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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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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 수군 일가
2013년 03월 28일 10시 16분  조회:1720  추천:1  작성자: 김재진

6. 여 수군 일가

점심 식사 후 방 화는 여수군의 승용차에 앉았다.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을 휴식 하는 것이다. 검은남색 원피스 차림이였다. 새로 산 스커트 양복은 회사내에서 출근 할 때만 입어야지 마구 입으면 어지러워지고 구겨지고 모쓰게 된다는 것이다.
“방 화 차운전 배웠었소?”
여 수군이 운전석에 앉아 안전띠를 걸며 묻는 말에 방 화는 아니라고 대답 했다.
“그럼 지금부터 잘 보오. 앉어 다니면서 운전을 배우면 일거량득이 아니겠소? 무엇이나 다 배워야 하오. 배워두어선 랑패가 없는거요. 자, 이렇게 먼저 기름구멍 발판을 두번 밟고 열쇠를 우로 돌리면 전기가 통하면서 시동이 걸리는거요. 그다음 축물개 발판을 밟고 수동 제동기를 풀고 변속기 손잡이를 당겨 일당에 넣고 축물개 발판에서 천천히 발을 떼는거요. 그러면 차가 앞으로 나가는데 핸들을 돌려 방향을 잡아야 하오. 아래에 발판이 세개 있는데 왼쪽의 하나는 축물개 발판이고 오른쪽의 두개가 기름구멍 발판과 제동기 발판이요. 당수를 바꿀 때면 반드시 왼쪽의 축물개 발판을 밟고 변속기 손잡이를 움직여야하오. 오른발은 항상 기름구멍 발판 위에 놓고 기름 공급을 공제 해야 하오. 기름을 주지 않으면 시동이 꺼지고…”
여 수군은 시범하며 처음부터 하나하나 설명 해주었다. 여 수군이 방 화에게 운전기술을 열심히 가르치는데는 따로 생각이 있었다. 비서겸 운전수로 쓰면 어데나 함께 다닐 수 있고 방 화에게 로임을 곱절로 주어도 말이 서는 것이다. 사장으로서 운전수를 쓰도록 편제가 되여 있었으나 여 수군은 필요 없다면서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던 것이다. 차에 앉는 사이 핸들을 잡지 않으면 핸드폰도 맘대로 치고 받을 수 있을 뿐더러 신문도 읽을 수 있고 복잡한 문제도 연구 할 수 있는 것이였다.
방 화는 여 수군의 운전 교수를 열심히 보며 들었다. 방 화 역시 차를 자기가 몰아주고 여사장님이 머리를 다른 곳에 쓸 수도 있고 편히 휴식 하실 수도 있어 좋은 것이라고 여겼다. 로임을 더 받을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았다.
운전기술이란 하루이틀에 습득 할 것이 아니임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허지만 앞으로의 시간이 긴 것이니 신심이 있었다. 방 화는 운전기술뿐만 아니라 컴퓨터도 빨리 익혀야 한다고 여겨 휴식일이라 여 빈이 한테로 배우러 가는 길이다. 여 빈이 또한 첫 휴식일이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비록 전날 헤여졌지만 태여나서 처음 만났고 만나서 말 몇마디 나누지 못한 오누이인데야.
여 수군은 시가지에 들어선 후에도 멈추지 않고 교학 하면서 운전 하였다.
핸드폰이 울렸다. 여 수군은 핸드폰을 꺼내여 방 화더러 받으라고 넘겨주었다.
“안녕하세요? 여사장님 핸드폰인데 운전중이라서 제가 대신 받습니다. 용건이 무엇인지 말씀 하시면 곧  전해 드리겠습니다.”
“전 여 빈입니다. 방누나 맏지요?”

“응, 그래. 여 빈아 잘 있었어?”
“잘 있었죠, 누나는요?”
“누나도 잘 있었지, 근데 아버지께 드릴 말씀 있어?”
“아니요, 언제쯤 오시나해서요. 그리구 누나 오는지 안오는지 궁금하구요.”
“누나가 보구싶었던거구나, 맞지? 호호호… 조금만 기다려 다 온거야.”
“그럼 조금 후 만나요, 빠이빠이!”
여 수군은 방 화에게 설명 해주며 차를 세우고 시동을 껐다.
17층에 올라 초인종을 누르니 기다리고 섰던 여 빈이가 문을 열었다.
“아버지 돌아오셨어요? 누나 돌아오셨어요?”
“여보세요, 애누나가 뒤에 서니 당신도 빛나네요. 호호호… 어서 와요, 이애는 월요일부터 개학이라 오늘 누나 봐야 한다고 아침부터 기다려요.”
오 경경은 남편한테 롱담 한마디 던지고는 방 화의 손을 잡아끌었다. 여 빈이도 누나의 한팔을 잡고 객실 쏘파에 앉히고 자기네도 량켠에 앉았다. 여 빈이는 차탁에 깎아놓은 과일을 찍어들고 그의 엄마는 차잔을 들었다.
“허허, 방 화가 나타나니 난 완전히 찬밥 신세구만! 허허허…”
여 수군은 겉옷을 벗으며 뾰로통 해하는 모양을 지었다.
오 경경은 쏘파에서 일어나 방 화에게 주려던 차잔을 남편 손에 맡기고 아양을 떠는듯 “아이구 우리 랑군님 미안 하네요!”하며 옷을 받아 옷장에 가져다 걸었다.
방 화는 쏘파에서 일어나 여 빈의 손을 잡아끌며 말 하였다.
“아빠 삐지신다, 우리는 우리끼리 놀자, 두분 방해 하지 말구.”
“아니요, 앉아 차 마셔요. 애 아빠 롱담 하는건데두나.”
오 경경이 급급히 방 화를 만류하지만 방 화는 환하게 웃어보이며 “두분께서 아기자기 이야기 나누세요.”하고는 여 빈의 방문을 닫아버렸다. 방 화는 여 빈이를 컴퓨터 앞에 앉히고 자기도 곁에 놓인 침대가에 앉았다.
“빈아, 누나 컴퓨터 좀 배워달라. 내 책상에 컴퓨터 놓았더라, 쓸줄 알아야지? 몰라, 내 능력에 배워낼 수나 있을런지? 삼촌은 방금 오면서 자동차 운전 배워줬다. 뭐나 다 배우고 싶고 능력 있는 사람 되고 싶다. 누나 욕심쟁이지?”
