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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마광수님, 인젠 님과의 인터뷰를 지옥에가 할가ㅠ
2017년 09월 26일 23시 48분  조회:2221  추천:0  작성자: 죽림
 

마광수 교수 인터뷰 (2009. 1. 한국의사협회신문)



[ 20대 청년 마광수는 ‘천재’로 통했다. 연세대에서 1978년 <윤동주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따고 28살에 교수로 임용됐다. 이른 성공이었다. 하지만 승승장구는 거기까지였다. 대법원은 1995년 그의 소설 <즐거운 사라>를 음란물로 확정판결하고 검찰은 교수 신분임에도 영장 없이 그를 구속했다. 교수직을 잃었다. 40대에 그는 천재에서 변태가 됐다.

 
연세대에 복직했지만 2000년 동료 교수들이 그의 재임용 탈락을 건의하고 나섰다. 건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자진휴직을 신청했다. 문제가 된 것은 그가 교수의 품위를 해쳤다는 것. 한해 3~4편의 왕성한 창작활동과 논문발표를 했지만 그들이 말하는 ‘품위’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세상과 등지고 학교와 문단과는 단절했다. 스스로 고립됐다. 정신병원을 드나들었고 불면증에 시달렸다.

 
검열기관은 틈만 나면 그를 괴롭혔다. 출판하는 책마다 ‘19금’ 딱지가 붙었다. 시대가 변했으니 괜찮을 거란 생각에 개인 홈페이지에 <즐거운 사라>를 올렸다가 2006년 다시 입건됐다. 50대에 그는 전과 2범이 됐다.


인터뷰 내내 줄담배를 폈다. 유일한 낙이라서 금연은 생각도 안 한다고 말했다. 연신 “펴. 한번 펴봐”하며 담배를 권했다. 가뜩이나 마른 몸이 위궤양과 불면증, 외로움이란 삼중고로 곧 무너질 것처럼 위태위태했다. 하지만 섹스와 성에 대한 욕망은 여전하고 그것이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

최 -- 작품을 보면 위선적인 태도(성이 됐던 아니면 그 외의 것에도)를 태생적으로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마 -- 내가 전과 2범이야. <즐거운 사라>로 작년에 또 걸렸어. 이제는 괜찮겠지 싶어 홈페이지에 올렸는데 문제가 된 거지. 불구속 기소에 200만원 벌금. 야한 소설 쓰는 사람이 나만 있나. 애들은 야동에 절어 사는데. 홈페이지에 댓글이 얼마나 달렸는지. 거의 욕이야. 대부분 내 책 한 번 안 본 사람들이지. 그런데 나를 욕하는 사람들은 포르노 안보냐. 우리나라는 집단적 이중성의 나라야. 밤 문화가 이렇게 발달한 나라가 없어. 퇴폐이발소에 안마시술소, 대딸방에… 모든 성문화가 음성화 됐어 20년간 양성화하자고 내가 싸우고 있는 거야.

최 -- 성에 대한 위선적인 태도를 버리고 욕구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마 교수의 생각을 이해하는 출발점일 것 같습니다.

마 -- 다들 섹스 좋아하지 않나. 우리나라에서 성 담론이란 것을 처음으로 끌어냈어. 중앙일보는 해방 이후 한국의 패러다임을 바꾼 책으로 <해방전후사 인식>, <전환시대의 논리>, <즐거운 사라>를 꼽았더라고. 내 책을 좋게 평가한 거지. 하지만 더 이상 젊은 애들은 야한 책을 안 써. 내가 한창 창작할 때는 야한 비디오도 없었어. 오로지 야한 생각과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 요즘은 야한 자료가 널려있는데도 안 써. 문단과 사회로부터 왕따당할까봐 그러는 것 같아. 요즘은 내 책을 랩으로 싸서 진열도 못하게 해. 그러다보니 안 팔려. 진짜 안 야한 책인데 이게 뭐야. 짜증나. 책을 35권이나 썼는데도 알아주는 놈이 없어.

