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의 가치중립적인 프로정신은 이 세상을 정화하는데 막강한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중국조선족 사회 더 나아 가 한(조선)반도를 비롯한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진 반일투사이며 예리한 붓으로 이 세상의 부조리를 파헤치고 또 “감히 황제를 말에서 끌어 내린다”고 “20세기 신화”라는 작품을 펴낸 고 김학철 선생은 임종 시에 "편안하게 살려거든 不義에 외면을 하라 그러나 사람답게 살려거든 그에 도전을 하라"고 유언을 남겼다.
고 조계창(72년생, 36살) 기자가 바로 사람답게 살기위해 不義에 도전한 한 한국인 프로기자이다.
이런 에피소트가 있다. 지난 9월달에 있은 일이다.
중국개혁개방30년 성과보도 취재차로 훈춘시를 방문하게 된 조계창 기자는 연길에 도착한 뒤 나하고 함께 가는 것이 어떻겠는가고 제의했다.
마침 필자도 훈춘시의 개혁개방 된 모습을 취재하려던 차 함께 동행했다. 훈춘시 선전부의 깔끔한 안내로 취재를 마친 뒤 훈춘시선전부에서는 되려 개혁개방의 변모된 훈춘시를 소개해준다고 고마워 오찬을 마련했다.
그런데 조계창 기자는 “이들의 시간을 허비했는데 반드시 오찬은 내가 마련해야 한다”며 굳이 만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전부측은 오찬이지만 성의오니 받아달라고 극구 청하기에 오찬에 응하는 수밖에 없었다.
연길에 오면서 내내 훈춘시 관계부문에서도 참으로 외국인 기자의 취재를 열성껏 도와 나서고 홍보 관련 당국에서도 지방 이미지 제고에 신경을 쓰고 있으니 소프트웨어환경이 많이 좋아진다고 인사를 몇 번이나 했다.
이번 12월2일 교통사고 전 조계창 기자는 필자에게 연길에서의 취재일정을 마무리 짓고 2일 저녁 항공편으로 심양에 가오니 1일 저녁에 함께 식사하자는 제안을 했다. 뭘 먹고 싶으냐고 하니 “오늘 조선산 대게가 연길시에서 헐 값으로 팔리고 있는 취재를 했으니 대게를 먹자”고 했다.
동행한 필자도 기자의 안광으로 분명히 지금 연길시에서 대량 팔리고 있는 조선산 대게의 신선도를 알려는 것임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대게로 만찬을 했다.
식사가 무르익어 갈 무렵 그는 오늘 저녁에 본부에 송고해야 함으로 미안하다면서 우리 일행에게 천천히 식사하라면서 자리를 떴다.
그 기사가 바로 그가 숨지기 전인 (중국시간으로 8시30분경)12월2일(한국시간으로 8시9분자로 “수출길 막힌 북한산 대게…中서 헐값 세일”이란 제목으로 발표되었고 그 기사 또한 그의 마지막 중국에서의 소식이었으며 또한 그가 숨지기 전 필자와의 최후의 만찬이었다.
고 조계창 기자의 “철저한 프로정신”에 내가 한창 선배이지만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해 본다.
조계창 기자가 비록 중국땅에서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가 2년반(3년 근무,명년 5월 소환 될 예정) 중국 동북3성에 남긴 발자취는 실로 10여년 아니 20여년 발자취보다 더 값이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하루가 일사천리로 변모되고 있는 중국 동북3성의 모습,중국사회 특히는 재중한국인과 조선족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연합뉴스라는 이 매체를 통해 신속히 전 세계에 알린다는 것은 사실 조계창 기자와 같은 프로정신이 없으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재삼 느끼고 있다.
홍제성 연합뉴스 북경 특파원 12월5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12월 5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순직한 조계창 기자에게 애도의 뜻을 공식적으로 표시했고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 실장은 이날 조전을 통해 "우리는 조계창 심양 특파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에 대해 깊은 비통함과 애석함을 표시한다"며 "조계창 기자는 중국 주재 기간에 사람에 대한 우의, 투철한 직업정신과 근면성, 객관적인 기사, 중국에 관한 공정 보도를 통해 중-한 양국 국민의 상호이해 증진과 중-한관계 발전을 위해 커다란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고 "조 기자의 가족에게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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