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청년절엔 2일간 생산을 정지하고 회사내의 운동대회를 열었다. 한개 공단이 한팀씩 네개 팀이였고 사무실 인원들은 네팀에 나뉘여 들어갔다. 여 수군과 방 화 그리고 로동인사부의 직원들이 정정이네 A공단에 가담 하였다.
한달 전부터 각 공단에서는 업여시간을 리용하여 경기 훈련을 열심히 하였었고 회사에서는 축구공, 배구공, 바드민톤채, 정구채와 그물들을 사들였다. 매개 공단에 만원씩 나눠주어 서로 색갈이 다른 운동복을 갖추도록 하였다.
여성사업부를 재판위원회로 하고 경비과의 류과장을 재판장으로 임명 하였다. 방 화는 부재판장겸 총지휘 직무를 맡았지만 원래 체육운동에 뒤전인지라 열 몇가지 종목을 다 장악 할 수는 없었다. 하여 그는 전체 심판원을 동원하여 각자가 심판을 맡은 종목을 잘 조직하고 원만히 집행하도록 도거리를 주었다.
격전끝에 정정이네 공단에서 절반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 하였고 축구도 일등 하였다. A공단은 밤대거리가 없기에 인원수가 다른 공단에 비해 절반밖에 안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 하였다. 령도들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원들까지도 그원인을 즉각 보아냈다. 사태가 이처럼 처절 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이러한 엄중한 문제가 발견 된 것이 이번 운동회의 무엇으로도 갸늠 할 수 없는 큰 성과였다. 한시 급히 대책을 세워야 했다. 사랑하는 처녀애들을 기형아로 만들어선 안 되는 것이다!
A공단 처녀애들은 몽땅 하루종일 서서 기대 앞에서 움직이고 공장안을 오가면서 일한다. 나머지 세개공단은 종일 흐름선이나 의기 앞에 앉아 움직이지 못 하고 일 한다. 서서 움직이며 일하는 사람은 몸이 가벼워지고 체력이 증강되기 마련이다. 반면에 하루종일, 365일 일년내내 앉아만 있는 사람들은 배가 나오고 엉덩이가 무거워 지고 체질이 약해진다. 일년반 사이 처녀애들이 그렇게 량극 분화가 생겼다. 농촌에서 일하던 그들은 원래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운동경기의 결과는 그들에게 경종을 울려주었다. 아침에 십여분씩 하는 조회로는 부족하였다.
방 화는 여성사업위원회에서 방책을 연구 하고 그것을 여 수군에게 회보 하였다.
“방부장, 내 주먹구구를 해봤는데 너희들 의견대로 휴식 시간을 십분씩 늘이면 하루에 40분씩 작업 시간이 줄어드는데 일년에 대개 4백만원을 손해보겠더구나. 그만한 시간을 휴식에나 체육운동에 돌린다면 애들의 건강이 확실히 증강 되겠니? 그렇잖다면 리윤을 더내여 직공들의 수입을 올리는 것이 더좋지 않을까? 신체단련은 이미 정해진 시간내에 더 가강 하는거로 하고 말이다.”
“사장님 말씀이 맞네요. 신체단련은 자각성에 있는 것이지 시간문제가 아니죠. 제가 잘 핵산 해봤더면 애들이 제기 할 때 설득 시켰었겠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저녁에 다시 모여놓고 해석해서 납득 시키겠습니다.”
이튿날 아침 여섯시 기상종소리와 함께 정정이를 비롯한 몇몇 애들이 숙소에서 나와 회사 대문을 나섰다. 기상종소리 먼저 일어나 준비 하고 아침 달리기를 시작한 정정이네 침실 애들이였다. 25분 후 다른 애들이 침실에서 나올 때 정정이네 무리가 헐떡거리며 대문으로 들어와 조회에 참가 하였다.
이삼백명 처녀애들이 정정이 지휘하에 줄을 서고 국민건강체조를 하였다. 체조가 끝나자 확성기에서 방 화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자매여러분! 일분 시간만 점합시다. 오늘 아침 문체위원 양 정정동무네 침실에선 식전 달리기 운동을 시작 하였습니다. 며칠전 운동대회에서 다들 느꼈듯이 운동을 하지 않으면 우리들의 몸이 망가집니다. 몸이 망가지면 시집도 못가요. 누가 병다리 처녀를 안해로 데려가겠습니까? 지금 어떤 동무들은 조회에도 나오기 싫어합니다. 이러면 자신이 손해라는걸 알아야 합니다. 각 호실에서는 301을 따라배워 호실장이 앞장서고 각종 체육활동을 활발히 전개 합시다. 지난 한해는 우리들이 새로 조직된 회사인만큼 생산, 생활, 단결, 학습등의 문제에 대해 많이 강조 하였습니다. 금년 년말 총결시에는 반드시 문오 체육활동에 관하여 제일 앞자리에 놓고 평의 해야 할 것입니다. 어제 여성사업부 회의에서 토론하고 사장님께서 비준 하셨는데 아침 기상 시간을 십오분 앞당기고 조회시간을 십오분 늘이기로 하였습니다. 15분간은 자유 체육운동 시간으로 정해놓고 집체로는 경비과 동무들이 책임지고 태극권 태권도 방신술과 같은 무술들을 계통적으로 가르칠 것입니다. 자각적으로 적극 참가해야 하겠습니다. 이는 우리 자신의 심신 건강을 위하는 것이라는걸 잊지 맙시다.”
젊은이들은 이끌면 이끄는대로 따라가기가 일수다. 농촌에서, 시골에서 나서자란 여자애들은 더우기 그러하다. 방 화가 선동하고 간부들이 앞장에서서 이끄니 모두가 적극적이고 잘 따랐다. 정정이가 이끄는 아침 달리기 무리는 침실의 여덟명으로부터 전체 공단의 80명으로 확대 되였다. 전공단이 가쯘하게 줄을 지어 공장 철근 울타리 밖의 큰 길을 따라 공장 주위를 몇바퀴 뛰고는 그대로 마당 가운데에 들어와 서서 체조를 한다. 퇴근 후 침실지간에 배구 시합을 하는 패도 있고 뽈을 차는 애들도 있고 아침 조회시간에 배운 태극권을 익히는 애들도 있었다. 쾌활하고 건강한 젊은이들의 모습으로 회사가 생기에 넘치고 희망이 넘쳤다… …
방 화는 기뻤다. 너무나도 기뻤다. 임신에 성공 한 것이다.
집에가 설을 쇠고 돌아온 후 방 화는 밤마다 손가락을 접으며 날자를 헤아려보군 하였다. 두달째로 올 것이 안 왔다. 병원에 가 검사해본 결과 확연한 사실이였다. 방 화는 먼저 룡광촌에 전화를 걸었다. 시아버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시우?”
“아버님, 저 방 화예요. 안녕하세요?”
“오, 며늘아기냐? 잘 있었냐?”