최 -- 성은 한국 사람의 이중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코드라서 즐겨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마 -- 문화선진국과 후진국은 그것으로 구분해. 프랑스, 북구라파, 스웨덴은 작가를 구속하는 이런 상황을 이해 못 할 거야. 일본 신문에도 내 사건이 대문짝만하게 나왔어. 그 덕에 <즐거운 사라>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됐지. 정부가 문화도 산업이라고 매일 떠들면 뭐해. 경쟁력을 가지려면 표현의 자유를 먼저 인정해야 해. 선진국이 성적 담론과 창작물에 개방적이라고 성이 문란한가. 일본의 성 범죄 발생률이 한국의 7분의 1이야.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 우리가 더 음습해. 제발 성담론을 양지로 끌어 올려야 해. 이제 그 얘기하는 것도 지쳤어. 

최 -- 가끔 마 교수의 창작의 힘이 분노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마 -- 울화야. 카타르시스지. 대리배설, 대리만족. 사실 난 성을 즐길만한 입장이 못돼. 그저 너도 즐기고 나도 즐기자 뭐 이런 주의지. 

최 -- 마광수 교수의 인생에서 성과 사랑, 관능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마 -- 섹스는 모든 만물의 기초야. 2대 본능이 식욕과 성욕이잖아. 하나는 개체보존, 다른 하나는 종족보존의 본능이지. 섹스는 중요해. 섹스를 해야 만물이 만들어지거든. 소가 섹스를 해야 송아지가 생기고 쌀도 섹스를 해야 맺혀. 모든 열매는 섹스의 결과야. 

최 -- 사랑에서 관능이 다라면 필연적으로 사랑에는 권태가 따를 수 밖에 없지 않나요. 

마 -- 현실이 그래. 그래서 소설 <권태>를 썼어. 내 생각은 사랑을 하기 전에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고 봐. 정말 결혼은 지옥이었어. 딱 6개월 재미있더라고. 난 결혼제도에 부정적이야. 친구들 보면 자식보고 산다고 그러는데. 과연 자식이 그 맘 알아줄까. 기러기 아빠들을 이해 못하겠어.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하면 보내야겠지만 마누라는 왜 보내. 재밌는 것은 그런 현상이 가족이란 집단을 중시 여기는 집단주의적 사고면서 동시에 대단히 이기적이라는 거지. 내 새끼만 잘 되면 된다는 식이잖아. 교회나 절이 돈 어떻게 벌어. 합격기도회 같은 거 막 하잖아. 장사 잘된다. 내 새끼 붙여주고 딴 새끼 떨어뜨리라는 기도는 예수님, 부처님 생각에 위배되는 거야. 

최 -- 허무한데요. 그럼 결혼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을 참거나 아니면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거네요. 

마 -- 궁극적으로는 그렇지만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될 수도 있어. 관능적인 욕망을 위해 다채로운 시도를 해보는 거지. 난 사디즘이나 마조히즘적 시도들 다 해. 서양 부부들 보면 페티시즘을 이용하기도 해. 밍크코트, 하이힐 등은 좋은 대상이야. 항문섹스를 시도해 볼 수도 있어. 물론 우리나라는 항문섹스에 대해 부정적인 것 같아. 하여간 내 소설은 죄다 이런 상상들을 기반으로 해. 누구는 너무 자극적이라 그러는데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자극을 주지 못한다면 무능한 작가야. 

최 -- 방식에 대한 시도와 함께 대상에 대한 전환도 허무를 극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마 -- <광마일기>에서 스와핑이란 개념을 먼저 제시했어. 부부라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위해 늘 공부해야 하지. 노력하고. 똑같은 방식으로 오르가즘 느끼는 것은 불가능해. 오늘도 설렁탕, 내일도 설렁탕일 수는 없잖아. 대상을 전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최 -- 1부1처제에 대한 전복인가요. 

마 -- 난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야. 하지만 굳이 하려면 우정으로 해야지 사랑으로 하면 안 된다고 봐. 이상적인 결혼은 성이 아닌 동지적인 결합이야. 늙으면 외로워. 동지가 필요해. 내가 요즘 그래. 사르트르처럼 동거하고 싶어. 각자 연애할 자유를 보장하고 받는 거지. 

