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마광수님의 "윤동주연구" = 한국 최초 "윤동주 시 장편논문"
2017년 09월 26일 23시 12분  조회:1944  추천:0  작성자: 죽림
홍익대 재직 중에 나는 드디어 박사학위 논문을 쓰게 되었다. 요즘에는 박사학위가 교수 
자격증 같이 되어가지고, 이른 나이 (대략 30세 후) 에 박사학위를 받는 일이 흔하다. 대
학원 박사학위 과정은 3년인데, 그래서 4, 5년 만에 학위를 받는 이들이 꽤 많은 것이다. 

그러나 내가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학위를 줄 때 꼭 '나이'를 따졌다. 적어도 
35세는 넘겨야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나이로 인정했고, 보통은 40세를 넘겨야 학위를 
주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그때의 박사학위는 요즘의 '명예박사' 비슷한 의미로 통용되었
던 것이다. 또 꼭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어야만 학위를 주었다. 

그 대신에 당시에는 박사학위가 없더라도 대학의 전임교수가 될 수 있었다. 원칙적으로
는 석사 이상이었고, 내가 홍익대 전임교수가 될 때는 박사과정 수료 이상이었다. '수료'
란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요구하는 학점을 다 이수하고 소정의 시험을 통과한 후, 학위논
문 제출만 남겨놓은 상태를 말한다. 

나는 박사과정을 막 수료한 상태에서 홍익대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교수가 되자마자 박
사학위 논문을 집필했다. 하루라도 빨리 지긋지긋한 피교육자 신세를 면하고, 박사학위 
논문심사의 중압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1979년 말에 나는 학위논문을 다 써가지고 연세대 대학원에 제출했는데, 국문학
과 교수회의에서는 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논문심사 자체를 보류시키기로 결정해
버렸다. 그때 내가 몹시 분노로 치를 떨었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사실 내가 박사과정에 들어갈 때도 그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다. 나는연세대 국문과 대학
원 '신제(新制)' 박사과정의 현대문학 전공 첫번째 입학자였다. 그 이전까지는 '구제(舊
制)' 박사학위라고 해서, 대학교수로 10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는 학자에게만 학위를 
주었고 (그런 이들에게는 학점 이수가 요구되지 않고 단지 논문만 가지고 심사했다), 학
점을 이수하는 '신제' 박사과정은 아예 없었다.

그러다가 신제 학위과정이 생기긴 했다. 하지만 입학시험을 너무 까다롭게 내서, 합격자
가 단 한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또 내가 들어갈 당시에는 박사과정 신입생을 1년에 1명 
정도로 제한했었다. 

그때 내가 제출했던 학위논문은 『상징시학』이었다. 이 논문은 지금 단행본으로 나와 있
는데, 내가 출간한 문학이론서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것이라서 내가 제일 만족스러워하는 
논문이다. 

그러나 내가 몇년 있다가 다시 학위논문을 제출할 때는 그 논문은 접수가 안되었다. 일반 
문학이론이지 국문학 논문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된 까닭은 애초의 논문 지도
교수가 은퇴하고 새 지도교수를 만나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새로 『윤동
주 연구』라는 논문을 썼는데, 쓸 때는 두 번 노동하는 게 무척이나 속이 상하고 억울했지
만, 결과적으로는 학술서적을 두 권 출간하게 되는 소득이 있었다. 

『윤동주 연구』는 윤동주의 시에 대한 한국 최초의 장편논문으로서, 지금까지도 계속 판
(版)을 거듭하며 윤동주 연구자들에게 단골로 인용되고 있다. 내가 그 논문을 쓸 당시만 
해도 윤동주의 인기는 그저 그랬었다. 그런데 지금 윤동주의 시는 국민 누구나가 좋아하
는 최고로 인기 있는 시가 되었다. 

그때는 검퓨터가 없어 원고를 일일이 손으로 써야 했다 (하긴 지금도 나는 원고를 200자 
원고지에다 손으로 쓰지만). 그리고 활판으로 인쇄를 해서 최종적으로 제출해야 하기 때
문에 돈이 많이 들었다. 활판인쇄란 인쇄소의 식자공들이 납으로 된 활자를 한 자 한 자 
골라내어 제판(製版)해서 찍는 인쇄를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정보는 절차가 무척이
나 복잡했다. 

