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0월 2024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와 시지기

{수필} - 고향의 오솔길을 톺으며.../"연변일보" 해란강부간 제1814기
2021년 10월 31일 20시 38분  조회:540  추천:0  작성자: 죽림
고향의 오솔길을 톺으며…□ 김승종
 

"연변일보" 해란강 제1814기. 2021-10-22 08:34:38

 
 

image.png

고향에 대해 말할라 치면 자연스레 고향의 앞 언덕 오솔길이 떠오르군 한다. 고향의 오솔길은 사시절 속에 그야말로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와도 같았다. 내가와 들판, 산과 산 사이로 뻗은 오불꼬불 오솔길은 나에게 그토록 수많은 꿈을 심어주었다.

내 고향 죽림동 오솔길에는 우리 조상들의 피눈물의 력사가 력력히 슴배여있으며 쪽발구를 끌던 아버지, 돼지풀을 뜯던 어머니의 파란 많은 인생려정이 서리여있다. 고향의 오솔길엔 또 나의 동년의 꿈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고뇌와 분투의 발자취들이 고스란히 남겨져있기도 하다. 하기에 봄이면 고향의 오솔길은 붉게붉게 핀 진달래숲에 묻혀 조상들의 얼을 기리는 듯하며, 겨울이면 백설을 떠인 오솔길은 또 백의자손들의 곡절 많은 인생길에서 담략과 기백을 시인하는 듯싶다.

나는 대자연을 사랑하고 생활을 더 사랑한다. 그것은 자연과 생활이 인간사유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나 시인들의 철리적인 인생사색을 추구한다.

거기에는 이 세상의 삼라만상이 내포되여있고 격정이 넘치는 정감과 새로운 삶과 생활에 대한 갈망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고향의 오솔길이 산봉우리까지 치달아오르듯이 나는 작가, 시인이 되려는 꿈을 안고 필을 들어 아름다운 고향과 삶의 진정을 쓰고 노래하였다. 후더운 고향사람들의 인정과 고향의 산천초목은 무한한 시의 령감을 자아낸다. 나는 <하얀 넋>이란 시를 쓸 때 고향의 오솔길 옆에서 자란 도라지에 대하여 자신의 서정을 이렇게 토로하였다.

 

백의동포의 넋을 지녔는가

괴나리보자기 화판으로 펼쳤는가

돌아돌아 다니던 도라지

새라새로이 뿌리 내렸구나

아지아지 치는 백도라지

조상들의 고르로운 숨결이런가

새하야니 두루마기요

보라보라빛 치마저고리

괴나리보자기 댕그랗게 놓인 곳

도라지 꽃향기 이 내 목 꺽 메이누나

아희야, 도라지 도라지 너는야

그 넋 그 숨결 고즈넉히 안았구나

고향땅에 묻힌 백도라지

고향땅을 밟고 일어섰구나

오호라, 조상들의 새하얀 뼈마디여!

 

고향의 산천은 나의 창작의욕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고향의 오불꼬불 오솔길은 마치도 나의 시창작의 우여곡절을 예시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나는 시 등단 40여년간 그 언제나 한시도 시창작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산간의 오솔길과 고향의 죽림하기슭 그리고 달 밝은 창가에서 부지런히 시창작을 하였다. 나는 이 길에서 쓰디쓴 고배를 골백번도 더 맛보기도 했다. 그럴 때면 늘 고향의 오솔길을 떠올리며 수시로 자신을 탁마하고 현실생활에서 인생의 참된 도리를 탐색하면서 가파로운 창작의 길을 톺아올랐다.

마가을은 우리 고향 죽림동에 너나없이 얼굴에 웃음꽃이 피여나는 계절이다. 나는 울긋불긋 단풍나무숲에 묻힌 고향의 오솔길을 오르내리며 시 <찬란한 대화>를 이렇게 구상해 썼었다.

 

단풍잎 하나

빙그레 웃으며 박우물에 실린다

보고 싶어 한여름

그리워 한가을

황홀한 꿈 두쪼각

차분히 마음 자락에 드리워

바람 속에 무게를 달아본다

박우물 속 깊이를 훔친다

박우물 하나

단풍잎 하나

 

고향의 오솔길에서 키운 꿈은 드디여 알찬 수확을 거두게 되였다. 2001년도, 각고한 창작중에서 창작된 백여수의 시를 묶어 첫 시집 《삶》을 펴냈었다.

시집 《삶》이 출간된 후, 연변문학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연변사회과학원 문학예술연구소, 연변작가협회에서 공동으로 나의 시작품연구세미나를 조직하였다. 세미나에서 권위인사들은 나의 시창작 풍격에 대해 표현방식이 개성화되고 주장이 새로울 뿐만 아니라 매수의 시마다 삶의 기백과 맥박을 느낄 수 있다고 긍정했다. 그 뒤를 이어 나는 또 여러권의 시집과 론저를 출간했는데 그중 고향을 노래한 시집 《우물 일곱개였던 마을》이 제20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품집으로 선정되였으며 제9회 연변주정부 ‘진달래문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지니기도 하였다 .