최 -- 재판받고 고생하면 다음 작품 낼 때 아무래도 자기 검열 할 것 같아요. 이거 걸리지 않을까 하면서. 독창성이 자꾸 옅어지지 않을까요. 

마 -- 자기검열 당연히 하게 돼. 출판사도 종용하고. 나도 출판사도 겁나는 거야. 고소당해서 고생 무지했거든. 진짜 야하게 쓰면 지금까지 쓴 소설보다 더 야할 수 있어. 

최 -- 재판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마 교수를 지지했었죠? 

마 -- <마광수 살리기>란 책도 나왔어. 난 소수지만 지지자와 마니아가 많아. 딴 작가들과 달리 위선적이지 않아서 좋대.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내 책과 강의를 한번이라도 읽거나 듣고 뭐라 했으면 좋겠어. 이건 그냥 어디서 뭐라고 한 것만 읽고 무작정 욕하는 거야. 
독자들은 책을 통해 교훈과 지식을 얻고 그걸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내 독자들은 안 그래. 뭐 <태백산맥> 전권을 읽었다고 그런 말하잖아. 난 그거 몇 권 읽다 말았어. 재미가 없더라고. 

최 -- 마 교수님처럼 작가 장정일도 곤혹을 치뤘잖아요. 그러고 나서는 절대 야한 책 안 쓰고 에세이로 <공부>를 냈죠. 그러고 보니 제목이 노골적인 교양서적인데요.

마 -- 장정일씨는 감방에서 한 달 살고 난 두 달 살았어. 내가 먼저 갔지. 영화는 아무리 야해도 절대 안 걸려. 영화는 오락이다. 이런 전제가 있는 거지. 그렇지만 문학은 다르다는 거야. 교양적이어야 한다는 거지. 에세이는 또 좀 다른 것 같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뭐라 말하지 못하더라고. 

최 -- 그럼 에세이 위주로 쓰시면 되겠네요. 아니면 교수 역할에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요. 

마 -- 에세이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입이 아파. 원래 난 문학가야. 변절 안 하려고. 시·소설이 쓰고 싶어. 하지만 두 번 구속되니깐 무서워. 한국에서 태어난 죄로 상상을 마음대로 못하고 위험부담을 안고 써야 해. 가슴도 졸여야하고. 출판하기 위한 벽도 높아. 짜증나. 난 지명도에 비해 힘이 없어. 교수는 호구지책이야. 먹고 살려고 하는 거지. 내 정체성은 작가야. 

최 -- 재판받을 때 아이가 있다면 아이한테 <즐거운 사라> 보여주겠냐고 검사가 물었다면서요. 

마 -- 그게 정말 답답해. 애들 다 섹스하잖아. 부모만 모르나봐. 결혼하기 전에 섹스 해봐야지. 난 당당하게 섹스하라고 학생들한테 얘기해. 미성년자 같은 개념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조선시대 이팔청춘 되면 장가가서 할 거 다 했잖아. 요즘은 대학을 나와도 보호대상이야. 애들이야. 그런데 신세대도 보수적이더라고. 특히 교회 열심히 나가는 애들. 너무 보수적이야. 

최 -- 30~40대보다 20대가 더 보수적이라는 말이 있어요. 

마 -- 맞아. 더 보수화됐어. 검열도 더 심해졌어. 1991년 <즐거운 사라>가 판금됐어. 그런데 지난해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또 잡혔어. 16년 뒤에 또 잡은 거지. 16년 동안 세상이 엄청 변했어. 애들도 닳고 달았고. 그런데 검열은 변한 게 없어. 1980년대는 올림픽 준비와 개최로 활기가 넘치던 시대였어. 지금보다 훨씬 덜 보수적이었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보수적이야. 그러다보니 이중성도 심해졌어. 젊은 애들이 그러는데 보수적인 척 안하면 왕따 당한대. 
난 69학번이야. 한해 전에 구라파의 68혁명이 있었고 1970년대는 섹스의 시대였어. 청년문화를 즐겼지. 엄청 놀았어. 요즘 애들은 놀지를 않아. 한심하다 못해 불쌍해. 음악도 그때를 능가하는 뮤지션이 나오지 못하는 것 같아. 요즘 대학가요제 보면 한심해. 명동에서 주로 놀았는데 차림새도 전위적인 친구도 있었고 대마초도 거의 다 폈어. 쉽게 말해 공부 안 했어. 날마다 여관가고 그랬지. 