“아버님, 신애도 아무탈 없죠?”
“탈 없이 잘 논다. 이제 한달 후 조금 더 따스해지면 아래마을 유아원에 보내볼 타산이다. 한족 유치원이지만 한족말 배울 수 있어 더 좋을것 같아.”
“생각 잘 하셨어요, 애들은 집체생활 단련을 받아야합니다. 한족말도 배우고요.
헌데 좀 멀어서 할아버지 할머니 피로하지 않으시겠어요?”
“아니다, 한족자매가 꾸리는 유아원인데 시설도 좋고 잘 가르친다고 소문 났다. 선생네 오빠가 작은 뻐스로 아침이면 애들을 실어가고 저녁이면 실어오고 한다.”
“잘 됐네요, 돈 아끼지 말고 잘 먹이고 잘 입히고 그러세요. 그러고 아버님 어머님 영양제 약도 꼭 사 드시고요. 신애 유치원에 보내고 적적하면 로인활동실에 다니세요. 화투도 치고 마작도 배우고 그러세요.”
“알겠다, 근심마라.”
“아버님, 어머님께서 전화 받으시라고 하세요.”
병국이네 부부는 날이 따스해지면 농사일에 달라붙으려고 할 수 없이 신애를 유아원에 보내는 것이였다. 그러니 그들은 심심할 사이도 화투치러 다닐 사이도 없다. 허 봉녀가 전화를 바꾸었다.
“이보오, 신애엄마! 잘 있었소?”
“녜, 잘 있어요. 어머님께서도 무사하시죠?”
“양, 무사하재이쿠. 다 잘 있소, 근심 말구 몸조심 하오.”
“어머님, 기쁜 소식이 하나 있어요. 아버지와 함께 알아맞춰보시겠어요?”
“기쁜소식이라고? 뭔데?”
“어디 한번 알아맞춰보세요.”
“여보, 들었지? 기쁜 소식 있는데 한번 알아맞추라꾸마. 당신 생각엔 뭣임둥?”
허 봉녀는 송수화기를 입에 댄채 남편하고 토론을 전개했다.
“이보오, 신애엄마! 신애할아버진 임신이 아닐까 하는데 설마 임신은 아니지?”
“그럼 어머님 생각은요?”
“집에 놀러 온다는 소식이 아닐까? 영 나온다던지…”
“어머님, 아버님 말씀 맞았어요. 저 신애동생 가졌어요!”
“정말? 그게 정말이요? 아니 천하에 이럴 수가…”
“뭐라고하오?”
“당신 말이 맞다꾸마.”
“저리 비키우.”
김 병국은 마누라의 손에서 송수화기를 빼앗았다.
“며늘아기야, 축하한다! 그리고 고맙다! 절대 힘부치게 일하지 말고 꼭 몸조심 하그라. 늘 홀몸이 아니란걸 생각하고 아껴야한다. 나 장만이한테 인츰 알리마.”
“아버님, 고마워요. 꼭 조심 할께요. 아버님 어머님께 손자 하나 안겨드리는것 저의 소원이였어요. 그래야 저의 죄를 조금이나마 씻을것 같았구요. 아버님, 제가 철 몰라 나쁜 일 저질렀다 여기시고 용서해주세요. 꼭 효도하는 며느리로 착한 안해
훌류한 어머니로 살렵니다. 아버님 전화 끊을까요? 후에 다시…”
방 화는 눈물이 나 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며늘아가, 그럼 잘 있거라. 우리 근심 말고… 잠간만, 전화 바꾼다.”
허 봉녀가 송수화기를 가로챈 것이다.
“신애엄마, 몸 조심하고오. 아들이나 딸이나 다 일없소. 그러니 근심하지 말고,
물론 아들이면 더 좋지만 그게 어디 제 맘대로 되는게요? 그리구 몸 무거울 때 집에 오지 못하면 내 들어가 거들어 줄거니 전화 하오. 절대루 무리하지 마오.”
“어머님, 고마워요! 그때 전화 드릴께요. 아직 멀었으니 근심 마세요…”
“조금 있소, 신애 낮잠 자더니 깨여났소… 신애야, 어머니다. 빨리 인사해라.”
“어머니, 빠이빠이ㅡ”
“신애야, 신애야…”
신애는 잠을 채 깨지 못한 모양이다. 인사 하라고 했더니 “빠이빠이”만 부르고 송수화기를 전화통 위에 놓아버렸다. 김 병국과 허 봉녀는 명절의 기분이였다.
“신애 할미 바꿔달랄 때 벌써 나는 생각 했어. 특별 소식이 있을게라구. 지난밤 꿈에 며늘아기 봤다니깐. 그래서 오늘 전화나 올거라 기다렸는데 이런 희사가…”
로부부는 한동안 손가락을 접으며 아직도 먼 출산 날자를 계산해 보았다.
방 화는 언니 방 숙이에게 전화 한 후 해연이한테도 전화 하였다.
“해연아, 철수할머니 안녕하시니? 김치장사는 잘 되고?”
“응, 안녕하고 잘 되고있다. 넌 무사하니?”
“난 무사하지 않다. 걸렸다.”
“걸리다니? 오ㅡ 조카 가졌구나! 지집애, 놀랐잖아. 축하한다! 몸 조심해라.”
“알았다. 너도 하나 배야 하겠는데…”
“지집애야, 너 남편 빌려주개? 그러믄 나두 하나 낳겠다.”
“재간 있으믄 가져라, 누구도 못 가지게 나라에서 보호 해주고 있다야. 보호 안 받는게 온 천지에 널렸는데 하필이믄 가둬 둔 남의걸 욕심 내니?”
“그건 내 맘대루지야. 얘, 그런데 딱 옆집 아저씨 날마다 김치사러 한번씩 온다. 영 우숩다. 김치만 먹구 사는가베…”
“널 보러 오는게 뻔하구나 뭐. 몇살이야? 로퍼(안해)는?”
“나보다 다섯살 위이다. 철수보다 두살 위인 딸애를 하나 가지구 있는데 안해는 가짜 이혼하구 가짜 결혼해서 한국으로 갔단다. 달포째 날마다 보니깐 허물이 없게 됐다. 사람이 인물체격두 좋구 마음도 곱겠더라. 그러니 멍텅구리 아니고 뭐니? 가짜 이혼이란게 어디 있구 가짜 결혼이란게 어디 있니? 그저 안해를 뺏긴게지.”
“너 아주 마음에 있어하는 말투구나. 콱 살아버려라. 가짜던 진짜던 둘다 이혼 한 처지니깐 딱이다. 그아저씨 무슨 일을 한다니?”
“작년에 커처창에서 정기실업 당하구 일자리가 없어 논단다. 한달에 보조금 백 오십원씩 나오구 애 학비 생활비는 에미한테서 온단다.”
