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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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꽃덤불(신석정)
2008년 09월 26일 15시 21분  조회:1700  추천:24  작성자: 김철호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여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가슴을 쥐여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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