최 -- 자유연애사상이 들어온 근대 이전까지 결혼은 한 번도 사랑의 결실이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마 -- 자유연애 사상은 1920년대 들어서 시작됐지. 그 전에는 무작정 가는 거였어. 서양도 똑같았지. 집안과 가문 유지의 방편이었지. 지금도 재벌들은 가문끼리 결혼하잖아. 그게 인신매매지. 난 결혼 전에 반드시 동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한 3년 살아보고 결혼하던지. 아니면 평생 계약동거만 하는 거지. 요즘 이혼율이 35%라며. 여대생 중 결혼하겠다는 애가 반이 안 돼. 물론 다들 가긴 가는데 변한거지. 옛날에는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했거든. 

최 -- 변태란 없다. 오직 각자의 취향이 있을 뿐이라는 주장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와 다르다고 다른 사람의 취향을 변태로 몰지 마라. 타인의 취향을 존중해라. 

마 -- 착취하지 않고 합의가 됐다면 모든 게 사랑이야. 변태가 아니야. 이건 인권에 관한 문제잖아. 예전부터 최고의 변태는 동성애였지. 서양도 중세에는 동성애자를 사형시키고 그랬어. 동성애가 가장 신기한 변태 아니겠어. 하지만 이제는 미국처럼 보수적인 나라도 동성애를 병으로 안 봐. 정신이상도 아니고. 우리도 커밍아웃하고 하리수도 나오고 호적도 바꿔주고 하지만 진정한 인정은 아직 멀었어. 연세대에 동성애자 모임이 만들어졌더니 게시판에 욕이 빗발쳐. 난 모두가 변태가 됐으면 좋겠어. 서로가 변태라면 모두가 변태가 아니잖아. 

최 --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보수화된 것은 정치적으로는 민주화가 있었지만 68혁명과 같은 생활에서의 진보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마 -- 진보는 성해방을 따라서 오는 거야. 그런데 우리 진보는 유교를 근본으로 하는 사회주의야. 가짜 진보지. 386들이 정치운동만 했지 정작 중요한 문화운동은 안 했어. 한참 피어오르던 청년문화가 꺾인 게 아쉬워. 총학생회장하다 국회의원되고 뭐 이런 식이었잖아. 당시 386들이 나를 전두환 정권의 3S 정책을 돕는 첨병이라고 욕하고 그랬어. 아니 그러면 프랑스는 섹스가 자유로운 나라니깐 독재국가야? 진보가 국민적 호응을 못 받고 있는 이유라고봐. 가짜 진보였지. 68혁명 때 데모 구호가 뭐였는지 알아 “상상력에 권력을 달라”였어. 멋진 말이잖아. <즐거운 사라>는 다 상상이야. 현실에서 그랬다면 잡혀가야지. 그런데 현실에서의 성추행은 두면서 <즐거운 사라>는 처벌하는 거야. 상상력을 죽이지 마 제발. 그리고 폭력소설은 왜 그냥 둬. 성은 안되고 폭력은 괜찮다는 말인가. 이런 거 진보가 얘기해야 해. 

최 -- 도덕은 절대적인 것 같지만 사실 언제나 상대주의적이었습니다. 서구도 빅토리아 시대에는 보수적 경향이 강했죠. 

