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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쓰기에서 다양한 어법을 사용하라...
2016년 01월 10일 04시 01분  조회:6008  추천:0  작성자: 죽림

창조하는 시 쓰기 절차와 방법2 

강사/윤석산 


◆ 비인과적 병치가 관건이다 

하지만, 좀더 생각해 보면 잠재형 복합치환은유에는 이런 결과를 가져올 두 가지 요인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하나는 원관념을 잠재시키는 문제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잠재시킬 경우가 훨씬 더 독자의 사고활동을 조장하여 새로운 사물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될 것같이 생각됩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창조한다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할 때, 원관념을 잠재시키면 그를 추론해내기 위해 보조관념 중심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 신경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원관념을 잠재쳔객?것은 좀 더 검토해봐야 할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나열한 보조관념끼리 유사성 문제입니다. 유사성이 있는 것을 골라 조직하는 것은 그들끼리 결합하여 화자가 의도하는 풍경을 떠올리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지만, 추론 과정에서 언어가 일상적인 것으로 끌고 가려는 힘 때문에 오히려 일상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비인과적이고 이질적인 보조관념들을 나열하는 방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휠라이트(P. Wheelright)는 이와 같이 원관념을 숨긴 보조관념들을 비인과적으로 전시하는 어법을 <병치은유>라고 합니다. 좀 더 확실하게 병치은유의 구조가 드러나도록 이제까지 논의한 어법들과 대조하여 그려볼까요? 

현시형 단순치환은유 잠재형 복합치환은유 병치은유 


(원문자 : 의미가 잠재되어 있는 경우, □ 문자 : 의미를 형성할 수 없는 경우) 

위 그림에서 원문자는 의미가 잠재된 경우를, 네모 문자는 뭔가 의미하는 게 있지만 짐작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원관념(T) 자리를 점선으로 그린 것은 잠재된 경우를, 보조관념(V)의 자리를 점선으로 그린 것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어 하나로 수렴되는 경우를, 실선으로 그린 것은 이질적이라서 수렴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와 같은 병치은유와 잠재형 복합치환은유의 차이는 보조관념들끼리 유사성을 지니는가 이질적인가 하는 차이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엄청난 차이로 이어집니다. 유사 관계를 지닐 때는 전체가 하나로 묶이어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관계가 <1 : 1>로 바뀌고, 전체 의미를 확정지을 수 있지만, 이질적일 때는 하나로 수렴이 되지 않아 보조관념들이 암시하는 풍경이 무엇인가를 짐작할 수 없고, 독자들이 의미 있는 그 무엇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보조관념으로 제시한 사물들의 의미와 감각이 뒤섞이어 새로운 사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병치은유는 병치한 자질들의 성격에 따라 <에피소드 병치>, <이미지 병치>, <리듬 병치>, <어휘 병치(語彙竝置)>, <음운 병치(音韻竝置)>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휘 병치>와 <음운 병치>는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뿐, 이들만으로는 의미를 형성할 수 없어 실제 창작에는 이용하기 어려운 유형입니다. 

그럼 이 가운데 어떤 유형이 유리한 지 6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이 어법으로 [처용단장(處容斷章)]이라는 연작시를 써온 김춘수(金春洙) 시인의 작품을 통해 알아보기로 할까요? 

ⓐ남자와 여자의/아랫도리가 젖어 있다./밤에 보는 오갈피나무,/오갈피나무의 아랫도리가/젖어 있다./맨발로 바다를 밟고 간 사람은 /새가 되었다고 한다./발바닥만 젖어 있었다고 한다. 
- [눈물]에서 

ⓑ태초/무정부주의가 있었다. 무정부주의는/발이 없다./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바쿠닌은 입이 크고/크로포트킨은 수염이 아름답다. 가을에는/모과빛이 난다./시베리아 오지에는 일년 내내/눈이 오고/예예족(芮芮族)의 마을은 너무 멀다./죽은 늑대의 목뼈가/부러져 있다./모든 것 다 잊으라고 눈이/쉬지 않고 온다. 
- [처용단장] 제3부 31 

ⓒ불러다오./멕시코는 어디 있는가,/사바다는 사바다, 멕시코는 어디 있는가,/사바다 누이는 어디 있는가,/말더듬이 일자무식 사바다는 사바다/멕시코는 어디 있는가,/사바다 누이는 어디 있는가,/불러다오./멕시코 옥수수는 어디 있는가, 
- [처용단장] 제2부 5 

