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7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지구촌

樹木葬 = "오규원 소나무"
2016년 03월 18일 23시 17분  조회:3984  추천:0  작성자: 죽림

 

오규원(吳圭原)

오규원(吳圭原) 사진

시인, 교수 (1941~)
부산사범학교 졸업
동아대학교 법학과 졸업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완료


본명은 오규옥(吳圭沃).
1941년 12월 29일 경남 밀양 태생. 부산사범학교, 동아대 법과를 졸업했다. 문장사 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1968년 『현대문학』에 「우계(雨季)의 시」, 「몇 개의 현상」 등으로 추천 완료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시집 및 시선집으로 『분명한 사건』(1971), 『순례』(1973), 『사랑의 기교』(1975),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1978), 『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1981), 『희망 만들며 살기』(1985), 『하늘 아래의 생(生)』(1989),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1995), 『순례』(1997),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두두』(2008) 등이 있다. 한편 시론집 『현실과 극기』(1982), 『언어와 삶』(1983) 및 시창작론집 『현대시작법』(1990)을 출간했다. 현대문학상과 연암문학상을 수상했다.

오규원은 초기시에서는 이른바 해사적(解辭的) 기법과 기지에 찬 언어 구사를 통해 독특한 내면 공간의 풍모를 보여주었다.

이후 기존 형식의 파괴에 더욱 힘써 자본주의 소비 문화의 타락상과 허구성을 방법론적으로 비판하였다.

‘현대성의 무의식’이라 할 수 있는 일상성의 세계를 아이러니 정신과 패러디 수법으로 비춤으로써 산업사회의 세속적이고 속악한 소시민적 삶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비판하였다.

그가 스스로 ‘인용적 묘사’라고 명명한 기법에 바탕을 둔 이른바 광고시는 대표적인 예이다.

 

 ============================================================

...강화도에 살고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뵌 참에, 부러 전등사에 들렀다. 물론 유서 깊은 사찰을 둘러볼 요량만은 아니었다. 최근 자연친화적인 장례방식이자 묘지난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수목장(樹木葬), 즉 화장한 분골(粉骨)을 나무 아래 안치하는 자연장의 현장을 견학해 보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전등사의 산비탈에 자리잡은 수림원의 한그루 소나무 밑에 고이 묻혀 있는 고 오규원 시인의 극락장생을 기원할 겸 떠난 봄나들이였다.

오규원 시인은 보통사람의 산소량 20% 밖에 호흡하지 못하는 폐기종을 앓다가 2007년 2월 타계했다. 생전에 늘 부족한 산소로 고통 받던 시인이 이제는 나무가 되어 마음껏 숨을 쉬며 편안하게 영면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속에서 자 본다.” 세상을 떠나기 열흘 전 제자 시인의 손바닥에 손톱으로 써서 남긴 절명시이다. 갑갑하고 차가운 납골당 속에서 기리 ‘보존’되는 골방의 사후세계를 거부하고, 대지의 뜨거운 기운과 자유롭게 호흡하는 나무와 더불어 ‘상생’하는 생태적 피안을 선택한 시인의 혜안이 부러웠다. 이렇게 소나무로 환생했을 시인을 추모하는 동안, 수목장의 신화적 시조(始祖)인 필레몬과 바우키스 부부의 이야기가 시나브로 떠올랐다.

수목장 선택한 혜안 부러워

어느날 제우스는 인간들의 됨됨이를 평가해 보려고 누추한 행색의 인간으로 변장한 채 마을을 시찰했다. 그러나 매정한 마을사람들은 이 불청객을 문전박대했다. 화가 잔뜩 난 제우스는 인간들을 벌하기로 마음먹고 마지막으로 갈대를 엮어 지붕을 얹은 초라한 오두막을 방문했다. 그러나 바우키스라는 노파와 소박하고 어진 부부로 살아가는 필레몬은 이 길손을 극진히 모셨다. 제우스는 노부부의 정성에 감동했지만 다른 인간들의 푸대접에 대한 분노를 삭일 순 없었다. 결국 그는 커밍아웃한 후, 큰 홍수를 일으켜 필레몬의 집을 제외한 마을 전체를 수장시켰다.

그의 시혼 ‘식수차’ 실려 약동

그후 제우스는 노부부의 소원을 물었는데, 뜻밖에 필레몬은 이렇게 답했다. “저희들은 한평생 사이좋게 살아왔은즉 바라옵건대 죽을 때도 같은 날 같은 시에 죽고자 하나이다. 제가 할미의 장사 치르는 꼴을 보지 않고, 할미가 저를 묻는 일이 없으면 하나이다.” 소원대로 노부부는 오랫동안 의좋게 살다가 마침내 어느 날 배우자의 몸에서 잎이 돋아나는 변신의 기적을 목도하며 생의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필레몬의 몸에서는 밤나무 가지가 뻗어 올라갔고, 바우키스의 머리 위로는 참나무의 잎들이 무성하게 돋아나기 시작했다. 때를 직감한 이들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잘가게 할미, 잘가요, 영감!” 다정히 어깨동무한 밤나무와 참나무. 둘은 살면서도 한몸이었지만 나무로 환생한 후에도 연대했던 것이다.

