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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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새 족속
2023년 02월 24일 13시 30분  조회:399  추천:0  작성자: 남춘애
                             
     시험 시즌이다. 한 과목의 시험이 끝났다. 방금 시험장을 나온 학생들이 시험 본 상황을 서로 의논하는 소리가 도란도란 들려온다. 시험끝 종소리가 날때까지 붙어 앉아 골똘하는 친구를 기다리는 한 여학생이 안절부절 복도를 누비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마침종소리와 함께 기다리던 친구가 문어구에 나와 서기 바쁘게 던지는 그 학생의 말이 자주 쟁쟁하니 들려온다. 
  <얘, 너 무슨 꼴통이야? 마지막까지 앉아가지고... 선택문제 같은건 딴 사람 거 좀 보고 쓰면 되잖 
  아?> 
   친구 보고 다른 사람의 것을 조금도 아니 보고 썼다고 인간축에도 못드는 바보라고 이름지어주는 그 말, 땀흘려 공부하고 진심으로 자아실력으로 시험보는 친구를 바보행렬에 세우고 있다는 사실 앞에 내 심정은 놀라움에 덜미를 잡혔다. 음식을 잘못 먹었을 때 소화불량으로 하여 배안에서 나는 요동소리 비슷한 것이 마음의 문을 통하여 들려왔다. 유보도를 걷는 사람에게 흙탕물을 확 덮씌우고 지나는 얄미운 자동차가 생각히운다.  누가 듣거나를 막론하고 스스럼없이 튕겨나온 학생의 그 말은 아무런 가식의 옷도 걸치지 않은 사상의 본모습 그대로의 발로다. 어쩐지 만근짐을 맨 듯 어깨가 엄청 무거워진다. 교육자라는 신분이 지워주는 의무감과 사명감일것이다.
 
    매학기말 기말고시 후 학업의 수준을 말하는 성적표가 나올때마다 여기저기서 불평의 소리가 커지고 얼굴이 어두워지는 학생이 생겨나는 원인이 얼마간 자명해지는 거 같다. 또한 어색한 낯빛이 되어 몸둘바를 몰라하는 그 표정들이 감추고 있는 밑바닥에 숨쉬는 얄궂은 참뜻을 이젠 얼마간 알만해진다. 곡식을 아니 심고 거둔다는 자체만해도 너무 풀기 어려운 난제인데 또 알곡을 많이 수확할 수 있는 경우도 있게 되는 거짓말같은 진실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으니 가슴이 숨넘어가려는 사람처럼 갑갑해난다. 그리고 땀흘려 농사를 지었는데도 휘파람이나 불고 있다가도 때가 오면 손을 내밀어 수확을 자기 주머니에 덥석 집어넣는 일군을 알아보고 나니 가슴은 자연 아려난다. 두손에 털이 나도록 게으름을 피워도 넉넉하게 사는 사람을 능력자로 초대해주고 또 이러한 사람이 귀한 신분이 되기도 하는 야릇한 도리의 본가집이 어딘지가 어렴풋이 마음에 그려진다. 

     로동한 자만이 얻을 수 있다던 인류의 영원한 진리는 기력이 없어졌는지 아니면 그 미덕으로 알려진 로동의 령혼을 새롭게 바꿔줘야 할 시기가 왔는지..... 심중은 착각의 란장판이 되여버린다. 로동이 사람의 마음터전에서 정배살이를 갈 순 없다고 늘 자신을 위안해오던 것이 흔들리고 있음을 스스로도 놀랍게 느낀다.

