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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가람 가람 가람 푸른 가람
가람 가람 가람 맑은 가람
두만가람 압록가람 노들가람
박달골 째고 웃으며 온 가람
열두골 합수머리서 만난 가람
가람 가람 가람 가람이 온다
우리 사는 골골에서 오는 가람엔
구름밖서 지저귀는 뻐꾸기 소리
쟁기 끌던 얼룩배기 기인 영각소리
바위 하나 굴러도 고아(高雅)해지는 소리
먼 산 솔의 숨소리
귀 막아도 들리는 홰치는 소리
눈감아도 들리는 개짖는 소리
가람 가람 가람 붉은 댕기
가람 가람 가람 하얀 댕기
가람 가람 가람 푸른 댕기
가람 가람 가람 노란 댕기
가람 가람 가람 검은 댕기
장고허리 동이려나 긴 상모 깃
오색기발 날리려나 넓은 치마폭
우리 가락 어여뻐 싣고온 가람
우리 사위 멋스러워 품고온 가람
금수강산 한데 모인 해달 밝은 가람
바다
바다에서 푸른 냄새가 난다
때론 흰 냄새가 난다
검은 냄새, 붉은 냄새도 난다
바다만큼 죽은 넋 묻힌 곳 없으리
바다만큼 죽은 시간 갈앉은 곳 없으리
바다에서 이 세상 모든 냄새가 풍긴다
비명이 무너지는 냄새
천둥이 겁질린 냄새
력사의 시체들이 흔들리는 냄새
금수와 인간의 함몰이 뒤섞이는 냄새
삶과 죽음이 비벼대는 검은 률(律)의 냄새
바다의 냄새는 쓰고 떫다
바다의 냄새는 쓰리고 아프다
수많은 어선을 씻은 바다라서
어부들의 땀썩은 살냄새도 있고
달님과 해님을 헹군 바다라서
차고 따가운 냄새도 있고
파란 하늘 통째로 내려와
넓고 푸짐한 별들의 맛 보태준 바다라서
고색이 찬연한 냄새도 있고...
쓰고 덟고 시고 아픈
밝고 맑고 빛나고 신나는
이 세상 모든 냄새가 섞인 바다
그래서 바다의 냄새를 냄새라고만 할수 없다
깊은 저 먹물의 향!
한글
불씨!
사람 하나를 다 태울수 있는,
사람을 한 자루의 홰불로 타게 할수 있는
불씨!
백두의 족혈
몸에서 흐르는 숨
마른 나무에 스며든 기름
쌓아놓은 장작더미
28개의 별
한줄기 산맥이 탄다.
한자락 강물이 탄다,
한 민족이 탄다,
570년을 타고 타커다란 불덩이 되였다!
만년 앞길 비출 커다란 불덩이 되였다!
불덩이 하늘에 떴다
그 빛 막을수 없는 태양으로!
연변일보 2013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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