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또 태초의 아침
2018년 07월 25일 23시 59분  조회:2954  추천:0  작성자: 죽림
《 태초의 아침 》

                   윤동주

봄날 아침도 아니고 
여름, 가을, 겨울,
그런날 아침도 아닌 아침에

빨~간 꽃이 피어났네,
햇빛이 푸른데,

그 전날 밤에
그 전날 밤에
모든 것이 마련되었네,

사랑은 뱀과 함께 
독은 어린 꽃과 함께. 


《 또 태초의 아침 》

                            윤동주

하얗게 눈이 덮이었고
전신주가 잉잉 울어
하나님 말씀이 들려온다.

무슨 계시일까.

빨리 
봄이 오면
죄를 짓고
눈이
밝어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과 잎사귀로 부끄런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

< 1941년 5월 31일 >
 

나라가 독립되는 그날, 태초의 아침을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기독교적 요소가 숨어있지만, 근본적으로 그가 원했던 것은 나라의 해방이었을 겁니다. 이브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사과를 먹어 벌을 받은 이야기는 알고 계시죠? 인간의 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부끄럽게 사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에 살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그의 안타까운 마음이 부끄러움으로 그려진 것은 아닐까요?



=====================

 태초의 아침 - 윤동주

 

 

하얗게 눈이 덮이었고

전신주가 잉잉울어

하나님 말씀이 들려온다

 

무슨 게시일까?

 

빨리

봄이 오면

죄를 짖고

눈이 밝아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가 잎사귀로 브끄런 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 겠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

다음 순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지 시절이 달로 있는 것이 아니다.

 

 

-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윤동주의 시에 대하여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序詩] 전문

* 윤동주(1917~1945) 시인의 [序詩]는 우리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읽고 암송하고 있는 시라고 할 수가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라는 시구는 윤동주 시인의 티없이 맑은 천성天性이 사실 그대로 잘 드러나고 있는 시구라고 할 수가 있다.

도덕은 아름다움의 결정체이고, 우리는 이 도덕의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미화하고 성화시키게 된다.

 

 

 

산모통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

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

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

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

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自畵像] 전문

* 나는 사랑의 대상이면서도 미움의 대상이 된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하여 긍지를 가질 때 나는 사랑의 대상이 되고, 내가 나 자신에 대하여 긍지를 갖지 못할 때 나는 미움의 대상이 된다. 사랑의 대상은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미움의 대상은 경멸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누구나 다같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애증이 겹치는 존재가 윤동주 시인의 [自畵像]이며, 그것은 우리 인간들의 불완전함의 극적인 표상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 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빨리

봄이 오면

죄를 짓고

눈이

밝어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과 잎사귀로 부끄런 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

----윤동주, [또 태초의 아침] 부분

*“나는 신성모독을 범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낙천주의자로서의 나의 존재론이고, “세계는 나의 범죄의 표상이다, 고로 행복하다”는 낙천주의자로서의 나의 행복론이다. 모든 창조자는 신성모독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되고, 우리는 그 신성모독자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코페르니쿠스의 신성모독, 부처와 예수의 신성모독,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신성모독, 보들레르와 랭보의 신성모독 등은 이 범죄의 생산성과 그 아름다움을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한국시문학사상 어느 누가 “빨리/ 봄이 오면/ 죄를 짓고/ 눈이/ 밝어//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과 잎사귀로 부끄런 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라고 노래한 적이 있었던가? 윤동주 시인은 한국적인 정한의 세계를 벗어나서, 대쪽같은 장인 정신과 성자의 영웅주의를 육화시킨 시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어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윤동주, [십자가] 부분

*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것은 ‘사상’인데, 왜냐하면 사상은 이 세상의 삶에 대한 욕망마저도 헌신짝처럼 버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은 그것이 만인평등이든, 내세의 천국이든지간에, 그 주체자에게 분명한 목적을 제시해 주고, 그 목표를 위해서는 마치, 자살특공대처럼 순교를 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것은 순교자의 삶이라고 할 수가 있다. 예수의 순교, 부처의 순교, 이순신의 순교, 윤동주의 순교 등----.

당신은, 당신은, 과연 당신만의 십자가를 짊어질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 보면

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오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다른 고향에 가자.

----윤동주, [또다른 고향] 부분

*우리 인간들의 고향은 영원한 이상적인 천국이며, 언제, 어느 때나 되돌아가 영원히 살고 싶은 지상낙원이라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그러나 고향은 마음 속의 고향일 뿐, 우리 인간들이 되돌아가 영원히 살아야 할 지상낙원이 될 수가 없다. 고향은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고, 또한 고향은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영원히 존재한다. 고향은 환영이며, 신기루이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다른 고향에 가자.”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소녀異國小女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쓰 짬, 라이넬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윤동주, [별 헤는 밤] 부분

*밤 하늘의 별을 바라보면 누구나 저절로 시인이 된다. 왜냐하면 밤 하늘을 바라보면서, 자기 자신을 속이고, 타인들을 속이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정직해진다. 솔직해진다.

