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룡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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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인생3부곡 (허룡석)
2011년 02월 08일 23시 09분  조회:2298  추천:99  작성자: 허룡석

수필시리즈

인생 3부곡

 

 허룡석


1. 인생은 널뛰기

2. 인생은 뽈차기

3. 인생은 소용돌이

 

1.    인생은 널뛰기

 

널뛰기는 우리 민족 녀성들의 대표적인 전통적 민속놀이의 하나로서 고려 시대부터 전해내려온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널뛰기는 주로 정초에 진행되다가 후에는 5월 단오절이나 8월 한가위날 등 큰 명절에 행해지기도 하였다. 널뛰기놀이는 새해의 복을 빌고 건강을 기원하는 풍속적 의미도 깃들어있다.

널뛰기의 유래에 대해 민간에 전해내려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널뛰기는 옛날 유교사회의 도덕적 구속으로 말미암아 출입을 마음대로 할수 없었던 처녀들과 나젊은 녀인들이 제한된 공간내에서나마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담장곁에 널빤지를 놓고 뛰면서 밖을 내다볼수 있게 만들어진 놀이라고도 한다. 그녀들은 구실을 대여 자주 널뛰기를 하면서 담장밖의 세상풍경을 만끽하기도 하고 오고가는 사내들을 훔쳐보기도 하였다.

또 다른 속설로는 옛날에 감옥에 갇힌 남편의 안부가 몹시 궁금하여 안해가 감옥에 면허를 갔으나 들여보내지 않았다. 그녀는 널뛰기를 생각해내고 다른 죄인의 안해와 공모하여 널뛰기를 하면서 담장너머 옥안에 갇힌 그리운 남편의 얼굴을 엇갈아 엿보았다는 눈물겨운 이야기도 있다.

명절이면 곱게 단장하고 울긋불긋한 고운 옷을 입은 처녀들과 나젊은 색시들이 치마자락과 옷고름을 날리며 하늘공중에 솟는 모습은 우리 민족 녀성들한테서만 볼수 있는 아름다운 정경이다. 널뛰기는 점차 하나의 놀이로 되여 승부를 가르기도 했다. 한쪽이 널을 힘껏 굴러서 상대편의 발이 널빤지에서 떨어지면 떨어진 쪽이 지게 된다. 널빤지를 받침위에 고정시키기 위하여 널빤지 가운데 한사람 혹은 두사람이 올라 앉기도 한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널뛰기는 우리 민족 전통적 체육종목의 하나로 되였다. 서로 경쟁하기 위한 한가지 체육종목으로 된이상 이전의 방식대로 그저 솟기만 해서는 안되였다. 기교가 높아야 했고 사람들에게 멋진 동작을 보여주어야 했다.

널뛰기동작이 그만큼 다양해졌고 기교도 훨씬 높아졌다. 두다리를 곧추펴고 뛰는것을 <곧추뛰기>라 하고 두 다리를 앞뒤로 벌려뛰는것을 <가위발뛰기>라고 한다. 그리고 기교높게 몸을 솟구치며 한바퀴 도는것을 <데사리>라 하고 두다리를 앞으로 내뻗치면서 상체를 앞으로 굽히는 <중등꺾기>와 함께 한바퀴 도는 어려운 동작을 하기도 한다. 높이 뛰며 어려운 동작을 할수록 점수를 높이 딸 확률이 높으며 우승할 기회도 많아진다. 따라서 그만큼 위험도 뒤따른다. 높이 뛰고 기교가 높을수록 상할 확률도 그만큼 높기때문이다. 거기에다 널빤지를 고정시키느라고 가운데 앉혀놓은 사람이 상대방과 짜고들어 엉덩이를 삐쭉하는 날에는 우승은 고사하고 몸의 평형을 잃어 널빤지에서 떨어져 크게 상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떨어져 상해도 자기의 불찰로 상했는가 하지 누가 작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일생을 부지런히 뛰며 살아야 하는 인생도 널뛰기와 마찬가지라는 리치를 터득하게 된것같다.

