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9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3)...
2018년 07월 13일 02시 54분  조회:3306  추천:0  작성자: 죽림

가곡 <선구자>의 수난과 진실

 

경남의 마산조각공원에 가보면 정자가 하나 서있다일송정(一松亭)이다가곡 <선구자가사에 나오는 중국 길림성 용정에 있는 일송정을 본떠 세워놓은 것이다.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한줄기 해란강은 천년 두고 흐른다 지난날 강가에서 말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곳에 거친꿈이 깊었나” (선구자 1절 가사)

 

그런데 일송정 정자 옆에는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흰 화강암 비석이 하나 서있다자세히 보면 무언가를 지운 자국이 있다원래는 <선구자노래비였다. 10여년전 가곡 <선구자>가 작사 작곡자의 친일 시비에 휘말리면서 그 모양이 된 것이라고 했다.

<선구자>의 작곡자는 젊은 시절 일찌기 만주에서 작곡활동을 하다가 해방후 마산에 터를 잡았던 조두남(1912~1984)이다작사자는 윤해영이라는 만주에서 활동하던 시인인데해방후에 북한에 들어가 살다가 1950년대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있다조두남이 윤해영의 시를 받아 <선구자>를 작곡한 시기는 1932년경으로 알려져있다친일 논란은 조두남 사후 20년쯤 후인 2천년대 초반의 일이다.

일제 때의 예술가 치고 친일 논란의 대상이 안된 사람을 몇이나 찾을 수 있을까부수기로 말한다면 창원의 용지공원에 우뚝 서있는 <고향의 봄노래비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이것도 다 부숴야 하나친일 논란이 있기는 <고향의 봄작사자인 시인 이원수(1911-1981)나 작곡자인 홍난파(1897~1941)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또한 그 시대에 활동하여 친일 행적을 의심받고 있는 안익태현제명김동진 작곡가 등과 이들의 작품인 <애국가> <고향생각> <가고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부의 친일 주장과 달리 ‘<선구자>의 작사자인 시인 윤해영은 친일시인이 아니라 민족시인이며 저항시인이었다는 내용의 <몽상시인 윤해영>(2005) 이란 책을 쓴 김영수는 그의 책 속에 연세대 음대 학장을 지낸 이인범(1914~1978)과 조두남의 다음과 같은 대화의 기억을 실어놓았다.

 

“1970년대 초 조두남이 성악가 이인범의 병문안을 갔을 때 그 집 근처까지 필자(김영수)가 동행한 적이 있었습니다필자는 이인범이 일제 말기에 일본 군가를 부르며 순회공연을 한 사실을 말하면서 조두남에게 당신도 만주에서 음악활동을 했다면 일본을 찬양한 곡들을 작곡했을 터인데 이실직고하시오라고 웃으면서 물은 기억이 납니다.

그러자 (조두남은너털웃음을 웃으면서 악극단을 위해서 하루 밤에 1,2곡 후딱 작곡을 해치웠지그러면서 반드시 당국을 지지하는 노래를 두 세곡 부르지 않으면 악극단 공연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라고 하던 말이 기억이 났습니다. (<몽상의 시인 윤해영>, 173)

 

친일의 문제와 관련하여당시의 음악인들은 누구나 같은 처지였기 때문에 숨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목숨 바쳐 조국을 찾겠노라 독립투쟁을 한 선열들을 생각하면 사소한 생계형 친일이라 한들 어찌 옹호하거나 변명하겠는가그러나 예술 작품은 탄생한 그 당시 상황에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는 일리가 있다.

예술 작품은 아니지만 1919년 3.1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서를 보자이를 기초한 육당 최남선(1890~1957)은 일제 말기 변명하기 어려운 짙은 친일의 흔적을 남겼다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민족대표 33인 가운에 끝까지 친일로 돌아서지 않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하지만 해마다 광복절에 낭독되는 기미독립선언문의 의미나 가치가 변하지 않듯 문학예술 작품도 그러한 관점에서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그러므로 오랜 세월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온 가곡 <선구자>도 귀중한 음악적 자산으로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지워진 노래비에도 가사를 다시 새겨넣기 바란다.