“배우려는 욕심, 구지욕은 금불환이래요. 그리구 알고보면 세상에 제일 쉬운게 컴퓨터 학습입니다. 이리 와 보세요, 한시간도 필요 없이 다 알 수 있어요. 소학교 일학년 애들도 다 가지고 노는 물건인데요 뭐. 먼저 켜는것부터 합시다. 컴퓨터는 일절 다 프로그램으로 공작하게 돼 있거든요. 거기에 모두 어떤 프로그램들을 안장 하였는지는 모르나 제일 기본적인 것들은 다 넣었겠죠. 수선 켜는것…”
여 빈이는 설명 하며 시범 해보였다. 한어 타자, 인터넷 련결, 여러 홈페이지 리용등을 가르켜주고 해보게 하였다. 방 화는 기억력이 좋았다. 여 빈이가 설명해준 조작법을 제대로 옮겨 하였다. 방 화는 기분이 좋았고 여 빈이는 놀랐다.
“누나 기억력이 참 뛰여납니다. 인츰 익숙 할겁니다. 먼저 방금 한 것들을 다시 한번 해보고 타자련습을 좀 해요. 처음엔 병음 주입식이 좋아요.”
여 빈이는 객실로 나왔다. 두 젊은 남녀가 문을 닫아걸고 뭘 하나 궁금해 하던

오 경경은 여 빈이를 보자 “뭘 해?”하고 급급히 묻는다. 여 빈이 또한 장난끼가 터져 “비밀!”하고 엄마의 의혹을 더해준다. 여 빈이는 랭장고에서 과일 음료수 두개를 꺼내들고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돌아서서 음료수를 엄마 앞 차탁에 놓았다.
“과일쥬스, 얼음 좀 많이 갈아넣고요. 어머니 해주는 쥬스 세상 으뜸입니다.”
“안돼, 비밀 지키기 하는 놈한테 뭔 쥬스야, 쥬스는?”
“쥬스 해주면 비밀이 절로 밝혀질게 아닙니까?”
여 빈이는 말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고  그의 엄마는 얼음 갈려 주방으로 갔다.
백주의 기온은 방 화가 살던 북방 산골 기온보담 섭씨 20도는 더 높다. 그럼에도 백주에선 보편적으로 뜨거운 찻물을 선호로 하고 방 화네 시골에선 랭수를 선호로 한다. 독으로 독을 치거나 물로 불을 끄거나 다 제나름대로 도리가 있는 것이다.
오 경경은 사과도 갈고 귤도 갈고 얼음도 갈았다. 애들의 “비밀”을 빨리 알고 싶어 일손이 다그쳐진다. <대관절 무슨 비밀이길래 말 안 하는거지?>
이튿날, 아침을 먹은 후 방 화는 오 경경의 팔을 끼고 시내 구경 간다고 나섰다. 여 빈이도 방 화의 팔을 끼고 따라섰다.
“빈아, 너누나 덕에 나 좀 우줄렁 해보려는데 넌 따라서지 말거라.”
“나두요, 나두 우쭐 해보자구요. 하하하…”
“숙모님, 저 부끄럽게 그러지 마세요.”
방 화는 쑥쓰러워 얼굴을 붉혔다. 오 경경이도 방 화보담 키가 작고 나이티가 좀 날뿐이지 못생긴 여인이 아니다.
“사실, 우리 빈한테 누나나 동생이 하나 있었으면 얼마나 좋으랴는 생각을 늘 가지고 살았어요. 우리는 당의 지시대로 자식 하나만 낳았고 무어나 당의 지시를 어기는 일이 없었어요. 애아빤 당을 위해 사회를 위해 좋은 일 많이 했어요. 그덕에 빈이한테 방아씨와 같은 누나가 나타난 것이라요.”
“저로선 감당하기가 힘드네요. 너무도 기쁘고 감사합니다. 저에겐 언니 한분 계시고 친척도 없어요. 얼마나 빈같은 남동생이 부러웠는지 몰라요.”
“부모님은 뭘 하셔요?”
“림업공인이셨던 아버지는 벌목 하시다가 사고로 제가 어릴 때 세상 뜨셨구요, 어머님은 산골 소학교 교원으로 일하시다가 퇴직휴양 하고 언니와 함께 계셔요.”
“어머님 고생 많으셨겠구만요…”
중심거리 뻐스역에 내린 후 여 빈이는 엄마, 누나와 섭섭한대로 갈라져야 했다.
“여 빈아, 일 잘 보구 집에 가서 다시 만나ㅡ”
“어머니와 누나,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두여인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그늘 밑의 벤취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헤아렸다.
“흔한건 사람밖에 없어요. 그러니 물가나 오르고 교통이 붐비고 그렇죠.”
“우리 살던 산골에선 하루종일 나돌아도 사람 하나 못 볼 때도 있어요. 여기선 서로 어깨를 부디치지 않고서는 다닐 수가 없군요. 사람과 자동차, 층집뿐인데 우리 그곳엔 산과 물, 나무와 바위, 풀과 곡식, 록색 천지랍니다.”
“참말 좋겠네요! 조용하고 깨끗하고 안전하고. 성시는 공기 오염과 소음, 교통

사고와 범죄, 참 문제들이 많아요. 돈은 또 얼마나 드는지… 전기세, 물세, 위생비, 교통비, 의료비, 쌀값, 남새값… 물가는 날로 오르는데 기업마다 퇴보 하고요…”
“물론 시골에서는 물세나 위생비 내는 법이 없고 쌀이나 남새는 자체로 심어서 먹으니 돈이 안들지요. 그와 반면에 문화교육면에서나 병치료 면에서 성시보담 너무 많이 뒤떨어지고 불편하답니다. 무엇이나 좋은 면이 있으면 나쁜 면이 있고 그런가 봅니다. 성시에서는 거의 사람마다 다 쓴다는 컴퓨터도 저는 여기에 와서야 보았고 어제 오후 동생한테서 처음 배웠어요. 참 알기 쉽게 배워주더라구요.”
경경이와 방 화는 벤취에 앉아 한쉼 쉬고는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방 화는 세상에 이같이 큰 백화점이 있으리라는 것을 상상도 못 했었다. 경경이는 방 화에게 미황색 스커트 양복 한벌과 집에서 편히 입을 수 있는 흰바탕에 붉은점이 박힌 비단 원피스 하나를 사주었다. 그가 지금 입고있는 진한 남색 원피스는 여름의 북방 연길에서라면 색상이나 양식이 우아하고 멋지다고 하겠지만 무더운 남방에서 보니 촌스럽기만 하였다. 오 경경은 새양복을 방 화에게 힙혀놓고는 올리보고 내리보고 앞 뒤로 둘러 보고 끝없이 보는통에 방 화는 쑥쓰러워 났다.