사람들이 이 세상에 태여나 걸음마를 탈 때부터 생존을 위하여(지난날에는 듣기 좋게 혁명을 위해서라고 했음) 각가지 인생의 널뛰기를 배우게 된다. 비록 뛰는 <장소>와 <기교>는 서로 다를수 있지만 삶을 위한 목적만은 동일한것이다. 우리가 인생이란 널뛰기를 배우기 시작해서부터 퇴직할 때까지 전반생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쉼없이 뛰다보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칠대로 지치게 된다. 인생의 널뛰기는 민속놀이 널뛰기처럼 즐겁게 마음편히 웃음을 담고 뛰는것이 아니라 늘 신경을 도사리고 대방을 쳐다보며 초긴장상태에서 뛰여야 한다. 능력사회, 자기과시 시대라고 일컸는 개혁개방이후의 인생의 널뛰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신경을 도사리고 열심히 뛰여야 했다. 자기를 내세우고 자기능력을 과시해야 하는 인생의 널뛰기는 자기와 가정을 위한 널뛰기이며 장차 더 발전하고 더 영예로운 터전을 닦기 위한 발판으로 되고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널뛰기도 늘 남보다 높이 뛰기에 힘써야 한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있는 힘껏 높이 뛰여 시시각각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아야 하고 지나가는 나그네 <뉘집으로 들어가는지>도 눈박아 보아야 한다. 그뿐인가. <정부 울안도 살펴보아야 하고> 상사의 <집안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높이 뛸수록 <이런 정경>이 더 잘 보인다. 혹 높이 뛰여도 이런 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뛰거나 <정보>를 알면서도 <행동>이 따라 가지 못하면 “개 바위에 갔다왔다”거나 “소경이 헛막대질 했다”는 평을 듣기 싶상이다.

기교도 높아 <멋진 동작>도 보여주어야 한다. <곧추뛰기>와 <가위발뛰기>쯤은 누구나 다 할줄 아는 보편화한 동작으로서 <심판원>의 눈에 들기 어렵다. 그러므로 공중에서 몸을 돌리는 <데사리>동작도 하며 <돈지갑을 떨어뜨려야> 하고 상체를 앞으로 굽히는 <중등꺾기>와 함께 둬바퀴 도는 어려운 동작도 하면서 상사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수 있다는 <모험적 동작>도 서슴치 말아야 한다. 이처럼 <높이 뛰는데다 멋진 동작>을 곁들이지 않으면 일생동안 널뛰기를 해도 헛뛴것으로 밖에 안된다. 이젠 <심판원>의 눈도 훨씬 높아져 어지간한 <동작>으로는 높은 점수를 따기 어렵고 <더 높은 대회>에 뽑혀나가기 어렵다. 지난날처럼 인생의 널뛰기를 열심히 하면 <멋진 동작>을 하지 않아도 <심판원>이 알아서 봐주겠지 하는 시대는 지나간것 같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널뛰기 기교>만 열심히 하고 앞질러나가야 하는 <정치>를 하지 않아 <큰 대회>에 뽑혀나가지 못한 불쌍한 <선수>가 어디 한둘뿐인가?

거기에다 평형을 잡으라고 가운데 앉혀놓은 사람마저 어느 어른의 <지령>에 따라 기회를 보아 <엉뎅이>를 삐쭉하면 정신없이 널뛰기에 열중하던 사람은 삽시에 균형을 잃고 <널판지>에서  허망 떨어져 <다리를 분지르고> <뇌진탕>에 걸려 <대회장>에서 들려나가게 된다. 그래도 정직하고 순진한 사람은 자기의 기교가 모자라서, 자기의 부주의로 떨어져 상했는가 하여 자기가슴만 쥐여박는다.