“사람만 좋으믄 된다. 똑똑하믄 일자리도 다시 구할 수 있고…”
“알택이 뭐야, 친구하고 싶으면서도 고려되는게 많다. 그사람 아버지는 형님이
모시고 있는데 그로인이나 우리엄마나 어떻게 생각 할런지, 두집 애들은 또 어떻게 생각 할런지, 그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런지? …아침에 김치함지를 이고 내려 갈 때면 그가 나타나 4층에서 아래까지 안고 내려가 삼륜차에 실어주군한다.…두집 가름벽에 사이문만 내면 한집이 될텐데 쉽지가 않구나.”
해연이는 홀로 난 후로 어느 남자와 평생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보기는 옆집의
로 길봉을 만나 처음이다. 공원소학교 3학년생인 길봉의 딸 선희도 “아짐이”라 부르면서 해연이를 잘 따랐다. 애들 둘은 아침이면 서로 불러가지고 함께 층집에서 내려와 조금 걸어 교문에 들어서곤 한다. 천진란만한 애들은 원래 어른들보담 빨리 친해지는 법이다. 헌데 이는 후에 생긴 이야기지만 선희란 애가 반대하여 해연이와 그의 아버지가 오래도록 합치지를 못하였다. 자기 어머니가 한국에서 올것이란다.
방 화는 조 연방에게 문안 전화를 치고 희소식을 알린 후 아직도 백주에 있는 조 송자한테 전화를 걸었다. 방 화의 희보를 듣고 송자는 초풍 할번 하였다.
“언니 무슨 소리요? 담도 크오. 그럼 빨리 이혼 수속하고 결혼 수속을 해야지 애기 먼저 나오믄 큰 사달이요. 근데 애기 아빠는 누기요? 륙사장? 여사장? 절대 안 하는척 하더니 단방에 끝장을 보는 판이구만, 정말 그밭이 비옥하긴 비옥한가 보오, 쭉정이를 뿌려도 씨부침만 잘 하는 걸 보니…”
“야야, 미친계집애야! 끝 날 줄 모르니. 우리 애 아빠가 아빠다.”
“거야 물론이지. 그 아빠가 누군가 말이요.”
“내 남편이다!”
“언니 남편 아니구 그럼 뭐 내 남편이갰소? 글쎄 그 남편 될 사람이 누군가 묻는게요. 내 아는 사람이요?”
“모를 사람이다. 왜? 젬스일까봐 근심 나니? 안심 해라. 내 배속의 아기 아빠는 우리딸애의 아빠란 말이다.”
“유부남인줄 누가 모를까베? 그러니 연변사람이겠구만. 누구든간에 하긴 잘 했는데 빨리 수속 하오. 호구 없는 검정애 만들지 말구.”
“오냐, 알았다. 너하구 답답해서 말을 못하겠다. 남의 말을 잘 듣지도 않고 외 곬으로만 삐여지니깐. 요즘 시간이 있으믄 놀러 갈께. 그때 말 하자.”
“양, 기다릴께. 올 때믄 먼저 전화 치오. 맛 있는거 해놓을께. 그리구 형부님 사진도 가지구 오우, 어떤 놈이 우리언니를 맘대루 깔았는지 심사 해봐야겠소.”
방 화는 임신 출산지표를 어데가서 어떻게 가져야 할 것인가를 많이 궁리하였다. 그일로 장춘이나 연변에 다녀 올 수도 없는 일이다. 거기에 간다고 해도 무기도형수 남편을 가진 여자에게 지표를 주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표 없는 아이를 낳을 수도 없는 일이다. 방 화는 연구 끝에 시부련회를 찾아가기로 결정지었다.
“삼촌, 제 개인 일로 시내에 좀 갔다 와야겠어요. 말미 줄 수 있지요?”
“그래라. 회사에 급한 일도 없는데뭐. 무슨 일로 어데에 가는지 알고 싶은데.”
“부끄럽지만 제가 설에 집에 가서 임신 해갖고 왔어요. 얼마전에 동관 위생원에 가 검사 해봤는데 옳다는 군요. 그런데 출산 지표를 가지지 못했어요. 그래서 시에 좀 가보려고 그럽니다. 아마 친구집에 들렸다가 래일 아침에나 오게 될거얘요.”
“좋은 일이구나, 축하한다! 어서 가보거라. 혹 회사 소개신이나 보자고 할런지 써가지고 가라. 도장이 너한테 있잖니? 아마 그런건 원적지에서 내는 것일건데.”
방 화는 백주시부련회 곽주임을 찾아갔다. 곽주임은 방 화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곽언니, 저를 도와줘요. 시끄러움에 봉착 했어요.”
“다 같이 여성공작을 하는 처진데 도울수 있는 일이면 응당 도와야죠.”
방 화는 춘절에 찍은 가족사진과 함께 회사의 소개신과 병원의 진단서를 곽주임 책상앞에 펼쳐 놓았다. 곽주임은 하나하나 자세히 훑어보았다.
“축하해요! 동생. 뭘 도울까요?”
“임신 출산지표가 없어요. 아마 원적지에서 내야 하는 것일겐데 갔다 올 수도 없고요, 남편도 설을 쇠고 외국으로 일하러 가고 집에 없어요. 사진에도 있다싶이 전 딸애 하나밖에 없습니다. 소수민족은 둘까지 낳게 하거든요. 그래서 방비도 하지 않았았어요. 두달째 달거리가 없어 병원에가 검사 해보니 걸렸더군요. 이일 어떻게 하면 좋아요? 딸애가 네살인데 인제와서 이렇게 걸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특수 정황이군요. 특수 정황이니 될 수 있겠어요. 이런 지표는 ‘계생위’에서 발급합니다. 내가 가서 상의 하고 올터이니 잠간만 기다려요.”
곽주임이 말하는 “계생위”란 계획생육위원회를 일컷는 말인데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줄여서 불렀다. 곽주임은 방 화의 가족사진과 임신 진단서, 소개신을 가지고 사무실에서 나갔다. 방 화가 쓴 소개신엔 방 화부부의 성명, 년령, 민족, 적관, 딸애의 년령등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곽주임은 애위회 건너쪽 방 계생위 사무실로 간 것이다. 곽주임은 몇분 안 걸려 돌아왔다. 그녀는 계생위 주임에게 방 화가 “민족단결모범”이고 “3.8부녀 홍기수”라는 것을 소개 하였다. 계생위 주임은 두말 없이 01년도 임신 출산 비준서를 떼주었다. 그도 소수민족은 두번째 아이까지 허락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방 화는 비준서를 받아들고 곽주임에게 깊은 사의를 표하였다. 그 비준서가 있으면 아무때건 신생아의 이름을 호구책에 올릴 수 있고 벌금도 면한다. 호구에 못 오르면 “검은애”로 불리우고 학교에서 잘 받아주지 않을 뿐더러 학비도 몇곱절로 내야 한다. 산모 또한 불법분자라는 흑점을 지니고 영영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돈 많은 산모들은 외국에 가 해산하고 아기를 외국 호적에 올린 후 업고 돌아오기도 한다. 방 화는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줄을 상상도 못했다.