어느 때인가 원 화룡시텔레비죤방송국 특집부 리찬무 주임은 “죽림 시인의 시를 감상해보면 대부분 시가 고향과 쌍두마차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 나의 고향과 나의 시는 쌍두마차이다!…

고향은 나에게 있어서 시의 원천으로서 너무나도 성스럽고 사랑스러운 존재인 것이다.

이러한 고향의 오솔길을 걷노라면 자연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또한 무엇 때문일가…

그것은 아마 고향도 변하고 시대도 변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자신의 피와 땀으로 시대적 맥박이 살아 숨쉬는 시작품들을 더욱더 써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일 것이리라…

정다운 고향의 오솔길은 그 언제나 내 인생길의 좌표이다. 내 마음속 깊숙이 묻혀있는 고향의 오솔길을 따라 시창작의 경지에 톺아오르노라면 태산도 하늘 아래 뫼라고 읊조린 선인들의 심오한 억겁을 또 한번 터득해볼 수 있으리라…

  오늘도 나는 맘속으로 고향의 오솔길을 더듬어 톺으며 시의 활시위을 또다시 단단히 메우고 메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27 어머네와 아부제 2024-08-23 0 104
126 죽림동 부모님께 드리는 헌시 2024-07-13 0 147
125 벗님네들, 시지기 竹林은 지금도 "시음병"으로 앓고 있다... 2024-07-06 0 145
124 詩~~~ "새벽", "하늘"...(길림신문, 2024.5.16) 2024-06-28 0 174
123 [생태풍자담시] - 엄마, 이를 어찌하랍니껴... /김승종 2022-05-14 0 478
122 [현지창작詩] - "두만강 새 이야기", "방천촌의 뚝심" 2022-01-07 0 511
121 [현지창작詩] - "군함산 비들기" 2021-11-26 0 510
120 {수필} - 고향의 오솔길을 톺으며.../"연변일보" 해란강부간 제1814기 2021-10-31 0 540
119 김승종 譚詩 "죽림동, 그 이름 부를 때면..." / 장백산 2021-09-22 0 536
118 화룡현 로과향 죽림동... 和龍縣 蘆菓鄕 竹林洞... 2021-08-05 0 521
117 "죽림동, 그 이름 부를 때면..." / 경북일보 2021-07-12 0 638
116 김승종 譚詩 "죽림동아, 이야기하라"... / 도라지 2021-07-03 0 502
115 김승종 譚詩 "죽림동, 넌 누구이기에..." / 료녕신문 2021-05-29 0 585
114 김승종 譚詩 "죽림동, 그 이름속에"... / 송화강 2021-05-25 0 510
113 김승종 譚詩 "추억 다섯개비".../ 연변문학 2021-05-25 0 503
112 김승종 譚詩 "내 고향은 그 언제나..." / 연변일보 2020-12-25 0 849
111 40여년 문학생애 신토불이... 모든 것 부질없어라... 2020-01-28 0 1318
110 길에 길을 묻다... 2019-12-05 0 1431
109 아버님, 이를 어찌 하람니껴... 2019-12-04 0 1582
108 그립다 그리워 또 다시 한번 그리워... 2019-12-01 0 1395
107 트렁크행진곡 2019-11-28 0 1310
106 "7천만"에게 보내는 향서 2019-11-28 0 1230
105 하늘, 새벽, 떼목, 진달래동네... 그립다... 2019-11-28 0 1180
104 죽림= 시 "새벽", 중문 번역 시 - 韓永男 2019-09-26 0 1060
103 죽림= 시 "새벽", 중문 번역 시 - 金學泉 2019-09-26 0 1280
102 시지기는 늘 "하늘"과 "종"과 "그리고"와 함께 하며... 2019-08-18 0 933
101 [가사 한토막] - 죽림동 어머님 2019-08-03 0 964
100 [가사 한토막] - 죽림동 아버님 2019-08-03 0 1008
99 [그때 그시절] - 잊혀져가는 "문학축제"들... 2019-02-26 0 1444
98 "별"을 불러보는 시간입니다... 2019-02-22 0 1105
97 "고삐", 개, 그리고 그라프... 2019-01-13 0 1035
96 [그때 그시절] - 사진 한컷 = "두만강여울소리"와 함께... 2018-11-14 0 1057
95 시지기도 왼쪽에 서서 한컷 찰칵... 2018-10-29 0 1380
94 동시인 강려 동시 "벌레들의 별명"과 시지기 죽림 "패러디동시" "별레들 별명의 '반란' " 2017-12-22 0 1472
93 한글권 <<록색문학평화>>을 위하여... 2017-11-12 0 1365
92 시지기는 시지기인가 시지기이지 그리고 또 시지기이지... 2017-11-02 0 1372
91 시혼과 함께 새하야니 새하야니ㅡ (시집을 갈무리하며...) 2017-06-18 0 1420
90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8) 2017-06-15 0 1629
89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7) 2017-06-14 0 1444
88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6) 2017-06-12 0 1349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