“몸에 맞는듯 한데 불편한 점은 없어요?”
“편안 해요, 저의 몸에 맞춰 만든것 같아요.”
“그럼 됐어요. 원래 아씨의 체격이 표준적인거라서 그런거죠.”
방 화가 값을 치르려 했으나 경경이가 말을 안들어주었다. 전날 저녁 동관에서 연방이와 함께 나가 똑같은걸로 한벌 샀었기에 그양복 값이 적어서 이천원 넘는다는 것을 방 화는 잘 안다. 눅은 것도 있었으나 오 경경은 기어이 비싼 것으로 골랐다.
방 화는 여 빈의 흰색 와이셔츠 하나와 붉은색 런닝그 하나를 샀다. 런닝그의 앞 가슴에 검은색으로 “새세기”라 가로 새기고 뒤등거리엔 “등비(腾飞)”라고 세로 힘있게 썼다. 이제 몇달 안가면 인류는 새세기에 들어서게 된다. 인류력사의 발전과 더불어 방 화의 인생도 등비하고 있다. 그녀는 동생 여 빈이도 등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공예품 런닝그를 산 것이다. 방 화는 신애와 강 평이 옷을 한벌씩 샀다. 오 경경은 어린애 옷을 함께 골라주며 물었다.
“딸애 하나만 있는걸로 아는데 웬 남자애 옷이요? 언니네 아들애 한테 줄거?”
“아니요, 조카애는 열살이나 됐는걸요. 나 아들 있으믄 안 되나요? 호호호…”
“아들 있으믄 좋지 왜 안돼요? 숨겨둔 아들이래두 있으믄 좋다구요. 호호호…”
“참, 숙모님도요. 호호호… 저에게 양아들 하나 있어요.”
“오ㅡ 그랬구만. 나 이제 그곳에 놀러 갈 예산이얘요. 큰 아버진 놀러오라고 자꾸 독촉 하시는데 우리가 시간 잡기 힘들어요. 명년이면 애가 대학 마치고 나도 정년퇴직 하게 되니깐 그때나 될런지. 가며는 양아들도 보고 친딸님도 다 볼거요.”
“그럼요, 다 보셔야죠. 제가 모시고 갈게요.”
말은 쉬우나 실은 쉬운 일이 아니임을 방 화는 알고 있다. 선량한 사람들 앞에서 가면구를 쓰고 사는 것이 더 없이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 가면구를 마구 찢어버리고 자기의 추악한 어젯날을 환히 들어내여 보일만한 힘은 없었다.
미식(美食) 보행거리엔 촘촘히 음식점들이 줄지어 섰는데 전국 방방곡곡의 한족

음식문화, 중국 각 소수민족의 음식문화 그리고 세계 각국의 음식문화들이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오 경경은 방 화를 데리고 미식거리 34번ㅡ “현대 한국 요리원”에 들어섰다. 문뒤에서 누군가가 손을 홱 잡아끌어 방 화는 놀라고 보니 여 빈이다.
“야! 우리누나 멋지다! 생김새나 몸매 형용 할 수도 없어요.”
“옷이 날개라고 좋은 옷 입었으니 그럴 수 밖에.”
“아니죠, 원래 인물체격이 짱입니다.”
“체, 원래 원피스 입었을 땐 안 그러더구나 무슨.”
근 20여개의 식탁이 놓인 대청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대청 오른켠이 유리벽으로 칸막은 주방이고 왼켠엔 한라산, 한강수, 설악산, 백두봉, 두만강, 무궁화, 진달래 등 여덟개의 크고 작은 독방들이 꾸려져 있었다. 여빈이한테 끌려 우아한 “金刚苑(금강원)”에 들어서보니 여사장이 언제 왔는지 기다리고 있었고 반찬들이 한창 오르고 있었다. 그러니 여 수군 일가는 일찍이 연구가 있었고 여 빈이가 방 화네와 헤여진 후 곧게 요리원으로 먼저 와서 예약금을 내고 주문 한 후 서점에 갔다 온 것이다. 일요일 같은 날이면 백주지역의 많은 한국 기업에 와 일 하는 한국인들이 줄쳐 이곳으로 점심 먹으러 모여드는 판이라 늦장을 부렸다간 들어설 자리도 얻지못한다는 것을 여 수군네는 알고 있었다.
한우갈비떡과 계란말이 그리고 언감자부침개가 한사람 앞에 한 몫씩 놓이고 프랑스 와인도 한병 올랐다. 여 빈이가 차운전을 하기 위해 음료수를 마시고 방 화도 사양 하다 못해 와인 한잔을 마셨다. 간단 하면서도 맛 좋은 점심 식사였다.
방 화가 보조석에 앉아 여 빈이 운전 하는 것을 자세히 본다.
“아버지, 다음 주말엔 밤놀이 나오는거 어때요?”
“좋지, 근데 그때에 가 상황 봐야 결정 할 수 있는거지.”
“물론이죠. 미리 계획 하구요, 특별 사항이 없으면 집행 하는거죠.”
주강 삼각주에 위치한 야시장 구경과 주강공원 밤놀이는 토요일 밤에 나와야 늦도록 놀고 일요일에 휴식하고 월요일에 정상 출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붉은등이 켜진 십자로에서 차를 세운 여 빈이는 방 화쪽을 둬번 곁눈질 하더니 불현듯 방 화의 몸에 확 덮치며 오른팔로 방 화를 감싸안고 왼팔을 곧게 뻗쳤다. 방 화나 뒤에 앉은 부모들이 놀랄 사이도 없이 여 빈이는 차문을 열며 소리쳤다.
“아버지, 강도 잡아요!”
