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룡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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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 진혼곡(해후)3
2010년 07월 22일 10시 21분  조회:896  추천:43  작성자: 허룡석

 

중편소설

진혼곡(해후)

허룡석



 

3


경임이는
여러모로 수소문하여 양채옥이가 하룡 룡지마을 사촌언니집에 피신가 있다는 확실한 소식을 알아냈다. 경임이는 길로 홍순에게 전화로 알렸다. 홍순이는 정황을 공사당위 리서기에게 회보했다. 공사적으로 류산을 피해 숨어다니는 임신부들이 적지 않음도 곁들었다.

그런 임신부들을 모조리 찾아들여야 하오.  말로 해서 안될 때는 과단한 조치가 따라서야 하오. 이번 단속에 한사람이라두 새서는 안되지. 사반기업 차를 내줄테니 동무가 직접 가서 임신부를 찾아오오.. 가만, 내가 파출소 오소장한테 전화를 할테니  경찰 한사람 데리고 가오.”

군중사업인데 경찰을 데리고 가는게 합당하겠어요? 제가 평안대대 부녀주임과 같이 갈려 하는데요.”

여자 둘만 가서 되겠소? 경찰을 데리고 가오. 당의 계획생육정책을 어기는 사람한데는 인민독재의 무서움도 보여주어야 하오.”

이튿날 이른아침 홍순이는 파출소의 성이 구씨라는 꺽다리경찰과 함께 사반기업자동차를 타고 룡지로 떠났다. 그들은 가는 길에 평안촌에 들려 경임이를 싣고 함께 떠났다.

홍순이네 일행은 룡지대대가 속해있는 하룡현 동산공사로 먼저 찾아갔다 그들은 공사서기를 찾아 공사에 용건을 간단히 말하며 소개신을 꺼내보였다. 공사서기는 소개신을 보더니 공사부련회주임을 불러 홍순이네 사업을 협조하게 하였다. 부련회주임은 먼저 룡지대대에 전화를 걸어 오전에 룡지에 내려가 처리할 일이 있으니 당지부서기와 부녀주임이 대대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도록 해달라고 통지하였다. 동산공사 부련회주임의 안내로 그들 일행은 함께  룡지대대로 떠났다. 

룡지대대에  이르러보니 일밭에 나갔던 당지부 박서기와 부녀주임이 통지를 받고 대대사무실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지 부련회주임이 박서기네한테 홍순이 일행을 소개하고 찾아온 용건을 말했다. 그들은 곧장 채옥이가 와있다는 사촌언니 집으로 갔다. 마을 부녀주임이 앞장서 길안내를 했다.

채옥이의 사촌언니네 집에서는 낯선 사람들이 대대당지부 서기와 부녀주임 그리고 낯모를 사람들과 경찰까지 합세해 들이닥치자 모두들 그만 깜짝 놀라했다. 채옥이가 살고 있는 공사의 간부들이 산아제한정책을 위반하고 이곳에 피신해 와있는 채옥이를 찾으러 왔다는 소리에 사촌언니는 꺽꺽거리며 말도 바로 번지지 못했다. 경찰까지 따라 온걸 보면 그저 같지 않았다. 그러잖아도 어제아침  채옥이 남편이 대대사무실에 전화를 쳐와 사촌언니를 찾았던것이였다. 전날 공사간부들이 자기집에 와서 영자엄마를 찾았는데 자기가 말말중에 말이 빗나가 공사간부들이 혹시 영자엄마 잡으러 그곳에 갈지 모르니 영자엄마를 며칠간 다른 곳으로 피신시켜 달라는 급전이였다. 사촌언니는 어쩔바를 몰라하다가 아들을 시켜 생산대의 수레를 빌어 그날 오후로 채옥이를 남편이 꿀벌을 치는 청수동림장 양봉장으로 실어가 숨게 했다. 청수동림장 양봉장은 깊은 산속에 자리잡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었다. 그곳이면 안전할것 같았다.

양채옥동무가 이집에 있는줄 알고 왔습니다. 저희들도 당의 정책을 집행하러 왔을뿐입니다. 그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 저희들이 모셔갈테니깐요

긴장한 분위기를 완화하려는듯 홍순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촌언니는 얼굴근육이 굳어졌는지 얼굴을 실룩거리며 말을 바로하지 못했다.

