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추위도 해볕은 어쩌지 못하는가 보다. 정오 따스한 해볕이 창문으로 쏟아져들어와 피곤에 절은 몸과 마음을 어루만질 때면 이 계절이 정말 겨울일가 의심이 갈 지경이다. 옷깃속에 목과 마음을 잔뜩 움츠려야 하는 바깥과는 달리 해볕이 자글거리는 방안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겨울이 더는 춥고 외롭고 삭막하지 않다. 다정한 잎사귀들의 속삭임이 없어도 라목은 홀로 서있는 멋이 있으며 밟으면 풀풀 먼지가 풍길 것 같은 바짝 마른 잔디도 건조한 향기가 있다. 거무틱틱하고 딱딱한 세멘트 건물들도 더는 시려보이지 않는다. 겨울은 따스한 해볕이 있어 아름답다. 인생 역시 따스한 정이 있어 살맛나지 않을가?
가진게 없는 민초들의 생활은 막막할 때가 많다. 길고 긴 겨울만큼이나 추울 때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럴 때 겨울해볕과 같은 따스한 온정을 얼마나 그리랴!
SBS 금요드라마 《소금인형》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었다. 궁지에 몰린 주인공의 운명이 너무나 불쌍해서였다. 살아보자고 모지름을 쓰는 주인공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도울만한 사람은 가진게 없고 가진게 있는 자들은 뒤통수를 치려고 한다. 주인공의 절박한 운명이 어떻게 흐를지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소금인형》의 주인공과 같은 사람이 어찌 드라마에만 한하겠는가? 살다보면 잘 나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거지가 되여 나앉게 되는 경우도 있고 단란하던 가정이 가장의 병마로 인해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이곳에 태권도교사로 와있는 외국적교사의 사정이 바로 그러하다. 이국타향에 와서 혼자서 벌어 가족을 먹여살리는 판에 설상가상으로 암이라는 불치의 병에 걸렸다. 하루벌이로 살아가는 판에 무슨 돈이 있어 병을 고친단 말인가? 다행히도 이곳 사람들의 따스한 성금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차도를 보였었다. 허나 병마는 무정하였다. 결국은 최후 두달이라는 통첩을 눈앞에 두고있다. 영영 가더라도 고국땅에 묻히고싶은데 귀국할 돈마저 없는 상황이다. 이 사정을 알고 이곳의 사람들이 또 나섰다. 될수만 있다면 아직 어린 그 교사의 자식들이 공부도 할수 있게끔 하자면서 성금을 모았다. 그 가족을 가긍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얇은 주머니들을 헐기 시작했다. 헌데 썩 달가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는 우리가 한번 도와줬으면 됐지, 가난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데 왜 자꾸 해야 하냐며 불만들이 있었다. 일년에 한두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영문모를 기부를 강요당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리해도 하겠다만 죽음을 눈앞에 둔 같은 민족의 불쌍한 사람을 두고 언제 우리가 이렇게 야박해졌는지 안타깝다. 박봉을 받는 우리에게도 그 기부금은 아까운 돈일수 있으나 죽음을 앞두고 땡전 한푼 없이 귀국해야 하는 절박한 그 교사의 상황에서는 그 돈들이 더는 단순한 돈만은 아닐것이다. 그것은 희망이고 생명이고 마지막 가는 사람의 아름다운 기억이다.
절망에 빠져 자살을 택하려던 사람이 자기를 관심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용기를 얻고 마음을 돌려세웠다는 케이스는 너무 진부하여 어딘가 꾸민듯한 감을 주지만 현실은 정말 그러하다. 춥고 소외될수록 따스한 정을 더욱 사무치게 그리는 법이다. 나를 향해 웃어주는 따뜻한 미소, 푸근한 표정 하나하나가 그늘진 곳에 있는 사람들에겐 찬란한 빛이 될수도 있다.
언젠가 바람벽 같은 사람을 만나 아파했던 적이 있었다. 인정으로 따스하게 넘어갈수 있는 일이였는데 가진 자의 힘을 과시하려는것인지 모질게 나왔다. 권력의 힘이란 무서운것이였다. 사람들이 힐끔힐끔 눈치를 보며 모르는 척 내 옆을 지나칠 때 난 천애지각에 혼자 버려진듯한 느낌에 마음은 분노와 저주로 이글거렸다. 다행히도 괜찮아! 다 지나가버릴거야! 힘내라! 그 사람도 언젠가 후회할거야! 하는 인정있는 사람들의 말에 마음엔 난류가 굽이치고 내 잘못도 돌이키면서 마음을 바로잡을수 있었다.
사람의 삶이 한평생 평탄하리라는 보장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자기의 한생이 평안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산과 같은 인생은 올리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기어코 올리막만 보고 내리막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더 가질가 하여 가진 자들에게만 달라붙어 아부를 하지만 자기도 곤궁에 빠질 때면 따스한 인정을 그리워하고 바라게 된다. 허나 마음은 마음으로 갚게 되여있는 법. 따스함을 받았던 사람들이 줄줄도 알게 되여있다.
아무리 살아가기가 팍팍할지라도 내 주위에 소외되고 힘든 사람은 없는지 한번쯤 살펴볼 일이다. 따스함이 아름다운것임을 알게 해주는 한낮의 겨울, 해볕은 눈부시게 비쳐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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