여 빈의 고함소리와 함께 육중한 물건이 날아와 갓 열리는 차문에 “쾅!”하고 들이박혔다. 차유리가 박산나고 오토바이 안전모를 쓴 두작자가 차문에와 꺼꾸로 걸렸다가 땅에 떨어졌다. 여 수군은 즉각 상황을 파악하고 왼켠 차문을 열고 차뒤를 에돌아 오토바이를 밟고 넘어가 한놈의 팔을 잡아비틀었고 여빈이는 그대로 방 화의 다리위로 마구 기여나가 다른 한놈의 멱살을 잡아눌렀다. 사람들이 몰려왔고 마침 네거리에서 근무하던 순경도 달려왔다. 그러는 사이 붉은 신호등이 푸른 신호등으로 바뀌고 뒤로 줄줄이 늘어선 차들이 독촉 경적을 울려댔다. 그들은 자기 갈 길이나 급급 할뿐 앞에서 무슨 안건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여빈이가 신호등 아래에 차를 세우고 오른켠 후시경을 피끗 보았는데 여나무메터

뒤에서 오토바이 뒷자리에 탄 놈이 홍백색 철란간 건너쪽 인행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푸른등을 기다리고 있는 한 부녀의 자전거 앞 철사광주리에서 가방을 홱 나꾸어 채 갖고 줄 선 차와 란간의 비좁은 사이로 곧게 달려오는 것이였다. 다시 한번 똑똑히 보니 란간 건너쪽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손을 저으며 손가락질을 하며 무어라고 고함 지르며 앞으로 쏠리는 것이 보였다. 여빈이는 과단성 있게 차의 오른켠 문을 열어 오토바이 길을 차단하고 아버지와 함께 나쁜놈을 생포 한 것이였다. 놈들도 차문이 불시에 열리는 것을 몇메터 뒤에서 보긴 했으나 도망가기에 급급하던 놈은 안전모자로 차문유리를 들이박고 뻐드러진 것이다.
순식간에 터져버린 일이라 방 화와 오 경경은 영문도 모르고 있는데 여 빈이는 찌그러지고 유리가 없어져버린 방 화쪽의 차문을 억지로 밀어닫고 차에 올라 발동을 걸고 네거리를 지나 림시 정차위치에 가져다 세웠다.
“어머니, 누나, 잠간 기다려요. 차키를 아버지께 드리고 올께요. 우리는 택시나 뻐스를 타고 돌아가야겠어요.”
한편 이쪽 강탈범 나포현장에선 40대의 중년녀인이 빼앗겨 놀랐던 마음과 되찾아 기쁜마음이 뒤섞여 눈물 코물 범벅으로 되여 여 수군의 손을 잡고 놓질 않는다.
“너무너무 감사해요! 아저씨! 방금 저축소에서 5만원을 꺼내가지고 애아버지의
입원 수술비 물러 가는 길인데 이놈들이 노리는 줄 어찌 알았겠어요?”
“아니 아니요, 나는 조금 도왔을 뿐입니다. 차를 몰던애가 발견하고 차문을 열어 길을 차단하고 잡은겁니다. 그애한테 감사하다 해야죠.”
“그 젊은이는 좋은 일 해놓고 어델 갔죠? 누구죠?”
“교통이 막힐까봐 차를 몰고 건너 갔습니다. 내가 잘 아는 애이니 아주머니를 대신해서 감사하다는 말 전할게요.”
“꼭 만나게 해줘요, 그래도 직접 인사 드려야죠. 지금 그런 젊은이 드물어요.”
“알겠습니다. 아주머니 안심하고 이제는 병원에 가보셔야죠?”
“아닙니다, 수고스런대로 분구에 가십시다. 보아하니 상습범인듯 한데 이구간에 이런일이 자주 생겨 우리는 오래간 이곳을 순찰 했습니다. 오늘 드디여 여러분들이 잡았군요. 순라차가 작으니 불편하신대로 저쪽에 건너가 606번 뻐스를 타면 분국 맞은켠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부탁 드릴께요. 직접 보신 분들은 다 갑시다.”
여 수군과 중년 여인이 맞잡았던 손이 풀리자 순라경찰이 사람들을 공안분국으로 인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밀고 길 건너편으로 이동하는데 여 빈이가 여 수군의 앞에 와 자동차 열쇠를 내밀었다.
“아버지, 차문 망가뜨려 죄송해요. 우리 뻐스타고 먼저 집에 갈게요.”
“알았다.”
여 수군이 아들의 큰팔을 도닥여 주는데 피해자 중년부인이 피끗 눈치를 채고는 자전거를 내동댕이치고는 여 빈의 팔을 잡았다.
“감사하오, 젊은이!”
“아지미, 푸른등일 때 건너갑시다.”
여 빈이는 중년부인을 부축하고 자전거를 주어 밀고가는 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여 수군은 자전거를 란간에 기대여 세워놓고 그녀를 차에 태웠다. 빈이한테 사의를 표하련다며 돈주머닐 끄르는 중년부인을 말리며 차를 몰았다. 여 수군은 공안분국에 들렸다가 병원에까지 안전하게 피해자 아주머니를 실어다 줄 예산이다.
“아저씨, 마님하구 딸님껜 감사하단 말 한마디도 못했는데… 그리구 아드님은 아직 학생인듯 한데 용돈이라도 조금 줘야 하는건데 왜 이러세요?”
“아주머니, 돈은 필요 없구요, 감사는 내가 대표로 받고 집사람들한테 다 전달 할께요. 빨리 가서 증명재료 해주고 병원 가셔야지 않겠습니까?”
“아무튼 고마워요! 이걸루 차수리 하세요. 차가 상하지 않았으면 안 드리겠는데 이렇게 망가졌으니 더이상 사양하지 마세요.”
여인은 붉은 돈 한묶음을 핸들 앞에 놓았다. 그걸 받을 여 수군이 아니였다.
“아주머니, 정말 이러지 마요. 남편분이 앓으신다니 돈 쓸 일이 얼마나 많겠슈? 이만큼한 수리비는 나절로 될 수 있으니 안심하세요.”
“안돼요, 빈곤하든 부유하든 우리는 량심 없이 사는 것을 아니라고 해요. 만약 아저씨 내 립장이면 어쩌겠어요? 도의 없이 당신 어려운 것만 생각 해요?”
“아주머니, 그럼 이렇게 합시다. 아주머니 련계주소 알려줘요. 차수리가 끝나면 령수증을 가지고 내가 결산하러 갈게요. 됐죠?”
“그럼 아저씨하구 아드님의 주소나 전화번호를 나도 알아야 하겠어요.”
이리하여 이튿날 양성만보와 일보에 여씨 부자의 사적이 실렸고 널리 알려졌다.
오 경경은 아들이 대견스럽고 남편이 존경스러웠다. 방 화도 이런 훌륭한 가족의 일원으로 된데 대하여 더 말 할 수 없이 기쁘고 자랑스러우며 행운이라 느꼈다.
집에 돌아와 방 화는 여 빈에게 주려고 산 셔츠와 런닝그를 내놓았고 여 빈이는 “컴퓨터 사용 기술”이란 책과 “자동차 운전수 고시 교재”라는 책을 방 화 앞에 내놓았다. 방 화도 여 빈이도 좋다고, 서로 감사하다고 야단법석이였다.
