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http://www.zoglo.net/blog/jinzhehu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한국의 시

[시]물의 집(박제천)
2009년 03월 04일 10시 25분  조회:1331  추천:12  작성자: 김철호

빈 방에서 새소리가 도란도란 흘러나온다
들여다보니 백자주전자에서 퍼져 나오는 은은한 향기
새소리는 간 데 없다
작설차를 우리는 동안
참새 입술 닮은 잎들이 정담을 나누었나
무심히 주전자 안을 들여다보니
물 속에 무슨 소리의 무늬가 설핏 보이는 듯싶다
우듬지 가득 받아든 햇빛,
뿌리가 탱탱하게 빨아올린 땅속 어둠이
서로 섞여들며
물이 하고 싶은 소리, 잎이 하고 싶은 소리를
물무늬 지어 주거니 받거니 하는 중이다
사람 몸속 어둠을 다 씻어야 해
맑은 기운으로 온몸을 감싸돌아야 해
그 소리 귀 기울이다보니 참 착하다. 참 맛있다
백자 주전자를 기울여 맛깔난 소리를
잔에 가득 채우는 이 황홀
나는 오늘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물의 말을,
새소리처럼 맑은 잎들의 말을 배부르게 먹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9 [시]해바라기 시간(김경후) 2009-09-16 14 1475
98 [시]서정적인 삶(김안) 2009-09-16 16 1366
97 [시]어떤 出土(나희덕) 2009-07-06 19 1386
96 [시]가시(김행숙) 2009-07-06 22 1247
95 [시]집274(김언희) 2009-07-06 24 1408
94 [시]비내리는 날(김승희) 2009-07-06 12 1342
93 [시]野菜史(김경미) 2009-07-06 21 1388
92 [시]우주로 날아가는 방(김경주) 2009-04-14 11 1401
91 [시]하늘에게(이성복) 2009-04-14 8 1352
90 [시]나는 사는것을 잊었다(작자 미상) 2009-03-18 11 1530
89 [시]내압(이병승) 2009-03-04 12 1460
88 [시]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손택수) 2009-03-04 16 1517
87 [시]다리 저는 사람(김기택) 2009-03-04 12 1536
86 [시]사막(정호승) 2009-03-04 10 1385
85 [시]돌아가는 길(문정희) 2009-03-04 11 1332
84 [시]물의 결과부좌(이문재) 2009-03-04 6 1455
83 [시]과녁(이동호) 2009-03-04 6 1434
82 [시]재로 지어진 옷(나희덕) 2009-03-04 13 1482
81 [시]물의 집(박제천) 2009-03-04 12 1331
80 [시]꽃뱀의 목에 꽃무늬를 두르는 시간(반칠환) 2009-03-04 9 1710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