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진사와 김 진사는 한마을에 살았다.
처음에는 식구 수나 전답이 같은 살림 규모였는데 해가 바뀜에 따라 김 진사는 부자로, 리 진사는 점점 가난해져 갔다.
하루는 리 진사가 김 진사를 찾아와서 말했다.
“자네는 어떻게 해서 해마다 전답을 늘리고 형편이 퍼져만 가는지 비결이 있으면 말해 보게나.”
그러자 김 진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우선 집으로 돌아가서 자네 아들에게 소를 끌고 지붕위로 한번 올라가 보라고 하고 며느리에게는 소금 한 가마니를 이고 웅덩이에 풍덩 들어 갔다기 나오라고 하게.”
리 진사는 영문을 몰랐으나 아무튼 집에 돌아와서 김 진사가 하라는 대로 아들과 며느리에게 시켜 보았다.
“참 , 아버님도 니이를 잡수시더니 벌써 망령이 드셨습니까?”
아들은 화를 벌컥 내고 며느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리 진사가 김 진사를 찾아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김 진사가 자기 아들과 며느리를 불렀다.
“아범은 지금부터 소를 끌고 지붕 위에 올라가고 며느리아기는 소금 한 가마니를 이고 웅덩이에 들어갔다가 나오너라.”
아버지의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아들은 외양간으로 가서 소를 끌고 오고 며느리는 곳간으로 가 소금 가마니를 이고 나왔다.
김 진사가 리 진사를 보고 말했다.
“알겠는가? 바로 가당찮은 지시일망정 믿고 복종하며 가족이 서로 화합하는데 안 이루어질 일이 무었이 있겠는가...” /오기활 2025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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