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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근대 일본인은 어떻게 중국어를 학습했나?
2010년 10월 08일 10시 34분  조회:7058  추천:36  작성자: 김문학

근대 재발견 100년전 한중일(22)

근대 일본인은 어떻게 중국어를 학습했나?

김문학


근대 아시아의 력사는 모종의 의미에서 말하면 외래문명의 학습의 역사였다. 외래문명의 학습은 결국 외국서적의 번역과 외국어의 학습으로 직결돼있는것은 자명한 일이다. 
                         
  100년전 일본인들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서구언어를 열심히 습득했는데 그것은 주로 상대방의 문화를 배우기 위한 수단이였다. 그러나 중국어학습은 문화적배경을 누락시킨 실용회화를 중심으로 전개시킨것이 특징적이다. 즉 외교나
무역에 관한 실무지식으로서 간주하고 학습해온것이다.

일본인이 배운 외국어중에서도 중국어만큼 명칭이 자주 바뀐 케이스도 드물다. 옛날에는 당화(唐話), 메이지시대에는 한어, 청어(淸語), 청국어(淸國語)로 불리기도 했으며 그뒤로는 지나어, 화어(華語), 중국어(中國語)로 명칭이 빈번히 바뀐다. 오늘날 “중국어”로서 정착되여 한어란 말은 거의 새용돼지 않는다. 중국어의 호칭이 이같이 빈번히 바뀐 배경에는 그만큼 중일관계의 복잡한 역사상을 입증하고 있다.

   일본의 대학 엘리트 코스에서는 중국어를 정식 교양과목으로 설치한적이 전전(戰前)에는 없었다. 중국어가 대학의 제1외국어 또는 제2외국어로 정식 설치되는 때는 1946년 현재의 동경대학 등 몇개 대학뿐이였다. 물론 “지나문학”과목은 있었으나 중국고전을 한문훈독한것이여서 직접 중국어와는 관계가 없었다.

일본에서 중국어를 정규학교에서 최초로 가르치기 시작한것은 1871년에 창설된 한어학소(漢語學所)에서였다. 이 해는 청일수호조약이 체결되고 일본과 청나라가 처음으로 정식 국교를 수립한 해이기도 하다. 외무성 관할의 한어학소는 문부성(교육부) 직할이 아닌 통역양성의 목적으로 설치됐던것이다.

청일갑오전쟁후인 1896년, 일본에서는 중국어인재가 몹시 결핍한 실정을 고려하여 제국의회에서 “로어, 지나어(한어), 한국어 등은 장래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을것이므로 현재 그 언어를 교수하는 학교가 없으므로 외교, 상업도 지장이 많다... 고로 이런 어학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상업”과 “외교”의 실용면에서 그 절박성을 강조하였으며 그 수단으로 활용하려한것이 당시 일본인의 중국어학습의 주목적이였다.

일중관계사학자 안도 히코타로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중국어를 특수어학으로서 실용면에서 언급한데는 전전에 일본이 중국대륙으로 진출한 두가지 측면에 대한 대응이다. 즉 ‘상무’와 ‘군사’ 량면이였다.”

중국연구가로 저명한 다케우치 요시미씨는 “행상지나어(行商支那語)”와 “병대지나어” 두가지 종류라고 직설적으로 설파한다.

일본인의 근대 중국어학습을 “상무”와 “군사”에 편향했던 리면에는 역시 메이지유신이래 일본인사회에 흐르고있던 “탈아(脫亞)”와 “흥아(興亞)”라는 정반대되는 조류가 있은 까닭이다.

기실 “탈아”와 “흥아”는 코인의 양면과 같았다. “탈아”를 통해 선진국행열에 뛰여든 일본인은 구미선진국에서 받는 압력으로 아시아세력과 단합하여 서구의 압력에 저항하고자 하는 입(入)아시아적 “흥아”사상이 생성되였다.

“흥아”사상은 주로 미야자키 토텐(宮崎滔天) 등 재야인사들속에서 주가를 높였는데 그런 까닭으로 재야의 민간사학(私學)에서 중국어교육이 흥하게 된다. 1875년 히로베 구와시(廣部精)가 창설한 일청사(日淸社)가 중국어교육의 첫 사학이다. 그뒤 振亞社로 개칭되였는데 대아시아주의단체이기도 했다. 히로베가 편찬한 교재 《아시아언어집. 支那官話之部)》(1879년 간행)이 유명하다. 일본의 중국어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미야지마(宮島大八)가 남긴 공적은 누락시킬수 없다. 중국의 동성파학자 장렴경(張廉卿)에게 중국어를 배운 그는 일본에서 선린서원(善隣書院)을 설립하여 그것이 일본의 중국어 교육의 중추적구실을 한다.

그리고 1898년 고노에 (近衛篤磨)가 東亞同方會를 설립, 민권론, 국권론을 전파하면서 중국 아시아관계의 단체가 많이 생긴다. 그것은 1901년 상해에 동아동문서원이란 학교로 발전되며 1938년에는 대학으로 변신하고 일본패전후 그것은 사립 아이치(愛知)대학으로 되여 중국연구에 큰 기여를 하고있다.

100년전 일본에서 편찬한 중국어교과서는 수백종에 달하는데 비교적 유명한것으로 《관화지남(官話指南)》(1882년),《화어규보(華語跬步)》(1886년), 《急就篇 급취편》(1904년) 등이 있는데 그중 《급취편》이 가장 보급되였다. 1933년 다시 개정판을 내는데 전전 일본의 중국어교육의 상징적 서적으로서 1945년까지 무려 170여판을 중판한다. 문답회화체로 된 회화문은 일본인의 중국어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테면 “這是候有什麽魚?””差不多的魚都有。鯉魚,唧魚,花唧魚什麽的。””華唧魚好釣麽?””那哥得碰巧了。”등 일문일답 회화용어들은 매우 실용적이다.
  
《중국어관계서목》(1968)에 의하면 명치초기부터 1945년 패전까지 일본에서 출간된 서적이 계 1,368책이나 되는데 506책이 1937년 중일전쟁(항일전쟁)이후 출판된다.

불행하게도 “상업”과 “군사”의 실용목적으로 출발한 일본의 중국어학습은 1932년 만주국설립을 걸쳐 1930년대는 본격적인 중일전쟁으로 승격하면서 “전쟁어학”으로 급변한다. 《兵要支那語》,《日淸會話》가 《連成滿州語自修》,《兵隊支那語》로 분장되여 등장한다. 말그대로 전쟁의 병사용어다.

    근대 일본인의 중국어학습, 여기서 발견되는것은 근대 중일관계 그 자체이며 중국을 동경에서 멸시, 억압의 상대로 간주했던 일본 국가주의적 또는 제국주의, 군국주의적인 조류가 살벌한 양상이다. 그리고 전쟁에 이용당한 외국어학습이 얼마나 그로테스크했고 앙상했던가를 우리는 기억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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