마 -- 절대 도덕은 없어. 우린 조선 양반 프락치들이 남아서 아직도 난리야. 조선 때만 그랬
어. 고려 때만 해도 달라. 혼전섹스도 가능했고 왕이 과부에게displayObj(' id=formkstistorycom7654137 codeBase=http://fpdownload.macromedia.com/pub/shockwave/cabs/flash/swflash.cab#version=8,0,0,0 height="100%" width="100%" classid=clsid:d27cdb6e-ae6d-11cf-96b8-444553540000> 첫 장가를 가기도 했어. 조선에서 완전히 눌렸어. 삼국시대로 가면 더해. 그런데 요즘 우리를 보면 단군 이래 조선 윤리뿐이었던 것 같이 굴어. <즐거운 사라>로 구속됐을 때 유림은 나를 체제 전복적인 인물이라고까지 그러더라고. 요즘 한국에는 극단적인 청교도적 가치관이 횡행하는 것 같아. 기독교단체들은 뭐하면 항상 고소해. 순결운동하고 그런 사람들 있잖아. 현실에서 굉장히 벗어난 행동이지. 빅토리아 시대에는 모든 피아노의 다리를 천으로 감싸야 했어. 여자 다리를 연상시킨다는 거야. 정말 황당한 건. 즐거운 사라 재판 때 검찰 측 증인이 150년 전 빅토리아 시대를 예로 들며 내 작품이 음란하다는 거야. 미쳤나 싶었어. 지금이 어느 땐데 빅토리아 시대 윤리를 들먹여. 

최 -- 마 교수는 손톱에 대한 페티시가 있고 사디즘, 마조히즘적인 경향도 있으신 것 같아요. ‘즐거운 복종’이란 표현도 잘 쓰시잖아요. 

마 -- 페티시 예찬론자지. 외모가 별로인 사람도 어딘가는 괜찮은 데가 있을 거 아냐. 그래서 페티시가 널리 퍼지면 외모를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우리 사회에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부분의 미로 전체 미를 압도하자. 내 생각은 그래. 누가 날 변태라고 그러는데 그런 면에서 난 변태야. 난 성기 중심의 성애에서 전신적 성애로 가야 한다고 봐. 학생들한테는 오랄섹스를 권장해. 오랄섹스에 재미를 붙여봐라. 난 오랄섹스만 했어. 임신시킬까봐. 

최 -- 프로이트와는 반대로 가시네요. 프로이드는 항문기, 구강기를 넘어 성인이 되면서 성기 중심의 섹스를 하게 된다고 했잖아요. 

마 -- 프로이트는 밥맛이야. 무지 보수적인 사람이지. 성기로 하는 섹스만 중요하게 생각했어. 100년도 넘은 그의 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 심지어 정조관념 때문에 클리토리스적인 쾌감도 부정했어. 질로 쾌감을 느껴야 정상이라는 거지. 그의 말 때문에 얼마나 많은 여성이 고민에 빠졌겠어. 어떻게 질로 쾌감을 느껴, 클리토리스로 느끼지. 

최 -- 여자 친구는 있으세요. 

마 -- 없어. 

최 -- 인기 있지 않나요. 새로운 상대를 구하셔야죠. 

마 -- 머리가 빠져서 안 돼. 내가 부러워하는 연예인이 안성기야. 나랑 동갑인데 머리가 가발이 아니야. 아무리 봐도 진짜 머리야. 여성지가 주선해서 얼마 전에 조영남과 대담을 했어. 조영남도 나보다 7살 많은데 건강미 넘치고 머리숱도 많고 부럽더라. 40살 이후로 계속 빠지더니 이렇게 됐어. 가발도 써 봤는데 무지 더워. 모자도 덥고. 연애는 포기했어. 

최 -- 안타까운데요. 마 교수께서 창작의 원천인 연애를 포기하셨다니. 

마 -- 재작년에 37살 먹은 여자를 꼬셔봤는데 너무 늙어서 싫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남 보기 그렇다나. 우리나라는 남을 너무 의식해. 미국 애들 봐. 엘리자베스 테일러 한참 연하랑 연애하고 결혼했잖아.

최 -- 하여간 포기는 하지 말아야죠. 옛 기억만으로 책을 쓰기에는 좀 그렇잖아요.