어쨌든 나는 초고를 지저분한 필체로 다 썼고, 그것을 다시 원고지에 또박또박 손으로 정
서(淨書)하는 일이 남았다. 그걸 심사위원들에게 제출하여 일일이 지적을 받은 다음 비로
소 활자로 옮겨 인쇄하는 순서였다. 

그래서 나는 200자 원고지 1000매 분량의 초고 정서교정보기(뒤는 삭제함...) ㅡ마광수ㅡ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90 살아있는 시는 류행에 매달리지 않고 시대를 초월한 시이다... 2017-09-02 0 2059
689 문제 시인, 유명 시인, 훌륭한 시인, 무명 시인... 2017-09-02 0 1960
688 어떤 시인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자대를 늘 자랑하는데... ㅉㅉ 2017-09-02 0 2176
687 늘 헛시농사를 짓는 시지기는 죽을 때까지 시씨를 뿌리고지고... 2017-08-29 0 2054
686 녀성의 립장에서 쓴 시와 남성의 립장에서 쓴 시... 2017-08-28 0 2342
685 걸어온 길과 걷고 있는 길과 걸어가야 할 길... 2017-08-28 0 2011
684 시어의 보고는 비어, 속어, 사투리, 은어, 구어 곧 활어이다... 2017-08-24 0 2260
683 "이 아름다운 날들이 언제까지라도 계속되길"... 2017-08-24 0 2242
682 당신들은 아버지 사타구니를 닦아본적 있으십니까?!... 2017-08-23 0 3008
681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2017-08-23 0 2283
680 시세계, 시나라 좁고 넓고 짧고 길다... 2017-08-22 0 2286
679 시는 짧은 세계, 짧은 시의 나라... 2017-08-22 0 2447
678 짧은 시의 나라, 시는 짧은 세계... 2017-08-22 0 2666
677 시를 쓴다는것은 상투적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이다... 2017-08-22 0 2209
676 "아버지의 성기를 노래하고싶다"... 2017-08-22 0 2478
675 "그때 사방팔방에서 저녁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2017-08-22 0 2078
674 시는 활자화되기전, 랭정하게 다듬기에 온갖 피를 쏟으라... 2017-08-22 0 2011
673 시를 시의 나라로 던질때 진저리치며 받아주는 이, 그 누구?!... 2017-08-22 0 2086
672 시는 무의 세계, 침묵의 나라, 시다운 시여야 절에 들어가는것, 2017-08-22 0 2018
671 시는 멀리 있는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살그머니 있다... 2017-08-22 0 1637
670 시속의 비밀은 모든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주파수를 준다... 2017-08-22 0 2051
669 시는 진술이 아니라 언어에 늘 새옷을 입히는 행위이다... 2017-08-22 0 1884
668 "온몸으로 불 밝히는 살구꽃나무 환하게 서서 있었다"... 2017-08-22 0 1834
667 시는 언어를 재료로 하는 예술이며 미학이지 철학은 아니다... 2017-08-22 0 2033
666 "한줄을 쓰기전에 백줄을 읽고 독파하라"... 2017-08-22 0 1707
665 시적 언어재현으로 시각적인 상(像)-이미지를 찾아 그려라... 2017-08-22 0 1845
664 "어미를 따라 잡힌 어린 게 한마리"와 군용트럭... 2017-08-21 0 1805
663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것이다"... 2017-08-21 0 1667
662 "아, 이거 시가 되겠네"... 2017-08-21 0 1619
661 "장백산아, 이야기하라"... 2017-08-21 0 1881
660 "틀에만 얽매이지 말고 틀을 벗어나 살라"... 2017-08-21 0 1840
659 "한개 두개 세개" 동요동시야 나와 놀쟈... 2017-08-21 0 2695
658 시인은 전자아(全自我)를 대변할수 있는 화자를 발견해야... 2017-08-21 0 1766
657 "그 바보들 틈에서 노는것이 마냥 즐겁기만하다"... 2017-08-20 0 1967
656 시를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할수 있는 시가 재미있는 시?!... 2017-08-20 0 1867
655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2017-08-19 0 1646
654 추억의 "되놀이" - 문득 "되놀이" 하고싶어짐은 또... 2017-08-18 0 2003
653 [땡... 복습시간이다...] - 중고생들 안녕하십니까... 2017-08-18 0 3121
652 [땡... 복습시간이다...]- 와- 동시를 쓰는 방법을 배워준대... 2017-08-18 0 2175
651 시적 상상력을 어떻게 구사할것인가... 2017-08-18 0 2082
‹처음  이전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