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눈을 뜨기도 전에 죽었다
지금 그의 투명하고 찢어질 듯한
살가죽은 벽에 걸려 있다
창문을 열어줄까
밖은 소나기구름의 어두움
희오리바람 소리
아기 살갗이 파르르 떨린다 펄럭이며
울음소리를 낸다
덩달아 난 딸국질을 시작한다
순간, 부억에서 들려오는 굉음
달아오른 냄비 속 내 젖꼭지, 폭발했다
누가 끓는 물에 소독하려 했을까
아이의 살가죽이 자꾸
내 얼굴을 덮는다
울음은 점점 커져 웃음소리가 되고
비바람은 거세진다
창문을 닫아야 해
하지만 밤새도록 천장에선
누렇고 끈적한 젖방울이 떨어지고
아기의 살가죽은 내 목을
꼬옥 감아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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