마 -- 그러니깐 상상을 해. 대리만족이야. 최근 낸 소설 <발랄한 라라>에는 내가 직접 나와서 연세대생과 섹스도 하고 그래. 그런데 출판이 어려워. 출판사는 잡혀갈 수 있고, 진열판매도 못하니깐 팔리지 않을 것 같고 나서지 않는 거야. 뭐 내가 많은 독자가 있는 작가도 아니고. 야한 시집도 한 번 내봤는데. 랩으로 꽁꽁 싸서 진열도 못하게 해서 망했어. 더럽고 치사해서 자비출판을 생각 중이야. 독자들이 이외수나 공지영 같은 교양주의적 작가만 선호해. 

최 -- 책이 안 팔리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더 이상 텍스트로 성적 감동을 얻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요즘 누가 야한 소설 읽나요. 그냥 돌아다니는 야동 다운받아 보죠. 

마 -- 아니야. 소설의 장점이 있어. 예를 들면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읽히는 텍스트기 때문에 독자가 스스로 상상을 펼친 공간이 있는 거야. 난 책이 안 팔리는 이유가 독자들이 책은 가르침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어서 그런 거라고 봐. 도덕과 교훈이 많은 소설들은 잘 팔리잖아. 책은 배움의 도구도 될 수 있지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 

최 -- 8, 90년대 학번들은 마 교수 강의 도강하러 가는게 일이었던 적도 있었죠. 그런데 지금 학생들도 도강하러 간다고 그러더라고요. 여전히 인기가 있다는 말 아닌가요. 

마 -- 요새는 컴퓨터로 선착순이니깐. 도강이 힘들지. 소속도 다 체크되니깐. 수강신청에 실패해서 도강하는 학생들은 요즘도 있긴 해. 옛날에는 강의실이 좁아서 대강당에서 수업을 하기도 했어. 성 담론이 없던 시대에 모두들 관심이 많았지.

최 -- 그때가 그리운가요? 

마 -- <즐거운 사라>로 구속되기 전까지 좋았어. 그 후로는 계속 우울증에 시달려. 

최 -- 이상적인 여인상이나 연애론이 있다면 

마 -- 변태가 좋아. 소위 정상관계라 할 수 있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여성이었으면 해. 차갑지 않고 성관념이 진부하지 않은 야한 여자. 얼굴은 크게 상관없어. 속궁합이 중요해. 뭐 성기 크기 같은 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 성 취향을 얘기하는 거야. 거리낌 없이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좋아하는 그런 여성. 아주 드물지. 

최 --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스스로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게 있다면 

마 -- 소설은 <즐거운 사라>. 어쨌든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잖아. 혈기왕성하던 시기였지. 시집은 굉장한 화제이자 필화사건이었던 <가자 장미여관으로>, 에세이는 최근에 낸 <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최 -- 약해 보이는 마 교수가 어떻게 두 번의 소송과, 문단과 사회의 왕따를 견뎌 냈을까 궁금해요. 

마 --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야. 2000년에는 왕따로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했어. 한 몇 년 정신병원에 입원했었어. 지금도 불면증에 시달려. 그래도 내가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버텼어. 거침없이 써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 국민을 어린애로 보고 관리하려는 국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게 내 신념이야. 아직 우리나라에는 여러 가지 나쁜 관례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어. 작가들이 한 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해야 해. 잔소리도 엄청 하는데 도통 나서질 않아. 너무 이상해. 왜 작가들이 분노하지 않는 걸까. 열정이 없어. 너무 빨리 조로해. 난 선동가가 될 거야. 

최 -- 그냥, 대한민국 대부분의 교수들처럼 적당히 수위를 조절하며 살았으면 어땠을까요? 

