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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이제 중국과 유럽까지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할머니는 다시 한 번 천지개벽을 보는 것 같은 뭉클한 감회가 동맥을 타고 뜨겁게 전신을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 경의선이 뚫리면 부산과 신의주에서 만들어진 물건이 기차를 타고 서울과 평양의 백화점에 나란히 진열되겠지…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력이 남북 경제 공동체를 이루어, 한반도에서 생산된 우수한 상품이 경의선 열차를 타고 압록강 철교를 넘어 중국으로, 러시아로, 그리고 저 유럽까지 실려가게 될 것은 물론이고, 남북이 지척인데, 인적 및 물적 교류를 제3국을 통하는 황당한 일도 더는 없을 것이고.
내년에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구경을 기대하고 있는 재미 동포들은 일단 서울에 가서 친지들과 합류하여, 경의선 철도편을 이용하여 개성과 평양에 들러 역사 유적지도 둘러보고 나서 베이징까지 안락한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어 “설레는 가슴을 억제하기 어렵다”고 실토할 인사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분단의 고통,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상징하는 문산에 멈추어 선 철마의 소원이, 아니 그것은 바로 우리 민족 전체의 염원이기도 하지만, 실현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장장 56년 전
지난주 발표된 남북의 합의에 의하면 이날 디젤기관차 1량과 객차 5량씩으로 구성된 시험운행 열차에는 남측과 북측에서 100명씩, 동해선과 경의선 열차에 각각 200명씩 모두 400명이 타고
남북이 앙숙처럼 대결하던 불과 십 수 년 전과 대비해 보면 내외의 끊임없는 방해공작을힘겹게 물리치며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전진해온 ‘데이땅트’ 속의 남북 통일세력의 밀월은 우리의 민족사에 정말 장엄한 기념비를 세운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물론 시험운행이라는 제한성 때문에 아쉬움이 있지만, 그러나 대국적으로 보면 우리의 통일염원의 실현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프랑스 작가 생떽주퍼리는 그의 유명한 단편소설 <밤의 비행>에서 “길이 나면 사람들이 다니게 돼 있다”고 했는데 이 표현이야 말로 이번 남북의 임시 철도운행이 정기적 운행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을 은유(隱喩)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이 21세기 실크로드는 부산에서 출발, 평양을 거쳐 신의주와 시베리아, 만주, 중국, 혹은 시베리아 등지를 통과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유라시아 대륙횡단철도로 발전하게 되며, 그렇게 되면 자연히 남북이 진정한 ‘한’ 민족으로 다시 태어나서 현해탄을 건너 일본까지 포함하는 동북아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최근 소식통은 "1990년 초 1천5백여 명에 불과했던 단둥 시내 조선족의 숫자가 남북경협활성화의 기대로 이미 2만 명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것은 중국 동북3성과 만주 및 연해주에 산재한 우리 동포들이 남북경협이 가져올 효과를 예견하고, 고대하고 있음을 반증한 다.
‘달리고 싶다’는 말로 우리 민족 비극을 되새겨 주던 철마, 그 철마가 이제 세계 속으로 달릴 날이 다가오고 있다. 경의선 철도 재운행은 통일 대장정에 새 이정표이다. 우리 한민족에게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이 꿈의 ‘무지개의 다리’ 건설이 순조롭게 진전되기를 기원한다.
// USNews 이선명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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