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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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족보(리순옥)
2009년 10월 29일 15시 40분  조회:1201  추천:24  작성자: 김철호
족보

리순옥


저 먼 어둠의 끝자락에서부터
실피줄 줄기들이
피여올라
무성해진 가지들에
이름들이 주렁줄렁 열린다

줄기의 기운을 입어
가슴과 가슴은 기대고
서로가 서로에게
체온과 향기를 전하고

가는 피줄의
피까지 말려
서로에게 떫음과 환의와 비애
그리고 소망을 전하고

입는
마음의 피빛 색갈로
가물가물하는
저 먼 어둠의 끝자락에서부터
실피줄의 줄기들은
피여올라
무성해진 가지들에
이름들이 주렁주렁 열린다
혼불이 피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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