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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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모산東牟山(김철호)
2014년 03월 26일 10시 37분  조회:1358  추천:0  작성자: 김철호
東牟山

김철호


남자라고 생각해도 틀린다
녀자라고 생각해도 틀린다

누에고치가 파랗게 익어 헐벗은 떡갈나무
그늘 잃은 큰 나무, 뿌리 살아 숨 쉬는데
태양은 구름우에 숨어 찬 입김 뱉는구나

밤, 그 힘찬 몸부림
새벽, 그 벅찬 울부짖음
한낮, 그 거창한 춤...

파도는 거대한 바다를 만난다
파도는 높은 하늘을 만난다

절름발이 양잠인 50원에 황성옛터 잘 팔아먹고
누에고치 줏는 계집들의 웃음소리 언덕 허무는데
대석하에 비낀 장수의 그림자 파도따라 춤추누나
강물은 날 선 칼 되여 력사를 두쪽으로 가르누나

태양은 언제나 동쪽에서 뜬것만 아니다
별은 어두운 하늘에서만 반짝인것 아니다
하늘 만리서 무지개 나래펴고
바람은 손가락 튕기는 새에 천리땅 씻는구나

그러니 남자라고 생각해도 된다
녀자라고 생각해도 된다
힘과 힘의 만남 숨과 숨의 겨룸

푸른 누에 기여온다


2014년 <장백산> 제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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