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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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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14
2015년 02월 14일 15시 17분  조회:2373  추천:0  작성자: 죽림

 

131□겨울강□오탁번, 세계사시인선 44, 세계사, 1994

  시는 단면이라는 지당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곱씹어야 할 일이다. 그 단면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방법의 일관성은 높이 살 일이지만, 구차한 설명처럼 들리기 일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단면을 단면으로만 드러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한 시 안에서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시가 무겁다. 무거우면 시는 침울하다. 그리고 둔하다. 둔하면 시는 수필이나 소설처럼 변한다. 이 점을 경계할 일이다.★★☆☆☆[4336. 11. 18.]

 

132□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이수명, 세계사시인선 62, 세계사, 1995

133□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이수명, 세계사시인선 84, 세계사, 1998

  보조관념이 원관념에 투명한 낚싯줄 같은 관계만 겨우 드리우고서 혼자 떠도는 것은, 내가 알기론, 송찬호의 시에서 시작된 것이다. 10년만에 다시 시 곁으로 돌아와 남의 시집을 읽으면서 보니 그러한 경향이 이미 굵은 물줄기를 형성하였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이수명, 박서원, 노혜경 같은 시인들이 그들이다. 오히려 이들은 송찬호보다 더 훨씬 더 멀리 나아갔다. 이제 바야흐로 면도칼의 날을 살짝 갖다 대기만 하면 그 투명한 줄마저 툭 끊어버리고 이미지는 의미를 지상의 먼발치에 남겨둔 채 저 혼자서 둥둥 떠다닐 것이다. 그 구름은 지상으로 쏟아지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이 될 것이다. 바로 그 문전에서 시인은 서성이고 있다.

  죽음의 폭죽이 하늘로 쏘아 올린 구름 떼 같은 시들이 시집을 떠돌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시인조차도 점차 사라지고 있어서 시 쓰는 일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돼버린 문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박서원이나 노혜경 같은 경우는 그나마 어떤 의지라도 느껴지는데, 이수명은 미라 같아서 체온계를 꽂아도 수은주가 올라갈 것 같지 않다. 젊은 사람이 어떻게 이런 경지에 이르렀을까 놀라운 생각이 든다. 이 경지는 아무나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머지 않아 우리는 엘리어트의 “황무지” 같은 대작을 볼 것이다. 그러기 전에 이 문명이 끝나지 말아야 할텐데.★★★☆☆[4336. 11. 19.]

 

134□지느러미가 아름다운 사람□박인숙, 세계사시인선 27, 세계사, 1993

  시를 보는 눈과 쓰는 방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독특한 색채로 시세계를 꾸려가는 능력도 엿보인다. 그러나 말들이 직접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설명으로 그치는 시들이 많아서 흠이다. 이미지를 따라서 시를 만들지 말고 먼저 할말을 분명히 정한 다음에 거기에 맞는 이미지만을 선택해서 써야만 시가 야물고 맑아진다.

  시에서 자꾸 설명을 하려드는 것은 독자를 믿지 못하는 심리 때문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렇게 우매하지 않다. 우매한 독자들까지 고려하며 시를 쓰다간 시를 망치고 만다. 우매한 독자들은 우롱 당하도록 놔두고 내가 나가야 할 곳으로 나가는 용기도 때론 필요한 법이다. 말을 아끼고 사물을 감싸는 방법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전에 제일 먼저 버려야 할 말이 한자이다.★☆☆☆☆[4336. 11. 19.]

 

135□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정현종, 세계사사인선 1, 세계사, 1989

  시가 메말랐다. 골조만 세워놓고 입주자를 받는 모델하우스 형국이다. 그렇게 메마른 형식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깨달음이라면 그건 반구제기(反求諸己)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글쎄, 시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깨달음에 자신을 갖고 말하겠지만, 남들도 그렇게 생각해 주겠느냐가 문제이다. 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니다. 그러려면 시는 너무나 거추장스런 옷이다. 그런 깨달음이 어떤 매무새로 외출을 나섰느냐 하는 것을 감상하는 것이 시이다. 그러니 옷매무새를 나무랄 밖에! 한자는 잘못 붙은 뿌러찌 같다.★★☆☆☆[4336. 11. 19.]