이 정직함과 솔직함이 시를 쓰게 한다.

시는 언어의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이 밤 하늘의 별이 된다.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윤동주, [참회록] 부분

* 부끄러움은 떳떳하지 못함이다. 부끄러움은 남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하지만, 그러나 그 부끄러움을 반성할 때, 그 떳떳하지 못함은 맑고 깨끗하게 씻겨진다.

참회는 씻어냄이며, 자기 정화운동이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 [또 태초의 아침], [십자가], [또다른 고향], [별 헤는 밤], [간 肝] 등은 이 참회가 피워낸 명시에 해당된다.

 

 

 

푸로메디어쓰 불쌍한 프로메디어쓰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디어쓰

----윤동주, [간肝] 부분

* 프로메테우스는 우리 인간들을 창조한 그리스 신화 속의 신이었고, 우리 인간들에게 사유의 능력과 함께, 올림프스의 불을 가져다가 준 신이었다. 그 결과, 그는 카우카소스(코카서스)의 바위산에 묶여서 제우스의 신조神鳥인 독수리에게 하염없이 간을 쪼아먹혀야만 하는 천형의 형벌의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프로메테우스는 문명과 문화의 수호신이었고, 윤동주 시인은 불을 숭배하는 배화교도拜火敎徒였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70 수선화야, 나와 놀자... 2017-06-24 0 2147
569 시의 제목이 때때로 주제를 요약하거나 암시하게 한다... 2017-06-24 0 2314
568 작가들의 책 증정은 타인의 존중이자 자아관리이다... 2017-06-24 0 3119
567 흑토변 시인 한영남, 두만강역 시인 윤청남 시집 "꽃" 피우다... 2017-06-24 0 3024
566 "6월"의 시모음 2017-06-24 0 2411
565 시는 어휘의 빈곤, 경박한 멋부리기, 산만한 이미지 등은 금물... 2017-06-24 0 2180
564 "손에 쥐고 있는것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날이 있다"... 2017-06-24 0 2111
563 시를 읽을 때, 일단 그 시를 읽고 그림을 미리속에 그려라... 2017-06-24 0 2517
562 시인은 지성과 감성, 사고와 감정이 늘 융합통일이 되여야... 2017-06-24 0 2174
56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6진방언" 알아보다... 2017-06-20 0 2567
560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강원도방언" 알아보다... 2017-06-20 0 3058
559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황해도방언" 알아보다... 2017-06-20 0 2632
558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함경도방언" 알아보다... 2017-06-20 0 3596
557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연변방언" 알아보다... 2017-06-20 0 2688
556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동북방언" 알아보다... 2017-06-20 0 3794
555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야생화 이름의 유래... 2017-06-19 0 2368
554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재미있는 식물, 나무이름의 유래... 2017-06-19 0 2541
553 중국 "양주팔괴"의 한사람 - 정판교 2017-06-19 0 4706
552 민들레야, 나와 놀자... 2017-06-19 0 2393
551 시작은 시에 생명이 없는것에 새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2017-06-19 0 2260
550 망초꽃아, 나와 놀자... 2017-06-18 0 2233
549 시창작에서 고독은 최고의 창작환경이다... 2017-06-18 0 2019
548 시는 언어로 만들어진 그림... 2017-06-18 0 2264
547 [작문써클선생님들께]-프랑스 비행사 작가 생텍쥐페리 명언... 2017-06-16 0 6044
546 제비꽃아, 나와 놀자... 2017-06-16 0 2095
545 인류 최초의 시인은 원시사회에서 신체적 불구자???... 2017-06-16 0 2442
544 세계적 글쟁이들이 글쓰기 조언 41 2017-06-16 0 2332
543 장미꽃아, 나와 놀자... 2017-06-15 0 2298
542 시인은 자기자신의 원고를 "퇴고"할줄 알아야... 2017-06-15 0 2440
541 "오월의 짧은 그림자"야, 섭섭하다... 다시 놀자... 2017-06-14 0 3609
540 철쭉아, 나와 놀자... 2017-06-14 0 2344
539 시적 탐구의 과정은 곧 삶의 잉여적 표현이다... 2017-06-14 0 2236
538 시인의 눈물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렌즈"이다... 2017-06-14 0 2662
537 진달래야, 나와 놀자... 2017-06-13 0 2189
536 개나리야, 나와 놀자... 2017-06-13 0 2704
535 시작은 내적인 노예상태를 까부수어 나아가는 과정이다... 2017-06-12 0 1990
534 시인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또 하나의 열쇠가 있어야... 2017-06-12 0 2318
533 시인의 눈은 저 쪽의 세계를 명징하는 고감도의 눈이여야... 2017-06-09 0 2501
532 음악 전통속에서 새로운 시적인 표현을 만들어내다... 2017-06-09 0 2082
531 벗꽃아, 나와 놀자... 2017-06-09 0 2364
‹처음  이전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