이분들이 먼곳에서 소개신까지 가지구 공사에 들렸다 여기루 왔는데 어서 사실대루 말하구려.”

박서기가 곁에서 보다못해 한마디 충고했다. 경찰을 보고 놀란데다 자기네 공사부련회주임까지 함께 왔다는 박서기말에 사촌언니는 더는 입을 봉하고있을수가 없었다. 아무리 사촌동생이라 해도 산아제한정책을 어기고 자기집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말하지 않았다가는 장차 자기 가정에도 무슨 루를 끼칠지 모를 일이였다. “문화대혁명때에도 조직의 말을 잘듣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봉변을 당했던가. 순간 누구한테도 절대 말하지 말라던 애원에 가까운 채옥이의 부탁이 귀가에 울려왔다. 동생의 말을 듣느냐 조직의 말을 따르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사촌언니는 끝내 조직의 켠에 돌아서지 않을수 없었다. 자기가 말하지 않아도 조직에서는 언제든 밝혀낼것이니 그때면 자기 집도 <죄인> 감춰준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그는 채옥이가 마을에서도 50 떨어진 청수동림장 막치기 양봉장에 가있다는것을 가까스로 토해냈다. 박서기도 그런 곳이 있으며 주인이 그곳에서 대대의 꿀벌을 치고있다고 실증했다. 말이 실말임을 믿은 홍순이네는 사촌언니네 집을 나서자마자 곧추 청수동림장으로 떠났다. 당지 부련회주임은 오후에 급한 회의를 불러놨다며 그길로 공사로 돌아갔다. 마을의 부녀주임도 돌아갔다. 박서기가 길안내로 나섰다.

홍순이네가 집을 나서자 사촌언니는 자리에 주저앉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채옥아, 내가 너한테 미안하구나, 이후에 내가 너를 어떻게 볼고…”

해방패 자동차가 목재를 실어나른다는 울퉁불퉁한 산길을 따라 40리가량 달리자 더는 자동차가 들어설 길이 없었다. 앞에는  좁다란 수레길밖에 보이지 않았다. 박서기는 이젠 10리길을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며 모두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그들은 차를 그곳에 세워두고 걸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뉘연한 산비탈을 따라 걷다보니 얼마 못가 모두가 땀투성이 되였다. 한낮이 되자 산속도 무더웠다. 뜨겁고 무거운 공기가 골짜기에 들어찼으나 실바람조차 불어오지 않았다. 뙤약볕은 머리꼭대기에서 내리비치고 볕에 열기는 뜬김처럼 발밑에서 솟아올랐다. 그들은 저저마다 웃옷을 벗어 팔에 걸치거나 어깨에 둘러메고 씩씩거리며 산속으로 들어갔다. 산이 높으니 골도 깊었다. 잠태를 쫓고 더위와 싱갱이질하며 한시간남짓 걸어서야 그들은 양봉장에 이를수 있었다. 백양나무, 물푸레나무, 봇나무, 가둑나무들이 들어선 그곳 경치는 가관이였다. 산속의 맑고 시원한 공기는 페부에 차분히 스며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름다운 경치를 흔상할 여유가 없었다. 그들은 걸음을 재우쳤다.

공사간부들이 자기를 잡으러 갈지도 모름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사촌언니가 혼비백산하여 앞뒤를 가릴새없이 어제 자기를   산속에 피신해 들여보내긴 했지만 채옥이는 마음이 잡히지 않고 불안하기만 했다. 그것도 새파란 각시가 심산속에서 형부와 단둘이 함께 있는다는것이 어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였다. 그는 제발 본고장에서 사람이 오지 않기를 바랐고 이곳에서 하루빨리 내려갈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는 배속의 둘째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눈을 질끈 감고 며칠 버티지 않을수 없었다.

어색한대로 금방 형부와 함께 점식식사를 치르고 밖에 나앉아 볕쪼임도 할겸 형부가 캐온 약재를 널어 말리던 채옥이는 갑자기 산아래에서부터 사람 한무리 올라오는것을 보고 저으기 긴장해났다. 깊은 산골에 무슨 사람들이 들어 온단말인가. 혹시 잡으러 오는 사람들이 아닐가? 채옥이는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귀틀집으로 달려들어갔다.