일제 강점기우리민족에게 슬프고 잔인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는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늘 아프게 한다. (광화문문화포럼 2015년 5월호, 글 이정식가곡 에세이 <사랑의 시이별의 노래저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077 [문단소식] - 늦깎이로 "시 색시"와 장가를 든 박문희시인 2018-03-18 0 2988
2076 [작문써클선생님께] - 스티븐 호킹 <명언> 2018-03-15 0 5909
2075 [그것이 알고싶다] - "커피"와 염소 2018-03-15 0 3228
2074 [쉼터] - 승리하자! 연변팀!... 2018-03-15 0 4984
2073 [그것이 알고싶다] - 점심 식사?... 저녁 메뉴?... 2018-03-14 0 3386
207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목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13 0 4255
2071 [그것이 알고싶다] - 세상은 참 "아이러니"한 세상 2018-03-12 0 5268
2070 [그것이 알고싶다] - "거사 의사" 아버지와 "눈물 악수" 아들 2018-03-12 0 3531
2069 [그것이 알고싶다] - 페치카 최재형 안중근 의사 권총 구해주다 2018-03-12 0 3797
2068 [그것이 알고싶다] - "최후까지 남자스럽게 싸우라"... 2018-03-12 0 5432
2067 [문단소식] - "기러기"를 안고 동심과 함께 쫑드르르... 2018-03-12 0 3385
206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흑두루미야, 맘껏 놀아라... 2018-03-12 0 5744
206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사향노루 멸종,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12 0 5312
206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북극곰아, 인간이 문제면 문제로다... 2018-03-12 0 5493
2063 [그것이 알고싶다] - 니가 갈래 내가 갈가... 2018-03-11 0 4117
206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갈대 속의 요정" 2018-03-10 0 2999
2061 [그것이 알고싶다] - 안중근 거사 뒤에 숨은 주인공 2018-03-10 0 3650
2060 [문단소식] - 달갑은 "민족문학"상 2018-03-10 0 3051
2059 [동네방네] - 건축은 시(詩)적인 동시에 다기능적이여야... 2018-03-09 0 4522
2058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현재만 있을뿐"... 2018-03-09 0 3266
2057 [동네방네] - 씨줄과 날줄 모두 서로 합쳐야... 2018-03-09 0 5119
2056 [동네방네] - 고향 아버지가 팔간집 이엉을 잇던 때가 그립다... 2018-03-07 0 5354
2055 [록색문학평화주의者]-푸대접 받는 동물들,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07 0 4915
2054 [동네방네] - 도심공원에 웬 불길 "활활"... 2018-03-07 0 4806
2053 [쉼터] - 세계 이색 자연호텔 2018-03-07 0 26099
2052 [회초리] -애완동물 염색, 남의 일 아니다...역시 이는 아니야... 2018-03-06 0 3223
2051 [회초리] - 인재류실, 남의 일 아니다... 그는 "상품"이었다... 2018-03-06 0 5008
2050 [이런저런] - 132년 = 바다로 던진 병 = 세계 가장 = 욕심 2018-03-06 0 5493
2049 [동네방네] - 현대판 여러 종류 "청명상하도" 2018-03-06 0 6012
2048 [쉼터] - "주은래호" 기관차 2018-03-05 0 5315
204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 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05 0 3056
2046 [동네방네] - 한반도 상반대쪽에서 아리랑 울러 퍼지다... 2018-03-05 0 4770
2045 [별의별] - 37년 = "돼지형 주택" 2018-03-04 0 5827
2044 [별의별] - 호랑이 셀가... 곰이 셀가... 2018-03-04 0 5249
204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최후의 한마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04 0 5897
2042 [새동네]-김치찌개, 부대찌개, 평양냉면으로 "통일" 먼저 하기 2018-03-04 0 4664
2041 [별의별] - "돼지화가" 2018-03-04 0 3151
204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들아, 맘껏 뛰여 놀아라.... 2018-03-04 0 4729
2039 [타산지석] - 혼자 놀줄 알아라... 2018-03-04 0 4721
2038 [쉼터] - 귀밝이술 = 귀 밝아지기, 좋은 소식 듣기 2018-03-01 0 3571
‹처음  이전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