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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록색의 마력과 비반복적인 이미지 (최삼룡)
2009년 08월 18일 12시 45분
조회:595
추천:14
작성자: 박춘월
록색의 마력과 비반복적인 이미지
ㅡ박춘월의 시 《 록 ( 綠 ) 》 을 평함
최삼룡
자연이란 이 거편의 저술을 독해하는것은 인류의 가장 기본적인 과업의 하나이며 또 영원한 과업의 하나이다 . 왜냐하면 자연은 인류의 물질적재부의 기본적인 래원이며 역시 정신적창조의 중요한 대상의 하나로 되기때문이다 .
자연은 시에서도 시종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바 영국의 중세기 시인 드라이든 죤 (dryden john) 이 말했듯이 시란 자연의 이미지이기 때문에 시에서 자연을 다룬다는것은 어느 의미에선 시 전체를 다룬다는것과 같다 . 그래서 모든 시리론들은 어쩔수 없이 이미지와 자연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항상 론의하게 된다 . 그중 자연의 개념은 시리론의 주재인 동시에 제재로서 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있다 .
시의 제재로서 자연은 수천년의 시발전사에 수많은 산시 ( 山詩 ) 와 풍물시 ( 風物詩 ) 를 남겼으며 현대에 와서도 쇠락하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
박춘월의 《 록 ( 綠 ) 》 ( 《 연변일보 》 2005 년 11 월 4 일 ) 이 바로 자연을 제재로 한 시로서 록색의 마력을 만끽하면서 생명의 활력을 읊조린 한수의 현대주의적 풍물시라고 칭할수 있다 . 모두 5 련 14 행으로 된 이 시에서 우리는 록수청산에 몸을 담그고 록색을 만끽하는 화자를 만나볼수 있다 .
시는 군더더기가 없이 첫구절부터 청산록수를 바라보는 화자의 느낌을 《 태초 에덴의 잎사귀가 짜낸 도포 》 라고 자기의 느낌을 터쳐놓는다 .
여기서 에덴의 동산의 잎사귀란 바로 아담과 이부가 부끄러운곳을 가리웠던 올리브나무잎을 가리키는데 바로 그 색깔이 록색이다 . 이 잎사귀로 짜낸 도포 ( 道袍 . 포도가 아님을 명심할것 ― 필자 주 , 이 필자 주는 신문에 나갈 때 삭제당했음 . 필자주 2009,6,22 ) 는 바로 화자가 몸을 담그고 있는 청산록수를 파랗게 물들인 록색의 은유적인 표현이다 . 여기서 화자의 상상에 의하여 록색은 산과 물이 떨쳐입은 례복의 겉옷으로 되였다 .
아래에서 시인은 《 몇천년 걸어오며 나붓긴다 / 그 펄럭임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 》 고 하면서 생명의 원색으로서 록색의 의구함과 록색과 더불어 강처럼 흐르고 바다처럼 설레이는 생명의 활력을 읊조리였다 . 화자는 시의 2 련 . 3 련 . 4 련에서 도포속으로 들어가면서 즉 다시말하면 록색의 마력에 빠져들어가면서 자연을 망끽하는 자신을 쓰고있다 .
제 2 련 . 푸름속으로 들어가는 화자의 마음은 푸른 날개옷을 떨쳐입고 날아간다 . 누구라도 한번쯤 한여름철에 산과 물의 푸르름에 몸을 담궈본 사람이라면 록색의 날개옷을 입고 날아가는듯한 화자의 즐거운 마음을 리해할수 있을것이다 .
제 3 련 . 한걸음 한걸음 산속으로 들어가는 화자의 발밑에는 숫한 풀꽃이 밟히우는데 화자는 이것을 《 현관에 놓인 풀꽃으로 엮은 신 신는다 . 》 라고 표현하였다 . 여기서 《 현관 ( 玄關 ) 》 은 집채의 정면에 낸 문간이니 아직 집안에 채 들어가지 못한 장소 즉 청산록수의 깊은 곳까지 가기전의 길임을 은유적으로 나타냈으며 《 풀꽃으로 엮은 신 》 은 바로 풀빛이 신까지 곱게 물들게 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
제 4 련 . 시원한 나무그늘에서는 가지각색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데 화자는 《 벌레울음 》 을 《 무더기로 쌓인 》 이라는 시각적이미지로 형용했으며 통감으로 소리를 듣는다고 하지 않고 파헤친다고 표현하였다 .
제 5 련 . 오솔길을 따라 산으로 깊이 들어가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호젓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만큼 쓸쓸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에덴의 동산 . 생명이 탄생하는 태초의 경지에 들어서기도 한다 . 이렇게 시의 마지막 련에서 화자는 록색의 황홀경에 깊이 빠지면서 생명의 원색과 생명의 신비에 대하여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
이와 같이 시인은 이 시에서 자연의 마력을 만끽하면서 폭발하는 시인의 생명의 활력과 시적순발력 , 자연의 다양하고도 오묘한 언어를 읽어내려가는 능력 그리고 다양한 수단과 기교로 느낌과 깨달음을 시적으로 포장하는 재간을 보여주었다 .
대체적으로 자연을 외면하면서 살아가며 또 자연과 등지고도 행복하게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시는 약간의 느낌과 깨달음을 줄수있을것이다 .
이 시에서 돋보이는것은 시인은 성공적인 낯설게 하기이다 . 낯설게 하기란 이 명제는 로씨야의 형식주의자들의 주장중에 관건적인 명제인데 한마디로 예술이란 대상을 낯설게 하여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것이다 . 이 명제는 후에 사실상에서 많은 현대주의자들의 주장으로 되였다 .
박춘월의 시 《 록 》 에서 《 도포 》 , 《 날개옷 》 , 《 신 》 , 《 현관 》 , 《 호수 》 , 《 도포의 서랍 》 , 《 새소리 … 몇알 》 등 시어는 모두 낯설게 하기의 결과이다 .
이러한 낯설게 하기는 이 시의 이미지를 비반복적인것으로 되게 하였으며 전편 시로 하여금 새롭고도 신선하고 감칠맛이 나게 하였다 .
어떤 의미에서 시적성공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관건의 하나는 시인이 얼마나 새롭고 적절한 이미지를 창조하느냐에 달린다 . 이런 의미에서 이 시에서 이미지의 창조는 성공적인 실험이였다고 평가할수 있다 .
그러나 중국조선족에게는 아직까지 모더니즘시에 길들여진 독자가 많지 못하다 . 그러므로 《 록 》 에 대한 의론도 분분하고 찬사보다 비난이 더 많을수 밖에 없다 . 프랑스의 작가 프루스트 (PYOUST) 는 《 실험주의에 대하여 》 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바 있다 .
《 모든 실험의 가치는 서로 같지 않다 . 가장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실험이 왕왕 가장 가치가 있는것이 아니다 . 하지만 가장 가치가 없는 실험이라도 전혀 쓸모가 없는것이 아니다 . 》
이러한 말씀에 힘입어 나는 《 록 》 의 시적인 성공에 대하여 기뻐할뿐만아니라 여기서 박춘월시인의 창조적 노력과 실험정신을 높이 평가하고싶다 .
2006 년 3 월 2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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