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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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그러진 李光洙 표상 (김문학)
2010년 10월 02일 09시 42분  조회:7117  추천:27  작성자: 김문학

《신조선족》월경론

37.일그러진 李光洙 표상


김문학

 
이제 이광수의 경계를 넘은 삶을 다시 바라보자. 그의 삶을 이끄는 큰 테제의 하나는 월경과 그에 따른 방랑이다. 11살에 고아로 된 그는 1906년 13세에 일본유학의 길에 오른다. 철학자 지명관선생은 “그의 조선적인 유교영향이 적었다”고 지적한다. 그 반면 그는 다감한 소년시절 일본의 명치중학에서 일본의 근대문명개화에 일찍 개안한다. 1910년 한일합병의 해 귀국하여 오산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다시 1916년 와세대대학에 유학하여 일본의 소설가 나츠메소세키(夏目漱石)와 영국의 바이런 등에 심취하기도 한다.

그무렵 「매일신보」에 「동경잡신」을 발표하는데 일본의 선진성 근대화에 대해 선망의 정을 토로하고 있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무덤을 찾아 “경모와 감개”를 표하기도 하는 그는 소년기에 일본의 근대화된 표상을 한국이 추구해야 할 모델로 인식하고 있다.
 

소년시기 모든 조선인보다 일찍 문명개화에 开眼한 그는 자신만만한 확신을 갖고있는 패기로 넘친 청년지식인으로 변용한다. 그가 최남선, 홍명희와 함께 “조선의 3대 天才”라 불린데는 그 이유가 있다. 그 명석한 두뇌와 탁월한 재능과 지견과 사상이 있은 까닭이다.  

국민적 시인 서정주가 그의 시에서 “나를 키운것은 8할이 바람”이라고 했듯, 이광수의 삶의 8할은 경계를 넘는 “월경”이다. 노신은 절강-남경-동경-센타이-동경-절강-북정-광주-상해로 인생의 월경을 거듭하지만 이광수의 월경은 초원을 찾는 양과 같이 시공적으로는 일본의 츠시마-러시아 바이칼호-상해-해삼위로 地球적인 월경이다. 

월경의 문인, 사상가로서의 이광수, 그는 비평가들이 흑백논리와 선입견의 고정관념에 포로가 되어 무조건 친일 문인으로 반역자로 왜곡중상하는것은 허용치 않는 존재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대표작인「민족개조론」을 위시한 고백작품 「나의 고백」「나의 자서전」 등 주요 저작을 변변이 읽어보지도 않고 “오, 이광수, 친일한 작가”하고 안일하게 일축하려 든다. 

「민족개조론」(1922년「개벽」)은 세계인, 월경하는 코스모폴리던적인 시각에서 러시아 류랑시절에 태어난 아이디어이다. 정신적 아버지인 안창호의 영향으로 생긴것으로, “일제 총독부의 사촉”으로 집필됐다는 망언은 무근무실하다. 

필자가 10여년전, 그리고 최근 또 정독한「민족개조론」은 조선민족의 결함을 시리어스하게 비판하고 새시대에 맞게 개조함으로써 재생을 기하자는 위대한 사상이 담긴 명문이었다. 오늘날 재독해도 여전히 그에 관통된 사상은 유효하며 그를 산출한 저자야 말로 우리 민족의 탁월한 사상가, 지성인이라는데 탐복할만한 걸작이다. 

저자가 서문인 “변언”에서 밝히다싶이 “이 글의 내용인 민족개조의 사상과 계획은 재외동포중에서 발생한것으로서 내것과 일치하여 마침내 내 일생의 목적을 이루게 된 것이외다.나는 조선내에서 이 사상을 처음 접하게 된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알며 이 귀한 사상을 선각한 위대한 두뇌와 구명한 여러 선배 동지에게 이 기회에 또 한번 존경과 감사를 드림니다” 

보다싶이 이 사상은 해외동포 월경하는 민족 지성의 사상임이 엄연하다. 

이광수는 조선민족의 근본적 성격은 “관대, 박애, 예의, 렴결, 자존, 무용, 쾌활”이며, 반면 결함으로 “허식, 나태, 비사회성, 경제성 쇠약, 과학의 부진”등을 열거한다.  

그리고 그는 민족성 개조의 비전을 8항목의 구체적 내용으로 제시한다. 우리 민족이 이광수의 개조사상 비전을 진지하게 성찰, 수용했으면 오늘 우리 민족의 양상은 많이 달라졌을것이다. 

일본에 후쿠자와 유키치의「학문의 권장」이 있다면 조선에는 이광수의「민족개조론」이 있다. 

춘원 이광수의 경계성에서 생성된 민족사상은 아이러니하게 그 민족 억압의 피식민지화 앞에서 “굴절된 지혜”로 나타난다. 한국 단국대 김원모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춘원은 항일운동을 벌인 독립운동의 지도자인만큼 표면적으로만 거짓으로 친일 행동을 했을뿐, 그의 심저(心底)에는 독립정신이 살아있다는것이다. 그러기에 춘원은 그 자신의 친일 행위를 민족정신 보존운동으로 역이용했다고 볼수 있다. 다시 말하면 부일협력을 자발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친일을 위장한 민족보존운동’은 바로 그의 작품활동에서 여실히 입증되고 있기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춘원의 친일과 민족 보존론」 

춘원은「나의 고백」에서 한마디로 “민족보존을 위해 친일했다”고 주장한다. 그의 풍부한 월경으로서 경계를 넘는 실천속에서 걸러낸 “사상”을 몰이해하고 단순하게 “민족반역자”로 규탄하는것은 우리 자신의 “愚”이다. 

춘원에 대한 고정적 표상은 상당히 일그러진 면을 노정하고 있다. 그의 이 같은 죽어서도 지탄받는 비극은 사실 식민지를 체험한 우리 민족 모두의 “비극” 그 자체인것이 아닐까? 

2001년「조선족 개조론」의 논쟁이 백열화되던 당시 한국과 일본, 조선족의 지식인들은 필자에게 “조선족의 李光洙”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산재지구 한 지식인은 “이광수를 받아들이지 못한것은 일제식민지라는 비운의 역사때문이지만 21세기의 조선족에게 김문학을 친일반역으로 내모는것은 그만큼 우리 자신의 비극이다. 왜나면 여전히 조선시대의 사고에서 깨어나지 못했기때문이다”고 2001년 12월 장춘에서 개최된 <김문학 작품세미나>에서 발언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오늘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신조선족의 등장으로 같은 월경의 경계를 넘은 사고와 개방성으로 우리 조선족을 바라보는 시선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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