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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넘어지고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우승...
2016년 08월 15일 11시 13분  조회:4695  추천:0  작성자: 죽림

[Rio2016]
소말리아 난민 출신 英 패라, 육상 1만m 2連覇 '역전 드라마'

3600m 구간서 발 걸려 나뒹굴어… 코치에 엄지 척… 완주 사인 보내
난민캠프 지내다 8세 때 英으로 "기근 시달리는 소말리아 도울 것"
 

모하메드 패라가 14일(현지 시각) 남자 육상 1만m 결승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머리 위로 양손을 모아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모습(사진 위). 패라(붉은 점선 안)가 경기 도중 발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사진 아래).
모하메드 패라가 14일(현지 시각) 남자 육상 1만m 결승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머리 위로 양손을 모아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모습(사진 위). 패라(붉은 점선 안)가 경기 도중 발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사진 아래). /연합뉴스·BBC 캡처

육상 중장거리 최강자 모하메드 패라(33·영국)가 14일(현지 시각) 남자 1만m 육상에서 넘어지고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우승했다. 2012년에 이은 올림픽 2연패다. 불운과 역경을 딛고 끝내 승리한 패라의 달리기는 그의 인생과 닮았다. 패라는 소말리아에서 태어났지만 내전으로 집을 잃고 난민 텐트에서 자랐고, 8세 때 아버지와 단둘이 전쟁을 피해 영국에 왔지만 당시 할 줄 아는 영어라곤 "화장실이 어디냐"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역경을 딛고 올림픽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나뒹군 뒤 용수철처럼 일어나 '따봉'

선두그룹(1~5위)으로 3600m 구간을 통과하던 패라는 친구이자 훈련 파트너였던 게일런 럽(30·미국)의 다리에 걸리며 트랙에 나뒹굴었다. 오른쪽 어깨가 땅에 먼저 닿으며 크게 한 바퀴 앞으로 굴렀고, 뒤따르던 선수들이 패라의 얼굴과 몸을 밟을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하지만 패라는 용수철처럼 다시 일어나 달렸다. 그사이 순위는 17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패라는 코칭스태프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완주할 수 있다'는 사인이었다.



결승선까지는 15바퀴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한 바퀴(400m) 만에 7명을 제친 패라는 이후로도 차분히 한 사람씩 따라잡아 6000m 구간을 3위로 통과했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두고 선두로 치고 나간 패라는 200m를 남겨두고 이날 은메달을 차지한 타누이 폴(케냐)에게 한 차례 역전을 허용했으나 70m를 남긴 곡선 주로에서 다시 앞질러 결승선을 맨 먼저 통과했다. 27분05초17로 2위와 0.47초 차였다.

패라는 결승선을 통과할 때 양손을 머리 위로 모아 팔로 하트를 그렸다. 그 뒤 절하듯 머리를 트랙에 대고 두 팔로 'M자'를 만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 '모봇(Mobot)'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패라는 경기 후에 기자들과 만나 "넘어지면 일어나면 된다. 스스로 당황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리고 그저 그 생각대로만 했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난민'에서 '달리기 영웅'으로

패라는 1983년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은행원이었고 아버지는 IT 전문가였던 터라 비교적 풍족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말 모가디슈에서 쿠데타가 벌어지자 패라 가족은 집을 잃었고, 모가디슈 인근 지부티의 난민 캠프로 거처를 옮겼다. 모국을 떠나기로 결심한 패라의 아버지가 먼저 영국으로 건너갔고, 패라는 영국에서 귀화가 준비되기까지 2년을 난민 캠프에서 지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8세 때 영국에 온 패라가 할 수 있었던 말은 "실례합니다" "화장실이 어디입니까" "이리 와" 세 마디뿐이었다고 한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패라는 운동으로 이를 극복해나갔다. 한때 축구 선수를 꿈꿨지만 2001년 유럽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5000m 금메달을 따내며 중장거리 육상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이후 케냐와 에티오피아가 석권하던 5000m와 1만m 중장거리 육상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5000m 금메달(2011년)을 따냈고, 런던올림픽에선 5000m와 1만m 2관왕을 달성했다. 리우올림픽 1만m 금메달을 목에 건 패라가 오는 21일 열리는 남자 5000m에서도 우승하면 올림픽 중장거리 2관왕 2연패라는 대기록

을 작성한다. 이 기록은 1976년 라세 바이렌(핀란드)이 달성한 후로 40년간 아무도 달성한 적이 없다.

패라는 이번 올림픽이 끝나면 모국 소말리아를 위해 봉사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자신의 별명을 따서 만든 '모(모하메드) 패라 재단'을 통해 물 부족과 기근에 시달리는 소말리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다음 달 1일 첫 기금 모금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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