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윤동주와 시 세편속의 "순이"
2018년 09월 15일 21시 52분  조회:2654  추천:0  작성자: 죽림

사랑의 전당 / 윤동주


순(順)아 너는 내 전(殿)에 언제 들어왔든 것이냐?"

내사 언제 네 전(殿)에 들어갔든 것이냐?

 

우리들의 전당(殿堂)

고풍(古風) 한 풍습이 어린 사랑의 전당(殿堂)

 

(順)아 암사슴처럼 수정눈을 나려감어라.

난 사자처럼 엉크린 머리를 고루련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

 

청춘!

성스런 촛대에 열(熱)한 불이 꺼지기 전

순아 너는 앞문으로 내달려라.

 

어둠과 바람이 우리 창에 부닥치기 전

나는 영원한 사랑를 안은 

뒷문으로 멀리 사라지련다.

 

이제

네게는 삼림 속의 아늑한 호수가 있고,

내게는 험준한 산맥이 있다.

               1938.6.19





소년  /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1939.




눈 오는 지도  /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 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그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나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도 눈이 나리리라. 

1941.3.12.

=================///덤으로 더...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 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1941.6.2.

 


 
=======
당신의 "순이"는 잘 있나요???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90 [시공부 101] - 32... 2020-04-04 0 3149
1489 언어 - 마음의 소리, 문자 - 마음의 그림 2020-04-03 0 3436
1488 [시공부 101] - 31... 2020-03-28 0 3407
1487 [시공부 101] - 30... 2020-03-28 0 3208
1486 [시공부 101] - 29... 2020-03-28 0 3251
1485 [시소사전] - 서사시 2020-03-09 0 3763
1484 [시공부 101] - 28... 2020-03-08 0 3210
1483 [시공부 101] - 27... 2020-03-08 0 2990
1482 [시공부 101] - 26... 2020-03-08 0 3707
1481 [시공부 101] - 25... 2020-03-07 0 3030
1480 [시공부 101] - 24... 2020-03-07 0 3069
1479 [시공부 101] - 23... 2020-03-07 0 2516
1478 [시공부 101] - 22... 2020-03-01 0 3021
1477 [시공부 101] - 21... 2020-03-01 0 2628
1476 [시공부 101] - 20... 2020-03-01 0 2891
1475 [시공부 101] - 19... 2020-02-28 0 2820
1474 [시공부 101] - 18... 2020-02-28 0 2836
1473 [시공부 101] - 17... 2020-02-28 0 2598
1472 [시공부 101] - 16... 2020-02-25 0 2655
1471 [시공부 101] - 15... 2020-02-25 0 2726
1470 [시공부 101] - 14... 2020-02-25 0 2545
1469 [시공부 101] - 13... 2020-02-22 0 2873
1468 [시공부 101] - 12... 2020-02-22 0 2371
1467 [시공부 101] - 11... 2020-02-22 0 2883
1466 [시공부 101] - 10... 2020-02-04 0 2974
1465 [시공부 101] - 9... 2020-02-04 0 2910
1464 [공부공부공부] - "이(머릿니)타령" 2020-02-02 0 2729
1463 [공부공부공부] - "서캐타령" 2020-02-02 0 2454
1462 [시공부 101] - 8... 2020-02-02 0 2658
1461 [시공부 101] - 7... 2020-02-02 0 2371
1460 [시공부 101] - 6... 2020-02-02 0 2648
145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저작권보호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2-02 0 2782
1458 [그것이 알고싶다] - "판도라" 2020-02-01 0 4078
1457 시와 그림, 그림과 시 2020-01-30 0 3835
1456 시와 문장부호 2020-01-30 0 2623
1455 [시공부 101] - 5... 2020-01-30 0 2718
1454 [시공부 101] - 4... 2020-01-30 0 2607
1453 [시공부 101] - 3... 2020-01-30 0 2383
1452 [시공부 101] - 2... 2020-01-30 0 2644
1451 [시공부 101] - 1... 2020-01-30 0 2476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