방 화는 송자네 집에 들리였다. 둬달 사이 송자의 아들은 놀랍게도 커버렸다. 안아보니 무게도 곱절로 되였다. 태여난지 20일 때보다 생김새도 많이 달라졌다. 살색도 더 희여졌고 코도 더 높아졌으며 물론 검은 양머리도 많이 길었다. 젬스는 상해로 가고 없었다. 송자는 방 화를 데리고 거실 쏘파에 와 앉았다. 어머니를 불러 아기를 안아가게 하고 아지미더러 커피를 타오게 하였다.
아지미라 부르는 40대 후반의 가정도우미는 연길에서 송자의 요구대로 해연이가 찾아 보내준 조선족 박씨 아줌마이다. 그가 송자어머니를 언니라 부르기에 송자는 그를 아지미라 부르게 된 것이다. 박아줌마는 송자를 마님이라고 불렀다.
“마님, 점심은 무엇을 주채로 갖출까요?”
박아줌마는 커피잔을 담은 쟁반을 차탁에 내려놓고 송자에게 물었다.
“우리 둘은 나가서 먹을 겁니다.”
방 화가 송자대신 먼저 대답했다. 아줌마는 “알겠습니다.”하고는 물러갔다.
“언니 날 덱고 놀 시간이 있어? 근 반년을 집에 같혀 있었는데 죽을 지경이요. 오늘 나 해방 받는 날이구만. 호호호… 해방군언니 만세!”
“그럴 줄 알았다. 싸다니기를 그렇게 좋아하던 계집애 그래도 잘 참는구나.”
“나 빨리 치장 할게. 조금만 기다리오.”
“잠간만, 이사진 널 보여야겠다. 니가 날 전화에서 그냥 간통죄라 여기구 형부 어떤놈인가 심사 하겠다고 했잖니? 이게 내 시부모님과 남편, 딸애다. 지난 춘절에 집에 가 찍은게다. 내 이남자의 애기 가졌다는데, 그래도 간통죄야?”
“야ㅡ형부 진짜 멋지다! 딸애도 이쁘고. 그럼 작년설에 우리 왔을 때 언니 말이 형부 무기도형 받았다던게 거짓말이구만 뭐, 언니 거짓말 했으니 간통죄라는 루명을 쓴게지 내탓이 아니요. 아무튼 잘 됐소, 잠간만, 우리 나가 놀며 말하기요.”
송자는 밖으로 나갈길이 급했다.
방 화와 송자는 먼저 한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온오후 크고작은 점포들을 돌았다. 방 화는 송자에게 해연이의 정황도 이야기 해주었다.
“잘됐구만. 복장매대 못 할겝데. 하루 내내 팬티 하나 안팔릴 때가 많소. 속이 싹 곪아터져 죽소, 죽어. 그래두 해연언니는 잘두 참습데. 그럴때믄 난 참지 못하고 언닌데다 말해놓구 할 일두 없이 온 시장안을 누비구 온 시내를 싸돌구 그랬소.”
“원래 니 성질이 매대 뒤에 서있을 년이 아니지. 매대 앞을 돌라면 좋아해도. 돈 벌기는 딱 질색이고 돈 쓰기만 좋아하는 못쓸 계집애, 하도 니가 젬스 같은 남자 만났으니 살지 어떻게 될지 모를 년이야.”
“맞소. 언니 나를 사람 만들자구 교육하며 애써도 생각 뿐이지 정말 잘 안됩데. 그러던 이년이 글쎄 대련서 온다음 오늘까지 갇혀만 있었으니 오죽 했겠소?”
“그런데 넌 그냥 놀 예산이니?”
“아니요, 애를 몇달 더 키우고 한국어 강사로 취직 할 생각이요. 여기서 해도 되고 뉴욕에 가서 해도 되고 요구하는데는 많답데. 남편이 정황 알아보느라고 몇곳 련계해 보았는데 모두 빨리 면접 오라고 야단이더라오. 그러면 된게 아니오?”
“생각 잘 했다. 내동생 인제야 사람 되는갑다. 남편 수입으로 잘 살 수 있지만 진취심이 없고 성취감이 없고 침대위에서 하는 일 뿐이고… 성공구나 다름 없지.”
“언니, 근데 이제 몸 풀 때, 출근 안 할 때 우리집에 와 같이 있기요. 내 시중 들어줄게. 숙사에서 몸조리 할 수는 없잖소?”
“아직 멀었어, 그때 가서 보자. 난 그러면 좋겠지만 네가 대련에 갈런지 미국에 갈런지 모르잖니? 또 어데 가나 저 박보모는 데리고 다닌다면서?”
“11월달이 되잖소? 그때면 따스한 이곳에 있어야지. 내가 없더라도 열쇠는 두고 갈터이니 아무때건 언니집이다 생각하고 쓰란 말이요. 또 집을 구하느라 말고. 그런 헛짓거리 하면 난 언니를 언니라 안 할거요. 들었소?”
“알겠다. 언니가 너한테 포로 됐구나. 호호호…”
그들은 송자의 침대에 함께 누워 온밤을 자지 않고 주절댔다.
방 화의 배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다섯달이 되니 감출 수가 없었다. 상점에 가서 멜끈이 달린 넓다란 청바지를 사다가 입었다. 영원한 기념이라고 옷가방 밑바닥에다 눌러두었던 분홍 브래지어와 팬티, 남색 원피스를 꺼냈다. 두해전 구석툰 앞강에서 강 평이를 구하고 몸이 뚱뚱한 왕 수진한테서 얻어입은 것이다. 몸에 잘 어울렸다.
그 원피스 위에 큼직한 잠바를 입으니 배가 가리워지고 보기도 괜찮았다. 그래도 눈치 역은 애들이나 경험 있는 사람들은 다 보아내고 조심하라고 무거운 일은 삼가 하라고 귀뜀하곤 한다. 고 수분의사는 매일아침 여전히 방 화가 문을 열기 바쁘게 들어와 비서실과 사장 사무실을 청소하군 한다.
“쑈팡아, 반년 됐지?”
“만 5개월입니다. 지난 춘절부터이니깐요.”
“오, 그렇구만. 병원에는 자주 가보는거지?”
“한달에 한번씩은 가요.”
“한번씩은 적은거야, 한달에 두번씩은 검사받는게 좋다. 처음엔 한달에 한번씩 다니고 지금쯤은 둬번씩 다니고 이제 두석달 지나면 한주일에 한번씩 다녀야 해.”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근데 사무실 청소 나 좀 하게 내버려줘요. 임신기에 너무 움직이지 않으면 나쁘다면서요? 그렇죠?”
