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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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살아간다는 게 (외 4수)□ 김현순 댓글:  조회:78  추천:0  2022-02-21
살아간다는 게 (외 4수) □ 김현순 씨앗 쪼아먹는 병아리 주둥이에 해살이 꼬불딱이는 걸 바람은 보았다 꽃잎 들어올리는, 손목 끊어진 마디에서 낮과 밤 손잡고 걸어나오며 반지 굴리는 소리가 우주 흔들어 깨움을 점 찍어둔다 보라빛 회한의 하늘 아래 갠지스강 순례자의 다비하는 모습이 극락에로의 귀의(归依)… 그 환영의 숨소리가 다시 물 되여 기슭 적셔줌을 전률하면서 나무관세음, 똑도궁… 념불의 메아리로 나팔꽃 미소 웃어주었다 이제 또 만날 수 있을가, 안개의 미로 첫사랑 섬섬옥수같이 보드라운 시작이 사막의 배꼽에 바다물 쏟아부을 때 인생이란 무엇인가 낱말 속에 티끌의 이미지 새겨넣는다 지구라는 행각승 패션 앞에서 환승역의 아픔을 떨며 보듬어본다.   심전도   사막의 틈서리에 쪽빛 스크랩하여 바다의 목소리 흉내 낸다 잊었다고 말해도 란투극의 력사는 파도의 눈물 보듬는다   모나미 볼펜 글 토해내는 소리가 화페 인출기에 카드 꽂을 때 그땐 벌써 아주 오래전에 답해주었노라고 초침의 입덧으로 별빛 허리 감싸주시겠지   회한의 레코드판에 멜로디의 흐느낌, 년륜 그려가는 것은 비인 공간 깨우기 위함이라는 슬로건 계시록이 정오의 하늘 내리비추기 때문일 거다.   막창의 등불   기다림의 그림자가 창 닦는 소리 이슬 빚는 안개의 손, 젖어있다는 사실 앞에서 명상의 떨림…   다가서는 메모의 깃털 젊은 날의 그 숨결이 존재의 리유를 묻다 짭조름한 일기(日气)의 언덕 우 사랑새 입덧하는 요정의 숲향기가 파도의 흔적 따라 사막에 시동 걸 때   기억의 시간 사로잡히고   우주의 눈, 언제나 꺼져있는 그리움의 생채기에 별 되여 빛난다.     조롱박의 비밀   우주의 철거작업에 불이 달렸다 비 내리는 저녁 어스름이 피아노 건반 우를 건너뛴다는 놀라움이 하늘 짚고 일어선다 꽁보리밥은 기억의 시렁 우에 매달아두고 누굴 주려나, 소복소복 눈이 내린다 보은의 날개는 파도입니다… 라는, 기와장 번지는 소리가 잎 찢긴 향(响)으로 들을 덮는다 계단 밟는 바람소리가 구름의 안녕으로 세기의 창 열어가는 시점에서 마사지의 멜로디는 허무의 들 가려 덮는 무상의 파노라마에 입 맞추며 댄스의 무게를 심어 가꾼다.   봉봉…   이름의 숲에서 옷 벗는 그림자 라고나 할가 해살의 발레 안고 안개속 거닌다고 빛을 쏘아라 사막의 넌출에 매달린 짭조름한 바다, 그 오렌지 날개 밑에서 이슬 으깨지는 반역도 어둠 밟고 지난다는 가상 앞에서 금빛 우주 매달아두는 손 맵시로 사과배 따는 처녀의 가슴 스크랩해둘 것이다 오리지널 하늘언덕에 가을 한 접시 풀어놓을 때… 계단 넘는 음색의 투명함엔 타임머신 찌르는 꿀벌의 날카로운 키스도 꽃잎의 미소로 별 되여 흐를 것이오니 바람의 배꼽에 씨앗 한알 심어 가꾼다는 것은 천 하루날 밤 문전에 쏘아올린 그리움의 락서일지도 모를 일이다 초침의 날개엔 무지개의 부름이 결코 보이지 않으리. 연변일보
16    [시] 환생 - 김현순 댓글:  조회:178  추천:0  2019-07-11
김현순 환생 멍든 하늘이 나무가지에 걸렸다 떨리는 입김은 눈물 모르고 허공에 새겨진 이름 바람새가 물고 간다 칠색꿈 거머쥐고 서성인다 리별의 깃털 끝에 이슬이 대롱거리고... 태양은 피 흘려 강물 불태우지만 창백한 낮달 그리움 물고 주름살 늘인다 들판에 피는 꽃 하나 둘...홀로 나이만 꼽는다