아즈반님, 저기 사람들이 잔뜩 올라와요. 날래 나가 보세요.”

집안으로 뛰여들어오며 어쩔바를 몰라하는 채옥이의 황급한 소리에 올무를 손질하던 사촌언니 남편 억수는 벽에 세워놓은 사냥총을 들고 바삐 밖으로 나갔다.

 산아래에서 올라오던 사람들도 어떤 녀인이 벌떡 일어나 귀틀집안으로 들어가는것을 보았는지 반달음질치며 올라왔다. 억수는 손채양을 해가지고 올라오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올라오는 사람들중 대대당지부 박서기가 있는걸 보고 그는 들었던 사냥총을 내리웠다.

채옥이가 귀틀집에 들어가 문틈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화뜰 놀랐다. 뛰뚱거리며 올라오는 녀자 대대부녀주임 최경임이 아닌가. 키큰 녀자는 누구지? 어마나, 우리 마을 집체호로 내려왔다가 공사부련회주임으로 올라간 김홍순이 아닌가. 꺽다리경찰은 누구지? 순간 저들이 자기 잡으러 온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쳤다.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귀틀집문을 벌컥 열어젖히고 뛰쳐나가서는 무작정 뒤산으로 내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올라오던 사람들이 그녀를 발견하고 쫓아올라왔다.

영자엄마. 거기 섭소.. 경임이꾸마.”

아주머니, 집체호에 있던 홍순입니다. 뛰지 마세요..”

들은둥만둥 채옥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정신없이 산위로 뛰기만 했다. 임신한지 여섯달이 다되는 몸으로 뒤산으로 한참 올리뛰던 채옥이는 얼마가지 못하고 제몸을 못이겨 길에 폴싹 꼬꾸라졌다. 젊고 힘센 꺽다리경찰이 맨먼저 뒤따라 쫓아왔다. 뒤이어 홍순이와 경임이도 숨을 헐떡이며 달려올라왔다.

어디 다치지 않았슴두? 달키는 어째 달슴두? 쯧쯧쯧…”

경임이가 다가가 부축하려 했다.

몸으로 어떻게 뛴다구 그랩니까. 괜찮으세요?”

홍순이도 달려 올라왔다.

채옥이는 자기를 부축하려는 경임이와 홍순이를 뿌리치더니 길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벌겋게 상기된 그의 얼굴은 온통 땀투성이였다.

제발 나를 잡아가지 말아주세요. 애를 낳게 해줘요 배속의 애가 아들이랍니다. 영자아부지 구대독신이여서 시집에서는 애를 낳으라구 해요제가 은혜를 잊지 않겠으니…”

채옥이는 눈물, 코물, 땀까지 흘려가며 여러 사람들한테 꾸뻑꾸뻑 절을 했다. 그처럼 활달하고 도고하던 처제가 체면이고 체신이고 구겨박는것이 안스러운지 억수가 홍순이네를 둘러보며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거 너무 하는거 아이미까. 아이 둘을 낳는게 대단한 죄라구 여기꺼지 잡을라 왔스미까. 이곳에서는 아이 둘을 낳아두 소리 없는데…”

그러자 박서기가 억수를 흘겨보며 눈을 끔뻑했다.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하는가. 이곳에서라구 누가 둘을 낳게 한다구 그래?”

조선족은 소수민족이라서 아이 둘을 낳을수 있다구 그때 박서기 회의때 말하지 않았스미껴?”

그건 자네 잘못들은거지. 그따위 소린 하지두 말라구.”

박서기는 손을 홰홰 내저으며 억수의 입을 막아버렸다.

경임이와 홍순이가 채옥이를 부축하여 일으키려 했다 채옥이는 배를 그러안고 버티고앉아 한사코 일어서려 하지 않았다.

영자낳구 5년만에 앤데터불두 정책에 맞는다던데제발 얘를 낳게 해주세요 이렇게 빌게요…”

이러지 말구 어서 일어나세요. 차에 앉아 돌아갑시다.”

절대 못일어나요.”

말로해서는 될것 같지 않았다. 경임이와 홍순이가 일어나겠다고 발버둥치는 채옥이를 억지로 일쿼세웠다. 그러는것을 억수가 나서 제지시키려 했다. 꺽다리경찰이  억수를 가로 막아나섰다. 억수는 경찰을 밀쳤다. 억수와 경찰사이에 싱갱이가 벌어졌다. 박서기가 억수를 끄잡아당겼다.