“청소만은 빼고, 청소는 물통 옮기기랑 힘들잖아. 너무 무거운건 금물이야. 그라고 약 같은거 아무거나 먹지마. 나 부산과는 아니지만 어떤 약이 아이한테 부작용이 있는가는 알거든. 어디가 불편해 약을 먹더라도 나한테 보이고 먹어.”
“알겠어요, 그럴게요. 나 일반적으로 약 안 먹어요. 음식은 가릴거 없어요?”
“음식은 뭐나 많이 먹어, 2인분을 먹어야 하니깐. 술 담배는 금물이고.”
방 화는 설 후로 술을 몇번 마셨었다. 배속의 아이에 대해선 전혀 생각지 못하고 적지 않게 마셨었다. 이젠 절대로 술을 입에 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고선생님, 많이 조심 할게요. 헌데 고선생님, 전 골치거리가 한가지 있어요.”
“음? 스트레스 받으믄 안 되는데. 무슨 일? 해결 해야지, 품고 있지 말고.”
“해결 할 방도가 없더라구요. 생각 할 수록 골치만 아프고 잠을 설쳐요.”
“무슨일이냐 말이다. 혹시 ‘초산 유격대’항렬에 가담 한거나 아닌가?”
“아닙니다. 차라리 그랬으면, 그쯤이면 아무일도 아니얘요.”
“그럼 대관절 뭐여?”
“애들, 500명 애들한테 비상이 걸렸어요. 큰 일 났어요.”
“큰 일? 비상? 500명이?”
“녜, 고선생님. 자웅실조란 말씀 아시죠? 애들을 시집 보내야 할텐데 남자가 없단 말입니다. 애들이 회사에 들어온지 벌써 2년이 다 되였어요. 열 여덟살은 스무살이 되고 스무살은 스물 두살이 되고 스무 두살은 스무 네살, 시집 가야하지 않겠어요? 헌데 남자가 어데 있어요? 남자가.”
“그걸 왜 쑈팡이 근심 해? 헌신짝도 짝이 있다고 어데 있으나 다 있을건데.”
“물론 있겠죠. 헌데 공장에서 일만 하는 애들이 그 짝을 어떻게 찾아요? 그러니 내가 찾아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나이 든 애들부터 차근차근 말입니다. 스물 다섯에 들어온 애들 많아요. 그애들 스물 일곱이 됐고 시집가고 애 낳을 나이가 됐어요.”
“방 화, 말은 옳은 말인데 그게 근심해서 될 일이 아니지. 때가 되면 다 만나게 돼 있어. 아예 자신들에게 맡겨버려야지, 몸 푼 후에 연구 하던지…”
“그러면 좋겠는데요, 임신해서 생긴 생각이고 배가 커질수록 점점 더 커지는
생각입니다. 내배가 부르다고 그들 굶주림을 몰라라 할 수 없단 말이얘요.”
고 수분도 리해가 갔다. 사실 비상이 옳은 것이다. 허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는 속수무책이라는 관점이고 “순기자연(顺其自然)”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방 화는 아니였다. 자연을 정복 하고 현실을 개변 해야 한다고 여겼다.
“두번째 사원 모집을 남자애들로 했더면 좋았을텐데 착오를 범했어요.”
“일이 처녀애들이 할 일이라면서? 쌀알만큼한 라사를 틀고 연땜을 하고…”
“남자들도 할 수 있죠. 헌데 그땐 자웅조화에 대해 생각지 못하고 남자애들을 받으면 질서가 문란 해지고 사고나 날까봐 근심 했던겁니다. 시집 보내야 한다는걸 왜 생각지 못했을까요? 여자들이 시집가고 아 낳는 것보담 더 큰 일이 어데 있어요? 여성사업부가 큰 일을 버리고 뭘 한단 말입니까?”
“아무튼 복중에 아기를 위해 스트레스도 받지말고 정신적 부담을 버리게.”
고 수분은 청소를 마치고 아래로 내려갔다.
방 화는 여 수군의 찻물을 들여가고 하루의 스케즐을 선독 하였다.
“얘, 오늘 오후 두시에 동사회 성원들이 여기에 모이도록 해라. 회의 하게.”
“녜, 그런데 월말 동사회의 일정은 원래 내일인데요.”
“내일 오후 회의를 오늘 오후로 앞당기자는거다. 나는 시인대 회의 때문에 래일 오후 두시에 인민호텔에 도착 해야 한다. 삼사일간 할거다. 래일 오전에 동사회의를 하면 혹 새로운 제의가 있다해도 심의 할 시간이 없잖나.”
“알겠습니다. 곧 통지 하겠어요.”
방 화는 여 수군의 사무실에서 나온대로 동사들에게 통지 하였다. 매달 말일이면 동사회의를 열고 제안하고 토론하고 결정한다. 매달 첫 날이면 부장과 공단장, 직속
과장들이 참가한 회의를 열고 동사회의 결정을 공보하고 집행하도록 한다.
6월1일부터 시 인대회의를 하기에 여 수군이 가야 한다. 그러니 동사회의를 앞당겨야 하고 앞당기니 일찍이 통지해야 한다. 한달간 연구한 매개인의 제의안에 대해 공고화 할 여유 즉 안민고시를 주어야 한다.
방 화는 컴퓨터에 마주앉아 건판을 눌렀다. 형광막에는 “시집가기 대공정”이란
몇글자가 나타났다. 500명 처녀들을 시집 보내기 대공정인 것이다. 대상이 없다는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망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에 제목은 멋지게 써놓았으나 아래글이 이어지지 않았다. 정정이랑 효리랑 불러 상의 할가 생각 했다가도 소용 없이 소동만 일으킬것 같아 그럴 수도 없었다. 아직 어린 처녀애들은 몰라도 스물 너덧살을 넘긴 이들은 말은 안 하나 속궁리가 없을리 없다. 하기에 이런 예민한 문제를 잘 못 건드렸다간 사상파동을 일으킬 수 있고 생산과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동사회 회의에 제출하여 토론 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제안 하는 사람은 문제만 제기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미숙한 해결책이라 할지라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헌데 방 화는 문제는 잡았는데 해결책이라고는 전혀 없다.
방 화는 한글자도 치지 못 하고 온 오전을 앉아 있었다. 고 수분늙은이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걸 왜 쑈팡이 근심 해? 헌신짝도 짝이 있다고 어데 있으나 다 있을건데… 때 되면 다 만나게 돼 있어…” 때가 지나버리면 어떻게 하는가? 그들의
짝은 어디에 있는가?…
방 화는 손바닥으로 자기 이마빡을 탁 쳤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여 나갔다. 대문밖에 나서서 철탑문을 등지고 한참을 걸었다. 십자거리 두개를 지나 “도시다동관전자”라는 간판이 중국글과 일본글로 걸려 있는 공장문에 이르렀다.