 

136□속죄양, 유다□이연주, 세계사시인선 26, 세계사, 1993

  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고뇌하는 모습은 존경스럽지만, 그 몸짓이 너무 크게 드러나면 시가 빳빳해진다. 격렬한 표현이 감당할 내용물이 너무 작다면 그것에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형식만의 춤이어서 읽고 나면 허무하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시는 형식만으로도 안 되고 내용만으로도 안 되는 것이다. 그 둘이 적당히 어울려야 하는데, 그 감각이 쉽지 않다. 비유를 쓰는 것이 무난한 것인데, 어려운 비유를 써야 시가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 시가 이상해진다.

  잘 쓴 것 같은데, 허전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써야 할 감정과 내용을 단단히 벼리고서 이미지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순간에 쏟아낼 필요가 있다. 기다려주면 형식과 내용이 마치 찰떡궁합처럼 들러붙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까지 진득하니 기다려야지 조급하게 칼질을 너무 많이 하면 시가 빳빳해진다.★★☆☆☆[4336. 11. 19.]

 

137□내 사는 아름다운 동굴에 달이 진다□김재혁, 세계사시인선 99, 세계사, 1999

  호기심이 너무 많으면 시가 어지러워진다. 이 역시 절제하지 못한 결과이다. 한 시 안에서 동원되는 이미지들은 그 의미를 전하는 데 알맞은 숫자이어야 한다. 너무 많은 이미지가 동원되면 그 이미지들의 배열을 뒤쫓다가 정작 의미를 놓치거나 의미 파악을 지연시킨다. 따라서 이미지 과잉 역시 시에서 좋은 것이 아니다. 부분보다는 전체의 모양새에 신경을 써야 할 일이다. 버리지 못한 것 역시 시에서 보통 큰 병이 아니다. 버리고 버려서 더 이상 버릴 것이 남아있지 않아도 군더더기가 있는 것이 시이다. 따라서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것이 시를 위해 좋다.★★☆☆☆[4336. 11. 19.]

 

138□우울씨의 일일□함민복, 세계사시인선 10, 세계사, 1990

  시가 담을 수 없는 것이 어디 있을까마는 자학을 담기엔 시가 너무 불편한 도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집중력도 좋고 주제도 선명하며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도 아주 좋다. 그러나 안과 밖이 구별이 안 되어 초점이 흩어진 것이 흠이다. 세상일이라는 것이 안팎의 구별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시에서는 작전이 필요하다. 안팎을 구별하지 않은 채 작전을 펴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내가 어떻게 살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가 과연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을 자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삼을 찾아놓고 잘못 캐어 뿌리를 끊어먹은 경우가 되겠다. 한자는 여기서 과연 어떤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4336. 11. 19.]

 

139□그 나라□조재도, 세계사시인선 91, 세계사, 1999

  과거의 체험이 시로 들어올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수필을 닮는 일이다. 이 시집의 시들도 수필과 시 사이에 아슬하게 걸쳐있다. 수필은 자신의 경험을 다루지만 시는 그 경험의 상징성을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내 경험 얘기로 그쳐서는 시가 될 수 없다. 시집 속에 들어있는 세계가 시를 이루기에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세계인데도 시의 탄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시 형식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적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한 벌 더 벗어나서 그 경험이 담아야 할 시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이때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은 한자를 버려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4336. 11. 19.]

 

140□오, 가엾은 비눗갑들□이선영, 세계사시인선 24, 세계사, 1992

  한 번 잡은 주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그것을 상징까지 만드는 재주가 용하다. 그렇게 하면 시가 한 곳으로 집중된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설명으로 만드는 상징은 부스러지기 쉽다. 그리고 건조하다. 시는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나를 객관화시키더라도 그것을 설명으로 하면 안 된다. 설명은 시에 틀림없이 군더더기이다.★☆☆☆☆[4336.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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