우리 민족의 독특한 민속놀이인 널뛰기는 시장경제의 충격속에서 점차 그 위상과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널뛰기를 연구하는 사람도 가물에 씨나듯 하고 선수들도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가슴아픈 일이다. 이대로 가다는 언젠가는 영영 자취를 감출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의 널뛰기는 갈수록 험악해지고 경쟁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인생의 널뛰기를 연구하는 <과학가>도 갈수록 많아지고 거기에 참여할려는 <선수>들은 갈수록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인생의 널뛰기를 하면서 성공한 사람도 있고 좌절한 사람도 있고 실패한 사람도 있다. 사람들도 점점 총명해져 시대에 적응하자면 당전에는 어떻게 뛰여야 인생의 널뛰기를 잘 할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있다.

옛날에 널뛰기에 관하여 <널뛰기를 하면 그해에 발바닥에 가시 들지 않는다.> <처녀시절에 널을 뛰지 않으면 시집을 가서 아기를 낳지 못한다>는 속담도 있었다. 당면에는 시대에 맞는 인생널뛰기의 격언도 나와야 할것 같다. <남다른 널뛰기를 할줄 모르면 성공은 꿈도 꾸지 마라.> <젊어서 널뛰기의 멋진 기교를 배우지 않으면 일생을 헛뛴다.>고.



2.인생은 뽈차기
 

축구는 기원 7∼6세기 무렵 고대 희랍시대에 행한 에피스키로스라는 공을 차고 던지는 간단한 형식의 게임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고대 우리 나라에서는 이보다 먼저 축구형식의 공놀이가 행해졌다는 설도 있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최초의 축구경기는 217년 영국에서 로마군의 공격을 막아낸것을 기념하는 축제의 일환으로 행해졌으며 1175년에 이르러 축구경기가 연례행사로 열렸다.

그후 축구는 점차 세계적으로 보급되여 여러가지 체육항목중 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열광적인 체육항목으로 발전하였다. 하기에 축구때문에 죽고사는 일이 푸슬하며 축구때문에 생기는 기문도 허다하다. 지어 축구로 인한 전쟁이 발발되기도 하였다. 

열광적인만큼 경쟁도 심하다. 축구는 코치, 감독, 선수들의 종합자질로 이뤄지는 집단행사로서 어느 한 부분에 구멍이 생겨도 안된다.  그중에서도 선수들의 압력과 부담이 가장 크다고 할수 있다. 왜냐하면 코치나 감독의 전략과 전술이 나중에는 선수들의 기량을 통해 축구장에서 관철되고 발휘되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도의 전략과 전술이 아무리 뛰여나도 그것이 잘 발휘되지 못하고 상대를 이기지 못하면 감독도 입이 막히게 되는것이다. 축구운동은 결과를 보지 과정을 보지 않는다. 여기에는 근본 공로는 없어도 수고는 했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축구란 어떻게 찼던 비기면 그래도 체면이 서고 지면 입이 광주리구멍이라도 할 말을 잃게 된다. 이기면 감독은 우산으로 범을 쏘아 잡았다고 망발해도 모두 진리가 된다.