15    추천사 [2010, 2. 1~2010.2.7] 댓글:  조회:608  추천:48  2010-02-01
추천사 [2010, 2. 1~2010.2.7]  김현순 시인이 <<벌써 사십대(외3)>>로 2009년 연변일보 해란강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변인민출사에서 근무하는 김현순 시인은 선후로 교원, 편집, 계간 “아동문학”총서 주필을 력임했다. 특히 김현순 시인은 연변아동문학회를 건립하고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중국조선족아동문학의 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했다. 김현순 시인은 <<한국 계몽문학상>> 등 십여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나무잎신화>> 등 십여편의 시집과 아동문학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번 연변문학 해란강문학상의 수상으로 \"자신의 인생좌표를 다시 짚어본다\"고 말하는 김현순 시인을 금주의 문인으로 선정하고 수상 작품 시작 4수를 아울러 추천한다.<문학닷컴>편집국2010.2.1  
14    [수상소감]재충전의 계기(김현순) 댓글:  조회:614  추천:20  2010-02-01
연변일보 해란강문학상 수상소감재충전의 계기김현순   젊음의 열기에 술과 담배와 사업과 한데 어우러져 딩굴며 싸우며 밤을 패다가 새벽녘 쪽잠에서 깨여나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어느덧 벌써 사십대가 되였더라구요. 성숙이라는 대명사가 내 몸과 마음을 억누르고있었습니다.     시인이 되여보겠다고 심신을 불태우던 이십대 언덕의 들국화가 그립습니다. 들국화 한송이 꺾어들고 사랑에 빠져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시골중학교 교원으로부터 연변인민출판사에 전근되여온후 16년간 아동문학편집사업에 종사하면서 시인이 되여보겠다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추운 겨울날 따스한 난로같이 시종 저의 얼어드는 마음을 녹여주고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꿈의 실천, 그 길은 너무나도 멀고 험하지만 성스러울수밖에 없습니다. 그 길따라 힘차게 자맥질하는 저에게 안겨준 해란강문학상은 거대한 칼로리가 되며 재충전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고맙게 생각하고있습니다.     벌써 사십대,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입니다. 깊이 있는 삶을 회한없이 살도록 혼신을 불태우겠습니다. (2010.1.22.시상식에서)
13    [시]재혼(김현순) 댓글:  조회:633  추천:20  2010-02-01
시재혼김현순   금 간 청자기의 꿈 천년세월 삭혀 걸러낸 막걸리 한사발 향기 자욱한 복사꽃련정은 팔딱이는 금등잔 쌍심지 한결 돋구어주고 헉, 어헉~ 하는 즐거운 신음소리 새벽창가에 나락으로 내려앉는다 이른아침 가장자리 간밤의 신음소리 신나게 까먹어대는 분주한 참새들의 락서마당 짹짹짹… 요란한 쟈즈음악이 뜨락을 메운다.
