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樹木葬 = "오규원 소나무"
2016년 03월 18일 23시 17분  조회:3985  추천:0  작성자: 죽림

 

오규원(吳圭原)

오규원(吳圭原) 사진

시인, 교수 (1941~)
부산사범학교 졸업
동아대학교 법학과 졸업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완료


본명은 오규옥(吳圭沃).
1941년 12월 29일 경남 밀양 태생. 부산사범학교, 동아대 법과를 졸업했다. 문장사 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1968년 『현대문학』에 「우계(雨季)의 시」, 「몇 개의 현상」 등으로 추천 완료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시집 및 시선집으로 『분명한 사건』(1971), 『순례』(1973), 『사랑의 기교』(1975),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1978), 『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1981), 『희망 만들며 살기』(1985), 『하늘 아래의 생(生)』(1989),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1995), 『순례』(1997),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두두』(2008) 등이 있다. 한편 시론집 『현실과 극기』(1982), 『언어와 삶』(1983) 및 시창작론집 『현대시작법』(1990)을 출간했다. 현대문학상과 연암문학상을 수상했다.

오규원은 초기시에서는 이른바 해사적(解辭的) 기법과 기지에 찬 언어 구사를 통해 독특한 내면 공간의 풍모를 보여주었다.

이후 기존 형식의 파괴에 더욱 힘써 자본주의 소비 문화의 타락상과 허구성을 방법론적으로 비판하였다.

‘현대성의 무의식’이라 할 수 있는 일상성의 세계를 아이러니 정신과 패러디 수법으로 비춤으로써 산업사회의 세속적이고 속악한 소시민적 삶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비판하였다.

그가 스스로 ‘인용적 묘사’라고 명명한 기법에 바탕을 둔 이른바 광고시는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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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 살고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뵌 참에, 부러 전등사에 들렀다. 물론 유서 깊은 사찰을 둘러볼 요량만은 아니었다. 최근 자연친화적인 장례방식이자 묘지난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수목장(樹木葬), 즉 화장한 분골(粉骨)을 나무 아래 안치하는 자연장의 현장을 견학해 보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전등사의 산비탈에 자리잡은 수림원의 한그루 소나무 밑에 고이 묻혀 있는 고 오규원 시인의 극락장생을 기원할 겸 떠난 봄나들이였다.

오규원 시인은 보통사람의 산소량 20% 밖에 호흡하지 못하는 폐기종을 앓다가 2007년 2월 타계했다. 생전에 늘 부족한 산소로 고통 받던 시인이 이제는 나무가 되어 마음껏 숨을 쉬며 편안하게 영면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속에서 자 본다.” 세상을 떠나기 열흘 전 제자 시인의 손바닥에 손톱으로 써서 남긴 절명시이다. 갑갑하고 차가운 납골당 속에서 기리 ‘보존’되는 골방의 사후세계를 거부하고, 대지의 뜨거운 기운과 자유롭게 호흡하는 나무와 더불어 ‘상생’하는 생태적 피안을 선택한 시인의 혜안이 부러웠다. 이렇게 소나무로 환생했을 시인을 추모하는 동안, 수목장의 신화적 시조(始祖)인 필레몬과 바우키스 부부의 이야기가 시나브로 떠올랐다.

수목장 선택한 혜안 부러워

어느날 제우스는 인간들의 됨됨이를 평가해 보려고 누추한 행색의 인간으로 변장한 채 마을을 시찰했다. 그러나 매정한 마을사람들은 이 불청객을 문전박대했다. 화가 잔뜩 난 제우스는 인간들을 벌하기로 마음먹고 마지막으로 갈대를 엮어 지붕을 얹은 초라한 오두막을 방문했다. 그러나 바우키스라는 노파와 소박하고 어진 부부로 살아가는 필레몬은 이 길손을 극진히 모셨다. 제우스는 노부부의 정성에 감동했지만 다른 인간들의 푸대접에 대한 분노를 삭일 순 없었다. 결국 그는 커밍아웃한 후, 큰 홍수를 일으켜 필레몬의 집을 제외한 마을 전체를 수장시켰다.

그의 시혼 ‘식수차’ 실려 약동

그후 제우스는 노부부의 소원을 물었는데, 뜻밖에 필레몬은 이렇게 답했다. “저희들은 한평생 사이좋게 살아왔은즉 바라옵건대 죽을 때도 같은 날 같은 시에 죽고자 하나이다. 제가 할미의 장사 치르는 꼴을 보지 않고, 할미가 저를 묻는 일이 없으면 하나이다.” 소원대로 노부부는 오랫동안 의좋게 살다가 마침내 어느 날 배우자의 몸에서 잎이 돋아나는 변신의 기적을 목도하며 생의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필레몬의 몸에서는 밤나무 가지가 뻗어 올라갔고, 바우키스의 머리 위로는 참나무의 잎들이 무성하게 돋아나기 시작했다. 때를 직감한 이들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잘가게 할미, 잘가요, 영감!” 다정히 어깨동무한 밤나무와 참나무. 둘은 살면서도 한몸이었지만 나무로 환생한 후에도 연대했던 것이다.

 

<류신 | 중앙대 독문과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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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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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노래하는 ‘한 잎의 여자’는 풀푸레나무에서 비롯되고 있지요. 풀푸레, 라고 발음하면 눈앞에 푸른 기운이 가득 맴돌게 됩니다. 낙엽 지는 넓은 잎의 큰키나무. 꽃은 5월에 새 가지 끝에 피고 열매는 9월에 익으며 물속에 넣은 가지가 물을 푸르게 만든다고 하여 물푸레라 한다지요. 수많은 나무 중에 물푸레나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인은 시에 대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긴 바 있습니다. “모든 시는 의미를 채운다. 의미는 가득 채울수록 좋다. 날이미지시는 의미를 비운다. 비울 수 있을 때까지 비운다. 그러나 걱정 마라 언어의 밑바닥은 무의미가 아니라 존재이다.” 이 문장을 살펴볼 때 ‘한 잎의 여자’는 의미를 채우고 채우다 마침내 투명하게 빛나는 모든 존재들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풀푸레나무에, 우리들의 생에 ‘푸르름 너머의 푸르름’이 깃들고 있는 봄.


/ 이은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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