공무를 집행하는 간부들과 이게 무슨 짓인가. 모르는척 하게.”

억수는 화가 치밀어 꺽다리경찰을 쏘아보다가 박서기도 아니꼽게 쳐다보았다. 경임이와 홍순이가 채옥이를 부축하여 산아래로 내려갔다. 부축하는건지 잡아가는건지 채옥이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겁질린 양마냥 안가겠다고 버티며 질질 끌려갔다.

아주버님, 애기를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채옥이가 목을 뒤로 젖히며 애처롭게 부르짖었다. 소리를 듣더니 또다시 분기가 울컥 치민 억수가 와들렁하며 쫓아가려는것을 박서기가 억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후과를 생각하라구.”

억수는 박서기를 흘겨보고는 화김에 들었던 사냥총을 땅에 들이박았다.

엣씨. 무슨 늠의 세상이야애덜두 맘대루 못낳게…”

총가목이 금방 부러져나가 억수의 손에는 총대만 쥐여져 있었다. 총대가 그의 손에서 부르르 떨렸다. 뒤에 남아 억수를 경계하던 꺽다리경찰은 억수가 노려만 볼뿐 더는 움직이지 않자 홍순이네를 따라 털썩털썩 산아래로 내려갔다.

엑키, 나두 내려가봐야겠군. 선진이 되려는 타지방 간부들과 이곳 일을 껴들어서는 뭘해? 변통머리없이…”

    억수를 붙잡고 서있던 박서기는 타고왔던 차를 놓치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펄쩍 들었던지 억수를 흘겨보며 이렇게 한마디 내뱉고는 부랴부랴 홍순이네를 쫓아내려갔다.

    경치좋은 골짜기에서는 사나운 짐승에게 덜미를 물리워 끌려가는 새끼양인듯 채옥이의 애처로운 울부짖음소리가 오래도록 처량히 울려퍼졌다.

    그들이 차가 현립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네시경이였다.

왔어요. 내리자요.”

하지만 기진맥진하여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옥이는 구석을 파고들며 좀처럼 트럭 뒤좌석에서 내리려하지 않았다.

그러지 말고 어서 내리자요’”

안돼요. 못내려요. 애한테 죽을 죄를 지을수 없어요차라리 나를 죽여요…”

채옥이는 배를 끌어안은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갈듯 그냥 뒤쪽으로 비비고 들어앉았다.

안되겠어요. 부축해내리세요.”

꺽다리경찰과 경임이가 채옥이의 팔을 잡았다.

안돼요 이러지 말아요제발 빌게요…”

채옥이는 내려오지 않겠다고 죽을 힘을 다해 두다리를 뻗대며 애걸했다.

서로 당기고 뻗대는 사이 갑자기 채옥이 사타구니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채옥이는 아래가 뜨끈한 감을 느끼며 안깐힘을 한쪽 손을 빼냈다. 그가 다급히 아래를 만져보니 그의 손에는 붉은 피가 즐벅히 젖어있었다.

이게...애가 나오잖아…”

채옥이는 피를 보더니 그만 자리에 기절해 쓰러졌다.

꺽다리 경찰과 경임이도 너무 놀라 인차 손을 떼였다.

뭘해요. 빨리 구급실로 옮겨요…”

꺽다리경찰이 채옥이를 건뜩 들어안고 병원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채옥이가 떠난 자리에는 벼짚과 붉은 피가 범벅이 되여있었다.

10 울퉁불퉁 산길을 기진맥진하게 끌려와서인지. 아니면 40 산길을 트럭에서 들볶아대여서인지. 차에서 내리지 않겠다고 뻗대며 너무 악을 탓인지 채옥이는 사내애를 인공류산기키기전에 병원문앞에서 류산하고 말았다.

