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http://www.zoglo.net/blog/jinzhehu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한국의 시

[시]하늘에게(이성복)
2009년 04월 14일 10시 35분  조회:1332  추천:8  작성자: 김철호

푸른 하늘이여, 철없을 때 내가 판 연못이여,

아직도 그때 물결은 흰 물거품을 일으키지만, 아직

철이 안 든 나는 검은 비닐봉지와 싸우는 반쯤 눈이

가린 삽살개 같구나 예전에 저 하늘을 이고 있던

바위들은 지극한 미륵불의 기다림에 분신 소신의

공양을 우습게 알았지만 지금은 쓰다버린 몽당

빗자루만도 못하구나 예전 저 하늘에 똥을 누고

큰 바윗돌로 눌러 놓았던 나도 부러진 이쑤시개만

못하구나 하지만 이대로 늙을 수는 없어 이럴 땐

길 가는 나무를 껴안든, 길 가는 길을 껴안든 고압의

송전탑처럼 발기해 천지의 미물을 감전시키고 싶지만

쪼그라진 귀두龜頭에 처바를 와셀린을 구할 수 없으니

아, 나는 또 길바닥에 쏟아진 어묵처럼 낙담하는구나

하지만 하늘이여, 아직 나는 네가 영 귀찮지는 않아

네 똥꼬 속에 머리 집어넣고 횟배 앓는 네 내장에

간지럼을 먹일 수도 있으니, 지금은 눈구멍 귓구멍

다 열어 놓고 뜨거운 입김 불어 넣어주길 기다리는

하늘이여, 철없을 때 내가 잘못 판 푸른 연못이여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9 [시]해바라기 시간(김경후) 2009-09-16 14 1461
98 [시]서정적인 삶(김안) 2009-09-16 16 1355
97 [시]어떤 出土(나희덕) 2009-07-06 19 1371
96 [시]가시(김행숙) 2009-07-06 22 1234
95 [시]집274(김언희) 2009-07-06 24 1392
94 [시]비내리는 날(김승희) 2009-07-06 12 1336
93 [시]野菜史(김경미) 2009-07-06 21 1366
92 [시]우주로 날아가는 방(김경주) 2009-04-14 11 1384
91 [시]하늘에게(이성복) 2009-04-14 8 1332
90 [시]나는 사는것을 잊었다(작자 미상) 2009-03-18 11 1505
89 [시]내압(이병승) 2009-03-04 12 1443
88 [시]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손택수) 2009-03-04 16 1489
87 [시]다리 저는 사람(김기택) 2009-03-04 12 1521
86 [시]사막(정호승) 2009-03-04 10 1370
85 [시]돌아가는 길(문정희) 2009-03-04 11 1302
84 [시]물의 결과부좌(이문재) 2009-03-04 6 1432
83 [시]과녁(이동호) 2009-03-04 6 1413
82 [시]재로 지어진 옷(나희덕) 2009-03-04 13 1463
81 [시]물의 집(박제천) 2009-03-04 12 1309
80 [시]꽃뱀의 목에 꽃무늬를 두르는 시간(반칠환) 2009-03-04 9 1686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