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카테고리 : 나의 시
초불.3
김철호
따가운 손가락이 구석까지 찾아와서 끄집어낸다
그늘에 숨은것을 들춰내서 콕콕 찔러준다
밖으로 도망치려 하면 덜미를 잡아챈다
멀리서 바라보니 창문 가득 쥐고 놓지 않는 앙칼진 손가락들
그 가느다란 손가락들이 쭉쭉 뻗어와 내 얼굴 할퀸다
눈에서 빛이 떨어진다
떨어진 빛이 차돌처럼 밟힌다
차돌같던 빛이 새알처럼 터지고
터진 속에서 총알같은 빛이 튕겨나온다
창문을 향해 빛이 사정된다
창문 가득 묻은 빛들이
창문속에서 나오는 칼날같은 손가락들과 싸운다
싸우다 쭈르르 흘러내리고
싸우다 쭈르르 흘러내리고...
먼동이 트기전에 다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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