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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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계산서
2007년 03월 18일 16시 51분  조회:4149  추천:136  작성자: 박문희

(음악이 시끄러우시면 Esc를 누르시고)

어린 피터는 상인의 아들이였다. 아이가 아주 총명했으므로 아버지는 늘 돈을 받거나 지불하는 명세서를 그에게 맡겨 처리토록 했는데 그는 번번히 잘 해냈다. 피터는 자아감각이 점점 좋아져 자기가 이미 상인이 된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어느날 그의 머리에는 갑자기 한가지《기발한 착상》이 떠올랐다. 계산서를 만들어 매일 엄마 심부름을 한 값을 받아 내야겠다고 생각한것이다.

이날 엄마는 식탁우에 계산서 한장이 놓여있는것을 발견했다.거기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다.

엄마가 피터에게 빚진 것:생활용품 사오기 20페니히(100페니히가 1마르크임), 우체국에 가 편지 부치기 10 페니히, 화원에서 일 돕기 20페니히, 말 잘 듣는 착한 아이 장려 10 페니히, 루계 60페니히

아들이 쓴 이 계산서를 보고 피터의 엄마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가?

참, 피터엄마의 반응을 보기 전에 우선 이와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적에 우리 아이들 엄마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표정을 짐작해보자--

엄마들은 아들애에게 한 50원 정도 던져 주며《얘가 몹시 썰썰한 모양이구나? 엣다, 아무거나 네 먹고 싶은 걸 사먹어라》하거나 《이것봐라, 우리 아들이 인젠 다 컸네?》 혹은《이런? 우리 애가 진짜 대단하구나. 계산 속이 빠른걸 보니 장차 커서 부자 되겠다야?》 하면서 무척 기뻐하거나 《그래그래 엄마 빚졌다. 50원 주마. 잘만 하면야 까짓 돈 아끼겠니? 너 반에서 10등 안에만 들어라. 100원 장려다.》라고 하거나《뭐라고? 고까짓 심부름 좀 하고 돈 달라고? 엄마 뼈빠지게 일해 널 먹인 돈은 언제 갚을래? 》라면서 발끈하는 등 그 표정도 각각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교육한 결과는 구경 어떠할가? 아이들이 부모한테 손 내미는데 습관되거나 너무 개인 리속을 챙기거나 돈밖에 모르는 애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이제 피터의 이야기를 계속하면—
피터의 엄마는 계산서를 자세히 보고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녁에 피터는 식탁우에 자기가 요구한 60페니히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마치 개잡은 포수마냥 시뚝해지려 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그 곁에 또 한장의 계산서가 놓여있지 않은가.

피터가 엄마에게 빚진 것:10년 동안 잘 키워준 것 0페니히, 그 사이에 먹이고 입힌 것 0페니히, 병이 났을 때 간호해 준 것 0페니히, 자애로운 어머니 장려 0페니히, 루계 0페니히

자식을 위해 혼신을 다하면서도 일전한푼 보답도 바라지 않는 어머니! 어머니의 계산서를 읽은 어린 피터는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그는 콩콩 뛰는 가슴을 안고 살금살금 엄마한테로 다가가 부끄럼으로 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엄마 품속에 깊숙히 묻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그 60 페니히를 엄마의 행주치마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피터엄마의 계산서는 실로 천하의 부모들에게 떼여준 모범 《약방문》으로 되기에 손색없다.

로동을 했으면 보수를 받아야지? 맞다. 어린 피터는 이렇게 생각했고 엄마는 두말없이 아들에게 60페니히를 주었다. 우선 이는 아들의 독립적인격에 대한 엄마의 인정이며 존중이다.

그럼 어린 피터가 엄마한테 로동보수를 달라고 요구한 것은? 당연히 맞지 않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아들더러 그 잘못을 깨닫게 하겠는가? 직설적으로 《너 그럼 못써!》하는 식으로? 만약 그런 식으로 했더면 어린 피터가 자기 잘못을 깊이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적어도 깊은 감동은 받지 못했을 것이다.

피터의 엄마가 쓴 방법은 암시의 방법이였다. 그는 우리에게 자식을 교양함에 있어서 사랑과 책임성이 필수인 외 마음을 깊이 울려주는 암시적 방법으로 거룩하고 깨끗한 사랑을 표현하는 지혜도 갖추어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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