호가 언제 면회실에 갔댔니?”
려향은 손바닥으로 머리를 탁 쳤다.
“아마 한국 인터폴에서 면회실에 장치한 몰카로 촬영한 걸 종호한테 유판에 복제해 줬을 수도 있습니다.”
류덕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한국 인터폴에서 무슨 사사로이 종호한테 유판을 주겠니? 저승사자한테 직접 인계하지. 너네 에미 종호를 살해미수한 사건도 한국 인터폴에서 몽땅 저승사자한테 인계했다던데. 진짜 미스테리야.”
류덕재와 려향은 둘 다 점점 오리무중에 빠졌다. 그들은 종호가 려향한테 선물한 미색가방에 장치한 보석알몰카 비밀은 아직도 깜깜부지었다.
류덕재는 우연히 무슨 감각이 갔던지 차탁 위에 놓은 려향의 그 미색핸드빽에 눈길이 피뜩 갔다.
“이 핸드빽이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구나.”
류덕재는 핸드빽을 쳐들어 이리저리 보았다.
“보석 맞단추도 있고.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구나. 얼마 주고 샀니?”
려향은 류덕재 손에서 핸드빽을 빼앗다 싶이 가져갔다. 그녀는 친애비라는 걸 확인했지만 어쩐지 류덕재 손이 더러워 보였다. 이빨도 싯누런게. 몸에서 무슨 퀴퀴한 악취가 물씬 풍기지. 아직도 거부감이 들었다.
“네. 인민페로 한 만 팔천 할겝니다.”
류덕재는 려향을 힐끔 째려보았다.
“아니, 금방 졸업했는데. 무슨 돈이 있어 그리 비싼 핸드빽을 다 샀니?”
려향은 단통 반감이 났다.
“어째, 난 이런 가방을 쓰면 안됩니까? 이건 종호 아버지 사 준 겁니다. 아버진 하나나 사주고 그럽니까?”
“뭐라고?”
류덕재는 외까풀눈이 데꾼해졌다.
“그 수전노 같은 놈이 네게 이렇게 비싼 거 다 사 줬니?”
려향은 류덕재를 쏘아보면서 대성질호했다.
“내 앞에서 리종호 아버지 허물을 하지 마쇼. 양아버지도 아버진데. 길러준 정이 있잖은가?”
류덕재는 커피잔을 들어 후루룩 마시더니 개 열을 씹은듯이 쓰거운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뱀인지 구렁인지 모르고 쏟아냈다.
“네 효성은 가긍하다. 그러나 너도 알아둬야 해. 지금 종호란 놈이 어떻게 미쳐 날뛰는지 아니? 너네 엄마 대부금을 내주고 아파트랑 가졌다고 물어먹고 있다. 이 유판도 그 놈이 수사기관에 제공한 거야. 그 놈은 아마 네가 친딸이 아닌 걸 진작 알고 있는 것 같아. 이젠 널 딸로 생각지도 않아. 지금 너네 엄마를 원쑤로 치부하면서 법의 칼을 빌어 죽이자고 미쳐 날뛰고 있어. 그런데 넌 그런 음험한 놈새끼를 양아버지라고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있어. 당장 관계를 끊어. 그 놈은 우리 류씨 집 안의 배신자야! 넌 너무나도 천진해. 지금 이 놈 세상은 얼마나 험악한지 아니? 종호와 이젠 갈로 베듯 관계를 끊어라.”
류덕재는 미색핸드빽을 들어 저쪽에 꽝 메쳤다. 그는 종호가 사준 핸드빽을 보기만 해도 미칠 것만 같았다.
순간 핸드빽에서 보석맞단추가 하나 빠져나가 별장 대청 바닥재에 나뒹굴었다. 다행히 몰카를 장치한 보석맞단추는 빠져나가지 않았다.
“아버지! 핸드빽이 무슨 원쑤라고 메칩니까?!”
려향은 핸드빽을 주어들고 보면서 아까워 눈물을 줄줄 쏟아냈다.
류덕재는 려향을 손가락질하면서 대성질호했다.
“그 핸드빽을 당장 버려라! 내 더 고급스런 유럽핸드빽을 사 줄게.”
류덕재는 침실에 들어가더니 옷장에 숨겨둔 금고를 절컥 열었다. 그는 뻘건 인민페묶음을 서너묶음이나 들고 나왔다. 피뜩 보아도 몇십만원은 돼 보였다.
“옛다, 가져다 써라. 고급핸드빽이랑 사라.”
려향은 묵직한 돈묶음을 받아쥐고 해시시 웃으며 혀를 홀랑 내밀었다.