이공장은 방 화네 신라신 공장보담 일년 늦게 개업 하였었는데 개업식에 방 화도 초청 받고 구경 왔었다. 개업식날 마당에 줄을 선 이삼백명의 직공들이 청일색 총각애들이였던 것이다. 그들을 사위로 삼으면 되지 않겠는가?
방 화는 대문가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여자집에서 먼저 나서서 빌고드는 법이 어데 있는가? 누구보고 누구를 데려가란단 말인가? 공회주석을 만나 맘대로 골라 갑소사 한단 말인가? 우리회사 자매들이 그렇게 값이 없게? 방 화는 천천히 발길을 돌렸다. 우리회사의 자매들이 도시다회사의 남자애들을 톡톡 튕겨가며 골라야 한다. 도리는 옳은데 어떻게 고를 것인가? 방 화 자신이 하나씩 면회 하여 시험을 쳤으면 좋겠는데… 그렇게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대상은 무더기로 찾았는데 그림의 떡이다. 둘이 한 회사라면 저희들끼리 만나고 료해하고 감정도 키우고 결정이 될텐데…
회사에서는 애들이 밖에서 일을 당할까봐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하게 한다. 다시 곰곰히 생각 해보니 틀린 방침이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내린 결정인데 그들을 해치고 있는 것이 안닌가? 인신 안전을 돌본다는 것이 성감금이 된 것이다. 나쁜 일이 나지 않도록 애들을 교육하고 믿어주고 풀어주어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하는 속담도 있다. 어쩌다 혹시 생길 수 있는 비사 때문에 많은 애들이 정당한 권익을 박탈 당하고 로처녀로 되게 할 수는 없다. 련애자유와 혼인자유는 나라 혼인법에 규정 된 것이다. 그자유를 빼앗는 것은 범죄이다.
오후에 열린 동사회의에서 방 화는 처녀애들의 연애 혼인난 문제를 설명 하고 업여시간엔 완전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새로운 주장을 과감히 제기하였다. 사람들은 근심 하면서도 동감을 표시하였고 반드시 교육을 가강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방 화는 각 공단의 여성사업부 위원들과 골간들을 모아놓고 안전조치에 대해 상의 하였다. 짝을 지어 나간다든가, 열시전으로 꼭 돌아온다던가, 나갈 땐 반드시
호장에게 귀뜀 하고 호장이 나갈 땐 여성위원에게 귀뜀 한다던가 토론이 열렬했다. 방 화가 귀납적인 발언을 하였다.
“이런 제도와 조치를 잘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매들은 반드시 영예감과 치욕감을 알아야 하고 개인주의를 버리고 집체주의를 가져야 한다. 사회에 나가 비 도덕적인 일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해야한다. 나쁜 사람 나쁜 일을 만나면 집체로 확 달려들어 해치워야 한다. 사고를 저지르거나 손해만 보고 들어오는, 우리 회사의 얼굴과 우리 자매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공단과 반조는 년 선진 자격이 없을 것이다. 회사에서 이같이 우리자매들을 믿고 배려하는 각도에서 대문을 활짝 열어주었는데 기대에 어긋나면 안 된다. 지금 여기 개발구엔 밤중에 처녀애들을 맘대로 출입하게 하는 회사는 아직 우리밖에 없단다. 그러니 우리들은 자랑스럽고 떳떳 한 것이다. 온밤을 놀고 생산선에 앉아 졸면서 오작품이나 내고…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우리는 일도 잘 하고 놀기도 잘 하고 연애도 잘 하고
다채롭고 윤기 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처녀애들더러 총각 사냥을 나가라고 대문을 활짝 열어놓은지가 일주일이 되였다. 헌데 사냥 나가는 애들이 없었다. 처음엔 몇몇이 대문밖을 산보 하더니 그만두었다. 동관촌에 집이 있는 애들도 둬번은 집에 갔다오더니 갈멋이 없던지 나가지 않았다. 방 화는 저녁을 먹은 후 마당에서 바드민톤을 치고있는 애들한테로 다가갔다.
“얘, 너희들은 왜 밖으로 놀러 나가지 않는거니?”
“언니, 밖에 나가 뭘 놀게요?”
려나의 반문에 방 화는 말문이 막혔다. 뭘 놀아야 하는가? 방 화는 한번 직접 나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6월이면 여덟시나 돼야 해가 넘어가는데 다섯시에 저녁을 먹은 애들은 나갈 줄을 모르고 자기 마당에서만 논다.
“얘들아, 나하구 함께 놀러가자. 그렇게도 놀멋이 없더란 말이니?”
리 려나와 정 설아는 좋아라고 바드민톤채를 휘두르며 따라섰다.
인구가 칠팔만이던 동관촌은 인구가 꽤나 많은 향진이였다. 개발구로 된 3년새에 인구가 이삼만명 더 늘었고 백주시의 한개 작은 구로 되였다. 개발구 공업단지에 직공 5백명을 넘기는 중형 이상의 기업 백여가구를 들어앉힐 참인데 지금까지 30%도 못 앉혔다. 3년 후면 기업이 꽉 차고 생활구역의 인구도 곱절로 늘게된다. 그때면 동관은 인구가 20여만이 되는 소 공업성으로 될 것이다. 참새는 작아도 오장륙부 다 있더라고 개발구 밖의 작은 거리에는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뭐나 다 있었다.
둥근상 가운데에 쇠기둥을 세우고 해볓을 가리운다고 둥근천을 덮어놓았는데 해볓은 꼭뒤에선 안 되겠으니 서쪽으로 빙 돌아가 고집스럽게도 사선으로 비춰든다. 저녁해라지만 열대와 맞붙은 이곳의 해님은 말 그대로 불타는 석양이다. 방 화는 등골에 땀이 흐르는 감을 느꼈다. 그들은 큰 양산 밑에 둘러 앉았다. 설아가 뛰여가 얼음을 갈아넣은 음료 세컵을 사왔다. 오가는 행인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마셨다.
“너희들 둘 다 스물 세살이 됐지?”
“예, 회사에 들어 온지 벌써 2년이 됐어요.”
“세월은 정말 류수와 같아요.”
“너희들 약혼 했니?”
“아니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어요.” 설아가 대답 하였다.
설아가 언제나 먼저 대답하고 려나가 보충설명을 하는 식이다. 설아는 북방아이 그대로 성격이 외향적이고 려나는 남방처녀다운 온화한 내향적 성격이다. 사계절이 선명한 북방의 처녀애들은 보편적으로 차거운 겨울처럼 랭정하고 뜨거운 여름처럼 열정적이며 가을이나 봄날처럼 부드럽고 따스하다. 차거울 땐 차겁고 뜨거울 땐 또 뜨거운 그런 선명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려나는 그냥 설아보담 한발 뒤져 말하지만 말마다 조리가 있고 음성도 부드러웠다.
“농촌에 있으면 스무살에 다 가는데 안 가는건 농촌을 떠나려는 것입니다.”
“그럼 련애는 했겠구나.”
