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순
http://www.zoglo.net/blog/jinxianshun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나의카테고리 :

[시]처가집(김현순)
2010년 02월 01일 09시 29분  조회:690  추천:32  작성자: 김현순


처가집  
김현순

 

나이 마흔둘에 두번째로 장가 가서 꼬끼오― 소리 한번 지르며

잡아엎은 칠년 묵은 화룡 류신 토종닭 몇마리

첫걸음에 닭 잡으면 리혼한다며 사촌처남 여국형은 야단법석

이 집에선 큰 이모를 둘째이모라 부르고 둘째, 셋째, 넷째를

셋째, 넷째, 다섯째이모라고 부른다고 했다

촌수 벌수가 한데 뒤엉켜 범벅판을 이루는 사이

쫄깃한 닭고기는 어느새 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뒤울안에선 아직 잡지 않은 닭들이 죽은 뱀을 입에 물고

질질질 끌고 다녔다

어험, 삐익 돌아앉은 장인어른은 소리없이 술잔을 기울이고

타래쳐오르는 파아란 담배연기속으로

사위는 불어오르는 안해의 남산배를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늦가을이던가 초겨울이던가 아무튼 춥기만 했던 그날은

처가집 술냄새가 낮다란 굴뚝으로 퍼져나가

온 동네에 파다한 이야기로 내려앉고

음력에도 구월이라 구수한 노래는

갈라터진 장모님의 손바닥에 낟알처럼 꽈악 움켜져있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1 ]

1   작성자 : 박룡길
날자:2010-02-01 12:20:48
조은 시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Total : 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결과가 없습니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