류덕재는 손목시계를 들어 피뜩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렸다.
“아차, 오늘 음력 7월 14일이구나. 수사방어작전을 하느라고 하마트면 조상들의 산소로 가는 중대사항마저 잊을번 했구나. 조상님들께서 이 불휴자식을 용서하옵소서.”
류덕재는 또 젤 관심사 화제를 스리슬쩍 꺼내 보았다.
려향은 한숨을 호- 길게 내쉬더니 나직이 말했다.
“네. 사실 이번에 외할아버지 산소로 찾아갈가 해서 왔는데요.”
“그래?”
류덕재는 단통 길쭉한 말상에 화색이 비꼈다. 원래 그는 려향이 외조부 산소에 묻힌 비밀을 꺼내지 않으면 달리 대처하기로 했다. 그런데 려향이 스스럼없이 나울줄은 몰랐다.
(려향은 그래도 친애비라고 믿는구나.)
류덕재와 려향은 산소에 묻힌 비밀을 어떻게 파 보겠는가는 계획을 면밀히 밀모하기 시작했다.
“왕충영 처장이 말에 의하면, 최혜영 고문이 인계한 수사보고서에는 네 에미 ‘은행계좌를 차압해 다 추적했는데 돈이 몇만원 밖에 없었 다.’고 한다. 아마 류려평은 돈을 몽땅 황금으로 바꿔 너네 외조부 산소에 묻어둔 거 같아. 그러잖으면 내 네 돌생일에 준 백만원이랑 아파트 몇채를 판 돈을 다 어쨌겠니? 혼자 그 숱한 돈을 다 비벼썼겠니?”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글쎄?”
려향은 친아버지 앞에서도 여지를 두었다.
“난 엄마 부정축재를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난 최전무가 국내에 꾸리는 반도체회사에 출근해도 수입이 톡톡 합니다.”
류덕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언제까지 회장의 커피나 타 주는 심부름군 여비서를 하면서 살 작정이냐? 어째 부모가 물려주는 재물로 보스로 살 궁리는 못하느냐?”
색마는 최군철이 자기 딸을 여버서라고 자기가 여비사를 데리고 논 것처럼 다칠가 봐 저으기 경계심부터 앞섰다.
려향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글쎄. ㅎㅎㅎ.”
“아마 너네 엄마는 만일을 대비해 외조부 산소에 황금덩이라도 묻어둔 거 같아.”
류덕재는 날카로운 눈길로 려향을 꿰뚫기라도 할듯이 쏘아보면서 말했다.
“산소를 파 보려면 우리 둘의 힘으론 안돼. 문도 형제 힘도 좀 빌자.”
“네? 산소 비밀을 아는 사람 많으면 그만큼…”
류덕재는 손소래쳐 려향의 말을 중도무이했다.
“근심하지 말라. 문도와 문비는 너하고 비록 엄마 다른 형제지만 네 친오빠 아니고 뭐야? 피는 물보다 짙은 법이야. 이 세상에서 친오빠도 믿지 못하면 누굴 믿고 살겠느냐?”
그래도 려향은 황금을 파낸 다음 나눠가지자고 할 거 같아 저어하는 기색이었다.
류덕재는 려향의 속심을 다 불 보듯 꿰뚤어 보고 안심시켰다.
“문도와 문비 쓸 돈은 따로 있으니까. 너네 외조부 산소에 건 손대지 못하게 할게. 근심하지 말라. 몽땅 네한테 줄게.”
그제야 려향은 해시시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호- 내쉬었다.
황금몽은 그들 부녀간을 한걸음 더 밀착시켰다. 그러나 려향은 류덕재 몸에서 풍기는 고약한 악취 싫어 코를 막으며 엉덩이걸음으로 멀찍이 거리를 두고 옮겨 앉았다. 기실 류덕재는 혹독한 매독에 걸려 그게 썩어 고름이 질질 나면서 퀴퀴한 냄새가 지독하게 풍기고 있엇다. 그러나 려향은 그걸 아직 모르고 있었다.
기실 려향은 류덕재를 리성적으로 친애비일뿐이지만 부녀간의 아무런 정도 없었다. 길러 줬는가? 자주 찾아보았는가? 곤경에 부딪쳤을 때 종종 찾아와 따뜻한 위안의 말 한마디 한 적이 있는가? 어디라도 정이 붙을 데 하나도 없었다.
(그저 황금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금고야. 돈이 딸리면 종종 금고를 찾아와 돈을 빼내가면 다야.)
망아산 별장에서는 음험한 황금몽이 조용히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보이지 않는 숱한 눈과 귀가 그들 부녀간 황금몽과 일거일동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을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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