선수들은 량날개, 공격수, 하프, 수비 등 어느 위치에 있든 경기 결속되기 전까지는 열심히 뛰여야 한다. 하지만 망아지처럼 헛뛰기만 해서도 안된다. 위치를 보며 뛰여야 하고 기전술에 따라 뛰여야 한다. 체력때문에 잘 뛰지 못하거나 그 어떤 불만이 있어 짤 뛰지 않아도 감독의 눈에 걸려 교체되기 십상이다. 그러면 주력이 후보로 전락되여 찬밥신세가 될수도 있다. 더 엄중하면 아예 도태될수도 있다. 전반전에 꼴이 나는 비률은 30% 정도밖에 안된다지만 누구나 그 꼴도 넣으려고 전반전부터 정신없이 뛰여야 한다. 하지만 꼴을 넣는 선수는 필경 개별적이다. 다른 선수들은 꼴을 넣을 선수를 위해 열심히 <들러리>로 되여야 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여도 안된다. 심판도 공정해야 한다. 심판원이 상대편에 기울러져 다른 한편에게는 태클(背后铲球)이 아닌것도 태클로 판정하고 꼴을 넣은것도 오프사이드(越位)로 판정하고 무효로 한다면 선수들로서는 어쩔수 없는것이다. 상대편에는 코너킥이 아닌것을 코너킥으로 판정해주거나 페널티킥이  아닌것을 페널트킥으로 불어준다면 한쪽편은 어깨 처지지 않을수 없는것이다 거기에 불복하여 언행이 곱지 않으면 경하면 엘로우카드(黄牌),중하면 레드카드   (红牌)를 받고 축출당하기 십상이다. 공평하지 못한 경기는 자기만 열심히 뽈을 차서 되는것이 아니다. 거기에다가 공정성을 말아먹는 축구도박까지 끼여든다면 경기가 시작도 되기전에  승부는 이미 가려져 있는것이다. 거기에 불복하는 선수는 쫓겨나야 하고 순종하는 선수는 살아남을뿐만 아니라 굉장한 경제적 혜택까지 받게 되는것이다.

한생을 열심히 뛰여야 하는 개개인의 인생도 뽈차기와 비슷한 리치인것 같다. 혁명화시대에는 사람들은 재직에 있을 때의 사업을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가정도 자식도 심지어 자기몸마저 돌보지 않으며 사업할수록 그것을 혁명적으로 생각하였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조직에서도 또 그렇게 할것을  요구하였다. 하다보니 사람마다 남에게 뒤지지 않고 넣기 힘든 <꼴>을 넣을려고 정신없이 뛰여야 했다. 열심히 뛰느라면 <감독>이나 <심판원>이 제대로 알아봐주겠지 하고 조직을 믿고 상급을 믿었다. 그때는 금전에 물젖지 않은 <감독>이나 <심판원>이 다수였기에 <판정>이 기본적으로 공정하였다고 할수있었다.

하지만 경제발전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져가고 있다는것이 사람들의 느낌이다. 적지 않은 경우에 금전이 <감독>이나 <심판원>의 의지를 좌우하게 되였다. 돈을 먹이지 않으면 <심판원>이 <태클>이 아닌것도 <태클>이라 판정하고    <페널티킥>이 아닌것도 <페널티킥>이라 <검은 호르래기>를 불며 <꼴>을 먹게 하기도 한다. 열심히 뛰면 <감독>이나 <심판원>이 공정히 봐주겠지 하는 성실하고 천진한 생각을 가지고 <뽈>을 차다보면 크게 랑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불만이나 의견을 제기하면 <감독>이나 <심판원>을 우습게 본다고 <레드카드>를 내들고 축출하기도 한다. 거기에다 <정치도박>까지 끼여들면 열심히 뛰던 사람의 인생도 처참한 끝장을 보게 된다. <정치도박>도 <축구도박>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운명을 사전에 이미 결정해 놓는다. <정치도박>을 따르고 순종하면 살아남고 큰 혜택을 보지만 <개판>이라고 불복하면 죽어야 한다. 그래도 <지도>나  <심판원>은 영원히 정확하고 <선수>만 명성이 납작해진다. 그렇게 울분에 <운동장>에 쓰러져도 관중들은 그 <운동원>이 <체력>이 딸리고 재간이 모자라 쓰러졌겠지 하고 <가라지 선수>라고 침까지 내뱉기도 한다.

