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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서적 출판 '쌀에 뉘' (윤운걸)
2008년 08월 05일 10시 50분  조회:2083  추천:96  작성자: 윤운걸

조선어서적 출판 '쌀에 뉘'



윤운걸



책을 많이 읽었다 해서 반드시 인재가 되는 법은 없지만 책 안 읽은 인재는 없다. 한 민족의 흥망성쇠는 인재 수량과 밀접히 관계된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대한민국의 급속한 발전은 궁극적으로 수많은 인재가 있기 때문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교육구국 사상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한창 꽃피고 있음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사실 같은 연령대의 조선족학생과 한국학생들을 한자리에 앉혀놓고 얘기를 나누어 보면 보편적으로 지식수준 차이가 엄청나게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인재의 첫째 조건은 한 사람이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의 수업 외에도 얼마만큼 책을 많이 읽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특히 오늘날 글로벌 시대에 전문지식도 중요하겠지만 다방면의 지식을 소유한 사람만이 자신있게 또 떳떳하게 세계무대에서 활개치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사실로 증명되었다.

이러할진대 오늘날 중국조선족사회의 서점가를 살펴보면 중문으로 된 서적, 이를테면 전문서적을 제쳐놓고도 고금동서의 정치,경제,문화 등 제반 요소들의 서적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조선어로 된 서적은 쌀에 뉘만큼이고 그것마저 초중학교학생 심지어는 청년들이 읽을 만한 책들이 아주 적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 그 자체이다. 조선어 서적은 출판량이 적고 또 청소년들의 지식갈증을 해소할 만한 서적들이 적으며 더욱이는 조선문 출판부문에서 자금난으로 각종 다양한 서적들을 출판하지 못하다보니 자연히 책 읽는 풍조가 이 사회에서 아직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책 안 읽는다고만 탓하지 말고 과연 "오곡잡곡 즉 뇌수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있는 책이 조선족사회에 얼마나 있는지, 실제적으로 따져봄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또 필자가 평소에 몇몇 조선족 학생 심지어는 젊은이들에게 한국어 서적을 본 일이 있는가 문의하니 읽어봤지만 적지 않은 단어들을 이해 못해 대충의미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문제 또한 심각한 문제다.  

연변대학 유연산 교수는 "지금 조선어를 가르치는 대학은 연변대학밖에 없다"며 "연변대학 조선-한국학학원에서도 한족을 상대로 해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조선족학생을 상대로 조선어를 가르쳐 일원량제(一院两制)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하고 일찍 연변조선족자치주인민대표대회 제12기 제5차회의에서 대표의 신분으로 "조선족의 언어환경을 한국어로 전환할 데 대한 의안"을 제기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당면의 중요한 문제는 교육에서 조선어를 사용할 것인가? 한국어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 초점인데 이는 바로  '조선문 조례'수정이다.  

유연산 교수는 "1988년에 처음으로 연변조선족자치주조선어문조례를 제정하고 그후 2003년에 조선어문조례에 대한 수정을 했지만 시장경제체제가 초보적으로 건립되고 경제와 사회 각 방면에서 변화가 이루어진 상황에 계획경제체제에서 만들어진 조례의 여러  조목들은 이미 효율성을 잃었거나 현실에 부합되지 않고 있다”"했다.  

이런 현실 앞에서 지금 독자들이 읽어야 할 우리 글 서적들이 적고 또 서적내원이 없다고 보는데 서적내원은 무진장하다. 필자가 한국에 다녀오면서 매번 서울교보문고 등 서점가를 찾아가고 있는데 한마디로 눈이 뒤집힐 질 지경이다. 즉 원하는 대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의 또 다른 초점은 이런 서적들은 중국에 아직까지 수입금지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출판총서에서의 정책적인 문제다. 깊이 얘기하면 소수민족 정책을 제대로 낙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사회의 수많은 지성인들이 중국조선족단체에 책을 무료로 기증하고 있고 또 기증하려고 하지만 세관통관에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는 민족자치를 행사하는 조선족사회 더욱이는 정부차원에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조선어로 된 고금동서의 서적 더 나아가서는 청소년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서적들은 한국에서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금난, 출판난만 부르짖고 한탄하지 말고 이미 한국에서 출판된 서적들을 대량 수입하겠끔 수입에서의 문호를 개방하는 노력이 바로 조선족사회의 당면에 부딪친 문제이고 또 해결해야 할 중요한 도경이며 이것 또한 조선족사회가 사상해방에서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중국에서 소수민족문화사업을 밀어나가기 위해 정책적, 경제적 후원을 하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개발도상국으로서 소수민족에게 이른바 별도의 '가마밥'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국민의 일원인 조선족으로서도 나라의 걱정을 헤아려 '지리,천시,인화'인 한국과의 서적인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중국출판관련당국과의 조화사업을 힘있게 추진함이 가장 바람직한 사고방식이라 하겠다.이 또한 진정으로 민족을 사랑하고 국가를 사랑하는 사고방식이라 하겠다. 국가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도 국가에만 손을 내미는 것은 진정 주인의 행실이 아니다.  

'갈증이 생기면서도 앉아서 메말라 죽기를 원하는 사고'방식을 고집한다면 결국 망하는 길이고, 결국  스스로 동화의 길을 택하는 행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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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최균선
날자:2008-08-05 19:28:44
우리 민족의 문화발전도상에서 존재하는 절실하고 심각한 문제를 잘 투시,포착하고 명철하게 분석하고있습니다. 훌륭한 글입니다. 그런데 이런 글을 읽어야 할 사람이 읽고있는지 의심이 앞서는군요. 문화지성인다운 윤기자님처럼 우리의 민족출판의 불경기에 가슴아파하고 로심초사할 어른들이 누구인지 알고싶군요. 현재 구설수에 오른 연변문학이라도 분명 연변작가협회기관지이고 연변조선족문학의 창문입니다. 그 창문이 닫기고 어느 건물의 하나의 창문으로 된판입니다. 당당한 작가기관지라면 출판사에 귀속되여 하나의 잡지부로 된다는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을것입니다. 경제문제, 관리문제 등 명목이 있겠지만 이것은 작가기관지로서 국내의 웃음거리로밖에 더 되지 않을것입니다. 누가 감히 나서서 이런 난국을 타파할수 있을가요? 물론 결책상에서 리유가 당당하겠지요만, 그러니 조선족출판사업의 불황에 진정 로심초사하는것은 돌고돌아서 언론계, 출판계, 문학계 지성인들일뿐입니다. 아닌지? 연변문학을 한해 살리는데 돈이 많이 드는것도 아닙니다. 수수한 하이야 한대를 적게 사거나 더 고급차로 바꾸지 않으면 연변문학을 사고납니다. 그러나 누가 그런 일까지 걱정할가요? 윤기자님은 문화지성인이니까 납함하고 있는데 그 납함이 골짜기에서 메아리치고있지요. 산정에 선 사람들은 그걸 들으려 하지 않을것이고 들려도 귀밖으로 스쳐보낼것입니다. 민족의 장래를 위한 성스러운 납함이건만, 그러나 문이 열리지 않을것을 알면서도 노크를 하는 사람은 아예 노크할 엄두도 못내는 사람들에 비하면 얼마나 돋보이는지 모릅니다. 아무튼 많은 사색을 주는 주견성이 뚜렷한 훌륭한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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