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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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인간”과 “자아”의 발견
2014년 03월 08일 08시 24분  조회:4677  추천:12  작성자: 김문학
근대 재발견 100년전 한중일(50)

“인간”과 “자아”의 발견

김문학        

  동아시아 근대를 해독(解讀)하면서 필자는 최근 하나의 작은 “발견”을 했다. 그것은 중국에 근대에도, 현대에도 “인격(人格)”이란 단어가 사전에 없다는 사실이다. 1840년 출간된 고대낱말을 대집성한 《사원(辭源)》에도, 1980년 새로 출간된 대표적 중국어사전인 《사해(辭海)》에도 찾아볼수 없다.

  왜 없을가? 중국어권에서는 “인격”을 왕왕 한자적의미로 “인품”, “인간의 품격” 등으로 안이하게 리해했기때문에 “인격”이 갖는 본래의 의미를 상실해버렸거나 내지는 착각하여 인품, 성품의 동의어로 인식했던것이다.

 “인격”은 서양의 산물로서 영어로는 “personality” 즉 퍼서낼리티이다. 우리에겐 란삽한 용어이긴 하지만 그것은 문화인류학에서 인간의 성격, 심리특징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이며 개성, “개인의 존재적 상태”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러므로 독립적 개성을 갖고있다면 그 인격은 건전한것이며 그것을  “독립적인격”으로 칭하고 그와 상반되면 “의존적인격”으로 개인적인격의 미숙, 미완성상태로 리해한다.

  인격이 중격에 수용된후 흔히 문자의 뜻을 취하여 그냥 막연하게 “인간의 품격”으로 동등화시켜 도덕적가치판단의 척도로만 간주하였으며 그가 가진 본래의 의미를 망각해버렸다.

   근대 동아시아 정신사, 사상사를 조감하면 중국과 일본, 한국은 거의 동시기에 독립적 인격, 개성을 가리키는 “인간”을 발견하게 되며 “자아”에 개안하게 된다.

  1907년 일본에서 류학하던 로신은 일본어를 통해 서양사상을 수용하면서 인간의 개성, 독립성격에 대해 깨닫게 된다. 그해 그는 “문화편지론”이란 론고에서 이렇게 밝힌다. “정신현상은 인류생활의 극치이며 이것을 발휘하지 못하면 인생의 미완성이다. 개인의 인격을 펼치는것이야말로 인생의 제일덕목이다.” “우선 인간을 수립해야 하며 인간이 서면 일이 거사될수 있다. 개성을 견지하고 정신을 발양하는것이 중요하다.”

  1910년이후 특히 5.4신문화운동은 과학과 민주와 병행하여 인간의 발견에 따른 “개성해방”을 창도한다.

  신문화운동의 또 하나의 기수였던 진독수는 《1916년》에서 중국국민에게 독립인격이 결여하다며 청년들에게 “개인의 독립자주적 인격을 준중하고 타인의 부속품이 되지 말자”고 호소한다. 그가 《신청년》발간 권두언에서 제기한 6대 희망사항의 첫번째 항목이 바로 “노예적이 아닌 자주적 인격”이였다. 그는 이렇게 지적한다. “해방 운운하는것인즉 노예의 기반(굴레)에서 리탈하여 자신의 자주자유적인격을 완성하는것이다. 내 수족이 있으니 스스로 의식을 해결하며 내 구설이 있으니 호악을 말할수 있으며 내 심사(心思)가 있으니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절대로 타인의 도마에 오르지 않고 노예로 되지 않는다. 자신이 독립자주의 인격이 있다면 모든 소행, 권리, 신앙은 자신의 처신대로 하며 단연코 타인에 예속되고 맹종할 도리가 없다.”

   문호 로신은 1907년께 스스로 창도한 “인간”, “독립적자아”를 유럽근대문명의 배후에서 그 “정수”로서 포착했다. “인간”의 발견에 따라 그는 “인간”은 “다수”와 “물질”의 지배를 극복하여 “개성”과 “자아정신”을 회복하는것으로서 비로소 “인간이 수립(立人)” 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모두 “인간”으로서 “서”며 공동된 “인간의 나라”를 창건하여야 중국도 처음으로 세계에 설수 있다고 그는 사색한다.

   10년후 《광인일기》가 창도한것이 바로 그의 “립인(立人)”사상이였다. 근대 중국문학사에서 “인간의 각성”은 5.4의 반전통주의의 본질이며 그시기 계몽주의의 특징을 로정했다. “인간의 발견”은 당시 최하층의 인간들, 이를테면 녀성, 아동, 농민에 눈길을 주면서 그들의 “해방”을 창도한것이다. 이것은 또한 같은 맥락에서 로신의 동생인 주작인이 주장한 “인간”의 발견으로서의 “인도주의”, “인간존중”에 이어지면서 근대 중국인의 인간성립에, 인격성립에 지대한 힘으로 밀어준다. 
 


    1910년 8월, 일본의 魚住影雄은 평론 “자기주장 사상으로서의 자연주의”를 발표하면서 어설리티(권위)를 “국가”와 “가족”에서 찾으며 청년들의 자아확장의 공통의 적이라고 지적한다. 일청전쟁후 일본의 젊은 지식인들은 이 권위를 거스르는것을 통해 근대적 “자아”의 창출을 시도하고 고민했다.

     유명한 근대시인 이시카다 다쿠보쿠(石川啄木)는 평론 “시대적 페속의 현상태”에서 魚住의 론점을 비판하면서 청년들이 이 시대적페쇠에서 탈피하려면 “국가”와 싸워 자아, 독립한 개인의 자유를 신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시 근대 민주주의적 사회관계는 독립한 개인의 자유, 평등한 관계로서 리념화되였으며 개인의 권위가 향상되였다.

     따라서 자기에 대한 인식은 주체화, 내면화를 통해 행해졌다. 일본은 당시 전쟁의 세기에 돌입하면서 국가와 가족의 기존질서가 전례없는 권위와 중압으로 개인에 덮쳤으며 자아와의 사이에서 심각한 불협화음 또는 충돌을 양성하였다.

    특히 일청전쟁을 겪으면서 국가, 국민국가의식이 팽창되였고 1904년 이래 청일전쟁시기에 국가주의에 일체 개인을 영합, 희생시키는 “개인무시”, “자아억압”은 절정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언론자유에 대해 통제가 강화되고 국민의 전쟁에 대한 불만이나 비전론 등 언설은 철저하게 탄압, 통제가 행해졌다.

   전쟁후 동아시아의 정신, 지적 결절환으로서 일본에서 발한 근대 사상, 의식은 신조어와 함께 청국, 조선에 련쇄현상을 일으키며 아시아는 인간과 인격, 자아실현에 각성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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