“예, 딱 한번…” 설아가 대답 하였다.
“난 아니요. 고중을 졸업하고 일년간 유치워선생 일을 하다가 여기로 왔어요.”
“언니, 나는 우리고모 그마을 남자를 하나 소개 해줘서 한번 만나봤어요. 그건
연애라는게 아니죠? 딱 한번.”
“그건 연애 아니구, 선 봤다는거야. 그런다음 연애하구 결혼하구 그러는거다. 그런데 왜 한번만 보구 말았니? 더 연애 할거지.”
“마음에 안 들어서요. 못생겼어요. 돈이 많대요, 나이도 많고요. 아버진 나를 팔아 오빠의 색시를 사 올 생각을 했더랬어요. 산동에 우리 사는덴 겁나게도 구차한 고장이랍니다. 난 중학교도 채 못 다녔어요. 저의 오빤 절 몹시 사랑해요. 나에게 로비를 마련 해주어 여기까지 오게 했어요. 오빠는 내가 벌어 보낸 돈으로 이미 장가 들었어요. 새언니도 아주 좋아요.”
“잘 되였구나. 그런데 넌 시집 안 갈 예산이니?”
“아닙니다. 오빠가 색시 얻었으니 이제는 내 갈 차례죠. 이미 노처녀가 된걸요. 헌데 남자가 있어야 연애 하든지 시집 가든지 어쩌죠? 집에서는 객지 생활을 그만 하고 돌아 와 시집 가라고 야단입니다. 헌데 전 회사를 떠나고 싶지가 않거든요. 언니나 려나와 떨어져 살것 같지 못해요. 이애가 남자라면 얼마나 좋겠어요. 아니면 내가 남자든지. 그러면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을텐데.”
려나는 바드민톤채를 들어 설아의 머리를 탁 쳤다.
“얘, 계집애. 누가 널 좋아한대? 너 남자만 생기면 날 보기나 하겠구나? 물론 나도 남자친구 생기면 너하구 놀아줄 시간이 없을게다. 호호호…”
그들은 얼음 음료를 다 마시고는 다시 거리를 거닐었다. 남자들이 지나가면 탐색 하는 눈길로 훔쳐보고 남녀가 짝을 지어 지나가면 부러운 눈길로 훔쳐보았다.
중심 거리에 이르러보니 다른 집들보다 체통이 큰 붉은 벽돌집 한채가 나타났다. 높다란 이마빡에 “동관 구락부”란 콩크리트판 글자가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넓디 넓은 흙땅 마당이 자유시장이였다. 과일도 있고 남새도 있고 도야지 새끼도 있고 고급 양복도 있고 농촌 맛도 나고 성시 맛도 나는 진짜로 종합시장이였다. 그녀들은 입사 하여 두해가 되도록 이런 볼거리가 있는 줄을 오늘에야 알았다. 려나나 설아는 구경 나오기 잘 했다고 좋아 야단이고 방 화도 즐거웠다. 살것도 없으면서 그들은
한줄 한줄 하나 하나 빠짐 없이 구경하였다. 헌데 방 화가 애들을 거느리고 시내에 나온 목적은 무엇인지는 딱히 찍어 말 할 수 없으나 이것은 아니였다. 아마 남자 친구를 얻어주고 싶어서, 그길을 모색 하려고 나온 것일지도 모르는데…
동사회의 결의를 얻어 문을 열어주긴 했는데 나가는 애들이 없으니 그의 근심이 부질 없는 일로 된 것이다. 나갈 곳이 없어 나가지 않는 다는 것을 방 화도 한눈에 보아냈다. 그렇다면 나갈 곳을, 그들이 남자를 만날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
방 화는 시장을 도는 한 사나이를 불러 세웠다.
“아저씨, 말씀 좀 물을게요. 우리 외지에서 오다보니 잘 몰라 그러는데요, 동관에 나이트클럽 어데 있어요?”
“외지분 맞긴 맞군요. 여기 나이트클럽 어데 있어요? 백주에 가셔야죠. 여기 작은 노래방도 두개밖에 없습니다. 발전추세를 보면 둬해쯤엔 나이트클럽이 나올것 같은데 그때에 다시 놀러 오세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두해후에 다시 올게요. 호호호…”
여자가 낯모를 남자를 불러세우고 나이트클럽 같은 놀이터를 묻는다는 것은 조금 민망한 일이지만 방 화는 물어야 했고 물었기에 대문을 열어도 애들이 나오지 않는 원인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되였다. 구락부라면 본디 문화 오락 장소이다. 방 화는 구락부라고 쓴 큰 집으로 다가갔다. 문이 잠겨져 있었다. 깨여진 유리로 안을 들여다보니 휑뎅그렁한 집안이 어둑컴컴하여 잘 보이지 않았다.
옛날 집체화 때 한시기 무슨 바람이 불었던지 각 공사마을마다 영화관을 하나씩 지었었다. 찌그러진 초가마을마다 한 가운데에 벽돌집이 우뚝 섰는데 거기에서 영화도 돌리고 작은 공연도 하고 또 공사 간부회의도 했었다. 헌데 개혁개방 하면서 그것이 무용지물 건물로 되였다. 시장경제로 넘어가다보니 작은 방영대도 사라졌고 작은 공연대도 해산되였다. 사람들은 시간이 나면 집에서 텔레비를 보던가 놀이터로 가지 영화관으로 가지 않는다. 시가지의 대부분 영화관은 항목을 바꾸었고 소수의 영화관은 돈을 많이 들여 이인용 안락의자를 놓고 련인들을 끌어들인다. 이름이 영화관이지 실속은 련애관이다.
방 화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불쑥 떠올랐다. 처녀애들에게 련애 할 장소를 마련 해주어야하지 대문만 열어주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튿날 방 화는 여 수군을 찾아 자기의 구상을 말하였다.
“회사원들에게 리로운 일이니 적극 지지한다. 한편 국가 정책에 절대로 어긋남이 없어야 하고 회사일에 지장 없게 해야한다. 그러고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좀 참았다가 몸 푼 후에 계획 하던지. 몸 상하믄 절대 안 된다.”
“녜, 조심 할게요, 삼촌. 근데 한시가 급해요. 먼저 구정부에 찾아가 자리부터 알아보고 결정 짓겠습니다. 삼촌 동의 하셨으니 중도에서 몰라요 하시면 안돼요.”
