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7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지구촌

한 <단어>앞에 문득 멈춰서게 하는...
2016년 04월 23일 08시 00분  조회:3021  추천:0  작성자: 죽림

수도 없이 써 온 단어가 낯설어질 때가 있어요. 대개 그것을 깊이 생각하게 될 때 그래요. 깊이 생각하면 뒤척임도 깊어져요. 뒤척임이 깊어 생각이 깊어지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단어를 들여다보면 담긴 것과 담고 싶은 것이 보여요. 우물 같아요. 안이 자꾸 궁금해져요. 한 단어 앞에 문득 멈추게 하는 시가 있어요. 이 시가 그래요.

인사. 가장 많이 건네는 자세예요. 말로, 목소리 없는 문장으로 건넬 때도 인사에는 자세가 들어있지요. 물론 생긴 모양도 뜻도 그러하지요. 시인은 인사를 말하지만 실은 시를 말하고 있어요. 반갑고 정답고 맑은 것이 시라고. 또 시를 얘기하지만 실은 인사 얘기예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라고. 그러니까, 인사가 아니면 시가 아니고 시가 들어있지 않으면 인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인사에는 시가, 시에는 인사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지요.

주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인데 말이죠. 사람에 대고 열심히 인사했지만 마음은 미처 못 보았어요. 세상일들에 나름의 인사를 건넸다고 생각했지만, 이 시인의 ‘모든 건 꽃핀다’에서처럼, “너의 고통에도 불구하고/내가 꽃피었다면?/나의 괴로움에도 불구하고/네가 꽃피었다면?” 까지 살펴 들어가는 자세를 만들지 못했어요. 이런 곳에 살아있는 ‘눈짓’이 생겨날 리 만무죠.

반갑고 정답고 맑은. 지극히 간명한 단어들을 한참 뒤척였어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즉 정확하게 라는 것이죠. 안과 밖이, 앞과 뒤가 서로를 비출 때까지 맑아지는 것. 넘치면 좋은 줄 알았죠. 마음까지 파묻혀요. 흘러 넘쳐요. 그러고 보면 언제보다는 어떻게가 먼저인 인사, 참 어려운 것이에요.

인사가 너무 많아졌어요. 잠시 메일도 SNS도 멈추고(물론 이모티콘도요) 곰곰 생각해봐야겠어요. 인사 건네고 싶은 세상일과 사물과 마음들을요. 정답고 반갑고 맑은 자세가 서투르게나마 생겨날 때까지요.

/이원 시인

 

//////////////////////////////////////////////////////////////////////////////////////

시의 눈빛 / 이운룡

  

 

 

 

 

 

 

 

 

시의 눈빛

 

                                                 이 운 룡

 

  난해한 시를 지하에서 맨손으로 캔다. 광맥은 캄캄하다 눈이 어둠처럼 조밀해야 보인다. 잠 속에서는 그 떨림을 눈감고 들어야 한다.

 

  어둠 속에 눈빛이 있다. 위험을 감수한 첨단처럼 사는 상상력을 비틀어 어둠을 짜내야 속도를 옥죄는 진동이 우러나온다. 눈에 안 띄는 게 금이다.

 

  추상화가 선과 색채의 장난이 아니 것처럼 시는 부피를 꿰뚫고 평면을 꿰매어 광맥을 숨겨야 빛을 품는다. 첨단화 눈이 아니면 빛을 캐낼 수 없듯이 막힌 것이 뚤린 길이다.

 

  틈새의 빛은 버려진 어둠의 찌꺼기 이다. 눈빛만이 절대의 꿈이다. 광맥이 난해하듯, 칙칙한 눈에서 빛이 나듯 벗겨야 향기를 내쏜다. 어두워야 빛나는 우주 광년이 난해한 시의 눈빛이다.