인생의 <전반전>에 이렇게 복잡다단한 <뽈>을 차다보면 <후반>에 남는것은 스트레스 아니면 여기저기 튀여나는 병밖에 없게 된다.  인생의 <전반전>에 가정을 잊고 자식을 잊고 자기를 잊으며 열심히 뛰던 <선수>들일수록 스트레스도 더 많이 쌓이고 신체정황도 더 안좋다. 평생을 뛰다보면 사업중에서 남들이 인정할만한 <꼴>을 넣는 <선수>도 개별적이다. 대다수는 <들러리>로 뛰여다녔을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반전>에 고생한것만큼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불평이다. 퇴직한 후이면 지난날의 고생을 달갑게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들중 많은 사람들이 “내가 왜 전반전에 꼴도 넣지 못하고 가정도 돌보지 못하며 그렇게 죽을둥살둥 모르게 뛰였던가”하는 후회를 할뿐이다.

<선수>들에 대한 <감독>의 요구는 그젯날에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적지 않은 <신인선수>들은 <로선수>들의 이런 교훈을 섭취해서인지 <전반전>에도 지난날의 로세대들처럼 <목숨바쳐 뛰지 않고> 눈치를 보아가며 <열심히 뛰는 척> 한다. 동시에 물밑으로는 자기와 가정의 <후반>을 위하여 금자탑을 쌓아가기도 한다. 단지 그렇다는것을 내색하지 않고 승인하지 않을뿐이다.

오늘의 시대에는 인생의 <뽈>을 차는 <전술>과 <기량>이 이전보다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것이 <선수>들과 <관중>들의 평가이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를 <높이> 받들면서 <뽈>은 자기 차고 싶은대로 차고있다. 적지 않은 <감독>들 또한 <선수>들이 제멋대로 <뽈>을 차도 <정치>를 잘하는 <선수>는 본체만체할 뿐만아니라 <주력>의 위치에 기용하기도 한다.

중국의 축구가 왜 1억에서 한명의 선수도 뽑지 못하여 세계컵경기에 나가지 못하는가? 그것은 공평한 경쟁기제가 도입되지 못하기 때문이라 보고있다. 공화국이 창립된지도 60여년이 되여가는데 왜 부정부패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가? 그것도 공평한 경쟁체제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보고있다.

개혁개방의 시대에, 경쟁이 갈수록 치렬한 시대에 장차 인생의 <뽈>을 여하이 차야 할것인가는 매 <선수>들에게 남겨진 과제이기도 하다.

 

3.인생은 소용돌이

 

사전에서는 소용돌이를 강에서 바닥이 패여 물이 돌아 흐르는 현상 또는 그런 곳으로 해석되여 있다. 바다에서는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조석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대규모 회전해류로 설명된다. 물리적으로는 류체안에서 팽이처럼 회전하는 부분으로 해석되고 미술적으로는 한 점을 중심으로 하나의 선이 둘레를 돌면서 뻗어나가는 모양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누구나 강과 바다에서 크고작은 소용돌이를 본 기억이 있을것이다. 나도 어려서 개구쟁이친구들과 강과 하천에서 수영하며 소용돌이를 숱해 보았다. 더우기 커서 려객선을 타고 장강삼협을 오르내리면서 장강의 괴물아구리같은 소용돌이를 보고 가슴이 섬찍한적도 있다. 소용돌이 아구리가 보통 몇메터씩은 되였고 큰것은 10여메터나 되였다. 밑으로 내리빠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 어떤 소용돌이는 중심이 우물처럼 깊숙히 패여있었다. 강이 크고 물이 많을수록 소용돌이도 더 컸고 빨힘도 더 센것 같았다. 그러한 소용돌이는 어지간한 배도 삼켜버릴것 같았다.

강에서 물장난 칠 때에는 늘 소용돌이를 조심해야 했다. 소용돌이에 잘못 걸려들면 목숨을 잃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빙글빙글 돌아가는 소용돌이는 겉으로 환히 보이기에 소용돌이에 빠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부주의로 소용돌이에 빠져죽은 사람도 없지는 않다.