12    [시]처가집(김현순) 댓글:  조회:690  추천:32  2010-02-01
시처가집   김현순   나이 마흔둘에 두번째로 장가 가서 꼬끼오― 소리 한번 지르며 잡아엎은 칠년 묵은 화룡 류신 토종닭 몇마리 첫걸음에 닭 잡으면 리혼한다며 사촌처남 여국형은 야단법석 이 집에선 큰 이모를 둘째이모라 부르고 둘째, 셋째, 넷째를 셋째, 넷째, 다섯째이모라고 부른다고 했다 촌수 벌수가 한데 뒤엉켜 범벅판을 이루는 사이 쫄깃한 닭고기는 어느새 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뒤울안에선 아직 잡지 않은 닭들이 죽은 뱀을 입에 물고 질질질 끌고 다녔다 어험, 삐익 돌아앉은 장인어른은 소리없이 술잔을 기울이고 타래쳐오르는 파아란 담배연기속으로 사위는 불어오르는 안해의 남산배를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늦가을이던가 초겨울이던가 아무튼 춥기만 했던 그날은 처가집 술냄새가 낮다란 굴뚝으로 퍼져나가 온 동네에 파다한 이야기로 내려앉고 음력에도 구월이라 구수한 노래는 갈라터진 장모님의 손바닥에 낟알처럼 꽈악 움켜져있었다.
11    [시]자화상(김현순) 댓글:  조회:593  추천:26  2010-02-01
시자화상    김현순   어떤 날은 그냥 걷기도 했다 울퉁불퉁한 시골길도 청계천 산책길이라 생각하며 어떤 날은 그냥 발을 담가보기도 했다 족발안마방 소랭이에 발을 담그고도 고향마을 앞개울물이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때로는 자신을 속이며 사는것도 멋이라고 생각했다 생각의 냄비우에 자글자글 나를 끓이며 내 고기가 익는 냄새를 구수하다고 생각했다 생각의 비게덩이우에 분염(粉鹽)을 뿌리며 실신하던 그날 노을속으로 씨앗 한톨 지고 사라지는 까만 개미를 보았다 하얀 유령을 보았다.
10    [시] 벌써 사십대(김현순) 댓글:  조회:475  추천:16  2010-02-01
시벌써 사십대 김현순   아파라 못에 뚫린 손가락 감싸쥐고 돌아눕는 사이 도적놈처럼 살금살금 새벽이 다가오고 마흔두해의 찬서리가 세집앞마당 찢어진 포대기로 덮어준다 밤새도록 창문을 잡아두드리던 꿈이 물러간 자리 빨갛게 멍든 락엽 몇잎 지저분한데 몰랐다 그게 내 젊은 시절 화려한 사랑이였던것을 환한 아침 수라상에 상큼 뛰여오른 따가운 해살 몇오리 나는 떨리는 저가락으로 조심스레 집어 훌훌 불며 입가로 가져간다 오늘 한낮 쾌청할건가 일기예보가  아지랑이 되여 떠오른다.
9    [시]존재의 의미(김현순) 댓글:  조회:436  추천:21  2009-10-29
존재의 의미김현순모든것이 가능했다모든것이 불가능했다바람은 바람을 마시고 춤을 추고물이 물을 먹고 노래 부르고돌이 돌을 움켜잡고 꿈을 꾸는그런 날이 좋았다그런 날이 나빴다세상은 한줌의 흙먼지훌 불어서날려가면 그뿐가능과 불가능 사이엔그저 여윈, 내가 있었을뿐이였다.
