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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란 전례를 타파하는것, 고로 쓰기가 힘든것...
2016년 07월 15일 22시 17분  조회:3812  추천:0  작성자: 죽림

[10강] 시 창작의 단계.2 

강사/김영천 


지난 시간에 우린 시창작의 네 단계 중 우선 씨앗 
얻기와 씨앗의 성숙과정에 대해서 공부한 바가 있 
습니다. 이번 연휴 동안도 아마, 새로운 씨앗을 
가슴에 많이 품어오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이는 
매사를 시의 씨앗으로 보려고 하는 노력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겠지요 

오늘은 그 연속적인 강의로 세번째 단계인 구체적 
인 언어찾기를 한 번 이야기해 볼까요? 

우리는 시의 씨앗도 심었고, 그 씨앗이 잘 자라도록 
하여 이제 무성히 자라기 까지 했습니다만, 열매를 
맺는 과정을 위해선 구체적인 언어를 찾아야합니다. 

전에 누구시던가. 시를 쓰는걸 산모의 해산 
고통에 비교하신 분이 계시는데요. 정말 그와 꼭 
같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에 버금가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는 건 사실입니다. 

말하자면 시인은 적당한 시어를 찾기 위해서 정신 
집중을 강하게 해야 합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알맞는 
시어를 찾기는 매우 힘이듭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도 
없는 새벽에 일어나 시를 쓰곤 했구요. 시를 쓰다 
막히면 노트를 덮고 남의 시를 읽곤 했지요. 

이렇듯 정신집중을 하기 위해 시인들은 아주 괴팍한 
버릇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요. 보통은 커피를 
계속 마시거나, 줄담배를 피워대지만,실러는 서랍에 
사과를 넣어놓고 그 향내를 맡는 버릇이 있었다하며 
웃으운 이야기이지만 온통 옷을 다 벗어부치고서야 시 
를 쓰는 괴벽의 시인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무조건 시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요. 
이 번에 자기 스승인 서정주를 공격해서 구설수에 오른 
고은은 서정주를 '언어의 정부'라고 칭할 정도로 서정주 
시인은 언어 구사력이 능수능란했지만 그에게도 이런 
고통은 마찬가지이었습니다. 

그가 <국화옆에서>를 쓸 때 맨 먼저 쓴 것이 1연이 
아니고 3연이었다합니다. 3연을 써놓고 앉았다, 누웠다 
하는 사이에 1연과 2연의 이미지가 저절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이 때의 심정을 시인은 "그 것은 마치 내게 
있어서는 어느 구석에서 잊어버렸다가 앞서 찾아내어 
쓰게 되는 낯익은 내 옛날의 소지품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감개이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연만은 사정이 달라 며칠이나 걸렸다 합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 볼까요? 

"그러나 마지막 연만은 좀처럼 표현이 되지 않아, 새 
벽까지 누웠다 앉았다 하다가 그만 자버리고 말았습니 
다. 그리하여 이 것은 며칠 동안 있다가, 우연히 어 
느날 새벽 눈이 뜨여서 처음으로 마련되었습니다. 
밖에선 무서리가 오는 듯한 늦가을의 상당히 싸늘한 
새벽이었는데, 내가 안 자고 혼자 깨어있다는 호젓한 
생각 끝에, 밖에서 서리를 맞고 있을 그 놈을 생각하자 
그것이 용이하게 맺어졌습니다." 

언젠가 한 번 인용한 시이기도 하고, 지면상 번거러워 
여기 옮기지 않으니 위의 글을 참조하며 여러분들이 
각자 한 번 <국화옆에서>를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오세영님의 <열매>를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가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롭지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 
뾰쪽하지만, 
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 

덥썩 
한 입에 물어 깨무는 
탐스런 한 알의 능금 
먹는 자의 이빨은 예리하지만 
먹히는 능금은 부드럽다. 

그대는 아는가. 
모든 생성하는 존재는 둥글다는 것을 
스스로 먹힐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늘 보면서 그냥 쉽게 지나처버리는 것 
들이지요. 과일마다 다 둥글다 하는 것 여기 
모르는 분들 없쟎아요. 
능금을 먹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에서 시의 씨앗을 찾은 
것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제 주위의 아주 평범한 곳에서 
시의 씨앗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 시는 "자기 희생으로서의 사랑의 
정신"을 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러면 이 시인의 생각이 어떠한 구체적인 언어를 
찾아 표현하는지 시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 
습니다. 

"이 단계에서 요구되는 것은 상상력의 작용이다. 
그리하여 우선 나는 열매와 대립되는 사물의 기능성 
을 상상해보았다. 그러자 원래 대립되는 기하학적 
모형은 직선이라는 것, 직선은 원과 달리 둥글지 
않고 날카로운 면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의 지각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서 생각은 다른 한 편, 원의 
상징이 열매라면 직선의 상징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 
으로 발달하여 갔다. 물론 쇠창살이나 젓가락이나 
텔레비젼 안테나 따위의 사물도 직선의 상징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소제인 능금의 
전체 의미만으로서는 적합한 것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쇠창살이나 젓가락이나 텔레비젼의 안테나 
는 인식 대상인 능금과 아무 관련 없는 사물들이기 
때문이다. 즉 그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인식 대상으로서의 능금과 관련 있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드디어 나뭇가지와 뿌리, 가시 
라는 직선의 상징들을 찾게 되었던 것이다. 뿌리와 
가지는 안테나나 젓가락, 쇠창살 등과 달리 능금 
열매가 거느리고 있는 사물이라는 점에서 무책임한 
사고인 환상과는 달리 상상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의 시인의 말을 들어볼 때 우리가 시를 쓰며 
아무렇게나 떠오르는 말들을 조합해 놓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며 그렇게는 결코 좋은 시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시의 씨앗의 성장이나 발전, 그리고 가장 
정확하고 구체적인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시의 
지망생들은 상상력을 키우는 훈련과 아울러 깊이 있는 
시적 사고, 정확한 언어를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 
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 다듬기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조태일은 지금 막 태어난 시를 천연의 옥이라고 
한다면 최고의 아름다움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 옥을 
더욱 정련되고 세련되게 갈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에 제가 누구에겐가 이 말을 한 것 같습니 
다만, 즉석에서 다듬는 것이 아니라 며칠이나 몇 주가 
지난 후에 하는 것이 좋다구요. 지금은 똑같은 감정과 
정서를 가지고 하기에 다듬는 효과가 적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에 작가의 입장이 아닌 
독자의 입장으로 보고 객관적인 마음의 상태에서 
다듬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 창작의 네 단계가 모두 끝이 났지만 
여러분들을 위해서 좋은 시를 몇 편 올릴 테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시를 쓰다가 막히면 
좋은 시들을 꺼내놓고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강연호 님의 <상처> 