한번은 아버지와 아들이 강에서 목욕을 하다가 여나문살되는 아들이 부주의로 소용돌이에 감겨들게 되였다. 그걸 본 아버지가 아들을 구하려고 다가갔다가 그만 둘다 소용돌이에 감겨들었다. 그런데 놀라운것은 힘이 약한 아들은 살아나고 힘이 센 아버지가 죽은것이다. 알고보면 원인은 간단했다. 아버지는 자기힘을 믿고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올려고 버둥대다 귀중한 시간을 놓쳐 죽게 되였고 아들은 힘이 약하여 물이 빨아들이는대로 밑으로 빠져 나가 사람들에게 구원된것이였다. 사람이 숨을 죽이고 참을수 있는 시간이 보통 1분좌우란다. 아버지는 우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다 이 귀중한 시간을 놓쳐버렸던것이다. 자연의 섭리대로 물의 빨힘에 끌려들어간 힘이 약한 아들은 살아나고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이겨보겠다고 악을 쓴 힘센 아버지는 죽고말았다. 하기에 소용돌이에 빠지면 밑으로 빠져야지 절대 우로 솟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험있는 로인들이 귀뜸하기도 한다. (어느 문인들 모임에서 이 리치를 이야기 하였더니 한 문인이 내 먼저 신문에 써먹어 버렸다.)

사람이 살다보면 우리 주위에도 인공적인 소용돌이가 수두룩함을 느끼게 된다. 그 중에는 정치소용돌이, 경제소용돌이, 생활소용돌이 등 벼라별 소용돌이들이 다 있어 그 종류가 자연 소용들이를 훤씬 초월한다. 우리의 인생은 이런 소용돌이의 포위속에서 간난신고를 겪으며 걸음걸음 나가야 한다.

자연적 소용돌이는 환히 보이기에 좀만 주의를 돌리면 얼마든지 피해갈수 있느나 인생의 소용돌이는 늘 음페되여 정직한 사람들 눈에는 잘 보여지지 않는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또는 출세 영달을 위하여 남을 모함하고 제거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며 또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는것이다. 그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한마디로 내가 남보다 잘 되여야지 남이 나보다 잘 되는것을 보아주지 못하는것이다. 하지만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은 자기의 옳바른 행동만 믿고 상대방도 그렇게 해줄것이라고 락관했다가는 크게 판단을 그르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단위에서 두 경쟁자가 국장의 자리를 두고 서로 경쟁하였다. 그중의 한 경쟁자는 다른 경쟁자를 청하여 술을 함께 마시면서 <우리는 동사자이자 친구이니 앞으로 누가 국장이 되든 서로 지지하면서 사이좋게 잘 지내자.>고 하였다. 마음좋은 다른 경쟁자는 자기마음과 같다며 기꺼이 그렇게 하자고 대답했다. 그들은 친형제나 된듯 기분좋게 술을 마셨다.  술이 거나하게 되자 첫번째 경쟁자는 두번째 경쟁자에게 호텔에 가 안마나 하자며 호텔방을 잡아주었다. 그리고는 자기 친신을 시켜 두번째 경쟁자방에 매음녀를 들여보내고 경찰에 신고하게 하였다. 술에 취해 영문도 모르고 한침대에서 매음녀와 함께 붙잡힌 두번째 경쟁자는 입이 열개라도 해석할 방법이 없게 되였다. 그는 벌금하였을 뿐만아니라 명성이 납작해져 국장은 고사하고 고향으로 쫓겨가는 신세가 되였다. 첫번째 경쟁자는 아무런 저애도 없이 국장자리에 올라 큰소리치며 국장질 해먹었다.  <정치>도 어찌 잘 하는지 몇해만에 성으로 올라갔다. 남을 자기 마음처럼 믿은 두번째 경쟁자는 자기를 말아먹은 그런 소용돌이를 만든 사람이 바로 자기에게 <흉금>을 터놓던 <친구>일줄 꿈엔들 생각이나 했겠는가. 이런 엉큼한 자들이 언제까지 조직과 백성을 속이고 제안속 채우며 관청바닥에서 활보할지 걱정만 쌓여진다.