8    그 여름날의 동화 댓글:  조회:561  추천:19  2009-03-06
처녀가 앉았다 간 자리하얀 손수건이 포근히 덮어주었다융단 같은 잔디가파랗게 간지럽다 철은 여름철숲속 풀벌레의 즐거운 합창곡이무더운 한가위날 적셔주고 길게 뻗은 신작로송사리떼마냥 분주히 오가는 차량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를 실어나르기에 바쁘다 처녀가 앉았다 간 자리 신작로옆 연길공원의 한 모퉁이 석양이 질무렵한낮부터 서성대던 삼륜차부 덜먹총각 빨갛게 피빛노을 뒤집어쓴채사람들 다 떠난 그제사조심조심 앉아본다처녀 앉았다 간 자리
7    바람의 계절 댓글:  조회:574  추천:29  2009-03-06
푸르름이 신나게 하모니카 분다아기 업은 옥수수는 엄마 되고싶다 철썩이는 해변가밀려오는 파도소리그리고 밀가루마냥 보드라운녀인의 하얀 허벅지 황금빛 무르익어가는 달래동 언덕우엔무거운 가을 둘러멘대머리총각 쏴아-소낙비 퍼붓고난 뒤끝엔뚜욱- 뚜욱-그리움과 아쉬움과 미련이투명하게 눈물 흘린다
6    흑장미 댓글:  조회:545  추천:20  2009-03-06
간밤의 먼지 낀 이야기들이재빛안개로 서려오른다 꿈이 미소짓는청춘역엔고향의 먼 향기가 외롭다 출항을 기다리는 못난 나그네손을 뻗치면 꺾을듯싶은흑장미 유혹에 군침 흘려도피타는 울음울음을 토하고 가는갈매기 처량한 노래임에랴 드디여 꽃잎 지는 날후여후여 님 가신 그 자리에작은 깃 몇대 기발로 꽂아두고 세월의 파도속엔 청자빛기쁨 몇방울동동 띄워보내려니 바람아 행여 어머님의 자장가소리 들려오거든고달픈 여윈 가슴가슴을엷은 사(纱) 고운 향기로 감싸다오
5    김현순 프로필 댓글:  조회:705  추천:48  2009-03-06
김현순 략력: 1968년 6월 5일 중국 길림성 안도현 출생.연변대학 조문전업 졸업.선후로 교원, 편집 등 사업에 종사.현재 연변인민출판사 계간 《아동문학》총서 주필.연변조선족자치주조선족아동문학학회 회장, 법인대표. 수상: 한국 계몽아동문학상, 한국 월간아동문학상, 해란강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연변시조시상, 리영식아동문학상, 두만강여울소리시탐구상, 연변라지오문학상 등 수상 다수. 저서: 시집 《나무잎신화》, 《계절 찾아가는 길》,《꽃은 울어도 향기롭다》, 《흑장미》 동시집: 《풀아이들의 여름이야기》, 《겨울 파는 아줌마》, 설화집: 《연변관광명소전설》
4    [시]여름 (김현순) 댓글:  조회:650  추천:61  2008-06-17
여름 김현순칼도마에 여름이 올랐다 계절이 식칼을 집어들었다 여름이 펄떡거렸다 잉어마냥 계절이 여름을 찔렀다 칼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새파란 피, 피… 히스테리마냥 킬킬 웃어대는  계절의 발밑에 깔린 여린 풀들… 뚝뚝 떨어지는 여름의 피를 먹고 파랗게 파랗게 계절처럼 웃었다 <<연변문학>> 2008년 2월호
3    [시]생각 (김현순) 댓글:  조회:676  추천:53  2008-06-17
생각 김현순 반짝이는 별빛의 향기 우주를 감싼다 하나둘 늘어가는 나이테 꿈의 파문…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들의  즐거운 몸부림 하늘길 열어가는  천사들의  힘찬 노래 이슬의  투명함…  아픔이  방울방울  전설을 열어간다 <<연변문학>> 2008년 2월호
2    사랑(김현순) 댓글:  조회:732  추천:52  2007-11-21
사랑 김현순천만년 기다렸던  그리움의 궤적이다 새푸른 하늘가에  무지개로 비껴있는 사랑아  네 마음 한자락 이 가슴에 덮어다오 <<연변문학>> 2007년 4월호
1    별(김현순) 댓글:  조회:722  추천:59  2007-11-21
별김현순 태초의 순간부터 찬란한 빛이였다 바람이 갈고 닦고 세월이 보듬으니 천만겁 륜회마당에 신기루가 숨쉰다 <<연변문학>> 200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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