ⓐ는 <남자와 여자의 젖은 아랫도리>, <오갈피나무의 젖은 아랫도리>, <맨발로 바다를 밟고 간 사람>이라는 비인과적인 이미지를 병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는 <바쿠닌과 크로포트킨>, <시베리아 오지와 예예족 마을>, <목뼈가 부러져 죽은 늑대>, <모든 것을 다 잊으라고 내리는 눈>이라는 에피소드를 병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는 좀 다릅니다. "불러 다오"와 "어디 있는가"라는 말을 규칙적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 어떤 의미나 이미지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대신 리듬이 두드러집니다. 따라서, ⓐ는 <이미지 병치>, ⓑ는 <에피소드 병치>로, <리듬병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와 ⓒ는 그리 적합하지 않은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는 너무 의미중심이고, ⓒ는 무의미한 리듬만 제시할 뿐, 창조적인 풍경도 관념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 가장 바람직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리 만족스런 유형은 못 됩니다. 완벽한 창조라면 그 나름대로 의미를 지니면서도 새로운 풍경이 되어야 할텐데 아무런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만들어낸 풍경이 너무 정적(靜的)이며, 이미지를 연결한 부위가 로봇의 움직임이나 쪼가리 그림의 연결처럼 부자연스럽습니다. 

아니, 병치은유 유형 자체가 문제가 있습니다. 시인이 시를 쓰는 것은 자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고, 독자가 작품을 읽는 것은 무엇인가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유형은 독자가 마음대로 재구(再構)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이라서, 시인은 자기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독자는 자기가 찾아낸 의미를 확신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비인과적인 비유를 자주 채택하는 현대시로 접어들면서 시의 독자가 산문 쪽으로 옮겨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춘수가 이 기법을 실험한 것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역사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하여 우리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온 것들을 회의하고, 자기 작품에서 의미를 추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것은 그가 자기 시를 "무의미시(無意味詩)"라고 명명한 것으로 미뤄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구 시론에 따라 실험한 게 아닙니다. 휠라이트가 {은유와 실재(Metaphor and Realty)}를 통해 병치은유 이론을 발표한 것이 1962년이고, 김춘수가 이 어법으로 쓴 [눈물]이라는 작품을 발표한 것이 1959년이므로, 그 스스로 발견해낸 어법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72. 편지 / 윤동주

 

<윤동주 시인에 대한 후쿠오카 형무소의 판결문>

 

 

 

 

 

 

 

 

 

<편지 원문>

 

편지

 

누나!
이겨을에도
눈이가득이 왓슴니다。
      ×  ×
흰봉투에
눈을 한줌옇고
글씨도 쓰지말고
우표도 부치지말고
말숙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가요
      ×  ×
누나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온다기에。

 

<바로 잡아야 합니다>

 

 

 

안치환씨의 편지라는 노래가 있는데,

작사(작시)가 윤동주 시인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왜곡되었는지 원은은 불명확하지만

잘못은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정덕수 시인의 한계령을 하덕규 씨가 작사한 것처럼 발표하고,

박인희의 노래 중 얼굴이 마치 박인환 시인의 작품으로 왜곡된 것처럼,

이 편지라는 노래의 작사가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이 노랫말 유행가 가사일 뿐이지

윤동주 시인의 작품으로 보기에는 순도가 너무 떨어집니다.

말 그대로 신파이고 통속 그 자체입니다.

 

 

 

 

 

 

편지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

 

79. 기적 / 마종기

 

 

 

 

 

 

 

 

 

< 기적 원문 >

 

 

 

기적

 

 

추운 밤 참아낸 여명을 지켜보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소리 들으면
하루의 모든 시작은 기적이로구나.

 

지난날 나를 지켜준 마지막 별자리,
환해오는 하늘 향해 먼 길 떠날 때
누구는 하고 싶었던 말 다 하고 가리
또 보세, 그래, 이런 거야, 잠시 만나고―

 

길든 개울물 소리 흐려지는 방향에서
안개의 혼들이 기지개 켜며 깨어나고
작고 여린 무지개 몇 개씩 골라
이 아침의 두 손을 씻어주고 있다.

 

 

마종기 시집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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