정치소용돌이도 크면 크게 삼키고 작으면 작게 삼킨다. 력사가 보여주다싶이 중앙의 큰 정치소용돌이는 국가주석, 총서기도, 정치국 위원, 원수도 닥치는대로 삼킬수 있고 지방의 작은 정치소용돌이는 과장, 국장, 현장도 거뜬히 삼킬수 있다.

력사를 돌이켜보면 어떤 원인에서든 크고작은 정치소용돌이에 말려들었을 때 그 소용돌이에서 솟아나오겠다고 안깐힘을 쓰며 용을 쓴 <용감한> 사람들은 모두 죽어갔다. 해방전의 혁명대오내의 정치소용돌이는 그만두고라도 해방후의 정치 소용돌이에 말려들어 죽어간 영웅들이 적었단말인가. <반우파>때도 그랬고 <대약진> 때도 그랬고 <려산회의>때도 그랬다. <3년재해>때에도 그랬고 <문화혁명>때도 그랬다. 돌아가는 정치정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안깐힘을 써봤대야 헛수고임을 안 <총명한> 사람들은 “나는 죽었소” 하고 빨아들이는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이런 사람들도 감옥에서 농장에서 수십번, 수백번씩 검토서를 쓰고 인간대우를 받지 못하며 갖은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목숨은 보존할수 있었다. 그렇게 살아있었기에 그후 정치소용돌이가 사라지고 기후가 알맞을 때 신기루마냥 다시  나타나 명예를 찾고 복직하고 나중에는 더 높은 벼슬을 하여 지방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큰 일을 하기도 했다. <용감하게 악을 쓰며 총칼을 맞받아 싸우던 영웅>들은 비록 죽은후에 명예가 회복되고 추도곡이 처량하게 울리고 사람들의 애탄을 자아냈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차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갔다. 다만 <어느어느 시기에 모모 충신이 있었다>는 력사적 호명만 남겼을뿐이다. 변화다단한 정치풍운속에서 어느쪽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인지 사람들에게 깊은 사색을 던져준다. 가장 좋기는 그 어떤 소용돌이에도 말려들지 않는것이 행운이지만 그것은 개인의사에 따라 돌아가는것만이 아니였다. 나무는 평온히 서있으려 하는데 난데없는 광풍이 몰아치면 그에 따라 함께 몸부림치지 않을수 없고 허리가 잘리거나 밑뿌리채 뽑혀지는 비운을 겪지 않을수 없게 된다.

인생을 살아가자면 이러한 가지가지 인공적 소용돌이를 피해가야 하지만 자기 주위에 입을 벌리고 있는 크고작은 소용돌이를 모두 무사히 건너뛴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직한 사람들은 자기맘만큼 남을 믿기에 우로는 허허 웃으나 밑으로는 자기를 빨아들이는 그런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는것을 알지 못한다. 아무런 방비도 없다가 언젠가 자기가 그런 소용돌이에 빠져봐야 남을 너무 믿었다고 후회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것이다.

생태균형파괴와 온난화의 기후관계로 강과 호수가 뚜렷이 줄어들면서 자연의 소용돌이는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인간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며 사회기후의 <온난화>를 강조할수록 인공적 소용돌이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소용돌이는 전문 성실하고 어진 <얼빤한> 사람만 휘감아간다. <얼빤한>사람도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가다듬고 주위에 생기는 소용돌이에 신경을 도사려야 할것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정치소용돌이에, 장사를 하는 사람은 경제소용돌이에, 즐거운 삶을 꾸려가려는 사람들은 생활소용돌이에 신경을 도사려야 할것이다. 하지만 진리를 따르고 원칙을 견지한다 하여 소용돌이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어떤 경우에는 되려 생뚱같은 소용돌이에 말려들어 남들보다 더 처참한 꼴을 당하기도 한다. 어떤 리유던 평생을 크고작은 인생 소용돌이를 용케 비껴간 사람은 승자요 그렇지 못한 사람은 패자인것 같다. 

<장백산> 2010년 제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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