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사연 우체통마다 그득하게 쌓이고 하늘은 먹장구름처럼 찌푸린 채 빗방울 후드득 떨어질 듯 분주하다
구슬땀이 또르르 구르고 아랫도리가 하마 흥건하다 (반기룡·시인)
+ 초여름
개구리 울음소리 자욱한 밤 윤전기(輪轉機)에서 거듭 찍혀 나오는 신문기사마다 개골개골개골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개구리 울음소리 굵은 활자로 우는 맹꽁이 소리에 초여름 밤은 더욱 소란스레 깊어간다. (양수창·시인, 1953-)
+ 설레이는 초여름
철렁이는 초여름 흐르는 강가에 서면 빙어같이 튀어 솟는 그대 향한 그리움
돌아서면 그렇게 귀엽던 당신 가시밭 넝쿨 장미로 피었으니 어여뻐 죽겠네 죽겠네
내 마음 쓸어 편지를 쓰면
펄펄 뛰는 내 가슴 옛 추억 속에 포옹하네 (서문인·시인, 1962-)
+ 초여름 숲
여린 갈잎이 미풍에 하늘거리고 이름 모를 잡초들 짙은 향을 풍기는
초여름 숲에 누우면 몸은 구름 위로 뜨고 마음은 무아(無我)의 원(原)인간으로 돌아간다.
신(神)은 인간을 숲에서 빚었으리. 보드란 흙에 풀잎 향을 섞었으리.
숲에만 오면 순한 양이 되고 어머니 품보다 더 편안해 언젠가 영원히 돌아갈 품 (박인걸·목사 시인)
+ 초여름 밤의 비가
개구리 자지러질 듯 밤꽃 향내음 물씬한 교성 하, 부끄러워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그리움 그리움 총총히 박힌 하늘 자락에 걸어놓은 시계가 깜빡 졸다 떨어진 침상에는 설운 초여름 밤이 드러눕는다. 눅룩한 어둠을 가로질러 밤꽃 꺾어 내게 올 그 길에 촛불 하나 켜 놓았었는데 뽀얀 안개 쓱 문지르고 성큼 들어서는 아침, 햇살이 참 눈부셔라. (이복란·시인)
+ 초여름 풍경 날이 덥다 보이지 않는 새들이 나무 위에서 지저귄다 새들의 울음소리에 나뭇잎들이 시든다 더운 날 나무에게는 잦은 새 소리가 불안처럼 느껴진다 익어가는 토마토마다 빨갛게 독기가 차 오르고 철길을 기어가는 전철의 터진 내장에서 질질질 질긴 기름이 떨어진다 약속에 늦은 한낮이 헐레벌떡 달려온 아파트 화단엔 기다리는 풀 풀벌레도 없다 아이의 손에 들린 풍선이 터진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 (김재혁·시인,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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