마 --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썼다고 한 학기 정직 먹었어. 문과대 교수들이 들고 일어나서 징계를 요청했지. 죄목은 교수가 품위를 해쳤다나. 품위주의란 말 그때 만들었지. 작가한테 품위는 무슨 품위인지. 작가는 <쟁이>야. 무슨놈의 품위가 필요해? 교수는 지식장사꾼이지. 젠장, 그런데 무슨 품위야. 페미니스트들, 여성을 상품화한다고 난리지. 자본주의는 모든 걸 상품화하는 거야. 지식도 산업이라고 그러지 않냐말야. 상품화한다는 비난은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하지. 그런 말로 걸자면 나만 걸리나, 이 세상에서 안 걸리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 

최 -- 대중들은 성의 틀로만 작품을 해석하려 한다며 마 교수의 글쓰기 방식에 문제를 삼는 것 같아요. 좀 불편해 하는 것인지? 

마 -- 다양성이란 관점에서 보자는 거지. 나에게 성은 중요한 해석의 틀이야. 그래서 난 그렇게 해. 남이 나와는 다른 틀로 해석했다고 욕하지 않아. 그건 그거고 난 나만의 해석이 있는 거야. 일본 문학을 봐. 굉장히 다양해. 추리소설도 있고 에로물도 있어. 우린 너무 획일화돼 있지. 교양과 정보라는 획일화. 그 틀을 깨고 싶어. 난 성 얘기 할 테니 넌 밥 얘기해라. 난 성에 가장 관심이 있고 잘 쓸 수 있어. 넌 네가 잘하는 분야를 파라. 일본처럼 우리도 분업주의라는 것을 생각해야지. 우린 작가 한 명이 역사소설도 쓰고, 정치소설도 쓰고. 우리 작가들도 전문분야를 갖고 세분화될 때 우리 문학도 다양해질 수 있어요. 

최 -- 신춘문예로 등단하는 방식이 다양화를 오히려 해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신춘문예용 소설이 있다고 그러잖아요. 

마 -- 문학도들 그것 때문에 많이 고민해. 심사위원들의 기호가 어떤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글을 쓰는 게 싫은 거지. 메시지를 줘야하고 교훈이 들어가야 하고. 이런 걸 ‘문단권력’이 강제하는 것 같아. 몇 사람이 문단권력을 독점하고 자신들의 기호에 맞는 소설을 쓰도록 하는 거지. 요즘 많은 작가들이 역사소설 쓰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소설이 역사를 망쳐. 역사적 사실하고 다르니깐.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이 쓴 삼국지는 달라. 도원결의나 삼고초려 같은 에피소드 없어. 

최 -- 역사소설하면 작가 이문열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마 -- 난 이문열이 제일 싫어. 내 책을 보고 구역질이 난다고 썼더라고.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유통을 막으라고까지 그러더라고. 감옥에 있어서 참았지. 지금 같으면 다 고소감이야. 그는 전형적인 교양주의자야. 게다가 보수적이기가 못 말릴 정도지. <사람의 아들>까지는 좋았지만 〈선택〉은 황당무계 했지. <황제를 위하여>는 졸라 어렵더라. 옛날로 돌아가자는 건가. <삼국지>도 <초한지>도 썼는데 역사소설로 역사를 배워서는 안 돼. 김훈의 <칼의 노래>, <남한산성>, 이인화의 <인간의 길>. 이거 좀 이상해. 소설이고 픽션인데 역사를 슬쩍 껴넣으면 소위 시장에서 잘 먹힌다. 세계문학 전집을 살펴 봐.역사소설은 한권도 없어. 

최 --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나요? 

마 -- 나한테 배운 분들이 많이 유명해졌어. 떠오르는 별들이야. 공지영, 성석제, 한강, 김영하, 김별아 모두 학부든 대학원이든 연세대를 거쳐 간 분들이지. 그런데 모두 너무 도덕적이야. 불만이야. 왜들 패기가 없을까. 떠는 거지. 잡혀가는 것보다 천하다고 왕따 당할까봐. 제2의 마광수는 없어. 장정일은 에세이 <공부> 내고 <삼국지>까지 냈잖아. 이제는 야한 소설 안 쓰겠대. 제목부터 <공부>야. 아마 잘 팔릴 거야. 교양주의에 딱 맞잖아. 
예전에는 교수 재임용제도 없었잖아. 요즘은 모두 계약직이야. 교사만큼도 못 돼. 철밥통이었는데 이제는 교수하기도 힘들어. 내가 두 번 잘려봤잖아. 통탄할 노릇은 젊은 작가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검열제도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나 하나 밖에 없어. 

