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산문시와 산문을 구별해보자
2016년 03월 03일 00시 40분  조회:4170  추천:0  작성자: 죽림

산문시와 산문의 구별


나호열



<예문 1>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 다리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사십 년인가 오십 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 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 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 서정주의 新婦



<예문 2> 나는 맨발로 계단을 오른다. 붉은 닭들이 몰려온다. 그렇게 고이는 시간의 연기 꿈의 힘 때문에 나는 다시 내려온다. 내려오면 난파하는 귀 하나가 맴돌고 맴돌다 죽는다. 그래서 다시 계단을 오른다 계단. 위의 안개, 하얀 식물의 등불, 나는 무서워 곧장 또 뛰어 내려온다. 내 정신의 폐가 바람 속에 맴돌고 맴돌다 죽으면 또 죽은 기억이 맨발로 계단을 오른다. 아아 더럽다 오르지 못하고 곧장 올라간 것처럼 생각하면서 굴러 떨어지는 내 두개골은 아마 내일 아침엔 다시 맨발로 계단을 오르지 못할 것이다.

- 이승훈, 권태





이승훈 교수는 다음과 같이 정리 합니다.

1. 사고의 단위가 산문은 문장이고 시의 경우에는 행 line이다. (시에는 리듬감이 있다)
2. 산문은 객관적 정보 전달과 실용적 가치에 우선을 두지만 시는 심리적 반응을 요구한다.
3. 산문은 사고의 단위가 연대기적이며 시는 연상적 기법을 따른다.
4. 산문에는 리듬이 없지만 시는 리듬감을 가지고 있다.
5. 산문은 의미의 확산을 시는 압축을 생명으로 한다.

시에서 요구되는 형식에 대한 개념이 아직도 부족하다면 몇 가지 예를 더 들어 보겠습니다.

<예문 3>
① 지난 여름 폭우가 쓸고 지나간 산골짜기 계곡에
② 허옇게 뿌리를 드러낸 몇 그루 나무들이
③ 바람 속에서 실뿌리들이 필사적으로 흙을 찾아
④ 몸을 기대고 있다.
⑤ 검은 흙이 실뿌리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고 있다.
⑥ 위태롭지만 아, 따스한 저 손길!
-김성춘, 노래.1

<예문 4>
① 그 여자가 걸어오고 있다.
② 머리에는 커다란 짐을 이고
③ 이쪽으로 이쪽으로
④ 천천히 천천히 아다지오로 천천히
⑤ 구월의 햇볕이
⑥ 그 여자를 짓누른다.
⑦ 그러나 그여자는 멈추지 않는다.
⑧ 이윽고 나를 지나친다.
⑨ 나는 뒤를 돌아본다.
⑩ 그 여자는 아직도 느린 걸음처럼 걷고 있다.
⑪ 나는 다시 뒤를 돌아본다.
⑫ 길게 나 있는 그 여자의 발자국
⑬ 다시 뒤를 돌아보는 짧은 순간
⑭ 그 여자의 머리에서 커다란 짐이 내려온다.
⑮ 그 여자가 사라진다.
⑮-1 그의 이름은 슬픔이다.
홍영철,그의 이름은 슬픔

<예문 5>
① 나무들이 울창한 생각 끝에 어두워진다
② 김 서린 거울을 닦듯 나는 손으로
③ 나뭇가지를 걷으며 나아간다
④ 깊이 들어갈수록 숲은 등을 내보이며
⑤ 멀어지기만 한다 저 너머에
⑥ 내가 길을 잃고서야 닿을 수 있는
⑦ 집이라도 한 채 숨어 있다는 말인가
⑧ 문 열면 바다로 통하는
⑨ 집을 저 숲은 품에 안고 성큼
⑩ 성큼 앞서 가는 것인가 마른 잎이
⑪ 힘 다한 바람을 슬며시
⑫ 내려놓는다 길 잃은 마음이
⑬ 숲에 들어 더 깊은 숲을 본다
강윤후, 깊은 숲

