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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세상
2014년 04월 07일 14시 54분  조회:1517  추천:1  작성자: suseonjae
돌고 도는 세상
 
 
 
지극히 현실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엄마와
음악과 악기연주가 삶의 낙인, 생활력 없고 비현실적인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나는 성장했다.
똑똑하고 딱 부러지는 엄마와 둘째, 셋째 언니들은 늘 토닥거렸고
엄마의 기대치에 못 미치던 우등생 오빠는 고등학교 때 노이로제 증세로 병원을 들락거리더니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만 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상황에서 막내인 나는 정신적인 방황을 시작했고 사람을 기피하며 책만 끼고 살았다.
아비를 닮아 어리석고 세상물정도 모른다고 엄마는 유독 나를 싫어하셨고
나는 엄마의 강함을 싫어했다.
 
맘에 안 드는 것 투성이인 당신의 기준점은 옳았고 그게 아닐 땐 화를 내시곤 하셨다.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데도,
대들다가 더 다치면 안 될 것 같은 자기방어였을까?
한마디도 대들지 못하고 울기만 했었다.
다른 언니들은 맞부딪혀 싸우고 소리도 지르던데 왜 난 울기만 했을까.
 
‘엄마는 독하고 차원도 낮고 뭘 몰라. 엄마가 싫어, 싫어.
난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엄마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어!’
 
맘속에서 늘 위안 삼던 말이었다.
엄마에게 사랑 받고 싶었던 만큼 엄마의 감정에 좌지우지되었다.
입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내가 원하던 대로 해보질 못했다.
눈치 보며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살았다.
아이로서의 자연스런 기본 욕구가 차단된 덕분에 자연스런 기본 감정들을 즐길 줄 모르게 되었고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노는 것도 흥미가 없어지고 사는 것이 싫었다.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불안정한 정서와, 타는 갈증을 안고 많은 단체들을 기웃거렸다.
가는 곳마다 엄마의 복사판인 강한 윗사람들 밑에서 눈물 빠지는 시집살이를 했다.
내 편은 하나도 없는 것 같고 너무 외로워서 죽고만 싶었다.
완전한 믿음을 가지고 나를 던지고 싶은 세계도 없었으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그 무엇도 없었다.
 
 
나는 나만을 사랑해 줄 부드럽고 자상하고 따뜻한 남자의 모습을 그리며 상상하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 날 정말 그렇게 보이는 남자를 만났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나를 예뻐해 주고 단 한 번도 화내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엄마에게 못 받았던 사랑을 퍼붓듯 주니 넘 행복했고 감사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력 없고 비현실적이고 엉뚱한 생각만 하는 그가 답답했다.
점점 내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맹한 사람이 더 맹한 사람을 만났던 것이다.
 
이때다 싶어, 그동안 가슴속에 빼곡히 쌓여있던 비뚤어진 언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야지, 아니 왜 이것도 못해, 머리가 돌이냐구!
아니, 이런 생각도 안돌아가? 어휴~~미쳐 버리겠네!!!”
 
한번 쏟아내고 교묘하게 상대의 반응을 살핀다.
어~ 가만있네, 내 말이 맞단 말이지. 당연히 맞지. 그리곤 판단한다.
이 사람한테는 이래도 되는구나.
나중에는 다른 일에 스트레스 받아도 그에게 다 풀었다. 받아주니까.
그가 내가 되고 내가 엄마가 되어 있었다.
 
어릴 때 엄마가 하시던 그 말투, 짜증을 내가 그대로 재연하고 있었다.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면 더 화가 났다.
무조건 좋아, 좋아, 좋다고만 하니 저런 생각으로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나…,
바보같이 당하지만 말고 살아도….
 
화를 내고 나면 마음이 저렸지만 일부러 더 독한 표정을 지었다.
안보면 미안하고 더 잘해줘야지 하면서도 보면 제어가 안 되었다.
그러는 중에 알게 되었다.
 
화를 내는 감정 중에는 상대가 미운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내 속에 쌓여있던 분노와 억울함의 하소연이었다.
단지 그가 옆에 있었고 거부하지 않고 받아주니 그에게 쏟아낼 뿐이었다.
내가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었고 상대의 죄명은 나의 독설을 허용해 준 것일 뿐….
 
 
엄마도 그랬을까.
아무것도 없는 집에 시집와서 그리도 구박했던 시어머니,
돈 개념 없고 남 좋은 일만 시키다 바람까지 핀 남편,
다섯 자식들을 책임지며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여야 했던 엄마의 일생.
그 응어리진 한을 가장 잘 받아들였던 막내에게 푸셨던가보다.
 
그것은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던 엄마의 넋두리였을 뿐,
화와 짜증이라는 그릇만 보고 엄마의 심정은 몰랐었구나.
 
 
그 후, 누군가 화를 내도 그 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화내는 사람의 심정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을 이해해 달라는, 살고 싶다는 표현일 뿐이다.
그 속에는 미안함과 안타까움도 녹아있다.
꼭 내가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의 사랑표현 같기도 하다.
 
나라는 모습 속에 들어 있는 엄마의 많은 모습들.
분명 몸뚱어리 두 개로 두 사람이지만 그 느낌이 모호하다.
그저 맞물려 돌아가는 하나같다.
정반합이면 소멸이라. 양쪽 상황을 진하게 겪어보니
시시비비를 가림도, 어쭙잖은 판단도 쑥 들어가 버린다.
 
삶을 흘러가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함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돌고 도는 세상살이이다.
내 속에 네가 있고 네 속에 내가 있고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
 
판이 짜여진 세상살이의 경험을 통해
진화의 계단을 오르게 하시는 신의 섭리에 감탄할 뿐이다.
나의 공부환경에 감사 드리며 경험이 경험 하나로 끝나지 않고
조합하여 돌아가는 삶의 이치를 알려주심에 감사 드린다.
 
 
 
 
조선가(사주카페운영)
 
불균형이 심해서일까요. 균형을 찾기 위한 삶의 경험들이 많았었고 지금도 공부 중입니다.
많이 속고 살았던 것을 보면 세상살이에 참 아둔했던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학원 강사를 했었고 현재는 사주카페를 운영 중입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한 지점임을 알기에 마음의 균형을 잡고
 평상심을 가지실 수 있도록 익힌 만큼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사람과 심리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명상과 사주, 심리학을 접목시켜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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