최 -- 작가 김훈은 어떤가요? 

마 -- 문장이 너무 어려워 싫어. 도대체 뭐라 그러는지 모르겠어. 난 쉽게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심지어 내 논문집을 읽은 사람들이 논문까지도 쉽다 그래. 술술 넘어가는 거지. 김훈은 문장을 배배꼬고. <남한산성> 읽다가 던졌어. 박경리의 <토지>도 안 읽었어. 문장이 왜 그렇게 뻑뻑한지. 

최 -- 개인적으로 김훈 소설을 재밌게 봤습니다. 문장이 전 좋던데요. 

마 -- 내 취향이 아니야. 기자 생활할 때 김훈은 “문장으로 독자를 고문하겠다.”고 했어. 난 쉽게 쓰는 것이 좋아. 술술 읽히잖아. <즐거운 사라>에 이어 쓴 <발랄한 라라>도 술술 읽혀. 이외수도 싫어. 너무 교양주의, 교훈주의 범벅이야. 박경리도 그래. 솔직히 <토지>가 재밌나. 또 <토지> 다 읽은 사람 별로 못 봤어. 시인 고은도 마찬가지지. 낭송되는 시가 하나도 없는데 국민 시인이야. 고은 시 누가 아나. 문단 권력이야. 관(官)이 만든 문단권력.

최 -- 문단권력이 왜 생기는 것 같나요. 

마 -- 문단이든 정치든 기본적으로 조폭문화야. 내가 싫어하는 패거리주의지. 진정한 개인주의가 정착돼야 해. 독자들은 매체가 막 띄어주면 그런가보다 하고 따라가. 관도 문단권력 만드는 것 좋아해. 그러다보니 문단도 관의 비유를 잘 맞춰.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스타가 고은 아닌가. 그들이 이끄는 제자들이나 팬들도 엄청나. 마치 정치집단 같다. 여름방학 때 모이기도 하면서 관리도 하는 것 같아. 

최 -- 그들은 모두 안정된 소비시장이기도 하니까요. 

마 -- 완성도 면에서는 김영하가 제일 잘 쓰는 것 같아. 연세대 출신이지. 야한 건 절대 안 써서 섭섭하지만. 은희경도 문장력이 탄탄한 게 마음에 들어. 

최 -- 교양주의에 오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소설은 교양이나 교훈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시죠. 

마 -- 교양주의가 나쁜 게 아니라, 교양주의가 모든 문학적 가치를 독점하는 것이 문제야. 그리고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게 나뻐. 교양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 문학은 좁은 교양주의의 틀 속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어. 일본에서 한국 문학은 쪽도 못 써. 일본 문학은 일단 재미야. 

최-- 마 교수께서 소설 쓸 수 있는 여건이 점점 안 좋아 지는 것 같아요. 

마 -- 그보다 더해도 계속 쓸 거야. 내일 모래가 환갑인데도 계속 야동틱한 소설을 쓰고 있어. 책을 보고 사람들이 어떻게 애들의 생리를 잘 아냐고 그러는데 학생들한테 정보를 수집해. 야한 소설을 쓸 수 있는 힘은 학습과 공부의 결과야. 젊은 제자들이 많이 도와줘. <채터러 부인의 사랑>은 처음에 작가가 자비로 500부를 찍은 게 시작이었어. 영국에서는 법으로 걸리니깐 제재 없는 이태리에서 찍었지. 나중에 문제가 됐지만 구속은 안됐어. 내가 역사상 최초로 구속된 작가야. 

최 --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 하시죠. 

마 -- 늙어보니깐 알겠어. 젊었을 때 실컷 놀고 할 것 다해봐. 거칠 게 뭐가 있어? 남자는 나이 40이 피크야. 그 다음에는 내리막이야. 

///글·의협신문 최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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