혼수상태에서 깨여나 아이가 떨어져나간줄 채옥이는 구곡간장을 비트는 울음을 터뜨리다 실신했다. 구급을 거쳐 깨여나서는 자기배를 만져보다 자기 머리를 잡아뜯으며 미친듯이 울부짖다가 또다시 정신을 잃었다. 곁사람들도 차마 눈뜨고 볼수 없는 처참한 광경이였다. 의사들도 한숨을 풀풀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날저녁 홍순이는 잠을 설쳤다. 채옥이의 애절한 울부짖음이 귀전을 때리고 채옥이의 하신에서 흘러내린 붉은 피가 눈에 선하여 도무지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자기가 하는 일이 과연 잘하는짓인가. 이렇게 하는것이 과연 당의 말을 듣는것인지 자기로서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속이 떨려왔다. 그러다도 혁명하자면 나약해서는 안된다고 스스로 위안하기도 했다. 그는 온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자기를 볶고 지지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튿날 홍순이는 풀이 죽어 당위 리서기에게 어제 채옥이가 끌려오다 병원문앞에서 류산하게 정황을 회보하였다.

당의 산아제한정책을 위반하는 사람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거요.. 절대 나약해서는 안되오. 피해 다니는 기타 임신부들도 모두 찾아들여야 하오

리서기는 홍순이를 치하하고 고무하며 새로운 임무를 주었다.

홍순이는 모순된 심정으로 당위의 지시를 집행했다. 그는 대대와 공사직속 단위들을 돌아다니며 외지에 피해갔거나 숨어있는 임신부들을 모조리 찾아내여 류산시켰거나 인공류산시켰다. 외지에 피신해갔던 태평대대의 최선녀, 리순희도 그렇게 모셔왔고 홍선대대의 박분녀, 동명대대의 장만옥, 류신대대의 함분옥 등도 모두 그렇게 끌려왔다. 대전공사는 전에없이 계획외임신0, 계획외출산 0기록을 돌파하여 당해에 산아제한 꼴찌모자를 벗어버렸을뿐만아니라 일약 현의 선진전형으로 되였다. 현위서기, 현장들마저도 이처럼 뛰여난 대전공사의 산아제한성과에 깜짝 놀랐다.

    해마다 비판을 먹듯하던 꼴찌공사 대번에 모범공사가 되자 진동이 더욱 컸다. 현에서는 대전공사에서 공사 주관 부서기, 부련회 주임, 대대당지부 서기, 부녀주임들은 물론 생산대 정치대장과 부녀대장들까지 참가한 현지회의를 열고 대전공사의 산아제한경험을 성세호대히 현에 일반화하였다.

    조선족이 다수를 차지하는 소수민족공사에서 철저하게 산아제한사업을 틀어쥔 경험은 독특한 설복력이 있었다. 얼마후에는 지구에서도 대전공사에 내려와 지구 산아제한사업현지회의를 열고 그들의 경험을 대폭적으로 선전하였다. 홍순이도 눈꽃처럼 날아드는 초청을 받아 지구와 , , 성을 오르내리며 산아제한사업을 틀어쥔 경험소개를 하였다. 깊은 산속에 들어가 계획외 아이를 낳으려던 채옥이를 찾아내여 견결히 류산시킨 경험은 전형적 실례로 소개되였다. 사업에서 휘황한 성과를 따낸 홍순에게 영예와 꽃다발이 무더기로 쏟아져내렸다. 홍순이는 자기가 하는 산아제한사업의 정확성을 가일층 확신하게 되였다.

공사당위에서는 산아제한사업성과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공사 산아적령기 부녀들의 부인병검사를 해준다는 명의로 대대와 공사직속기관 부녀들을 공사위생소에 불러들여 본인들 몰래 모두 피임환을 넣게 하였다. 홍순이가 직접 감독했다. 그덕에 대전공사에서는 이듬해에 힘을 들이지 않고도  현은 물론 주와 성의 모범공사로 되였다. 이대로라면 5, 10년도 모범은 문제없을것 같았다. 풀을 베려거든 다시는 싹이 돋아나지 않게 아예 뿌리까지 뽑아버려야지 그대로 두었다간 봄이 되면 또다시 성가시게 군다는 격언을 알아서였던가. 본인 몰래 산아적령기 부녀들에게 피임환까지 넣고보니 그들이 또다시 임신할가봐 걱정하는 시름을 덜게 되였다. 대전공사의 간부들은 잠을 자도 발편잠을 잘수 있게 되였다.

대전공사당위서기로 내려왔던 리서기는 령도능력이 뛰여나 규례를 타파하고 3년만에 현의 부서기로 승진하였다. 홍순이도 련속 3년간 , 지구, 성의 모범인물이 되였다. 이듬해에는 사업수요로 현에 올라가 현산아제한판공실 주임으로 되였다.