 

 

<이운룡 시전집> 중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16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802 "은진"과 동주 2016-11-11 0 3284
1801 "명동"과 동주 2016-11-11 0 2886
1800 詩人은 삶이란 진액을 증류해서 뽑아내는 련금술사이다... 2016-11-11 0 2651
1799 詩를 배우려는 초학자에게 보내는 편지 2016-11-11 0 2886
1798 詩란 의지와 령혼의 몸부림이다.../ 시의 흥취 10 2016-11-11 0 2777
1797 토템문화를 알아보다... 2016-11-11 0 2989
1796 가사창작할 때 <<아리랑>>을 람용하지 말자... 2016-11-10 0 3050
1795 개성이 없는 예술작품은 독자들의 호감을 살수 없다... 2016-11-10 0 2738
1794 가사창작도 예술품 제작이다... 2016-11-10 0 3201
1793 가사가 대중성이 없이 독서적인 향수를 느낄수 있어도 좋다... 2016-11-10 0 3136
1792 시조짓기에서 3장6구는 완결된 뜻의 장(章)을 이루어야... 2016-11-10 0 3143
1791 詩作할 때 민족의 정서와 녹익은 가락을 집어 넣어라... 2016-11-10 0 3147
1790 심련수, 27세의 짧은 생애에 근 250여편의 문학유고 남기다... 2016-11-10 0 3296
1789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2016-11-10 0 3009
1788 일기책에 늘 단시를 적으라... 2016-11-10 0 2913
1787 詩는 그래도 탁마해야 제맛이 난다... 2016-11-10 0 2906
1786 세우는데는 석삼년, 허물어 버리는데는 "단 하루 아침" 2016-11-10 0 2982
1785 노루 친 막대기를 석삼년, 아니 30년 더 넘어 우려먹다... 2016-11-10 0 3294
1784 중국 조선족 문학사에서 첫 "단행본아동작가론" 해빛 보다... 2016-11-10 0 3001
1783 詩人은 시시비비, 진진허허의 대문을 여는 도인이다... 2016-11-10 0 3700
1782 詩人이라 하여 모두가 詩人인것은 아니다... 2016-11-10 0 3062
1781 늦둥이 시인 하이퍼시집 낳다... 2016-11-10 0 3663
1780 중국 조선족 문단 생태문학을 알아보다... 2016-11-10 0 3059
1779 참된 문학은 머물러있는 문학, 가짜문학은 흘러가는 문학 2016-11-10 0 3276
1778 중국 조선족 시조문학을 파헤쳐보다... 2016-11-10 0 3345
1777 리상각 / 김관웅 / 조성일 / 허동식 2016-11-10 0 3414
1776 중국 조선족 록의 왕 - 최건도 음유시인 아니다?... 옳다...! 2016-11-10 0 3141
1775 윤동주의 시는 현실적 모순의 내면적인 목소리이다... 2016-11-10 0 3332
1774 "내 령혼이 내 말 속으로 들어간다"... 2016-11-09 0 3272
1773 詩는 감각과 정신을 제거한 무아에서 령감을 얻어 詩作해야... 2016-11-09 0 2844
177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시에 젖은 아이들은 아름답다... 2016-11-07 0 3747
1771 詩는 삶의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2016-11-07 0 3456
1770 그는 그람이라는 칼을 집어 두 사람 사이에 놓았다... 2016-11-07 0 3420
1769 거대한 장서더미속에서 맹인으로 보낸 인생의 후반부 빛났다... 2016-11-07 0 3281
1768 詩는 말을 넘어서 상징과 음악성속에 존재한다... 2016-11-07 0 4791
1767 최고의 작품은 최대의 상상에서 생긴다... 미국 포우 2016-11-07 0 3741
1766 가장 오랜전 <<령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者 - 플라톤...?...! 2016-11-07 0 3141
1765 중국 당나라 녀류시인 - 설도 2016-11-07 0 3357
1764 중국 유명한 시인들을 알아보기 2016-11-07 0 3199
1763 인생은 비극이라 생각할 때 비로서 살기 시작하는것... 2016-11-06 0 4133
‹처음  이전 5 6 7 8 9 10 11 12 13 14 1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