밑바닥 상처는 고요한 법이라고 
나 어느 날 무심코 중얼거렸네 강물 위 
빗방울에 흔들리는 무수한 파문처럼 
사소하게 가슴 다치면서 살아왔는데 
하지만 그것도 아파서 자주 엄살 떨었는데 
저 파문 이는 강물의 표면 
한없이 부드러운 물살도 제 힘 다 해 
빗방울 튕겨내는 걸 보았네 
깊은 속내까지는 덧내지 않으려 
멈칫멈칫 맺혔다 풀리는 동심원을 보았네 

이 사내 저 사내 다 받아주는 작부의 자궁 속에도 
딱딱한 각질처럼 굳은 순정 하나는 있어 
열리지 않고 끝내 고요하리라 
나는 너무 쉽게 가장했나 보네 
돌아보면 한 뼘도 못 되는 길을 걸어오면서 
상처 아닌 상처를 들쑤셨더랬네 
그 길의 상처에 빚 갚을 일 많았네 
나 어느 날 강물 위 무수한 파문을 따라가다 
무심코 중얼거림에 걸려 넘어졌지만 
가슴 밑바닥 돌쩌귀처럼 박힌 상처는 
꿈쩍도 않고 고요했네 이상하게 
하나도 아프지 않았네 


강희안 님의 <돌> 

머물렀다 다시 
떠나는 것 있데 

삐비꽃 안고 쓰러진 
깊은 강 물결 소리 

뿌리 밑 남은 힘으로 
풀이 다시 일어나데 

시간의 깊이로 묻힌 
파란 달빛 그늘 아래 

강물이 지고 가데 

시 들이 좀 어려운가요? 
그러나 여러분들도 이런 시는 많이 읽어보셔야 합니다. 
난해한 시는 읽으실 필요는 없지만 여기 올리는 
시들은 아주 잘 표현된 것들이거든요. 
그러면 우리가 아주 흔히 보면서도 시로 만들어내지 
못한 것을 시로 써낸 좋은 시 한 편을 마지막으로 
읽으며 오늘 강의를 마칩니다. 

고형렬<선암사> 

그 곳에 가면 셋이시면서 혼자이신 분이 
단연 방문을 닫아놓으시고 고요히 계십니다. 
한 분은 오른 편 한 분은 왼 편에 계신데, 
어느 한 분도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십니다. 
그래서 혼자이면서 셋으로 계신가 봅니다. 

변함이 변함 없어 세상이 무료하지 않아 
구멍이 없으면서 온몸으로 숨을 쉬시면서 
남해를 숨긴 산을 내다 보시고 턱, 앉아 계십니다. 
한 세월 더 넘게 셋이 방문을 내다보시며 
말 한마디 나눔이 없이 아침저녁을 맞습니다. 

아무래도 선암사 대웅전의 삼존불에서 시의 
씨앗을 얻은 것 같은데요. 그 전개과정을 
보면 은연 중에 기독교의 삼위일체 이론이 
접합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시를 위해선 
이렇게 전혀 다른 요소가 하나로 녹아들어 
시를 만들 수도 있으니 우리가 아는 것 하나 
하나가 다 시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시고 
여러분의 지식, 지혜, 마음들을 아주 소중히 
다루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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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목 (1974∼ )

저녁이 하늘을 기울여, 거품 바다
그득 한 잔이다.

속에서부터, 모든 말은 붉다. 불길 몸으로 휘는 파도의

혀.

돌아와 한 주전자 수돗물을 받았다.
이 위로, 몇 척의 배가
지나갔을까.

불에 올렸다.

 

 

리듬이 탄력 있게 넘어가는 시다. 시에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화자는 화가 나 있다. 누군가의 말에 큰 상처를 받은 것 같다. “말을 그따위로 해!” 
 

 

울화로 부글부글한 화자는 바다로 달려간다. 아마 바닷가 횟집에 들어갔을 것이다. 횟집 유리창 너머 하늘 가득 노을이 넘실거렸으리라. 화자는 큰 잔 가득 소주를 붓고 벌컥, 그득 한 잔 노을을 삼키는 바다와 대작했으리라. 화자의 머리에 떠오르는 말들은 비분으로 붉은데, 그만큼이나 붉은 파도의 커다란 혀가 화자의 생채기 난 속을 핥아줬으리라.

술을 많이도 마셨나 보다. 집에 돌아와서 한 주전자 가득 수돗물을 받는다. ‘이 위로, 몇 척의 배가/지나갔을까.’ 주전자에 담긴 물만 봐도 그 심상이 떠오를 만큼 오래 들여다 본 바다. 바다의 위로가 화자를 어느 정도 진정시켜주었나 보다. 이제는 차분히 차를 끓여 마시려는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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