방 화는 여 빈이한테서 편지지와 필을 얻어가지고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아버님, 어머님 전 상서”라고 몇글자 쓰고나니 눈물이 비오듯 쏟아져 내린다. 울음소리가 객실로 새여나갈까봐 입을 싸쥐고 숨을 죽이며 신음 하는데 “똑똑똑” 노크소리가 들렸다. 방 화는 울음을 뚝 멈추고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는 급급히 “들어오세요”를 불렀다.
“누나, 왜요? 어디 불편하세요? 병원 갈까요?”
음료수를 들고 들어선 여 빈이는 울고있는 방 화를 보고 여간만 놀라지 않았다.
“아니야, 부모님께 편지를 쓸라니 딸애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확 솟는거 있지? 두살짜리 애가 얼마나 엄마를 찾겠니? 너네 남자애들은 몰라. 얘, 빈아, 아버지 어머니껜 말 마. 누나 부끄러워. 넌 누나 위해 비밀 지켜 줄거지?”
“그럼요. 누나 말 말라면 안 해요. 누나 말 들으니 나두 조카애 보고프네요. 나 방해 안 하구 나갔다가 이제 저녁상 차리면 부를께요.”
“그래 고맙다! 고운 동생아.”
여 빈이가 나가고 방문을 닫았다. 방 화는 마음을 진정하고 편지를 썼다.
“아버님, 어머님, 그간 얼마나 마음고생 크세요?

천번 죽어 마땅 할 년이 오늘에야 필을 들어 문안 드립니다…
저는 신애아버지가 돌아 오실 때까지 속죄하며 기다리렵니다…
저의 주소는 백주시 동관구…”
방 화는 죄를 빌며 주소를 알리려고 필을 든 것이다. 멀리로 도망 와 숨어서 사는것 같은 감이 스스로 든 것이다. 가까이에 산다고 해도 찾아 뵐 체면이 없지만 결코 숨어서 살곤 싶지 않았다. 방 화는 강 평이 아빠 엄마에게도 문안편지를 쓰고 자기 주소를 알렸다. 왕 수진을 언니라 부르고 강 을봉을 형부라고 불렀다. 편지 하나는 신애 옷 호주머니에 담고 하나는 강 평의 옷 호주머니에 담았다. 강 평의 옷 호주머니엔 고수머리 정 강에게 보내는 편지도 넣었다.
“동생아, 이부근 우체국이 어데 있지? 나하구 함께 가줄래?”
“퇴근 시간이 다 되였는데요. 아버지 차도 없지, 가고나면 문 닫을겁니다. 누나 래일 부치면 안 돼요? 래일 내 학교 우체국에 가 부쳐도 되는데…”
“그럼 그래줄래? 너 시끄러운거나 아니니?”
“전혀 안 시끄러워요. 주소하구 받는 사람 성명만 제대로 써주고 시름 놔요.”
“참 고마워, 내 아들하구 딸한테 작은 옷 하나씩 샀는데 부칠 수 있어?”
“그럼요, 작은 옷이 아니라 비행기라도 부쳐보낼 수 있어요.”
초인종이 울렸다. 여빈의 아버지가 돌아온 것이다. 오 경경이 주방에서 상을 차리고 있기에 방 화가 여 수군의 양복을 받아 옷장에 걸었다.
저녁을 먹은 후 객실 차탁에 둘러앉아 차를 마셨다.
“근데 방 화는 오늘 시내구경 제대로 못했지?”
“아니요, 삼촌. 나같은 시골 여자애가 언제 그런 구경 하고 그런 음식 먹어보고 또 그런 영웅적인 장면을 볼 수 있었겠어요? 오늘 동생하구 삼촌은 정말 멋졌어요! 전 평생을 맘속에 새겨두고 자기를 채찍질 할겁니다. 그런데 얘, 빈아, 차문을 열 때 무섭거나 혹은 차문이 망가지는거 아깝거나 하지 않았어? …”
“누나두, 그장면에 언제 그런걸 생각 할 겨를이 있어요? 나쁜놈 하구는 목숨도 내걸고 싸워야 하는건데 뭐 무섭고 아깝고 할 것이 있겠어요? 피끗 머리에 떠오른건 누나 상하면 어쩌나였습니다. 누나 몸위로 튕겨져 들어오면 위험하잖아요?”
이튿날 새벽 조 연방이 차를 몰고 수군네 집으로 와 그들을 싣고 출근 하였다.
방 화는 조 연방의 옆자리에 앉아 전날 여씨 아들 아비가 강탈범을 잡던 경과를 흥미 진진하게 이야기 하였다.
“드라마을 쓴다, 드라마를 써. 뭐가 대단 한거라구 연설이 그리 기냐?”
여 수군은 방 화와 존대말을 쓰지 않았다.
“여사장님 그런 사적 많아요. 이제 핸들 안 잡았을 때 이야기 해줄게요.”
“그래요?”
추석 명절을 5일간 휴식 하였다. 휴일 기간 방 화는 자동차 운전수 면허증을 따기로하고 교통국 운전수학교에 이름을 적고 강습비를 바쳤다. 물론 이는 여사장이 교통국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를 쳐 처리한 것이다. 제대로 증명사진도 찍고 시력 검사도 하고 입학등록을 한 후 하루간 핸들을 잡아보는척 하다가 뒤문으로 사기증을

타내왔다. 사기증만 있고 교통국에 당안이 없이 차를 몰다가 혹시 걸리면 혼 난다.
방 화한테 우편물이 도착 했다. 언니 방 숙이가 부친 초급 어문 교과서였다.
9월24일 추석날 저녁 여 수군네 네식구가 밤 공원놀이를 하며 불꽃 구경을 하고 있는데 방 숙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전화는 박 동규의 핸드폰을 통해 여 수군의 핸드폰으로 온 것이다. 먼저 박 동규와 여 수군이 서로 추석명절 인사를 나누었다. 그다음 방 숙이가 전화를 바꿔들고 말 하였다.
“여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방 화의 언니 방 숙이라고 합니다. 저희 방 화를 그같이 돌봐주신다니 어떻게 감사를 드렸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감사랄게 없습니다. 방 화 건강히 잘 하고 있으니 안심들 하시고 앞으로 시간 되면 박사장이랑 함께 남방 유람삼아 놀러 와요. 동생도 만날겸…”
“여사장님! 죄송한데요, 방 화 여기에 나와야겠어요. 국경절 전에 말입니다.”