 

<류신 | 중앙대 독문과 교수·문학평론가>


//////////////////////////////////////////////////////////////////////////


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

시인이 노래하는 ‘한 잎의 여자’는 풀푸레나무에서 비롯되고 있지요. 풀푸레, 라고 발음하면 눈앞에 푸른 기운이 가득 맴돌게 됩니다. 낙엽 지는 넓은 잎의 큰키나무. 꽃은 5월에 새 가지 끝에 피고 열매는 9월에 익으며 물속에 넣은 가지가 물을 푸르게 만든다고 하여 물푸레라 한다지요. 수많은 나무 중에 물푸레나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인은 시에 대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긴 바 있습니다. “모든 시는 의미를 채운다. 의미는 가득 채울수록 좋다. 날이미지시는 의미를 비운다. 비울 수 있을 때까지 비운다. 그러나 걱정 마라 언어의 밑바닥은 무의미가 아니라 존재이다.” 이 문장을 살펴볼 때 ‘한 잎의 여자’는 의미를 채우고 채우다 마침내 투명하게 빛나는 모든 존재들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풀푸레나무에, 우리들의 생에 ‘푸르름 너머의 푸르름’이 깃들고 있는 봄.


/ 이은규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16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22 [아침 詩 한수] - 오징어 2016-02-24 0 3378
1121 [아침 詩 한수] - 기러기 한줄 2016-02-23 0 3757
1120 열심히 쓰면서 질문을 계속 던져라 2016-02-21 0 3648
1119 남에 일 같지 않다... 문단, 문학 풍토 새로 만들기 2016-02-21 0 3487
1118 동주, 흑백영화의 마력... 2016-02-21 0 3468
1117 詩作初心 - 현대시의 靈性 2016-02-20 0 3497
1116 詩作初心 - 시에서의 상처, 죽음의 미학 2016-02-20 0 3233
1115 같은 詩라도 행과 연 구분에 따라 감상 차이 있다... 2016-02-20 0 3539
1114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詩의 다의성(뜻 겹침, 애매성) 2016-02-20 0 3950
1113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술 한잔 권하는 詩 2016-02-20 0 4084
1112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만드는 詩, 씌여지는 詩 2016-02-20 0 3543
1111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비상 이미지 동사화 2016-02-20 0 3889
1110 무명 작고 시인 윤동주 유고시 햇빛 보다... 2016-02-19 0 4348
1109 윤동주 시집 초판본의 초판본; 세로쓰기가 가로쓰기로 2016-02-19 0 3990
1108 별이 시인 - "부끄러움의 미학" 2016-02-19 0 5144
1107 윤동주 유고시집이 나오기까지... 2016-02-19 0 5101
1106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序詩亭 2016-02-19 0 4032
1105 무명詩人 2016-02-18 0 3749
1104 윤동주 코드 / 김혁 2016-02-17 0 4026
1103 99년... 70년... 우리 시대의 "동주"를 그리다 2016-02-17 0 3843
1102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2016-02-17 0 3722
1101 윤동주와 송몽규의 <판결문> 2016-02-16 0 3750
1100 윤동주, 이 지상에 남긴 마지막 절규... 2016-02-16 0 3746
1099 詩와 함께 윤동주 발자취 더듬어보다... 2016-02-16 0 3419
1098 풍경 한폭, 우주적 고향 그리며 보다... 2016-02-16 0 3749
1097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그로테스크 2016-02-15 0 4064
1096 오늘도 밥값을 했씀둥?! 2016-02-14 0 3975
1095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色은 상징 2016-02-14 0 3809
1094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함축과 암시 2016-02-14 0 3284
1093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詩적 이미지 2016-02-14 0 3811
1092 벽에 도전하는것, 그것 바로 훌륭한 詩 2016-02-14 0 3477
1091 전화가 고장난 세상, 좋을씨구~~~ 2016-02-14 0 3587
1090 詩는 읽는 즐거움을... 2016-02-13 0 4501
1089 詩에게 생명력을... 2016-02-13 0 3566
1088 詩가 원쑤?, 詩를 잘 쓰는 비결은 없다? 있다? 2016-02-13 0 4028
1087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난 시인들 - 박두진 2016-02-12 0 3760
1086 詩人을 추방하라???... 2016-02-11 0 3126
1085 C급 詩? B급 詩? A급 詩?... 2016-02-11 0 3317
1084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나는 시인들 - 신석초 2016-02-10 0 4765
1083 풍유시로 사회를 고발한 백거이 2016-02-10 0 3807
‹처음  이전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