방 화는 동관구 방산관리국에 찾아가 30만원을 주고 600평방메터 되는 구락부를 샀다. 가옥증을 지니고 공상관리국에 들리여 “동관 구락부” 영업집조를 냈고 문화관과 파출소에가 비준 도장을 맞았다. 문화오락장 경영은 여러부문의 비준을 필요로 했었다. 영업집조 같은건 장식이 끝나고 영업 준비가 다 된 후라야 내여 주는 것인데 방 화는 먼저 장식하고 준비를 끝낸 후 집조가 내리지 않으면 어쩌냐고, 먼저 집조를 내여주어야 투자 할 것이라고 우겼다. 외부자금을 끌여들여 지방을 건설하는 것은 어느 곳에서나 좋아하는 일이다. 일년에 천원씩 받고 창고로 주었던 빈집을 평방당 500원씩 받고 팔았다는 것만도 상당한 리익인데 영업집조를 내여주지 않으면 그 리익도 헛물로 될 수 있는 것이였다. 하기에 지방정부에서는 방 화의 요구대로 모든 수속을 끝내주었다.
기업명은 “동관구락부” 그대로하고 경리는 방 화이며 기업성질은 민영이였다. 경영항목은 청춘나이트클럽, 술, 다과라고 썼고 투자 금액은 백만원이다.
방산국에서는 구락부를 세맡았던 건축업자더러 사흘 이내로 건물을 방 화에게 넘겨주라고 통지 했다. 건물안엔 낡은 걸상들 그리고 세멘트 몇돈과 목재 여나무 립방, 철근 둬트럭이 무져져 있었다. 실내 장식을 하려면 세멘트나 나무는 꼭 필요 할 것이라 여기고 철근만 내보내고 나무와 세멘트는 돈을 주고 남겨두었다.
여 수군이 건너 와 나무와 세멘트 값을 흥정 해주었다. 여 수군은 장식에 될 수록이면 돈을 적게 들여야 한다며 자기의 구상을 내놓았고 공정대를 불러주었다. 공정은 높다란 벽을 다시 칠해야 하고 관람실 량켠의 일 이층 휴계실을 주방과 매장, 숙사로 꾸려야 했다. 무대쪽으로 경사진 관람청 바닥도 수평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 차탁이나 걸상을 둘러놓고 가운데서 춤도 출수 있게된다.
공정대는 나무들을 무대위로 옴겨놓고 관람장 바닥을 수평으로 만드는 일부터 시작 하였다. 방 화는 리화촌의 박 봉규사장에게 전화를 쳤다.
“박사장님, 안녕하세요? 방 화입니다. 부탁이 있어서요. 나무장판 재료를 대개 200평방가량 급히 보내주었으면 해서요…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계좌번호와 물건 값을 알려주면 지금이라도 돈을 부쳐드릴께요. 운비는 후일 다시 부치고요.”
박 봉규는 “알았으니 안심하오.”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곤 여 수군에게로 전화를 쳐 사연을 물었다. 여 수군은 상세하게 답복 해주었다. 처녀애들뿐인 회사의 실정으로부터 그애들의 혼인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방 화가 투자하여 집을 사고 만남의 장소를 마련하고 있다는것, 회사를 위하고 자매들을 위하는 고상한 정신에 탄복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였다.
“박형, 방 화 일을 도와 줘요. 내일과 같습니다. 경제 담보는 내가 설게요. 그러구 시간 좀 내서 놀러 와유. 우리 형제 한자리에 앉았던지도 여러해 됐군요.”
방 화는 해연이한테 전화를 쳤다. 해연이는 이미 옆집 로 길봉과 호구를 합쳐 한집에서 살고 있고 길봉의 집은 600원에 세를 주었다. 해연이더러 공원시장 매대를 팔아버리고 즉시 부부가 함께 백주로 들어오라고 방 화는 지시하였다.
바닥을 고치고 벽을 회칠하는 등 미장공 일은 닷새에 끝났다. 박 봉규의 전화에
따르면 사흘 후면 나무장판 재료가 도착한다. 그때 쯤이면 해연이네도 도착 하게 될 것이다. 미장공 일이 끝나자 여 수군은 목공 몇명을 불러다 일을 안배 했다. 나무 장판이 오기전 원 좌우켠 휴식실에 주방과 술매대를 설치하고 이층 좌우켠 휴식실은 간이 침대를 매고 남녀 직공 숙사로 꾸려야 한다. 이층 방영실은 경리사무실로 쓸 예정이다. 좌우켠 휴식실 앞면에 있는 화장실은 이미 미장공이 새 사기판을 부치고 새 변기를 사다 설치하였다. 둥그런 식탁을 스무개 사왔고 걸상도 백오십개 사왔다.
예정한 시간에 해연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백주 중앙역에 도착 했다는 것이다.
방 화는 차를 몰고 역전으로 달려갔다. 역전 정문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해연이네가 아니라 방 숙이와 박 봉규였다.
“언니! 박사장님! 이게 웬일이세요? 꿈은 아니겠죠? 근데 내친구 해연이 마중을 온건데 왜 사람이 바뀌였어요?”
너스레 떨며 악수를 나누는데 해연이가 뒤로 와 두손으로 방 화의 눈을 감싼다.
“이 못쓸 계집애 숨으면 모를 줄 알어? 이거 놔, 우리 형부 보고싶어 죽겠다.”
해연이가 손을 떼자 방 화는 몸을 돌려 낯모를 남자를 찾았다. 헌데 해연이 외엔 낯모를 사람이란 없었다. 방 화는 못내 서운하였다.
“야, 왜 혼자니? 너 혼자는 못 할건데 왜 형부는 함께 안 왔어?”
“야, 이지집애야, 형부 하나 여기에서 얻으믄 될게 아니야?”
“또 미친소리 나온다. 입만 벌리면 왜 말 같잖은 소리 뿐이야?”
“됐다 됐어. 함께 왔다. 지금 화물처에서 차를 대기 해놓고 우리물건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다투지 말고 우리도 가봐야 한다야.”
방 숙이가 끼여들어 입싸움을 끊어놓고 화물처로 발길을 돌렸다. 짐실이군들이 화물처의 전용트럭에 백여상자 되는 나무장판 재료를 싣고 있었고 길봉이는 수자를 세고 있었다. 백 열상자였다. 한상자면 두평방메터씩 편다고 한다. 트럭엔 운전수와 짐실이군 네사람이 앉았다. 손님 네사람은 방 화의 차에 올랐다.
“방 화야, 너 배불러 갖고 차 몰아 일 없니? 힘들면 형부님 수고 하시라지.”
“괜찮아, 천천히 모는데뭐. 형부님 길을 잘 모르시잖아.”
그들이 동관구락부에 도착하니 트럭의 물건을 곧 다 부리우고 있었다. 손님들은 방 화를 따라 구락부 안을 자세히 돌아보았다. 휑뎅그렁하고 먼지굴이던 건물이 잘 꾸며졌다. 이제 춤장에 반들반들한 나무장판을 깔고 무대위에 화려한 명주나 몇필 사다가 가로세로 걸고 조명등을 안장하면 장식이 끝난다. 조명등은 래일 시내의 큰 등구회사에서 와 안장하기로 이미 련계 해놓았다. 장판 깔기는 박 봉규가 목수들을 가르켜주면 이틀이 안 걸린다. 그다음 마지막으로 인원조직구성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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