“예?! 급히 돌려보내라구요?…”
여 수군은 너무도 놀랐다. 방 화가 없어지면 며칠을 앞둔 회사 정식 생산 가동에 어떠한 영향이 미치리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추석을 쇤 후 시작되는 공인 강습에 번역이 따라가야 하거니와 국경절 개업식날 백주시 일급 령도들도 오고 한국 신라 회장을 비롯하여 많은 손님들이 오게 되는데 대회 발언뿐만 아니라 일상사에도 통역이 있어야 한다. 방 화가 제일 바빠야 할 때인데 돌려보내라니 웬말인가?
중국에선 대체로 년말이 되면 각양각색의 선진이나 모범인물들을 지구별 항업별 등급별 등등으로 표창하고 장려 한다. 그러나 딱히 년말에만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3.8절”에도 하고 “5.1절”에도 하고 “7.1절”에도 하고 국경절인 10월 1일엔 크게 한다. 그런데다가 이해 “10.1”은 국경 50주년 대경이라 더욱더 많은 표창 활동이 있기가 마련이다. 이해 방 화가 민족단결 모범으로 당선 되였으니 상장 받으러 오라는 것이였다. 방 화네 고장은 민족자치 지구인지라 해마다 자치주 창립 기념일 9월 3일에 많은 표창 활동을 하는데 민족단결 모범인물과 선진집체를 표창 하는 것이 첫째이다. 헌데 이해에는 “9.3”에 하지 않고 국경 50주년 기념 행사에 몰아 넣었던 것이다. 국경 50주년을 크게 경축한다는 차원에서였다.
여 수군은 핸드폰을 방 화에게 넘겼다. 회사일을 버리고 상장 받으러 갈 방 화가 아니다. 여 수군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방 화가 민족단결 모범으로 당선 되였다는 소식은 온 가정에 무한한 긍지를 가져다 주었고 밤 하늘에 붉게 희게 푸르고 누르게 화려하게 활짝 피여오르는 불꽃들도 방 화를 찬송하고 있는듯 하였다.
여 빈이는 한동안 들떠 환호 하고 나서 제정신이 든듯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잠간만요, 나는 우리누나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워요. 헌데 누나 뭘 어떻게 해 모범이 되고 상을 타게 되였는지 우리일가는 알아야 할게 아닌가요?”
“그래요, 뭘 크게 한 것 없이 물에 빠진 애를 구했던겁니다.”
방 화는 강 평이를 구하고 양아들로 삼은 일을 간단히 이야기 하였다.
“누나,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민족단결 모범사적이 됩니까?”
“애두, 누나는 조선족이고 아들은 한족이니 두민족이 단결한게 아니니?”
“오ㅡ 그렇군요. 그럼 우리도 두민족이 단결 한거네요. 누나와 여 빈이…”

“그렇구 말구, 우리는 민족단결 모범 가정인 거야. 특히 우리 삼촌과 박 동규 사장님간의 우정은 더더욱 그런거지.”
여빈이 뿐만 아니라 여 수군과 오 경경도 그제야 민족단결이란 명사의 뜻을 알게 된듯싶었다. 한족지구인 백주에서 사는 그들은 민족단결이란 단어를 듣기가 쉽지 않고 그 모범 표창이라는건 더욱 불가사의한 일이였다. 여 빈이와 그의 엄마는 방 화가 한생에 만나기 힘든 그런 표창대회에는 참석 해야한다고 야단들이다.
휘영청 둥근달이 마천루 뾰족한 지붕 끝에 걸려 있는 남쪽나라 주강삼각주의 밤, 이밤은 상쾌하고 행복한 밤이였다. 창공엔 반짝이는 별도 많고 지상락원 놀이터엔 웃음꽃으로 단장한 사람들도 많다. 좋은 세상 만나 사람마다 웃으며 산다.
인산인해를 이룬 야시장에서 방 화는 여 빈의 팔을 끼고 오 경경은 남편의 팔을 끼고 모두 월병을 먹으며 거닐었다. 파는 물건은 많으나 살 것은 없었다. 오 경경은 금은 보석 장신구 매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방 화에게 뭘 좀 걸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방 화는 지금까지 구리반지 하나 껴보지 못한 여자다. 오 경경은 천원을 주고 진주 목걸이 하나를 사서 방 화의 목에 걸어주었다.
“어머니, 이것 이쁘지 않아요?”
여 빈이가 유리궤 속에 진렬된 귀걸이를 손가락질 하였다. 아들도 자기 누나를
더욱 이쁘게 꾸미고 싶어한다는걸 경경이도 안다. 450원을 주고 18K귀걸이 한쌍을 샀다. 모양이나 색갈이 꼭 같은 가짜 금제품은 25원이였다. 매점 주인은 방 화의 귀방울에 구멍을 뚫고 귀걸이를 달아주었다. 귀방울에 구멍을 뚫으면 아프고 피가 흐르리라 근심 했었는데 귀방울을 한동안 부비고나서 알콜솜으로 소독하고 돼지 주사기 같은 것을 대고 “퍽!”소리 내더니 끝이다. 그리곤 귀걸이에 알코르를 발라 금방 뚫은 구멍에 끼워주었다. 아프지도 않고 피도 나지 않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귀걸이는 참으로 이뻤다. 처음으로 목걸이를 걸고 귀걸이를 단 방 화도 인제야 진정 자신이 여자로 변신 하는듯한 기분에 휩쌓여 연신 감사를 표하였다.
“여 수군 일가”는 모두 몇식구인가? 알아 맞추는 사람이 몇이 아니다.
여 수군의 자식과 같은 신입 사원들이 추석 후 첫 출근날 모두 도착 하였다.
그물 주머니에 비닐 세면대야를 담아들고 이불짐을 꿍져끼고 한손엔 옷이나 신을 담았을 가방을 들었다. 침실마다 위생실이 있고 세면뿐만 아니라 샤워시설까지 있는 줄 모르니 세면대야를 들고 온 것일게다.
어떤 애들은 곱게 치장하였고 어떤 애들은 방금 장거리 뻐스에서 내려 달려 온듯 머리가 흐트러지고 얼굴엔 먼지 투성이다. 사무실 일군들은 총출동하여 그들의 숙소를 안배 해주고 침대도 함께 정리 해주며 분주히 돌았다. 방 하나에 2층 침대 네개를 놓아 여덟명씩 주숙 하게끔 되여 있었다. 침대마다에 이름이 부쳐져 있었고 이불, 담요와 베개 그리고 하늘색 작업복과 모자까지 정연히 놓여 있었다. 자리를 안배 받은 애들은 화장실에 샤워기까지 달리고 공기조절기까지 설치된 산뜻한 방이 너무 좋다고 야단들이다.
