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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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의 문
2020년 06월 17일 08시 45분  조회:1465  추천:0  작성자: 박문희


천당의 문
 
 

벼랑 한 꺼풀 뜯어내고
모래톱 한 장 벗겨 내고
번개 아지 한 대 잘라 내고
구름장 한 송이 꺾어 들고
화과산 수렴동에서 물 한 바가지 떠다가

하늘에 궁전 짓는다.

봉황이 예쁜 주둥이로
산호의 비취빛 보석 갈고 닦는다.
음양이 빙글빙글 도나니
풍진세월 꾸역꾸역 모여든다.
백마 탄 꿀벌 장미꽃 꼬나들고
보석 대청으로 돌진하다가
눈부신 벽에 수염 들이받는다.

오리산에서 고개 갸웃하며
구조주의자 수석제자 왈——
영, 혼, 육이 온전한 모든 생령의 거처는
속이 비어야 실용 가능하거늘.

구조주의자 큰형 보완조로 가로되——
속만 비면 약에 쓰나? 숨막혀 죽느니라.
물방울형, 라운드형, 다각형 빈 구멍을
벽에도 많이 뚫어야 하는 법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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