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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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지만디아스(쉘리)
2009년 02월 12일 15시 20분  조회:1192  추천:14  작성자: 김철호
나는 고대의 나라에서 온 나그네를 만났는데
그의 이야기이다.
몸뚱이 없는 커다란 돌다리 두 개가
사막에 서 있다.
그 근처 모래속에는
깨여진 얼굴이 반쯤 묻혀있다.
찌프린 얼굴로 굳게 다문 입
차갑게 내려다 보는 멸시의 표정엔
조각가가 분출한 열정이 생명없는 물체에 각인되여 있어서
이들을 묘사한 손과 심장의 박동이 아직도 살아남아 있는것 같다
받침대엔 이런 말이 써있다.
나의 이름은 왕중의 왕
오지만디아스다.
너희들 위대한 자들아
내 업적을 보고 두 손을 들어라
분괴된 거대한 페허중에는 남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적막하고 솟은 것 없이
평평하게 끝없이 뻗어있는
텅 빈 사막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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