한달 사이에 근 삼백명의 쳐녀애들을 모집 한 것이다. 인구가 많으니 이렇게 쉽게 모집 할 수 있었고 그래서 다른 나라 자본가들은 중국에 와 공장을 세우고

저렴한 로동력으로 고가의 제품들을 생산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반 공인 월로임은 인민페로 평균 만원을 썩 넘기는데 오늘 신라신회사에 들어온 처녀애들의 월로임은 500원, 그러니 1/20도 안되는 것이다.
여 수군과 각부의 부장들 그리고 한국에서 파견되여 온 기술자들의 기본 로임은 다 같이 만원이고 차간주임이라든가 재무과 공급과 취사과 검사과 설비과 기술과 경비과등의 책임자 즉 실장들 로임은 오천원이다. 방 화는 첫 로임을 타기도 전에 실장급에서 부장급 로임으로 뛰여올랐다. 그는 장자 직은 아니지만 사장의 비서, 통역, 기사를 겸했고 인츰 언어교실 교원도 하게된다. 이런 리유로 동사회 회의에서 방 화의 로임 급수를 올리는 토론에 문제가 없었다. 김 동원과 조 연방이 적극 찬성 하고 나서는데, 자기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누가 싱겁게 반대켠에 서려고 하겠는가? 사실 아직 핸들도 잡아보지 못했지만 이미 운전 면허증을 탔고 머지 않아 운전하게 된다는 것이였다. 여 수군은 방 화가 국경절에 고향에서 민족단결 모범으로 당선 됐다는 것도, 상타러 오라고 전화 왔으나 가지 않았다는 것도 자랑삼아 내놓았다. 로임이란 것은 처음에 잘 정해야지 한번 정해놓은 다음 다시 고치려면 무척이나 힘 든다는 것을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하여 여 수군이 이렇게 한 것이다.
여사장과 한국에서 파견되여 온 부장들에게는 본사에서 매달 2만원씩 더해주고 한국 본사에서 온 일반 기술인원들에게는 매달 만원씩 더해주기로 되여 있었다.
280명을 다 배치하고 나니 여덟이나 남았다. 등기만 해놓고 오지 않아 인원수가 모자라면 어쩌랴고 근심 했었는데 되려 남아도니 별일이였다. 상세히 알고보니 둘은
추석전에 등록이 끝난 후 왔다가 퇴자를 맞았던 애였고 여섯은 자기 친구가 돈벌러 간다고 하니 덧대고 따라나선 애들이였다. 산동에서 따라 온 애도 있고 호남에서 따라 온 애도 있었다. 먼 곳에서 고생하며 찾아 온 애들을 무작정 돌려 보낼 수도 없는 일이라 수선먼저 그들을 336호 침실에 안치 해 두기로 했다.
280보다 288은 8자 하나가 더 붙었으니 더 행운스런 수자이다. 이는 회사의 길조라 생각하며 조 연방은 관리의 편리를 봐서라도 돌려보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듣지 않고 견결히 남겼다.
26일 오후, 공인 양성 학습반이 식당 대청에서 시작되였다. 둥글고 큰 식탁들을 접어서 벽에 세워 놓고 걸상들만 줄 지어 놓았다. 학습반에는 차간에서 설비 안장을 점검하고 있는 한국기술인원 몇명과 출입문가의 경비원 둘을 제외하고는 여사장까지 다 참여 하였다. 대청에는 하늘색 작업복을 입은 300여명 사람으로 빼곡히 들어 앉았다. 작업복을 입지 않은 사람은 방 화와 336호 방의 애들이였다.
조 연방이 먼저 강당에 올라섰다.
“여러분! 조용합시다! 조용합시다! 나는 조 연방이라 합니다. 로동 인사부의 공작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처녀동무들 앞으로 이방면의 일들이 있으면 나와 많이 련계하시오. 그럼 먼저 신라그룹 신라전자 중국동관 분회사 사장님을 모시겠습니다. 여러분, 박수로 여 수군사장님을 맞아주길 바랍니다.”
조 연방의 말이 끝나자 처녀애들은 열렬하게 박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여 수군한테로 시선을 모았다. 여 수군은 선자리에서 와자자 북적거리는 처녀애들을

향하여 다소곳 머리를 숙이여 인사 하였다.
“처녀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과 고락을 함께 할 여 수군입니다. 수선 신라신 전자회사를 대표하여 여러분들의 입사를 환영하며 축하합니다. 여러분들은 바로 오늘부터 농민이란 직업을 떠나 공인이라는 새로운 행렬에 들어선 것입니다. 공인은 조직과 규률이 있고 목표와 의무가 있는 한개 집단의 성원입니다. 우리는 한집단의 성원이고 한가정내의 형제자매입니다. 서로 돕고 아끼면서 보람찬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며칠간 우리는 응당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배우게 됩니다. 모두들 참답게 배우고 실천에 옮기기를 기대합니다. 다함께 개혁개방의 새전사로 됩시다!”
처녀애들은 의미나 아는지 모르는지 박수 치는 모퉁이라고 따라 쳤다. 조 연방은 처녀애들을 안정시킨 후 한 일남을 소개 하였다.
“생산계획부 한부장님은 서울대학 경영관리학부를 필업하고 본사에서 여러해나 업무에 종사하면서 업적을 쌓은 나젊고 능력이 있는 분입니다. 그럼 열렬한 박수로 한부장님의 강의를 환영합시다.”
“나는 한 일남, 한국이란 한자 다음 하낫 둘 셋 하는 일자에 남자 남자입니다. 한국에서 왔어요. 그러니 한국의 일등 남자라 하면 바로 접니다. 허허허…”
방 화의 중어 통역을 듣고 난 처녀애들도 활발히 웃었다. 한 일남은 이렇게 회장의 긴장감을 해소 하였다.
“나는 내가 배운 것을 여러분들께 가르치고 또 내가 모를 것을 여러분들 한테서 배우려 왔습니다. 내가 오늘 강의 할 내용은 로동규률과 법규에 관한 것입니다…”
방 화는 첫 글자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빼놓지 않고 번역 해주었다. 방 화는 자기의 번역 능력에 대해 자신도 놀랐다. 많은 명사는 강의자가 영어로 하니 방화도 그대로 영어로 옮겨버렸다. 그러니 애들이 얼마나 알아듣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방 화는 회사내의 례의범절에 대하여 보충 강의를 하였다.