    사실 아니하고 먹는 방법이 지금이나 예나 늘 우리 신변의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공부도 아니하고 시험성적을 얻는 것은 내가 보건데 신생사물이 아닐 수가 없다.   이 세상바닥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공부라는 성스러움의 공지에도 부패족이 속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 부패한 탐관오리를 받아 주는것으로 경제 리익을 도모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나라가 많아 서방의 어느 한 국가에만4,000 여명의 탐관이 집거해 살고 있으니 전세계에 늘려있는 탐관의 수량을 합계한다면 놀라운 수가 나올것은 뻔한 일이다. 그들은 탈세를 하거나 또는 나라의 국고를 제집 곡물창고인 줄 알고 막 퍼 가는데 습관이 된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상륜리는 국고가 빌 때까지 훔치지 않으면 자리가 아깝다고 여기는 족속들이다. 세상사람들에게 부유함을 자랑하며 살다가위기의 기미가 보이면 족속들을 거느리고 해양건너 타국에 잠수해 버린다. 헤아릴수도 없는 거액으로 별장을 사고 상상못할 사치를 누린다. 이러한 무리들은 소비라는 매개물을 이용하여 사회에서 소멸된지 오래되는 계급을 만들어내고 있고 사회인들의 심중에 불평의 씨앗을 심어주고 사회의 넓은 가슴에 불안정 요소를 만들고있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한 사람에 비해 더 높은 성적을 올리는 일 또한 이같은 부패함과 얼마나 멀까!
시경에는 <심지도 거두지도 않은 집에 단비 가죽 웬말인가>란 식구가 있다. 이 말은 하지 않고 잘사는 착취계급의 본성을 밝히는 예리한 명언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하지만 착취계급이 소멸되었다고 하는 지금 세월에는 이 시구를 어디다 써야 맞춤할지 행방이 궁금하다. 

     시험감독을 하는 와중에 객관성 선택문제 답안을 베껴 친구에게 전해주는 쪽지 하나를 앗았다. 그 쪽지에는 전달해주는 정답 말고도 <내가 너한테 보낸 마흔개 정답중에 틀린 것이 세개 있다면 오늘 내가 밥 사낼게!> 라는 장담까지 곁들여 적혀 있었다. 어이없다는 말의 진의를 나는 그때 알았다. 의젓하지 못한 도움이 친구를 진탕물에 처박아넣고 있다는 사실이나 또 자기의 행위가 어느 정도의 수치를 동반하는지를 전혀 념두에 두지 않고 있다. 평소엔 놀자거리에서 빈둥거리다가 관건대목엔 한박 떠는 ‘땡땡이행운’자들이라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 그런 ‘고명한 과학’ 앞에서는 말이 무색해진다. 검은 것을 희다고 우길때나 흰것을 검다고 소리 높일 때는 어떠한 말로도 그것을 바로 잡아주기가 어렵게 된다.
 
     학생들은 학기말시험이 아닌 글짓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 통로를 통해 숙제 완성을 하는 것이 보인다. 기성 작문집을 보면서 문구와 어휘같은것을 본따는가 하면 문장의 서두는 이 문장에서, 몸뚱이는 저 문장에서 따오기를 참으로 묘하게 한다. 그들은 소리도 없이 멋있게 둘러맞추는 재주는 보편 가지고 있는듯 하다. 이러한것도 학업의 로동이라 할 수 있다면 할수록 흉년이 드는 농사라는것을 알고나 하는지! 하긴 박사후 지도선생도 자료의 해양속에서 알맹이를 찾아 라렬한다는 사실과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긴 하다.

    교육자로서의 관념이 녹이 슬어서인지, 새로운 시대사상의 충전이 모자라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제힘으로 사는 사람은 바보라 불러주는 시대가 도래했는지. 어떤땐 약이 엄청 과했을때처럼 멍청해지기도 한다. 옳고 그름의 계선이 희미해질대로 희매해졌다. 지금 세월에는 옳고 그른것이 따로 없고 다만 자기 리익에 걸맞는 일이기만 하면 천만지당한 것으로 인식이 되어간다는 시대용어에 얼마간 리해가 생기기 시작한다. 나도 시대의 병에 오염되기 시작했음이 분명하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도 일에서 난다는 말은 정말 시대에 떨어졌다는 착각도 가끔은 한다. 로동으로 낟가리를 태산같이 쌓아놓고 환희에 빠진 사람보다 손끝 하나 알랑하지 않고 배가 나오는 사람을 엘리트라고 부르니 시비곡직은 이 시대의 삶에서 몰아낼 때가 왔는가 착각할때가 많다. 물론 시대에 따라 낳는 병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이 시대의 병은 악종 바이러스인걸 봐서 인간의 도덕령역에도 바이러스가 침투되었다로 리해하면 어떨런지?!

     로동의 미덕이 본색을 잃고 충성의 바탕이 통째로 정배가버리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정직함이란 아름다움의 옷을 그냥 입혀 줄 수가 있을까?! 답을 못찾겠다. 우려심이 파놓은 우물에 빠져 허우적거릴뿐이다.





                    미발표작. 2023년 2월 24일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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