홍순이가 현의 산아제한사업을 틀어쥐면서부터 광명현의 산아제한사업에는 새로운 기상이 나타났다. 그는 대전공사에서 하던 경험을 살려 범위에서 공사와 , 현직속기관의 구석구석까지 파고들며 계획외 임신이 없도록 빈틈없는 대책을 대였다. 그는 가다도 배부른 녀인만 보아도 임신이 아닌가 하여 뒤조사를 하군 하였다. 한번은 간경화복수로 배에 물이 녀인도 임신이 아닌가 하여 병원에 끌고 갔다가 사람을 웃긴적도 있었다.

락후현의 모자를 벗어버리려고 홍순이가 현당위의 지시에 좇아 현적으로 성세호대하게 산아제한사업을 밀고나가고 있을 때에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지구당위 기관지인 <변강일보> 생뚱같이 변강시 침직공장에서 소수민족이 어린애 둘씩 낳도록 고무라는 기사가 실렸던것이였다. 내용인즉 침직공장에서는 당의 민족정책을 실속있게 관철집행하여 소수민족이 아이 둘을 낳도록 제창할 뿐만아니라 독신자녀증을 내려는 소수민족도 설복하여 아이 둘을 낳도록 설복하여 소수민족들의 옹호를 받고있다는것이였다.

기사로 하여 현의 산아제한사업이 대혼란에 빠졌다. 많은 소수민족들이 신문을 들고 당보에서도 소수민족은 아이 둘을 낳을것을 제창하는데 우리 현에서는 하나밖에 낳지 못하게 하느냐고 걸고들었다. 하여 홍순이가 집행하는 산아 제한사업이 애로에 봉착하게 되였다. 홍순이는 현당위 리서기를 찾아가 당보에 산아제한사업을 저애하는 이런 기사가 실리면 기층에서 어떻게 산아제한사업을 밀고 나가느냐고 항의를 제기하였다. 현당위에서는 홍순이의 의견이 도리있다고 인정하고 이런 의견을 지구당위에 반영하였다. 그후 당보에 더는 소수민족이 어린애 둘을 낳도록 제창한다는 기사가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정정이 나가지 않아 한시기 보도기사가 계속 산아제한사업을 저애하는 역할을 놀았었다.

보도기사가 배격된후 홍순이는 산아제한사업에 더욱 열을 올렸다. 그는 대전공사에서 하던 방법대로 부녀들의 신체검사를 한다는 명의로 현직속기관의 산아적령기부녀들을 모두 현립병원에 불러들여 본인 몰래 피임환을 넣게 하였다. 공사와 진에서도 방법을 취하게 하고 일일이 검사하고 감독하였다. 홍순이의 꾸준한 노력으로 이듬해에 광명현도 일약 성과 지구의 산아제한선진현이 되였다.

   사업열성이 높고 뛰여난 사업성과를 올린 홍순이는 성과 지구의 신문인물이 되여 신문, 방송, 텔레비에서 사흘이 멀다하게 그의 사적이 보도되였다.

하지만 그녀가 가서 사업하는 곳의 많은 소수민족군중들은 홍순이를마귀”, “악녀라고 저주했다. 도적이 도적을 잡으면 경찰보다 낫고 사람이 사람을 잡으면 늑대보다 흉악해진다더니 녀자가 녀자를 잡으니 이렇게 지독해질변이라구야. 어떤 사람은 밤중에 그의 집에 돌총질하여 유리창을 박살내기도 했고 누군가는 그가 타고다니는 자전거바퀴 바람을 빼놓고 핸들을 후려놓기도 했다.

두번째 아이를 임신했다가 홍순이에게 끌려가 류산당했던 평안대대의 양채옥이는 너무도 원통하고 억울하여 남몰래 대전산의 귀신바위에 제물을 차려놓고 집집마다 씨를 말리게 하는 홍순이란 악녀를 귀신님이 어서 잡아갑시사 하고 두손을 삭삭 비비며 빌기까지 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이 그만 들통나 당의 산아제한정책을 위반하고도 당의 우수한 모범간부를 모독했다는 죄명으로 반면전형이 되여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갖은 비판투쟁을 받았다.    (계속)


연변문학 2010년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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