“자매 여러분, 우리는 동료를 만나나 상사를 만나나 꼭꼭 인사 하는 습관을 키워야 합니다. 아침에는 만나는 인사 저녁에는 갈라지는 인사… 그러는 가운데서 화목한 대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한부장의 강의는 휴식시간을 끼워가며 네시간이나 지속 되였다. 한구절 한구절 번역을 하면서 하다보니 시간이 더 걸린 것이다. 조 연방이 다시 연단에 올라갔다.
“처녀여러분, 한부장님의 강의와 방비서님의 번역에 다시 한번 감사의 박수를 드립시다… 됐어요, 됐어요. 그럼 아래에 공단 편성 정황을 공포 하겠어요. 래일은
각 공단별로 강의를 들어야 할 것이니 공단이 틀려지면 안 되겠습니다. 공단마다 할 일이 다르거든요. 자, A공단입니다. 침실번호 301번부터 310번까집니다… D 공단은 331번부터 335번까집니다. 자기가 소속된 공단을 기억 하시오… 다음 공단장을 소개하겠습니다… C공단 공단장은 왕 해파… 아침 기상 시간은 여섯시입니다. 25분간 세수하고 화장하고 여섯시 30분이면 마당에 나와 줄을 서야합니다. 25분간 조회를 합니다. 일곱시 부터 40분간 아침 식사 시간입니다. 5분전 여덟시에는 누구나 다 자기의 강위에서 작업 준비를 하고 여덟시부터 작업을 시작 해야합니다. 열두시부터 한시까지 점심 시간이고 다섯시에 퇴근하여 다섯시부터 여섯시까지 저녁밥을 먹는

시간입니다… 이제보니 다섯시가 다 돼 오는군요. 여사장님 다른 지시가 없으세요? …예, 없으시답니다. 그렇다면 다 함께 식탁을 제자리에놓고 저녁을 먹읍시다. 오늘 첫날이라고 아가씨들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요리 몇가지를 더 했으니 모두들 식사를 많이 합시다. 배가 부르면 집생각이 안 난다고들 하지요. 호호호… 그리고 그누구든 곤난한 점이 있으면 즉시로 공단장을 찾든가 아무 령도나 찾아 반영 하고 도움을 청하시오. 간부들은 모두가 동무들의 령도자일 뿐만 아니라 복무원이며 친구이며 형제자매입니다. 그러니 절대로 미안해들 하지 말아요. 알았어요?…”
회의가 끝나고 애들과 함께 식탁들을 펼치고 있을 때 방 화가 김 동원의 누이를 초대하기 위해 조 연방을 불러갔던 것이다.
이튿날 아침에는 국민건강체조 음악을 띄우지 못하고 네개 공단이 제마끔 대렬 훈련만 하였다. 침실별로 침대의 순서대로 줄을 서고 앞뒤 좌우를 곧게 맞추라고 공단장들이 목이 쉬도록 소리치며 중복 하건만 쉽지가 않았다. 유아원때부터 배웠고 학교에서 누구나 다 줄 서고 체조도 하고 했으련만 자유산만하던 농촌 처녀애들이라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제 할 말들을 하고 제 궁리만 하고서선 지휘에 정신 집중을 하지 않았다. 대렬 훈련의 목적이 바로 모두가 정신을 고도로 집중하고 지휘에 무조건 복종하며 행동이 절대로 일치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래야만 하는 일마다에서
효률을 최대한 높일 수 있고 성과를 획득 할 수 있는 것이다. 대렬 훈련을 앞서 각 공단에서는 반조를 편성하고 공단장이 반장들을 임명하였다.
아침식사 후 각 공단마다 자기네 차간에 들어가 공단장과 한국 기술원의 강의를
들으며 연수를 받았다. 제품은 한가지이지만 차간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흐름선에 마주 앉으면 사람마다 제가 해야 할 몫이 따로 있다. 처녀애들의 손마다엔 한국에서 가져온 각기 부동한 반성품들이 쥐여져 있고 공단장과 기술원은 1번애로부터 시작 하여 흐름선을 따라 돌면서 각자의 몫을 가르쳤다. 가르치고는 다시 1번애로부터 시작하여 물어보고 틀리면 가르치고 가르치고 또 묻고 여러번 반복 하였다. 80명에서 70명 정도의 애들은 한두번에 임무와 조작을 장악 하였는데 몇명의 애들은 확실히 머리가 잘 돌지를 않았다. 입사 등록부엔 중학 졸업이라고 썼지만 사실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것이 뻔하다. 한시간 푼히 배워주고 훈련 시킨 후 익숙해진 애들은 숙소로 돌려보내고 합격되지 못한 애들 몇몇만 남겨 놓고 더 가르치고 련습 시켰다. 간단한 조작임에도 불문하고 반날이 다 가도록 장악하지 못하고 그냥 틀리는 애들이 둴 씩 있었다. 사람을 바꾸어야 했다. 이때 로동인사부에서는 366번 침실의 애들을 등록 심사하고 있었다. 그애들을 흐름선에 앉히고 머리가 둔하고 일손이 너무 굼뜬 애들은 독립작업을 할 수 없으므로 D공단에 안배하여 부분품들을 정리 한다든가 나른다든가 완성품을 포장하는 일을 시켜야 할 것이다.
김 동원과 한 일남은 각 공단을 돌면서 검사하고 가르치고 독촉하며 감독하였다. 공인 양성일은 순조로운 편이였다. 28일 하루 더 훈련 하고 29일 오전에 성공적으로 시운전을 하였다. 기계설비 작동이 정상이였고 흐름선에 앉은 애들의 작업도 막힘이 없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부속품들을 가지고 정품까지 만들어냈다.
C-A 공단의 비닐 부속품 생산도 정상으로 되였고 양부장이 대경에서 싣고 온

원자재도 충족하였다. 한국에서 들여온 부품들도 흐름선 좌석마다 진렬되고 창고에 꽉 찼다. 10월 1일 정식 생산에 투입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국경절이라고 전국이 휴식 할것인데 이들만은 국경 50주년에 개업하고 경축하기로 하였다.
“여사장님, 경축활동에 제가 한 사람 요청하면 안 될까요?”
방 화는 륙 학명을 요청하고 싶었던 것이다. 여 수군은 대외련락부 왕부장을 불러다가 방 화의 요청 리유를 함께 들었다. 알고보니 륙 학명의 남북 무역회사는 백주시 50대 민영기업의 하나로 큰 실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즉석에서 왕부장이 동의 하고 여사장이 비준 하였다. 세상에 벗이 하나 더 있으면 길이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이였다. 왕 한빈부장은 쾌속 우편물로 륙 학명에게 청첩장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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