<강의의 요점>

1. 시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재구성함으로서 새로운 심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2. 시의 형식은 시인에 의해서 자유롭게 만들어지는 것이지 정형화된 법칙은 없다
3. 시에서 압축이 의미하는 것은 연상과 상상력의 확대와 관련이 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923 미국 시인 -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2016-12-04 0 5908
1922 미국 시인 - 랠프 윌도 에머슨 2016-12-04 0 3820
1921 [쉼터] - 원소 "주기률표"와 어머니 2016-12-03 0 10167
1920 시인, "시편", 그리고 독서 2016-12-03 0 4247
1919 영국 첫 녀성 계관시인 - 캐롤 앤 더피 2016-12-03 0 4122
1918 영국 랑만파 계관시인 - 윌리엄 워즈워스 2016-12-03 0 5054
1917 미국 계관시인 - 테드 쿠서 2016-12-03 0 4233
1916 미국 첫 라틴계 계관시인 - 후안 펠리페 에레라 2016-12-03 0 6440
1915 <<뇌의학계>> 미국 계관시인 - 오리버 색스 2016-12-03 0 3574
1914 미국 계관시인 - W.S 머윈 2016-12-03 0 3656
1913 19세기 미국 가장 독창적인 시인 - 에드거 앨런 포(포우) 2016-12-03 0 9687
1912 미국 시인 - 로버트 핀스키 2016-12-03 0 4160
1911 미국 흑인 혼혈 녀성계관시인 - 나타샤 트레세웨이 2016-12-03 0 4979
1910 미국 계관시인 - 필립 레빈 2016-12-03 0 4187
1909 詩人은 절필할줄도 알아야... 2016-12-03 0 5117
1908 나이지리아 시인 - 월레 소잉카 2016-12-01 0 5798
1907 미국 계관시인 - 로버트 프로스트 2016-12-01 0 4972
1906 詩는 기존의 삶의 설명서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설계도이다... 2016-12-01 0 3812
1905 스페인 시인 - 후안 라몬 히메네스 2016-11-30 0 4428
1904 요절한 천재 시인 시세계를 알아보다... 2016-11-30 0 5110
1903 詩人은 자기자신의 령혼을 련금할줄 알아야... 2016-11-30 0 3453
1902 스페인 시인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2016-11-30 0 5901
1901 서아프리카 세네갈 대통령 시인 - 레오폴드 세다르 상고르 2016-11-30 0 6349
1900 중남미 수녀 시인 - 소르 후아나 이녜스 데 라 크루스 2016-11-30 0 6202
1899 노르웨이 시인 - 비에른 스티에르네 비에른손 2016-11-30 0 5556
1898 아이슬란드 시인 - 스노리 스튀르글뤼손 2016-11-30 0 6571
1897 미국 國歌 "성조기" 작사가, 시인 - 프랜시스 스콧 키 2016-11-30 0 6415
1896 <라면> 시모음 2016-11-30 0 4280
1895 詩人은 일상의 삶을 詩처럼 살아야 한다... 2016-11-30 0 3803
1894 詩는 시인이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니다... 2016-11-30 0 4091
1893 현대 환상 문학의 대가 아르헨티나 시인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2016-11-29 0 6415
1892 자연과 인생을 노래한 일본 "김삿갓 방랑 시인" - 마쓰오 바쇼 2016-11-29 1 8300
1891 조선시대 비운의 천재 녀류시인 - 허난설헌 2016-11-29 0 4863
1890 중남미 문학을 대표하는 멕시코시인 - 옥타비오 파스 2016-11-29 0 5786
1889 詩人은 神이 준 언어를 잘 련금술할줄 알아야... 2016-11-29 0 3646
1888 어머니, 100원, 그리고 모성애... 2016-11-28 0 4077
1887 시인, 시, 그리고 돈... 2016-11-28 0 5318
1886 문학예술인, 삶, 그리고 비극... 2016-11-28 0 3964
1885 시의 건초더미에서 찾은 "바늘" 2016-11-28 0 4203
1884 시인, 시쓰기, 그리고 시암송... 2016-11-28 0 3359
‹처음  이전 5 6 7 8 9 10 11 12 13 14 1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